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외전 3-3. 이별

----------

어느 날, 죠타로는 딸 죠린과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4살 난 딸의 재롱이나 이런저런 요청을 죠타로는 최대한 받아주며 대학원생이라는 바쁜 신분으로도 시간을 최대한 쪼개 딸과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어느 상점가를 지나던 때 죠린이 갑자기 앞으로 달려갔다.


“나비!!”


“죠린, 달려가지 마.”


그때, 죠타로는 무언가 느낀 듯 도로변을 바라보더니 다급히 소리쳤다.


“죠린! 아빠한테 와…!”


그와 동시에 잠든 운전자가 탄 트럭 한 대가 죠린을 향해 달려들었다. 죠타로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눈을 부릅떴다.


“스타 플래티나 더 월드!”


죠린을 향해 달려들던 트럭이 그 자리에서 멈춰서자, 죠타로는 빠르게 죠린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멈출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졌어. 시간은 다시 움직인다.”


트럭이 그대로 굉음과 함께 상점에 충돌하자, 죠타로는 죠린을 감싸 안았다. 잠시 후, 사람들이 모여들자 죠타로는 품에 안은 죠린을 내려놓았다.


“아빠?”


죠타로는 미소를 지었다.


“무사하구나, 다행이다…”


그 순간, 죠타로는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과 함께 쓰러졌다. 죠린의 모습도,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도 모두 아득히 먼 옛날의 기억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죠타로는 눈을 떴다. 하지만 그곳은 뉴욕도 아니었고 죠린도 없었다. 그제야, 죠타로는 이곳이 어디인지 알아차렸다.


‘카이로…! 대체 뭐지?! 스탠드인가?’


“오랜만이구나, 죠타로.”


익숙한 목소리에 죠타로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10년은 지난 일이지만 죠타로는 그 목소리를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곧이어, 어둠 속에서 익숙한 이가 죠타로의 등 뒤에서 나타나 죠타로를 껴안듯이 목을 졸랐다.


“디… DIO!!”


분명 그날 죽었던 DIO가 지금 죠타로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DIO는 달콤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기분 좋지 않나? ‘더 월드’의 능력은 말이다… 정말 아름답고, 위대하고, 이 세상 모든 것이 내 발 아래 있는 기분이지…”


DIO는 이브를 유혹하는 뱀처럼 속삭였다.


“내가 ‘더 월드’의 능력으로 무슨 짓을 했는지 아나? 죠셉을 죽여 그 피를 빨았고, 카쿄인과 폴나레프를 죽일 뻔 했었지. 너는 어떠냐? ‘더 월드’로 몇 명이나 죽였지?”


죠타로의 손이 분노로 떨렸다.


“닥쳐라… DIO…!”


“처음 시간을 멈췄을 때 ‘기분’이 어땠나? 이 압도적인 ‘힘’이 마음에 들지 않나? 혹시… 나 DIO를 느끼진 않았나아?!”


DIO의 손이 죠타로의 목을 조르자, 죠타로는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DIO의 길고 날카로운 손톱이 반대로 죠타로의 목을 파고들었다.


“다음은 나 DIO 말고 또 누굴 죽일 테냐? 예전에 죠나단이 그러했듯, 넌 나와 똑같아. 앞으로 ‘시간’을 멈출 때마다 나와 만나는 게 기대될 거야… 그 옛날 네놈이 그랬지? 물속에서 1분밖에 잠수하지 못하는 사람이… 한계인 1분이 되어 겨우 수면에서 숨을 쉬려 한 순간!”


죠타로는 마치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 발을 붙들려 물속으로 끌어 들어가는 기분과 비슷하다고… 언젠가 다시 오면 네놈도 알게 될 거다. 세계의 정점에 서게 된 기분이… 나 DIO가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말이다…”


그 순간, 죠타로는 눈을 떴다. 죠타로는 자신이 돌 바닥 위에 누워 있으며 그 위로 죠린이 울기 직전의 얼굴로 자신을 깨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죠타로가 죠린을 바라보자, 죠린은 그제야 구슬 같은 눈물방울을 뚝뚝 흘리며 그의 품에 안겼다. 죠타로는 죠린을 꼭 안으며 겁먹은 딸을 진정시켰다.


“미안… 많이 놀랐지? 그냥 오랜만에 힘을 써서 잠깐 잠든 것뿐이야. 미안, 죠린…”


죠타로는 모여든 행인들이 구급차를 부르려는 것을 한사코 거부한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오는 길에, 울음을 멈춘 죠린이 말했다.


“아빠… 다시는… 다시는 힘쓰지 마. 죠린… 아빠 또 쓰러지는 거 보기 싫어.”


“그래, 아빠가 다시는 안 그럴 게.”

‘결코… 네놈을 다시 만나지 않을 거니까…! 난 네 녀석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마.’

----------

죠타로가 왜 4부 시점까지 시간정지를 사용하려 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한번 써보고 싶었음. 시점이 이 시간대면 또 설정오류겠지만.

모티브는 인스타에 죠죠 만화 그리는 사람 거 보고 영감받음

 내일, 4부로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