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54. DIO의 세계 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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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카이로 시내를 달리는 스피드왜건 재단의 차량들 중 한 차의 운전수가 무전을 걸었다.


“여기는 스피드왜건 재단 제2호차. 현재 AL NIL 가를 북상중. DIO의 시체는 회수했다… 반복한다. DIO의 시체는 회수했다.”


2호차에는 DIO의 시체와 함께 죠타로, 그리고 죠셉의 시체가 실려 있었다. 다른 차에서 무전을 보냈다.


“DIO의 육체는 햇빛을 받을 때까지는 살아있다. 매우 엄중히 주의하라!”


“라저.”


“카쿄인 노리아키는 빈사. 3호차가 보호하여 치료 중!”


“장 피에르 폴나레프는 의식불명! 1호차가 보호하여 치료 중!”


“그런데 2호차에 물을 것이 있다. 왜 DIO의 시체와 죠셉 죠스타의 시신을 같은 차에 실었는가?”


죠타로는 DIO에게 피를 모두 빨려 미라처럼 쪼그라든 죠셉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DIO에게는 받을 빛이 있거든… 받을 건 확실하게 받아야지.”


그 말에 M자 탈모가 온 흰 머리 의사가 물었다.


“뭐?! 대체 무슨 말인지…?”


“시체에서 시체로 수혈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 말에 두 의사 모두 경악했다. 머리가 다 벗겨진 의사가 되물었다.


“DIO의 피를, 죠스타 씨의 이 말라빠진 육체에?! 죠… 죠스타 씨를 되살리겠다는 겐가?!”


“DIO는 겨우 4분 전에 영감의 피를 빨았다. DIO의 상반신은 날아갔지만 남은 만큼 돌려받아야지. 아직 안 늦었을 것 같지 않나?”


운전수는 그 황당한 발언에 잠시 멍하니 그를 쳐다보다가 무전을 날렸다.


“그렇다고 합니다. 들렸습니까? 오버.”


무전을 받는 쪽도 당황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라…라저.”


흰 머리 의사가 소리쳤다.


“부, 불가능해! 맥박도 없는데… 다시 말해! 심장이 멈췄는데 피를 온몸 구석구석까지 돌게 하는 건 무리일세!”


“무리라고? 이 여행은 무리한 일만 해온 여행이었어. 무리니 무다(헛수고)니 하는 말은 이미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었고, 우리와는 상관도 없다. 심장을 움직이면 된다고 했나… 그거 마침 잘 됐군. DIO 덕에 심장을 멈추고 움직이는 방법은 이미 연습했거든.”


곧이어 스타 플래티나가 죠셉의 가슴에 손을 집어넣어 멈춘 심장을 주물렀다. 오래지않아 심장의 고동이 차 안에 울려 퍼지자 흰 머리 이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시… 심박이다! 심장이 움직이고 있어!”


대머리 의사가 소리쳤다.


“서, 서둘러! DIO의 시신에서 수혈을 하는 거야!”


“어… 어쩌면 가능할지도!”


빠르게 DIO의 혈액이 죠셉의 몸으로 옮겨졌다. 죠셉의 몸에 다시 변화가 일어나자 흰머리 의사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이것 보게! 바짝 말랐던 피부에, 눈 깜짝할 사이에 건강한 혈색이! 탄력이 돌고 있어!”


곧이어, 일직선만이 이어지던 심전도 역시 변화가 생겼다. 대머리 의사가 소리쳤다.


“뇌파입니다! 뇌파가 나타났습니다!”


그 순간, 죠셉이 눈을 부릅뜨자 두 의사 모두가 경악했다.


“오오오~ 눈을! 눈을 떴다! 믿을 수가 없어! 심박음도 정상이야! 믿을 수 없는 일이… 해냈어! 되살아 났다!”


그런데, 죠타로는 죠셉의 반응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영감…?”


죠셉은 고개를 돌려 DIO의 시체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험악한 미소를 지으며 몸에 연결된 선들을 뜯어버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악하게 웃었다.


“흐흐흐흐흐흐. 죠타로, 이 얼빠진 놈!”


“너 이 자식… 설마!”


“네놈 덕에 되살아났다!”


“이 자식!”


스타 플래티나의 주먹이 나가기 직전, 죠셉이 갑자기 표정을 바꾸며 황급히 소리쳤다.


“잠깐! 죠타로, 장난이다, 장난이야! 장난이야~ 농담한 거라고, 농담!”


죠타로가 쉽사리 의심을 풀지 않자 죠셉이 침착하게 말했다.


“미안하다! 잠깐 장난 친 거였어! 난 죠셉 죠스타! 1920년 9월 27일생. 아내의 이름은 수지Q, 취미는 만화책 수집.”


“1981년 영화 타잔의 주연 여배우는?”


“보 데렉.”


“Beat It의 패러디 곡 Eat It을 부른 가수는?”


“알 얀코빅.”


“이거야 원. 진짜인 모양이군. 그딴 쓸데없는 것까지 알다니.”


운전수는 기뻐 소리쳤다.


“여, 여기는 2호차! 노… 놀라지 마십시오, 죠스타 씨가 눈을 떴습니다! 죠스타 씨가 되살아 났습니다! 해냈다! 만세!”


죠타로가 말했다.


“이로써… 빚은 확실하게 돌려받았다, DIO!”


몇 시간 후, 카이로 인근 사막. DIO의 마지막 잔해마저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먼지가 되어 바람을 타고 흩어졌다. 죠셉이 말했다.


“이제 전부 끝났구나… DIO에게는 모두가 받을 것이 있었지… 100년 전부터 수많은 인간이… 온갖 것을 돌려받았어야 했어.”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지만.”


“그래, 너무나도 많지… 그리고 너무나도 컸다. 우리가 잃어버린 건 이 지구에 필적할 만큼 컸어… 하지만 그들 덕이다… 그들 덕에 우리는 살아 있는 게야.”


마침내, 죠타로가 그 어느때 보다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들! 다 끝났다…”


며칠 후, 카이로 국제공항.


“이집트 항공 92편 파리 행을 이용하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속히 18번 게이트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장내의 방송이 울리자 은발의 사나이, 장 피에르 폴나레프는 자신의 짐을 들었다. 죠셉이 말했다.


“꼭 프랑스로 돌아가야겠나, 폴나레프? 이젠 가족도 없지 않나? 괜찮다면 내 집이 있는 뉴욕으로 오게나.”


폴나레프는 미소를 지었다. 그의 왼쪽 손목에 한때 압둘의 것이었던 팔찌가 반짝였다.


“죠스타 씨… 가족은 없어도 프랑스는 조국이에요. 고향에는 추억이 있고요. 어딜 가더라도 꼭 돌아오게 되지요.”


죠셉은 아쉬운 듯이 말했다.


“적적해 지겠구먼.”


그건 폴나레프도, 이기도, 카쿄인도, 죠타로도 마찬가지였다. 폴나레프가 미소를 지었다.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모두가 있어서 이 여행이 즐거웠어요.”


죠셉이 말했다.


“그렇구먼… 즐거웠네… 진심으로 그리 생각해.”


그렇게, 네 사나이와 한 마리의 개는 서로를 와락 껴안았다. 폴나레프가 말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수! 야 똥개! 꼭 다시 만나러 올게! 카쿄인! 몸 건강히 해라! 볼품없는 영감님! 오래 사쇼! 그리고 쪼잔한 손자도! 나 잊으면 안 된다!”


죠셉이 미소를 지었다.


“또 만나세! 날 싫어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얼빠진 얼굴!”


죠타로가 활짝 미소를 지었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있을 만한 캐릭터가 아니지, 네놈은… 건강해라.”


카쿄인이 미소를 지었다.


“안녕히… 폴나레프 씨.”


이기도 아쉬운 듯 앞발로 그의 머리카락을 살짝 건드렸다. 폴나레프가 몸을 돌리며 말했다.


“…가라!”


폴나레프는 짐을 들었다. 이기는 죠셉의 어깨에 올라타고 죠셉은 워크맨에 비틀즈의 “Get Back”을 틀었으며 죠타로와 카쿄인은 슬쩍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다섯은 각자의 길을 걸었다.


같은 시간, 일본에선 홀리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놀란 수지Q가 말했다.


“호… 홀리, 갑자기 일어나다니, 이게 대체…!”


“어쩐지… 갑자기! 굉장히 기분이 좋아 졌어요! 그리고 지금… 마음이 통했어요.”


“뭐?”


홀리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이 돌아와요, 엄마! 아빠랑! 죠타로가요! 두 사람이 돌아와요!”


죠타로는 비행기 안에서 모두가 같이 찍은 사진을 바라보다 사진을 품에 넣은 채 미소를 지었다. 비행기는 곧 일본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제3부 완결.


-뒷이야기


무함마드 압둘은 양 팔과 팔찌만을 남겼고,, 화장하여 고향 카이로의 묘지에 묻혔다. 팔찌 하나는 폴나레프가 가져갔다.


카쿄인 노리아키는 금세 죠타로가 다니는 학교에 복귀한다. 허나 DIO와의 전투에서 입은 부상이 만성적인 폐병으로 발전, 더 이상의 싸움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1992년 무려 15세 연상의 여자와 결혼한다.


이기는 뉴욕의 뒷골목으로 돌아가 들개들의 제왕이 된다. 비록 바닐라 아이스와의 싸움에서 입은 부상으로 평생 몸의 왼쪽이 불편했지만 10년 간 뒷골목의 제왕으로 군림한다. 1998년 향년 14세로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폴나레프와 다신 만나지 못했다. 슬하에 22남 20녀를 두었지만 그 중 어느 누구도 스탠드를 발현하지는 못했다.


장 피에르 폴나레프는 유럽과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던 중 1992년 실종되고 만다.


죠셉과 죠타로는… 과연 어떤 여정을 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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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톨... 체리(안죽음)... 멍멍이(안죽음)... 어?

 외전으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