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4-34. 야마기시 유카코는 사랑을 한다.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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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에코즈가 꼼짝도 안 해!”


유카코는 당황했다. 코이치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굳어버린 에코즈가 갈라지며 보이는 검은 손가락이 작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스탠드란 건 본인의 정신력으로 움직이는 것! 궁지에 몰린 나머지 내 긴장의 한계를 넘어서 죽어버린 거야! 아아~!”


그때, 유카코는 경악했다. 에코즈의 등이 마치 번데기에서 탈피하려는 나비처럼 갈라지기 시작했다. 코이치는 아직도 그것을 알지 못한 채 절망했다.


“내 에코즈가… 죽어버렸어!”


유카코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소리쳤다.


“너… 너의 그건 뭐지?! ‘스탠드’라고 하는 거야? 그 ‘스탠드’는 대체 뭐지?!”


유카코는 머리카락을 펼쳐 문을 가로막은 신발장을 휘감았다.


“이 신발장! 거치적거려!”


“주… 죽겠어! 문을 열고 들어와 날 붙잡으면 언젠가는 죽일 거야!”


그때, 마치 새로 태어나는 나비처럼, 굳어버린 에코즈의 껍질을 뚫고 무언가 나타났다.


“코이치!!”


유카코는 마침내 신발장을 박살내며 문을 열었다. 코이치는 공포에 질려 소리를 지르며 간절히 원했다.


‘아아! 제발 문 안으로 들어오지 마! 들어오지 말라고! 저 문이 이 여자를 멀리 날려버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마침내 유카코가 집 안으로 들어오자 코이치는 절규했다. 그러나, 유카코의 시선은 그에게 있지 않았다. 에코즈의 껍질, 오로지 빈 껍질만 남은 그것에 더 신경을 쓰고 있던 것이다.


“빈 껍질 밖에! 없잖아!! 어디 있지? 어디에 숨겼어? 저 껍질의 알맹이를 어디 숨겼냐고 묻잖아!”


코이치도 그제서야 껍질을 알게 되었다.


“앗! 뭐지? 에코즈가! 이렇게 됐어! 어느 틈에?!”


그때, 천장에서 나는 소리에 둘은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건 분명히 ‘에코즈’였다. 하지만, 마치 애벌레 같던 이전의 에코즈와는 달랐다. 짧지만 분명히 나 있는 초록색과 검정색의 팔다리, 끝부분에 마치 창 날 같은 것이 달린 꼬리, 원래 에코즈의 머리가 열린 듯한 모습의 투구… 모습은 많이 달라졌지만 분명히 코이치의 ‘에코즈’였다.


“뭐… 뭐지? 이… 이건? 내 에코즈? 죽지… 않았잖아! 예전 모양에서 새롭게 탈피한 거야?”


유카코는 에코즈를 바라보다 말했다.


“뭐지, 이게? 디자인이 좀 바뀌었을 뿐… 전보다 크기는 줄었는걸!”


그때, 에코즈가 갑자기 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빠르다!”


에코즈는 순식간에 유카코의 정면에서 나타나더니,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었다.


‘휘오오오오오오’


“뭐… 뭐지?! 이… 이 바람은?!”


엄청난 바람은 마침내 유카코를 집 밖으로 날려버렸다. 유카코는 절벽 너머로 날아가버렸다. 코이치는 그 능력에 감탄했다.


“나… 날려버렸어?! 하… 하지만! 대체 뭘 한 거야?! 이 에코즈는?! 뭔지 모르겠지만 바람 같은 걸로 날려버렸어!”


유카코는 자신이 절벽 너머까지 날아가던 것에 약간 당황하더니 머리카락으로 절벽에 난 나뭇가지를 붙잡아 그 반동을 이용해 절벽 위에 착지했다. 하지만 그러고 나서도, 그녀는 그 능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그건… 대체? 내가 뭐에 당한 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느닷없이 거대한 에너지에 날아갔어…”


그때, 코이치는 정문을 닫으면서 능력의 정체를 알고는 감탄했다.


“아… 알았다. 지금… 이 새로운 에코즈의 능력이 뭔지… 문을 닫고서야 비로소 알았어.”


문에는 글자가 붙어 있었다. ‘휘오오오오오’라는 글자가.


“문에 에코즈의 글자가…”


코이치가 조심스레 글자에 손을 데자 엄청난 바람이 불어 닥쳤다.


“유카코가 건드렸더니, 실감이 되어 공격했던 거야. ‘휘오오오’하는 감각이 그녀를 날려버렸어! 아까 난 이 문이 그녀를 날려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모르는 사이에 내가 조작했나봐.”


문에 붙은 글자가 스스로 떨어지더니 에코즈는 그걸 붙잡아 반죽하듯이 주물럭거려 창 날과 같은 모양으로 만든 다음 자신의 꼬리 끝에 장착했다. 코이치는 미소를 지었다.


“새로운 에코즈! ‘에코즈 ACT 2’!”


유카코는 말없이 별장 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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