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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 햇츙!"


"야, 그 가위 빨리 내려라?"


드라큐리나는 철남을 몰래 데리고 빠져나갈 생각이었지만, 자는 척하면서 일하는 철남을 훔쳐보던 리제의 존재는 깨닫지 못했다. 


결국 철남을 인질로 잡은 드라큐리나와 리제의 대치가 이어졌고, 둘의 소란에 벙커 안의 다른 바이오로이드들도 상황을 인지하고 달려왔다.


"휴우.. 아무래도 조용히 빠져나가긴 틀린 것 같네."


철남이 안도하며 말했다. 아무리 나를 붙잡고 있다지만 이 많은 인원을 뚫고 나갈 순 없겠지. 


"칫!" 


"저기 드라큐리나, 명령이니까 그만 포기하고 이것좀 놔 줄래?"


철남은 분위기를 타 명령권으로 상황을 끝내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명령권 카드는 그녀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


"아핫! '한남'의 명령권이 통할거라 생각한거야? 이 드라큐리나님에게?"


젠장, 두 번째 인간이 남자 명령은 듣지 않아도 된다고 지시한건가. 철남의 머리가 다시 지끈지끈 아파왔다.


철남의 두통과는 별개로 드라큐리나는 순식간에 성난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에워싸였다.


그리고 한 걸음 두걸음 뒷걸음치다 보니, 어느새 그녀는 철남을 데리고 한쪽 구석으로 몰린 처지가 되었다.


"이.. 이 남자가 다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으면 빨리들 무기 버려!"


당황한 드라큐리나가 발악했지만, 이미 바이오로이드들은 사령관을 잃을 뻔했다는 생각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총구와 날붙이는 여전히 드라큐리나를 겨눈채 그녀를 향해 서서히 가까워져왔다.


"지.. 진짜 죽인다...? 빨리 무기 버리라구!"


궁지에 몰린 드라큐리나가 이판사판으로 자신의 모가지를 돌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철남은, 급히 바이오로이드들을 진정시켰다.


"자, 자. 우리 드씨 말대로 무기는 잠시 내려놓고 대화로 풀자."


"하지만 사령관. 그랬다간..."


"어서."


서로의 눈치를 보던 바이오로이드들은 사령관의 거듭된 지시에 하나 둘 무기를 거두었고,

그제서야 드라큐리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을 수 있었다.


"미호도. 그쯤 해둬."


철남의 지적에 숨어서 저격총을 겨누고 있던 미호가 혀를 차며 총구를 내렸다


"제녹스도 끄자."


"알았어..."


웅웅거리던 에밀리의 제녹스까지 꺼졌고, 그제서야 소란하던 벙커는 다시 고요함을 되찾았다.



* * *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래?"


"큿... 남자는.. 나와 함께 오르카호로..."


여전히 드라큐리나가 철남을 붙잡고 있는 상태였지만,

한결 여유로워진 표정의 철남과는 반대로 드라큐리나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무기 거둔걸로 이미 우리가 많이 양보했잖아. 그것까지는 안 되지."


"내.. 내가 여기를 찾겠다고.. 섬을 몇 바퀴나 돌았는지 알아?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다구."


드라큐리나의 경계가 서서히 느슨해지고 있음을 느낀 철남은 결정타를 날리기 위한 밑밥을 깔기 시작했다.


"섬을 몇 바퀴나 돌았다고?"


"그래.."


"음.. 그래도 나름 여기 경치는 좋지 않았어?"


"그건 그랬지만.."


"그래, 마치 테마파크를 지으면 딱일 것 같은 느낌이지."


"테마파크?"


난데없이 테마파크 이야기가 나오자 드라큐리나는 순간적으로 빈틈을 보였다.


그리고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철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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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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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령관은 축 늘어진 드라큐리나에게 더 손대지 않고, 바이오로이드들에게 넘겨 포박하도록 했다.


"역시! 그대다운 해결책이었다! 아예 이 방식으로 밖에 있는 수색대까지 싹 해결하는 게 어떤가?"


아스날이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나다운 해결책이 뭔데... 아니 그보다, 저 많은 수색대를 '혀를 넣는다'로 해치우자고?"


"혀로 안된다면 다른 걸 넣으면 효과가 확실할 텐데."


"아스널... 헛소리할거면 가서 부서진 입구나 빨리 고쳐."


아무리 새로운 사령관의 체계가 엉망진창이라지만, 그런 자박꼼-편의적인 해결책이 통할 리가 없다.


사전에 철저히 계획을 세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일단 필요한 것은 정보.


철남은 리제와 에밀리에게 완전히 제압되어 있는 드라큐리나에게 다가갔다.


"이 드리큐리나님이... 이런 것들에게... 으으... 항복할테니까 풀어줘!"


"사령관... 얘.. 죽일까...?"


"안돼."


그런 순진한 얼굴로 당연하게 죽인다는 소리가 나오다니...


대체 아스널은 요안나 아일랜드로 넘어오고 나서 에밀리에게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 걸까.



* * *


드라큐리나처럼, 지금 오르카 호의 바이오로이드들에겐 자신의 명령권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들과 적대하게 된다면 그들이 자의로 자신에게 저항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사령관의 명령 때문인지는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생각한 철남은, 드라큐리나에게 토마토 주스를 한 팩 건네고 여러 부대들의 분위기를 캐묻기 시작했다.


토마토 주스의 맛을 본 드라큐리나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술술 불기 시작했다.


"음 ..일단 스틸라인부터 시작하자."


"스틸라인.... 여기는 완전히 넘어갔다고 보면 돼. 이번 수색 부대의 구성원부터가 대부분 브라우니야."


드라큐리나의 설명에 의하면, 소완의 조기튀김 테러에 고통받던 브라우니들은 종교 행사에 광적으로 의존하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라비아타를 새로운 성녀로 내세운 코헤이 교단은 간식으로 이들을 간단히 함락시킬 수 있었다고.


"아니.. 브라우니들이야 그렇다고 치고.. 마리는?"


"마리 대장은.. 지금 사령관과 생각이 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지지할거야."


시발.. 음쇼섹인가...


"아스널 대장 말로는... 건전하지 않은 성적 취향을 마음 속으로만 품고 있으면... 이상해지는 법이랬어...."


조용히 해, 에밀리.


아무튼 이건 절대 좋은 소식이 아니다. 


최대 인원수를 자랑하는 스틸라인이 적이고, 라비아타의 퍼블릭 서번트나 코헤이 교단 역시 적으로 마주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니.



* * *


"시티가드는... 새로운 사령관이 매우 아끼고 있어."


"아니 왜?"


"여경이 아니라 경찰이라고.."


"아이 싯팔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그래도 시티가드가 스틸라인만큼 수가 많은 건 아니니 일단 거긴 넘어가자."


철남은 새로운 사령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점점 어질어질해졌다.


"다음, 컴패니언."


"음,  컴패니언은 여전히 사령관실을 호위 중이야. 새로운 경호실장 포이를 중심으로.. 새 사령관을 24시간 감싸고 돌고 있다구."


"포이.."


철남은 얼마 전 포이와 한 통신을 떠올리고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포이 그 녀석은 말투까지 새 사령관과 똑같아졌더만.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게 돌아설 수 있지?"


"그렇지만 검은 고양이가 배신하는 건 상식이잖아?"


"그건 어디의 상식이냐..?"


다른 부대라면 몰라도, 경호를 맡고 있는 컴패니언은 새로운 사령관을 치려면 어떻게든 마주칠 수밖에 없다.


대놓고 자신에게 적대적인 포이가 수장을 맡고 있다면, 평화롭게 넘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다.


스틸라인 전체가 적이라는 소식 못지 않게 이 사실도 철남의 가슴을 답답하게 내리눌렀다.



* * *


"발할라는.. 음, 내가 알기로는 새로운 사령관이 벼르고 있어."


"벼르고 있다니?"


"레오나 대장부터 시작해서 부대원들이 죄다 눈 밖에 났거든."


대장부터가 회의 중 철남을 실드치고 나섰는데 새로운 사령관이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를 좋게 봐줄 리 없다.


게다가 자원을 아껴쓰라고 충고하는 안드바리도 매일 충실히 호감 스택을 쌓고 있다.


또한 아이돌 운운하다 철퇴를 맞은 슬레이프니르가 이끄는 스카이 나이츠도 상황은 비슷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한편으로 미호, 리제, 탈론페더가 이쪽에 있는 만큼 몽구스나 페어리 시리즈, 호드의 취급도 그리 좋지 않다고 했다.


"그렇구나... 그건 다행이네."


새로운 사령관이 알아서 적을 늘리고 있다는 사실은 철남에게는 충분히 희망적인 소식이다.


어떻게든 그들을 이용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 * * 


마지막으로 둠 브링어. 나이트 앤젤의 소식을 들은 철남은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나앤이라면 그럴만 하지.. 납작가슴대령이라고 부르는건 적당히 했어야 했는데.


"맞아, 사령관. 그건 너무했어."


미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나만 놀린 거 아니잖아... 너희들 내가 스정게 눈팅 안할 것 같아? 현대미술 드립에 개추가 몇개가 박혔는데.."


이제와서 누굴 탓하겠냐만은. 철남은 괜히 투정을 부렸다.


어쨌든 지금까지 들은 바로는 새로운 사령관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으니, 메인 빌런은 나이트 앤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쌓은 업보가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그래도.. 사령관이.. 메이 대장.. 뚫어주면.. 나앤... 성불하지.. 않을까."


"하씨.. 아스널 진짜 얘한테 뭘 가르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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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정리 겸 개그로 도배한 5화


옛날에 쓴 무플뻘글을 창작물로 마개조한게 딱히 문제가 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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