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단추는 잘꿰는게 중요하다고 시퀄에서 단추 잘못 꿰서 엔도 전투 이후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하나같이 이상해진거 같음.


사실 난 스타워즈에 LGBT니 하는 PC적인 메세지 넣는거엔 딱히 신경쓰지 않음. 오히려 클래식과 시퀄에서 외계인들이 유색인종의 이미지를 많이 가져가 썼고 제국의 인간중심주의에 반대되게 반란연합이나 신공화국에 외계인이나 유색인종 많은것도 신경 안씀. 오히려 아크바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중 하나임.


문제는 그런 메세지를 강조하는데만 매몰되서 시퀄이 했어야 할 '새로운 스타워즈 이야기'가 없다는거지. 솔직히 시퀄에서 감명깊은 새로운 슈퍼무기나 있었나? 다 데스스타의 자기카피였지.


그래서 새로운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었나? 없었지.


전작 주연들은 허접하게 퇴장하고 매력없는 신캐에 도대체 뭘하고싶은건지 알수없는 난잡한 서사만이 남았음. 특히나 렌이 신 제다이 기사단을 몰살했단 설정 때문에 외전등에서 나온 매력적인 제다이, 파다완 캐릭터들이 나와도 저때 죽겠지 하는 생각만 듬. 근데 오더 66이랑은 다른 실망감임. 오더66은 서사속 비극이라면 저건 대체 왜? 라는 핍진성의 영역이라서.


사실 포스트 디즈니 스타워즈도 재밌는 작품은 많음. 만달로리안은 설명이 필요없는 갓갓이고 배드배치나 아소카, 북 오브 보바펫, 안도르, 로그 원, 한 솔로는 다소 아쉬웠지만 우리가 신세대 스타워즈에서 원하던 걸 보여줬고 비전스는 논캐넌이기에 그냥 편히 볼수도 있는데 에피들이 꽤 재밌었음.


오더의 몰락도 스타워즈팬으로서도 게이머로서도 존나 재밌게 즐겼음. 그것도 리스폰 엔터테인먼트가 이런 류의 게임을 처음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하지만 본편인 시퀄 3부작이 평가가 영 안좋기 때문에 계속 그게 쓰라린 상처로 남는거 같음.


레스토랑으로 비유하면 가게 인테리어도 맘에 들고 에피타이저로 나온 수프나 식전주도 맛있고 디저트도 달다구리하고 커피랑 홍차도 맛있고 직원도 서비스가 좋고 열정도 넘치는데 메인디쉬인 주방장의 특제 채끝살 스테이크를 나는 미디움 레어를 주문했는데 걍 생고기가 나온거임.


그럼 아무리 다른게 좋아도 평가가 나쁠수 밖에 없지. 근데 이거에 클레임을 거니깐 하크 스테이크 감수성이 모자르다고 역으로 주방장이 욕을 하네? 아니 나는 채 미디움 레어를 시켰는데 말이야. 심지어 합그 스테이크는 간고기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래서 포스트 디즈니 스타워즈가 참 아쉬움. 내가 결과론적인 평가 정말 싫어하고 다른 작품들 정말 재밌게 봤는데 시퀄 삼부작 땜시 평가를 박하게 내릴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마도 오랫동안 이 시퀄의 부족한 완성도는 디즈니에게도 팬들에게도 화씨지벽의 하자로 남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