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고민 있어?"



"고민? 없어."



"그래? 가만히 고개 숙이고 있어서 걱정했지."



"걱정해준거야?"



"친구니깐."



"..."



"제녹스랑 얘기하고 있었어."



"제녹스라니...그 레일건?"



"아니야. 제녹스는 제녹스야. 리앤처럼 내친구 제녹스."



"..."



"...그렇구나. 그럼 제녹스에 대한 얘기 들려줄래?"



"..."



"제녹스는...걱정이 많아."



"걱정?"



"응! 내가 위기에 처할때마다 부-웅 하면서 걱정해줘."



"그럴때는 화력이 너무 쎄서 나도 제녹스를 달래줘야해."



"그래? 제녹스가 에밀리를 엄청 소중히 여기나 보다~"



"응..."



"..."



"옛날에...내 주변에 대장도...파니도...레이븐도...비스트헌터도 없었을때..."



"내가 X-05였을때...내가 다치면 돈얘기가 아니라 걱정해주고 화내주는건 제녹스 뿐이었어..."



"..."



"내가 아프고, 외롭고, 무서우면 빨갛게 빛나."



"다리가 아플땐 나를 업어줘."



"아주 듬직한 친구구나?"



"...리앤만큼."



"헤헷."



"얘기 많이 들었어."



"어떤?"



"...그건 단순한 인공지능이라고. 그저 레일건이라고."



"..."



"그저 만들어진대로...기동할 뿐인 무기에게...의미부여...하지말라고..."



"에밀리..."



"하지만 나도 바이오로이드인걸."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태어났어. 나도 제녹스도."



"그건...아냐...!"



"...고마워."



"하지만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태어난 '우리'가 서로를 친구로 여기면..."



"모두가 우리를 '무기'로 보더라도...우리 둘만큼은 서로를 '친구'로 볼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어."



"..."



"...마치 어린왕자와 장미 같네!"



"어린왕자?"



"응. 별에 사는 왕자님의 대한 동화야."



"수없이 많은 장미 중에서 단 하나의 장미를 소중히 여기면..."



"단지 그것만으로도 세상에서 바꿀 수 없는 '유일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거지!"



"응,멋진 얘기야."



"뭐~그 동화속의 왕자는 외로운 별에서 살았지만 에밀리는 좀 다르니깐 말야!"



"어떻게?"



"에밀리한텐 친구가 많잖아?"



"맞아. 대장이랑 언니들, 티아맷, 네오딤, 하츠나, 리앤...그리고 제녹스."



"모두 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