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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깍 째깍
조용하게 울리는 시계바늘 소리가 비수처럼 가슴을 찌르는 거 같았다.
답답하다
입이 바짝 마른다

째깍
10시 정각을 향한 시계바늘이 움직이는 소리

끼이익
그리고 문소리와 함께 네명의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 부대원들이 들어왔다.

"실례하겠습니다 사령관 각하."

"그래, 어서 와."

꾸벅하고 인사를 한 뒤 각기다른 네명의 여성들이 들어왔다.

조용한 아지랑이조차 잠들어버린 심야
이 조용한 어둠속에 현실마저 묻어 버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라며 사령관은 생각했지만
이내 그런생각조차 어둠속에 바스라졌다.

"후ㅡ다시 한번 너희에게 사과할게. 너희가 그렇게 노력해서 이어진건데...미안하다."

사령관은 고개를 숙여 네명의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사과했다. 그런다고 무언가 변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단지 앞으로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서론일 뿐

발키리가 입을 열었다.

"각하, 이제 설명을 해 주십시오. 어째서 그런 결단을 내리신겁니까?"

그렇게 말하는 발키리의 목소리는 평소처럼의 말투였지만 조금 쉬었으며 떨렸다.
거기에 눈가도 아직 조금 붉게 부어있었다.

그 모습에 사령관은 죄책감을 느끼며 하고싶지 않은 결단을 내릴때 처럼의 씁쓸한 표정을 지은 뒤 말을 꺼냈다.

"첫번째로 너희 네명 때문이야."

차가워졌다
발키리의 표정이
그렘린의 표정이
베라의 표정이
일순간의 정적인지 밤의 고요함인지 모를 무언가와 함께 차가웠다.
차갑게 식은 실망스런 표정을 한 베라가 정적을 깨트렸다.

"사령관님? 재미없는 농담은 그만두세요.저 정말 화낼거에요?"

베라가 다시 평소의 상냥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지만 분위기는 전혀 상냥해지지 않았다.
슬프게도 사령관의 이어진 말은 베라의 상냥함을 배신했다.

"아니, 너희 때문이야."

뼈에 새겨넣는 차가움이란게 이런것일까
그 냉기에 베라의 상냥한 표정도 함께 얼어붙었다.

쾅!

사령관이 손대고 있던 탁자에 파괴음과 함께
가녀린 여성의 손자국이 화석처럼 박혀있었다.
사령관은 찬찬히 고개를 들어 손의 주인에게
눈을 맞췄다.

"각하! 장난은 더이상 그만하세요!"

발키리의 두 눈이 매섭게 불타올랐다.
두 색의 오드아이는 꿰뚤을 듯이 흡사 저격수가 목표를 노리듯이 사령관에게 향해있었다.
그 분노를 받아 들이듯이 후ㅡ하고 짧은 숨을
내쉬었다.

"실망입니다 사령관님."
님프가 실망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있다.

"이런 말씀까지는 안드리려고 했는데...최악이네요.미안하지도 않으신가요?"
그렘린이 경멸하듯이 내뱉었다.

사령관은 그런 모욕을 앞에 두고도 화내지 읺았다. 그저 담담히 이야기를 계속 진행시켰다.

"그래 나는 정말 최악이야. 그리고 왜 내가 첫번째로 너희 때문이라 했는지 지금부터 설명해줄게."
사령관의 말이 계속이어지면서 네 바이오로이드의 표정은 실시간으로 변해갔다.
처음의 격렬한 분노는 얼마가지 못했다.
곧 황당함과 당혹감이 그녀들을 덮쳤으니까

40분 뒤

"...각하....정말 그 말이 사실...입니까?"
발키리가 물었다

"그래."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레오나 대장님이...
저희에게 질투하고 있다니!"

"그래...말도 안되는거 내가 더 잘알아. 내가 너희들에게 레오나에 대해 물어보려고 개인면담한거 알지?"

"그..그거 그냥 면담이었잖아요. 저희는 사령관이랑 어떤일도 안했는데..."
베라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핫채로 말했다.

"....그래 그냥 면담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지."
베라의 당황섞인 질문에 사령관은 착잡한 듯이 대답했다.

"저 오해라고 대장님한테 설명하시지는 않았나요? 대장님 겉보기보다 상냥하세요. 제대로 설명하면 분명."

님프가 옆에서 물어왔다.

"그래... 했어. 아무일도 없었다고, 레오나의 대해 물었단 사실 만큼은 숨기고 개인면담 했다고 얘기했어. 면담뒤 너희들 표정이 너무 즐거워 보였다느니 사령관 이야기를 자주 꺼내게 됬다니 라면서 반박하더라..."

"그 그건 레오나 대장님께 사령관님의 대한 좋은 이미지 가지게하려고 그런거 뿐인데...
설마 그렇게 되었을 줄은..."

그렘린이 미안하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당황스럽겠지 자신들이 이어주려고 한 상사가 자신들을 질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나도 믿기지 않는데

"그럼 레오나 대장님은 저희들 때문에...."
발키리가 자책하듯이 말하려는걸 사령관이 끼어서 끊었다.

"아니. 너희 때문만이 아니야.너희에 대한 질투심은 사소한 축이지."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자신들 때문만이 아니라니 발할라 대원들은 생각했다.
사령관은 그런 대원들의 반응을 살핀 뒤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진짜는 따로 있어. 그게 말야........ 레오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거 같아...."
사령관은 무겁게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리듯 무겁게 말을 꺼냈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네명의 바이오로이드들이 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도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제일을 꼽으라 한다면 지금의 발언이리라.
이혼을 통보받고 그렇게 슬프게 울던 대장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 모습을 떠올리면서 발할라 부대원들은 말했다.

사령관은 잠시 놀란 얼굴이 되었으나이내 슬픈 얼굴로 돌아온 채로 말을 이었다.

"알고있어? 아르망, 홍련, 마리, 칸...등등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이랑 잔업 등으로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하면 그 날은 레오나랑 말다툼하게 돼."

"네? 그게 무슨..."
사령관의 질문에 베라가 되물었다.

"자신 말고 다른 바이오로이드랑 그렇게 오래 있어도 되냐고. 자신은 사령관이랑 서약까지 했다고. 난 그저 레오나가 좋아서 서약을 했고 레오나는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잔업에 레오나를 부르지 않았는데 어느샌가 서약의 반지가 권력의 상징처럼 생각하는 거 같더라...그리고 나 정말 실망스러웠잖아. 알지? 경장형이니 기동형이니 구분도 못하고 스킬 조합같은 건 생각도 못했고 강화는 무슨 짬뽕처럼 했지."

"가 각하 처음엔 다 잘모르고 실수할 수도 있는 겁니다. 어째서 그렇게 자책하십니까."
발키리가 등을 토닥이며 사령관을 위로했다.

"그래 처음엔 그렇지...그래서 멸망전 자료들을 엄청나게 뒤져봤어. 너희의 발목을 잡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렇게 2개월 즘 지났나. 처음으로 내 머리로 제대를 꾸려 챌린지에서 4별을 얻어 오르카 훈장을 가슴에 달게 되었지."

그렇게 말하는 사령관의 얼굴엔 환희의 빛이 깃들었지만 얼마가지는 않았다.

"나 진짜 노력했거든 조금 오래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제대로 지휘란 걸 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레오나는 뭐라고 한 줄 알아?"
사령관은 비웃듯이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흥. 그정도로 그렇게 좋아하는거야? 나에게 어울리려면 좀 더 완벽해지도록 해. 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 엄청 노력했어. 모두를 위해서기도 했지만 레오나에게 칭찬받고 싶단 마음으로 그런데도 레오나는 단 한번도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 한 마디 안해주더라...후 ㅡ 미안해 이제 지쳤어. 더 이상은 무리네."

사령관은 아주 씁쓸하지만 달콤한 듯이 곱씹으며 미소지었다. 아주 슬픈 미소를

"더이상 어떻게 노력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노력할 자신도 없어. 그리고 잔업하고 돌아와서 레오나랑 말다툼하는 것도 말이야."

오해라고 말하고 싶었다.
사령관 각하께서 처음으로 오르카훈장을 얻었을 때에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남들 몰래 기뻐서 뒹굴거리던 대장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하지만 왜인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우리가 말한다고 의미나 있을까



사령관은 금방이라도 울거같은 씁쓸하듯 쓴웃음을 지으면서
네명의 발할라 부대원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저 사령관에게 자신들의 대장을 울린 것에 대한 화를 내고 다시 재결합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려고 했을 뿐이었다.

울거 같은 사령관에게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아니 할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가 않았다.

"....이만 가보갰습니다. 각하. 실례했습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그래 잘자 모두. 좋은 꿈 꾸고.그리고 그...여ㅂ 아니 레오나도 잘자라고 전해줄래?"

슬픔을 마음속 깊은곳에 묻어 두듯이 애써 밝게 미소지으며 사령관은 손을 흔들며 배웅해주었다.
발할라 부대원들은 그런 그를 뒤로 한 채
자신들의 숙소로 향했다.


"...대장님에게 아직 마음이 남아 있으신 건가요? 각하"
발키리가 방에서 나가면서 등돌린 그대로 물어보았다.

".....그래 생각나.미치게  보고싶고, 후ㅡ우ㅡ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그렇군요."

그 말을 끝으로 발키리는 방을 나갔다.

하아... 오르카호의 방구석에 한 인간남성의
한숨만이 길게 남아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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