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7-54. 웨이팅 포 러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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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젠카는 묵묵히 가면 너머로 웨이팅 포 러브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바로 달려들었다.


“라젠카! 박살 내버려!”

“으랴아아아아아아아아!!”


라젠카의 러시를 놈은 가볍게 회피하더니 곧장 발차기를 갈겼다. 라젠카는 팔을 올려 공격을 막으며 빈틈을 노려 손바닥을 휘둘렀다. 손바닥이 놈의 다리를 스치는 순간, 반대편 손바닥이 바닥을 찍었다.


“붙어라!”


웨이팅 포 러브가 바닥으로 움직였지만, 놈은 전기가 되며 능력 자체를 무시해 버렸다.


“이를 어쩌나~? 그 ‘달라붙는 능력’도 ‘순수한 전기’ 앞에서는… 무력한데!”


웨이팅 포 러브가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자, 그 휘두른 범위가 통째로 전기가 되어 라젠카와 비질란테를 공격했다. 비질란테는 간신히 공격을 피했지만, 머리카락이 모조리 곤두선데다 손에 충격을 받았는지 손가락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재하 군! ‘라젠카’의 능력으론 놈을 쓰러뜨릴 수 없어! 도와줄 게!”


그러나, 비질란테는 팔을 뻗어 시즈카를 제지했다.


“아니, 도움은 필요 없습니다. 이미 놈은… 제 ‘손바닥’ 안이니까요. 라젠카!”


라젠카는 계속해서 웨이팅 포 러브에게 팔을 휘둘렀다. 그러나 놈은 그런 라젠카와 비질란테를 비웃으며 여유롭게 허공을 날아다녔다. 그러길 몇 차례, 비질란테는 지친 듯 숨을 몰아쉬었다.


“이런~ 벌써 지친 건가~? 난 아직 이렇게 생생한데!”


웨이팅 포 러브는 그의 눈 앞까지 다가가 양 팔을 벌렸다.


“한번 쳐 봐. 이렇게 무방비 상태인 나에게 공격을 가해 봐라. 어디 쳐보라니까. 앙? 노가드라고. 공격해보래도. 눈이라도 감아줄까?”


라젠카가 팔을 휘둘렀지만, 놈은 여유롭게 그것을 피하며 조소했다.


“느려. 초보 복서의 텔레폰 펀치도 그거보단 빠르겠다. 잘 보라고, 주먹은 이렇게!”


웨이팅 포 러브의 주먹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들어 비질란테의 얼굴을 쳤다. 비질란테는 바닥을 굴렀다.


“쓰는 거다. 방금 전까지 그 ‘기세’는 어디로 팔아 넘겼지?”


비질란테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며 중얼거렸다.


“내 라젠카는… 모두를… 구할 것이다…”


“아까부터 뭐라고 지껄이는지 모르겠지만… 끝이다.”


곧바로 죠스케가 달려들었지만, 웨이팅 포 러브는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를 여유롭게 제치며 비질란테의 눈 앞에 나타났다.


“죽어라, 벼락 맞은 나무처럼!!”


그 순간, 비질란테가 손을 오므렸다. 그와 동시에 보도블럭이며 잔디며, 온갖 것들이 웨이팅 포 러브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뭐야?!”


그가 미처 대비하기도 전에, 웨이팅 포 러브는 각종 잡동사니가 뭉쳐진 구 안에 갇혀버렸다.


“무슨 속셈이냐?!”


비질란테는 어디선가 주운 철사를 들었다.


“누전으로 인한 ‘감전’을 방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회로와 지면을 연결해 전류가 흐르도록 해야지. 이걸 ‘접지’라고 부른다. 한국에선 이걸 똑바로 하지 않았다가 감전된 ‘가수’도 있었거든. 그래서 궁금해졌다… 주변의 전력을 삼키며 강해지는 네놈도 ‘접지’를 하면 ‘방전’될까? 하고…”


비질란테의 손에 있던 철사가 날아가 잡동사니 구에 꽂히는 순간, 한 차례 스파크가 일더니 전류가 철사를 타고 지면으로 향했다. 동시에 웨이팅 포 러브는 경악했다.


“전류가! 내 몸이…!”


웨이팅 포 러브는 비명을 질렀다. 시즈카는 생각했다.


‘대단해…! 저 스탠드를 저렇게 쉽게!’


죠스케는 생각했다.


‘이 정도 되는 응용력이라… 하지만 뭐지? 이 불길한 예감은.’


“흐… 흩어진다! 이봐, 내가 잘못했어! 꺼, 꺼내줘!”


비질란테는 그를 경멸했다.


“네 힘으로 직접 빠져나와 봐라. 방금 전의 그 ‘기세’는 어디로 팔아 넘겼지? 후… 네놈은 역시 공기 중에 존재할 필요가 없는 모양이다. 흩어져라, 대지 전체로!”


그 순간, 갑자기 웨이팅 포 러브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도 그냥 실소가 아니라 광기 넘치는 웃음이었다.


“흐하하하하하하!! 말은 청산유수로군. 이미 다 이긴 것처럼 구는 사람을… 완벽하게 ‘역전’할 때, 그런 때를 나는 가장 좋아한다.”


그 말과 함께 갑자기 구 내부가 조용해졌다. 비질란테는 소리쳤다.


“이 자식, 허튼 수작 부리지 마라!”


유키카게가 소리쳤다.


“어이 아냐기! 뒤야!!”


놀랍게도, 웨이팅 포 러브는 이미 비질란테의 등 뒤에 있었다.


‘말도 안 돼… 이렇게 쉽게… 순식간에 빠져나올 리가…!’


“고작 ‘접지’로 날 이길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기분이 어떠냐? 다 이겼다고 생각한 상황이 단숨에 뒤집힌 기분이… 인간은 그러한 상황에서 가장 큰 ‘절망’을 느끼지. 그 ‘절망’을, 난 가장 좋아한다.”


웨이팅 포 러브가 비질란테의 등을 짚는 순간, 그는 비명과 함께 감전되고 말았다. 끝내 비질란테의 온 몸에서 연기를 뿜자, 웨이팅 포 러브는 그를 툭 밀어 바닥에 넘어뜨렸다.


“역시… 반성이니 뭐니 하는 건 약한 것들의 변명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아. 그리고, 봐라. 이게 저항의 ‘결과’다. ‘빅 브라더’가 그러했듯이… 시즈카 죠스타, ‘쿠죠 죠린’과 함께 이 ‘도시’를 떠나라. 이 꼴이 되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웨이팅 포 러브는 허공으로 흩어져 사라졌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그것보다 재하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마침내 시즈카의 비명이 거리를 갈랐다.


“재하 구우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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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을 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