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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2 : 전부 모였나?

 

 No.4 : 6호가 접속하지 않았다.

 

 No.5 : 6호는 이틀 전에 연락이 끊겼다. 요하네스버그의 전선은 무너졌어. 6호도 전사했다고 봐야겠지.

 

 No.7 : 그럼 이제 남은 건 넷인가.

 

 No.2 : 그럴 거다. 시간이 없을 테니 빨리 시작하자.

 

 No.4 : 피난은 순조롭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예상대로 바다를 경유하면 철충의 공격을 대부분 피할 수 있으니 추후 일정에 고려하도록.

 

 No.2 : 요새는 완성되었나?

 

 No.4 : 코앞이다. 피난이 끝나고 방어태세로 전환한다면 철충이 제아무리 전략병기를 퍼붓는다 해도 쉽게 뚫지 못할 거다.

 

 No.7 : 이쪽에서 시간을 얼마나 더 벌어줘야 하지?

 

 No.4 : 짧아도 하루 정도. 오늘 총사령관이 도착하기로 되어 있다. 어떻게 해서든 오늘까지는 버텨야 해. 총사령관이 도착하더라도 후퇴한 병력을 확보하려면 더 시간이 걸릴 거고. 버틸 수 있겠나? 상황이 좋지 않을 텐데.

 

 No.7 : 철충의 시선은 제대로 끌고 있다. 약 2천 정도의 철충이 결집하여 남하하는 중이다. 상부의 분석이 의미가 있었다는 것이겠지. 철충은 분명하게 인간을 향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지휘관은....... 확실하게 미끼가 되어주고 있어.

 

 No.5 : 부하들의 사기는 어떻지? AA캐노니어와도 연락이 끊겼다고 들었다. 무레스버그에서 퇴각하며 아머드메이든도 잃었다고 했고. 브라우니와 레프리콘만으로 2천이나 되는 철충을 상대할 건가? 철충이 예상대로 움직여주는 건 좋지만 그걸 막을 수단이 없지 않나.

 

 No.7 : 현재 맘스베리에서 부대를 재편성하고 있다. 아머드메이든 자매들이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방어진지의 구축도 어느 정도 진행했다. 부하들의 사기는....... 장담할 수 없군.

 

 No.5 : 지휘관의 힘을 빌려라. 인간은 병사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o.7 : 지휘관은 현재 휩노스가 악화되어 수면 중이다.

 

 No.5 : 곤란하군. 명령체계는 어떻게 되었나?

 

 No.7 : 이미 지휘관으로부터 대부분의 권한을 받았다. 전선의 통솔은 문제없다.

 

 No.5 : ......... 부정적인 전황이나 휩노스로 인해 지휘관이 이상행동을 보일 징조는 없나? 그의 프로필을 고려해서 묻는 거다.

 

 No.7 : 전적이 어찌 됐든 그는 군인이었다. 그에 걸맞게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을 알고, 도망치거나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잘 해주고 있어.

 

 No.5 : 하지만 지휘능력에는 한계가 있겠지. 정오쯤 철충이 도달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가 휩노스를 이겨내고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나.

 

 No.7 : 그럴 거라 믿는다.

 

 No.5 : 믿음으로는 부족하다 7호.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지 않나.

 

 No.4 : 그만, 지금은 방어할 방법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7호, 맘스베리는 지형상의 이점을 보기도 어려울 텐데. 동쪽의 산악지형을 이용하는 건 고려해보았나.

 

 No.7 : 상부의 추측이 맞는다면 남하하는 철충무리가 목표로 삼고 있는 건 이쪽의 지휘관이다. 하지만 철충들이 요새 쪽을 인간을 감지하고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나의 전선이 산악지형으로 이동한 사이 철충이 그대로 남하한다면, 하루 이내에 케이프타운의 방어선에 도달한다. 요새가 발각되는 건 시간문제겠지.

 

 No.4 : 그건 안 된다.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어.

 

 No.7 : 역시 그렇겠지.

 

 No.5 : 이쪽에서 보낸 피닉스는 도착했나?

 

 No.7 : 잘 도착했다. 어젯밤 큰 역할을 해줬고.

 

 No.2 : 그 전선에 남아있는 총 전력은?

 

 No.7 : 5호가 보낸 피닉스를 포함하여 피닉스 총 9기, 브라우니 277기, 레프리콘 120기, 실키 13기, 이프리트 3기.

 

 No.2 : 임펫은?

 

 No.7 : 없다. 무레스버그에서 전원 전사했다.

 

 No.2 : 거의 전멸수준이군. 턱없이 부족하다. 그 병력으로는 버티기는커녕 시간도 끌지 못 할 거다.

 

 No.4 : 앵거오브호드의 협공은 어떻게 됐나?

 

 No.7 : 계속 게릴라를 시도하고 있다. 그녀들은 충분히 시간을 벌어주었어. 그저 몰려오는 철충이 너무 많을 뿐이지.

 

 No.5 : 다른 방법이 없나? 그 전선을 포기할 수는 없다 7호.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철충이 더 남하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해. 케이프타운까지 밀리면 모든 게 끝난다. 우리들의 전선도, 인류 최후의 보루도, 아무 의미가 없어져.

 

 No.7 : 알고 있다 5호. 이 전선에서 어떻게든 철충을 막아낼 거다.

 

 No.4 : 그 병력으로는 무리다. 아니면 다른 방법이라도 있나?

 

 No.7 : 둠브링어가 투입되기로 했다. 나와 부하들이 철충을 붙잡아두면, 나머지는 둠브링어가 해결할 거다.

 

 No.2 : 철충은 공포를 모른다. 폭격으로는 붙잡아 둘 수 없어.

 

 No.7 : 붙잡아두는 게 목적이 아니다.

 

 No.2 : 그렇다면 왜 둠브링.........

 

 No.5 : ...........

 

 No.4 : ...........

 

 No.2 : ...........부하들은 알고 있나?

 

 No.7 : 말해야겠지. 때가 오면.

 

 No.2 : 사기가 떨어지지 않을 거라 장담할 수 없다.

 

 No.7 : 내 부하들을 얕보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만, 역시 그렇겠군. 안타깝게도 나의 전선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부하들은 충분히 지쳤지. 이런 상황에 더 비극적인 소식을 전해봐야 녀석들에게 힘이 되어주지는 못할 거다.

 

 No.5 : 그러니 신중해라 7호. 한순간 한순간이 중요하다. 우리는 인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해.

 

 No.7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 죽게 만들 수는 없다. 모든 군인의 영혼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야 한다. 그게 방패로서 싸운 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게다가 하늘에서 철충이 떨어진 이후 계속 함께 싸워왔던 녀석들이다. 인제 와서 거짓말을 해봐야 통할 것 같지는 않군.

 

 No.2 : 지휘관은 알고 있나?

 

 No.7 : 이미 말하지 않았나. 그는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을 알고, 도망치거나 외면하지 않았다.

 

 No.5 : 전투가 일어났을 때 그가 달아날 가능성은?

 

 No.7 : 분대원이 없는 레프리콘을 호위로 붙여 놓았다. 5호, 너의 걱정은 이해하지만 더 이상 그를 모욕하지 마라. 그 또한 한 때 충실한 군인이었다.

 

 No.5 : 이번엔 그의 전적을 걱정한 게 아니다. 그가 인간이기에 걱정하는 거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아무리 굳센 의지로 막더라도 판단을 흐려놓는다. 그는 우리와 다르다 7호. 그는 우리와 달라. 죽으라고 명령을 받아도 도망칠 수 없는 자매들과는 다르다.

 

 No.7 : 그 말이 맞다 5호. 그는 인간이다. 생존본능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동물이다. 그럼에도 살아남기엔 너무나 연약한 뼈와 살을 가지고 있지. 쉽게 좌절하고, 공포를 느낀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현장의 지휘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자도 똑같다.

 

 No.5 : 그래도 그 지휘관을 믿나? 이렇게 중요한 임무에서?

 

 No.7 : ........ 5호, 묻고 싶은 게 있다.

 

 No.5 : 뭔가?

 

 No.7 : 공포를 느껴본 적이 있나?

 

 No.5 : 무슨 말이지?

 

 No.7 : 네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해 본 적이 있냐는 말이다.

 

 No.5 : 없다.

 

 No.4 : 우리에겐 그런 게 있으면 안 된다 7호.

 

 No.2 : 4호 말이 맞다.

 

 No.7 : 그래. 그래서 우리가 불굴의 마리인 거다. 그 어떤 역경도 우리의 심장을 쥐어짤망정 정신은 꺾을 수 없다. 그런 우리가, 우리가 모르는 것에 짓눌리고도 버티고 서있는 존재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지?

 

 No.4 : .........

 

 No.2 : .........

 

 No.5 : .........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7호. 너의 손에 인류의 마지막 거처가 달려있다. 지켜내야만 해. 어떻게 해서든.

 

 No.7 : 알고 있다. 반드시 해낼 거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요새로 보낼 예비대를 편성해 놓아라. 필요하다면 연락을 보내지.

 

 No.5 : 알았다. 행운을 빌겠다. 너에게도, 네 지휘관에게도.

 

 No.7 : 행운을 빌겠다. 보내준 피닉스는 가능하면 복귀시키도록 하지. 그리고 기회가 있다면 총사령관께 격려와 안부를 전해주길.

 

 No.5 : 약속하지.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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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2 : 7호, 지원이 필요한가?

 

 No.7 : 아니. 병력을 아껴라. 인류의 미래에 반드시 필요할 거다.

 

 No.2 : 부하들에게 잘 말할 수 있겠나. 브라우니는 괜찮겠지만 레프리콘이나 이프리트는 생각보다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No.7 : 노력해봐야겠지.

 

 No.2 : 그런가......... 행운을 빌지. 너의 부하들도 너의 노력을 알 거다.

 

 No.7 : 그랬으면 좋겠군. 너도 행운을 빈다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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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4 : ...........

 

 No.7 : ...........

 

 No.4 : ...........

 

 No.7 : 그러고 보니 오늘따라 말이 적었다 4호. 뭔가 할 말이 남았나.

 

 No.4 : 이게 마지막 통신이겠군.

 

 No.7 : 그렇겠지.

 

 No.4 : ........... 두려운가?

 

 No.7 : ........... 인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투다. 나를 믿는 부하들과 함께 임무를 해낼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영광은 없겠지.

 

 No.4 : 그렇겠지.

 

 No.7 : 그럴 거다.

 

 No.4 : ...........

 

 No.7 : ........... 너한테까지 꼭 성공할 거라 말할 필요는 없나.

 

 No.4 : ...........

 

 No.7 : 나는 스틸라인의 지휘모델이다. 지금 코앞에 당도한 적의 압도적인 화력을 알고, 그 앞에 있을 확실한 패배를 알고, 끝내 짓밟힐 부하들의 모습을 알고 있다.

 죽으라고 명령해야겠지. 희생하라고 명령해야겠지. 그렇게 나를 믿고 따라와 준 부하들을 모두 잃을 거고, 그토록 두려워했던 미래를........ 내 두 눈으로 보게 되겠지.

 하지만 내 앞에서 죽는 자는 없을 거다.

 누군가 총에 맞아야 한다면, 가장 먼저 총에 맞는 건 나다.

 누군가 피를 흘려야 한다면, 가장 먼저 피를 흘리는 것도 나다.

 그렇기에 나는 절대 쓰러지지 않는 방패이며

 나의 부하들은 두려움을 모르는 창이 된다.

 

 그렇게

 우리는 전선의 강철이 되어왔다.

 

 그것이 우리가 스틸라인인 이유.

 그것이 내가 불굴의 마리인 이유.

 그것이 나의 힘이자, 권리이자, 의무이며,

 마지막 순간까지 변치 않을

 나의 모든 것이다.

 

 No.4 : .........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No.7 : 그래.

 

 No.4 : 행운을 빈다.

 

 No.7 :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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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7 : 우리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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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모델의 정보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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