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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사령관의 하루 (33)

 

 

 

 

 

 

모든 것은 ‘0’이다.

 

 

 

 

 

 

0.

 

시작은 어둠이었다.

 

나는 나를 인식할 수 없었다, 이 어둠만이 나의 세계이며 자아였다.

 

거기엔 선도 악도 없으며, 존재도 시간도 없다. 나도 타인도 없으며

 

존재하는 것은 무한히 이어지는 침묵뿐.

 

……이것이 죽음인가?

 

아니면, 그저 한 때의 꿈에 불과한가?

 

“이게 인간……그리폰, 저희가 해낸 것 같아요.”


“그러게. 이거 살아있나? 벌써 죽었으면 어쩌지?”


“약하지만 숨은 붙어있어요. 주사기 주세요.”


낯선 여인들의 목소리. 나는 죽음에서 깨어났다, 아니면 잠에서.

 

목에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 눈을 뜨니 처음 보는 두 여인이 보였다.

 

한 명은 둥근 안경을 낀 성인 여자였다. 다른 한 명은 노란 단발, 등에

 

이상한 장치가 달려있었다. 그리고 개 한 마리가 혀를 내밀고 있었다.

 

“…….”


“저기, 의식이 돌아오셨나요? 혹시 말을 못 하시나……?”


그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마치 퍼즐이 제멋대로 조립되는 것처럼, 또는 광인의 머릿속에 피어난

 

망상이라는 이름의 꽃처럼 내 안에서 완성되었다.

 

과정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다. 생각하기 전에 답이 나왔다.

 

“……내가 필요해.”


“네?”


“너희들은 날 필요로 하고 있어. 현재 상황을 보아하니 나는 지금

 

상당한 곤경에 처해있군. 그건 너희들도 마찬가지일 테지. 틀린 부분은?”

 

두 여인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서로 눈치만 보았다.

 

“없다면 계속 진행하지. 우선 난 현재 기억의 대부분을 잃었어. 이름, 고향,

 

직업, 출신- 무엇 하나 떠오르지 않아. 너희에 대한 정보도 없어.

 

너희는 누구지? 무슨 목적으로 날 수색, 구출한 거지?”

 

“저기, 너무 빨리 말씀하셔서 무슨 뜻인지 잘…….”


“그럼 하나만 대답해. 너희는 적이야, 아군이야?”


“아군이야. 나 원, 인간이라는 건 다 이렇게 이상한 건가?”

 

단발 여인이 말했다. 인간이라고? 나를 따로 인간이라고 지칭했다.

 

그렇다는 건 이들은 인간이 아니라 다른 존재, 혹은 인간과 비슷하나

 

인간으로 분류되지 않는 생물체라는 뜻이다. 

 

“상황을 설명해. 너희의 신분과 현재 상황, 그리고 내게 원하는 것은?”


“저희는……바이오로이드입니다. 바이오로이드란 인간을 섬기기 위해 만들어진

 

인조 생명체이며, 현재 인류는 멸종했어요. 당신이 유일하게 남은 인간입니다.”

 

바이오로이드, 만들어진 생명체. 인류멸망……그 단어들이 또 다시 하나의

 

답을 내놓았다. 그렇군, 이들이 날 필요로 하는 이유도 알 것 같다.

 

“너희들은 나를 주인, 혹은 명령권자로 삼기 위해 왔군. 내게 요구하는 건

 

인류의 재건, 혹은 현상 유지. 또 내가 유일하게 남은 인간이라면 인류재건에

 

필요한 유전자 또한 요구될 수 있겠군. 틀린 부분 있으면 말해.”

 

“어, 없습니다.”


“설명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아는 거야?”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니까.”


이상한 일이다. 아니, 당연한 일인가? 모든 것이……명확하다.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정보를 서로 엮어서 하나의 답으로

 

완성한다. 개념이, 구조가 이해된다. 끝없이 새로운 정보가 피어난다.

 

“저기……주인님?”


“나는 그 누구의 주인도 아니야. 참, 너희를 식별하는데 사용되는 이름은?”
 
“난 P/A-00 그리폰. 얘는 콘스탄챠 S2. 이 강아지는 보리라고 해.”


“나를 너희 세력의 수장한테 데려가.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듣겠어.”


“일단 여길 빠져나가죠. 그리폰?”


“야, 잠깐만.”


그리폰이 네모난 기계를 꺼내 화면을 보았다.

 

“이런……! 철충들이 여기로 집결하고 있어!”


“네? 숫자는요?”
 
“몰라, 엄청 많은데! 못해도 대대, 아니면 연대 수준이야!”


그 말에 콘스탄챠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철충. 뭐가 됐든 듣자하니 그것들은 적인 것 같다. 철과 벌레. 철의 벌레?

 

“현재 위치로 도착하는데 얼마나 걸리지?”


“어……아마 10, 12분 정도…….”


“그럼 바로 이동해야겠군. 여기서 머뭇거릴 시간은 없는 모양이니.”


“지원군을 요청하죠! 그리폰, 무전 통신은?”


“안 돼. 젠장! 저 인간 말이 옳아. 일단 여기서 빠져나가야 돼.”


우리는 내가 쓰러져있던 장소에서 벗어나, 폐허가 된 도시로 이동했다.

 

“이대로 가면 곧 붙잡힐 거야! 어디 숨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늘을 날며 쫓아오던 그리폰이 말했다.

 

“아니. 그건 악수야, 이제 도망칠 수 있는 시간도 2, 3분 정도 남았어.”

 

수많은 계획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도망친다, 숨는다, 맞서 싸운다, 누구 한 명을 미끼로 준다, 교란하여 후방을

 

공격한다, 유인한다, 두 사람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 외에도 가능한 모든 수단이

 

떠올랐다. 하지만 유효한 수단이라고 생각되는 건 하나뿐이었다.


“저희 둘이선 그 철충들을 다 쓰러트릴 수 없어요!”


“방법이 있어. 저기 저 건물로, 그리폰 너는 바깥에서 대기.”

 

“뭐?! 야, 내가 왜 네 명령을-”


“자세히 설명할 시간 없어. 콘스탄챠가 신호하면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부위, 저기랑 저기. 아직 서 있는 기둥 보이지? 그걸 공격해서 건물을 무너뜨려.

 

콘스탄챠, 너는 날 따라와. 우린 저 건물 안으로 들어가 유인한다.”


“네!?” 

 

“이걸 제외한 다른 수단은 모두 실패할 거야. 성공 가능성이 있는 건 이게 유일해.”

 

나는 콘스탄챠의 손목을 붙잡고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계획은 간단하다. 다만 정보가 확실치 않아, 혹시 모를 변수로 계획이

 

실패할지도 몰랐다. 변수, 언제나 변수가 문제다. 나도 모르는 정보 말이다.

 

“주인님, 설마 철충들과 함께 죽겠다거나 그런 건…….”


“모두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이야. 콘스탄챠, 너의 옆에 있는 그 개……보리는

 

지능이 높아? 길을 찾아서 안내하는 게 가능해?”


“가능해요. 보리는 정말 똑똑하거든요, 코도 민감하고요.”


“잘 됐네. 지금부터 우린 이 건물의 가장 높은 층까지 올라갈 거야.

 

그 철충이란 것들은 우릴 쫓아 안으로 들어올 테지……내 추측이 옳다면.”

 

만약 철충의 지능이 높아 바깥에서 농성하길 선택하거나, 건물을 통째로

 

무너트릴 화력이 있거나, 혹은 비행이 가능한 병력이 있다면 이 계획은

 

실패할 것이다. 시간이 더 있다면 확실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 테지만…….

 

‘왔다! 지금 너희가 있는 건물로 진입하고 있어, 공격할까!?’

 

콘스탄챠의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그녀에게서 무전기를 받았다.

 

“공격 금지. 신호 전까진 숨어있도록, 이상.”


‘지금이라면 내가 시선을 끌고 도망칠 수 있을-’

 

“그 계획은 이미 계산해봤어. 오차 범위 5% 이내, 90% 확률로 실패할 거야.

 

그리폰, 적의 비행 개체나 건물을 무너뜨릴 화력을 가진 적이 존재해?”

 

‘어……아니. 전부 나이트칙, 그러니까 보병이야.’

 

“그럼 이 계획이 실패할 가능성은 35% 이내야. 포격 후, 옥상으로 와.

 

무너지기 전에 네가 와서 우리를 발견, 구조해야 돼. 최대한 빨리 움직여.”

 

나는 무전기를 끄고 주머니에 매달았다.

 

“그 잠깐 사이에 다른 방법들도 생각하신 건가요?”


“응. 가능하다고 추측되는 55가지 방법 중 이게 제일 성공률이 높았어.”

 

“원래 인간님들은 이런 걸 할 수 있나요……?”

 

그건 나도 모른다. 다른 인간을 만난 적이 없다, 적어도 그런 기억은 없었다.

 

우리는 쭉 건물을 올라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등 뒤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1분, 아니면 30초 이내에 놈들은 우리를 발견할 것이다.

 

“발각되면 견제해. 쓰러트릴 필요는 없어, 놈들이 다가오지 못하게만 해.”

 

“네!”


그리고 내 계산대로 45초 뒤에, 놈들이 발포했다.

 

나는 몸을 숙인 채 계속 움직였다. 콘스탄챠가 뒤쪽으로 총을 쐈다.

 

“그리폰, 현재 건물 바깥의 적은 얼마나 남았어?”


‘전부 들어갔어. 거긴 괜찮아?!’

 

“안 괜찮아요! 여긴 지금 끝도 없이 몰려오고 있어요!”

 

괜찮다. 숫자는 중요치 않다, 건물의 잔해와 좁은 통로가 놈들의 발을

 

묶고 있었다. 숫자가 아무리 많아봤자 실질적으로 우릴 공격할 수 있는 건

 

10기도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이 거리, 장애물을 고려하면 안전 범위 이내다.

 

“이대로 있으면 죽을 거예요! 어, 어쩌죠? 제……제가 시간을……!”


콘스탄챠가 덜덜 떨며 말했다. 두려움, 그렇다. 그녀는 지금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는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죽음이란 잠의 연장선에 불과하다. 그저 그뿐이다, 영원히 이어지는 어둠과 침묵.

 

거기엔 고통도 없고 고난도 없으며 고뇌도 없다. 

 

모든 것은 시작하고 끝난다. 태어나고 죽는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왜 그것을 두려워하며 걱정하는가? 나로선 이해할 수 없다.

 

죽으면 죽을 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모든 게 그러하듯, ‘0’이 될 뿐이다.

 

“그럴 필요 없어. 어서 올라와, 이제 끝낼 시간이야.”


나는 그녀를 이끌고 옥상의 문을 열었다.

 

날씨는 맑았다. 이런 위기상황조차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느껴질 정도로

 

좋은 날씨였다. 아니, 애초에 좋은 날씨란 개념이 이상하다. 날씨엔 선도 악도

 

없고 단지 현상에 불과한데, 그것을 판단하고 정의하는 게 올바른가?

 

“주인님! 이제 어쩌죠?!”

 

아참, 이거부터 해결해야지. 

 

“문을 잠가. 그리폰, 이제 시작해. 무너뜨려.”


‘진짜 괜찮겠어? 네가 죽으면 이게 다 아무 쓸모-’

 

“안 죽어. 내가 죽을 확률은 37% 정도니까 괜찮아.”

 

‘아- 나도 몰라! 미사일 발사!’

 

푸슈우- 콰앙! 연달아 폭음과 진동이 울렸다. 건물이 기우는 게 느껴졌다.

 

“주……주인님! 이게 정말 최선이었나요!?”


“최선이야. 아니면 뭐, 죽기보다 더 하겠어?”

 

“너무 무책임하세요!”


그 직후, 그리폰이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무너지기 전에 얼른 붙잡아! 여길 빠져나가자고!”


우르르……쿠르르릉……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고층 건물들이 도미노처럼 넘어지며 박살났다. 물론, 그 안에 있던

 

철충들도 잔해에 깔려 고철이 됐다. 작전은 성공했다.

 

“연대 하나를……아무런 피해 없이 쓰러트리다니……!”


“흠,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제법이잖아, 인간! 솔직히 좀 미친 것 같지만…….”


그리폰의 다리를 붙잡은 상태로, 나는 세상을 보았다.

 

무너지고 파괴된 세상. ‘0’이 되어가는 세계를. 인간이 없는 지구를.

 

……아름다움이란 참 기묘한 개념이다. 논리로 설명할 수 없기에 더더욱 그렇다.

 

어쨌거나 난, 그걸 아름다움이라고 정의했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아름답다.

 

“자, 이제 내려. 나도 너희 데리고선 오래 못 날아다니니까.”


그래서 우린 내렸다. 벌써 노을이 지기 시작했는데, 언덕에서 보니 그 광경이

 

참 아름답다. 끝나가는 시간이란 아름다운 것이다.

 

“그럼 이제 헤어질 시간이네. 잘 있어, 안녕.”


“네……? 잠깐, 주인님? 어디 가세요!?”


“나는 너의 주인이 아냐. 너희가 바라는 인간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지.

 

구해준 것엔 감사해. 남은 시간동안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도 재미있겠어.”


“너 설마 우리랑 같이 안 가겠다는 거야?”

 

그리폰의 질문엔 답도 함께 담겨있었다. 

 

“나는 군대를 지휘하거나 통치하는데 적합한 인간이 아냐. 너희의 인류재건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없어. 인간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

 

“하지만……!”

 

“너 혼자 가면 며칠 못 가 죽을 텐데.”


“그렇겠지. 내 추측으론 일주일, 길어봤자 한 달이 한계일 거야.

 

그렇더라도 상관없어. 나는, 살고 싶지 않거든.”

 

이유.

 

목표. 

 

신념.

 

살아야하는 이유.

 

살아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

 

살기 위하여 품은 신념.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죽었어야 할 목숨이었으니까.

 

나라는 인간에게 살아가야 할 가치 따윈 없으므로.

 

“주인님이 보여주신 그 능력……그거라면 분명 저희를 구해주실 수

 

있을 거예요. 주인님의 도움이, 당신이 필요해요.”

 

“같은 대답을 두 번 하는 건 좋아하지 않아. 나보다 더 나은 인간을

 

발견하길 기원할게……아니면 인간 없이 살아남는 법을 배우기를.”

 

“인류가 멸종했는데, 구할 생각조차 없는 거야?”


“없어.”

 

자, 이제 뭘 할까. 남은 시간동안 책이라도 읽으면서 죽음을 준비할까?

 

그 때, 콘스탄챠가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손을 붙잡았다.

 

“저희에겐……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어요.”


“…….”


“이대로 가면 모두 죽을 거예요. 그토록 오랫동안, 저희는 저희를 구해줄

 

인간을……당신을 찾아다녔어요.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자매들이 죽었는지

 

아시나요? 여기까지 오는데 뭘 희생해야 했는지 아시겠어요?”

 

그렇게 말해도 내겐 이유가 없다.

 

살아야 할 이유가, 싸워야 할 이유가. 무엇 하나 없단 말이다.

 

나는 손을 뿌리쳤다. 

 

“난 적합하지 않아. 하고 싶지도 않아, 뭘 하든 무의미하니까.

 

너희의 처지는 안타깝게 생각해. 그러나 내겐 그런 책임을 질 능력이 없어.”

 

“……살려…….”


주홍빛 눈물. 노을에 반사된 물방울.

 

“살려……주세요……저희를, 살려 주세요…….”

 

“…….”


“당신이……필요해요. 저희의 사령관이 되어주세요……제발…….”


이유 따윈 없었다.

 

분명 그럴 터였다, 나는 감정에 휘둘리는 인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나는 그녀의, 그들의 아름다움에 이끌렸다.

 

살고자 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이유와 목표가, 신념이 존재하는 생명의 이유를.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나도……내게도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존재할까?

 

만약 내가, 내가 되어야만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나도 죽음이 아닌 삶을 원할 수 있을까?

 

할 수 없는 100만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해야만 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나를 그 대답으로 이끌었다.

 

“……나는……사령관이 될게.”

 

‘나’는 그 날, ‘사령관’이 되었다.

 

그것이 나의 축복, 그것만이 나의 저주.

 

그들의 아름다움을, 이유를 지켜주는 것이 나의 존재 가치.

 

삶도 죽음도 택할 수 없게 된 나의 선택이었다.

 

 

 

 

 

 

 

115.

 

“……꿈…….”

 

모처럼 악몽을 꾸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평소 나는 비슷한 악몽에 시달렸다. 수면제를 먹어도 결과는 비슷했다.

 

끝없이 죄여오는 이 불안감과 죄책감이 원인이다.

 

그러나 이걸 해결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할 수 없다.

 

‘사령관’에게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건 오직……‘왕’만이 할 수 있는 일.

 

그 때, 침실의 문이 열리며 콘스탄챠가 허겁지겁 들어왔다.

 

“주……주인님! 긴급 사태! 긴급 사태입니다!”


“긴급 사태……?”

 

“보고 드릴게요. 자원 탐색을 나간 25제대에 사상자가……!”

 

때가 온다.

 

그 날이 다가왔다.

 

‘나’도, ‘사령관’도 죽어야만 하는 때가.

 

‘왕’이 태어나는 그 순간이.

 

그녀의 보고를 들은 순간, 나는 그것을 깨달았다.

 

 

 

 

 

 

 

 

 

 

원래 조금 있다가 최종장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이대로 두면 완결 못 볼 거 같아서

후딱 끝내기로 했음. 최종장은 대략 5~6편 이내로 끝낼 듯.

최종장은 왕과 왕을 따르는 이들, 그리고 왕을 죽이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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