나비효과 3-150. DIO의 세계 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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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플래티나의 주먹이 DIO의 두개골을 반쯤 분쇄하자 DIO는 경악했다.


“이… 이럴 수가! 말도…!”


DIO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스타 플래티나는 주먹을 휘둘러 DIO를 날려버렸다. DIO가 그대로 근처 계단에 처박히자 죠타로는 몸을 간신히 일으키며 헐떡였다. 죠타로는 폴나레프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 천천히 DIO에게로 다가갔다.


“간신히… 간신히 놈의 머리에 한 방 먹였군. 위험했다… 정말로 위험했어. 허억… 허억… 설마 심장까지 내 손으로 멈춰야 할 줄이야… 하지만 DIO 자식은 100년이나 바다 밑바닥에서 살아남은 괴물… 완전히 죽진 않았을 거야.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DIO가 상체를 일으키자 죠타로는 길가에 놓인 양동이를 집었다. DIO는 왼손으로 머리에 뚫린 구멍을 부여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죽…여…주마…”


죠타로는 DIO가 허튼 수작을 부리는 것을 막기 위해 그를 계속 바라보며 근처 자동차로 다가갔다. DIO가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갑자기 DIO는 다리에 힘이 풀리며 앞으로 꼬꾸라졌다.


“아…?! 아니이?!"


죠타로는 스타 플래티나를 이용해 자동차에서 기름을 뽑아 양동이에 담았다.


“뭐… 뭐지, 도대체?! 이… 이럴 수가! 다리에 힘이…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이, 일어날 수가 없다!”


DIO는 꼴사납게 땅바닥을 기며 분노했다.


“두통이 느껴진다… 구, 구역질까지… 크… 으윽! 이럴 수가… 나 DIO가… 신체에 이상을 느끼다니? 나 DIO가 죠타로에게 머리가 파괴되어… 일어나지도… 일어나지도 못하다니?!”


죠타로는 DIO에게 저벅저벅 다가왔다.


‘도망쳐야만 한다… 빌어먹을! 지금은 어떻게든, 어떻게든 도망쳐야만 해! 어떻게든 죠타로를 따돌릴 방법을 생각해야…!’


그때, 죠타로는 DIO에게 양동이에 든 휘발유를 끼얹었다.


“냄새로 알겠지만 휘발유를 끼얹었다. 패배자에게 채찍질을 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지만… 아니, 하나도 안 아프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수없이 죽였으니까. 이대로 네놈을 불태워버린 다음 해가 뜨기를 기다려 먼지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겠어.”


죠타로는 품에서 라이터를 꺼냈다. 그러나, DIO는 갑자기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곧이어 DIO의 뒤로 자동차가 지나가자 죠타로는 DIO가 웃은 이유를 알아차렸다.


“더 월드!”


시간이 멈추자 DIO는 엉금엉금 기어 자동차로 다가가며 중얼거렸다.


“그곳에… 그곳에만 가면…”


DIO는 자동차의 범퍼를 붙잡음과 동시에 말했다.


“시간은… 움직… 이기 시작한다.”


시간이 다시 움직이자 자동차는 DIO를 매단 채 저 먼 곳을 향해 움직였다. 죠타로가 말했다.


“지면에 귀를 댄 채 차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있었군. 하지만… 놓칠 수는 없지.”


죠타로는 표정 변화 없이 어깨에 박힌 단검을 뽑아 그대로 집어 던졌다. 스타 플래티나의 파워로 날아간 단검은 그대로 자동차의 타이어를 터뜨려 차를 전복시켰다. DIO는 그 충격에 길바닥을 나뒹굴다 맨홀을 붙잡아 뚜껑을 열려고 했다.


“그곳으로! 그곳으로…! 가기만 하면!”


DIO가 맨홀 뚜껑을 연 순간, 그 안에선 죠타로가 DIO를 노려보고 있었다.


“여긴 만원이다. 도망칠 수는 없다.”


죠타로는 엄청난 양의 스탠드 에너지를 뿜으며 위로 떠올라 DIO의 눈 앞에 착지했다.


“포기하시지… DIO.”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하는 순간, DIO는 단검 두자루를 들며 소리쳤다.


“더 월드! 시간이여…”


“오라아!”


그러나 시간을 멈추기도 전에, 스타 플래티나의 주먹이 DIO를 강타했다.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


스타 플래티나의 전력을 다한 러시를 그대로 맞은 DIO는 말 그대로 곤죽이 되어 저 멀리 날아갔다. 그러나, DIO는 오히려 광기에 찬 미소를 지었다.


“걸렸구나, 죠타로! 이것이 나의 도주경로다… 네놈은 나 DIO와의 지혜대결에서 패한 거다! 내가 맞고 날아가는 이 거리를 본 적이 없나? 여행자인 너에게는 어느 거리나 똑같이 보이느냐?”


DIO는 거리 한복판에 떨어지며 먼지를 가득 피웠다. 죠타로는 그 말에 주위를 둘러보다가 일순간 충격에 빠졌다.


“이, 이 거리는… 설마…”


뒤이어 먼지가 걷히며 반쯤 일어서 있는 사내와 누워있는 사내가 보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이제 피를 빨린 죠셉과 긴 머리는 짧아지고, 노란 겉옷은 어디론가 사라진 DIO가 모든 상처를 회복한 채 피같이 붉은 눈동자를 번뜩이더니 검게 변한 입술을 씰룩거리며 말했다.


“그렇다. 죠셉 죠스타의 피를 빨기 위한… 도주경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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