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음? 여긴 수복실 아니오? 소관이 왜 여기에..?"


"무용 언니! 정신이 좀 들어? 몸은 어때? 괜찮아?"


"닥터 아니오?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이오? 소관이 왜 여기에.."


"기억 안 나? 정비창에서 네레이드가 부주의하게 휘두른 미니건에 뒤통수를 맞고 기절 했었잖아."


"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소."


"그래도 무사히 깨어나서 다행이네! 오빠가 엄청 걱정 했거든."


"주군에게 걱정을 끼치다니. 큰 실례를 범했군."


"다른 곳은 다 괜찮은데 언어모듈이 직격 당했는지 완전 박살나 있더라고. 급한대로 탐색물자 창고에서 저번에 찾은 언어모듈을 가져와서 교체했는데 별 문제는 없는거 같네!"


"음! 소관도 말을 하는데 있어 불편함이나 위화감은 느끼지 못했소. 지휘를 하는데 큰 문제는 없겠구료. 큰 도움을 받았소 닥터."


"에이! 뭘 그정도 가지고 도움은! 어서 부대로 복귀해봐. 다들 엄청 걱정하고 있을거야."


"실례하오. 섬에서 쓸 의약품 보급 문제로 왔소만, 오! 무적의 용 지휘관 아니시오? 부상을 입었단 소식을 들었는데 무사해 보여 다행이오."


"음, 불의의 사고였지만 크게 다치진 않았소. 천운이 따랐지.

검둥이까지 나를 걱정하다니 참 수치스렵구료."


 "....예?"


"아 이런! 내가 무슨 말을! 큰 실례를 했소. 다른 뜻은 없었고 잠재적 범죄자마저 나를 걱정해 줘서 감동했단 음..?!"


"언니?!"


"허, 호의로 안부를 물었는데 이런식의 모욕이라니. 불쾌하기 그지없소."


"오해! 오해요 요안나! 소관도 소관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언어모듈이 손상되어 새로 교체했는데 교체된 언어모듈에 솜밭 깜둥이들 같이 저급한 문제가 있는것 같소! 아 이런! 돌아버리겠군! "


"이 문제는 정식으로 항의를 올리겠소. 참으로 실망이오."


"잠깐만 요안나 언니! 무용 언니는 지금 언어모듈이 정상이 아냐! 전에 어떤 부잣집에서 털어온 고급 언어모듈을 달아줬는데 저 언어모듈에 인종차별적 단어랑 어휘가 들었나봐. 절대 고의가 아닐거야."


"후.. 미안하오. 귀관의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알고도 이런 추태를 보이다니. 잠시 흥분해서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했소. 기사로써 실격이오."


"이해를 해주시니 참으로 고맙소. 이 일은 문제가 해결되는대로 제대로 사죄하겠소."


"하하! 무얼! 애초에 우리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인종이 다 무슨 소용이겠소? 너무 괘념치 마시오!"


"보지로 싼 똥께서는 아량이 참으로 넓으시오. 볼일이 끝나셨거든 어서 변기로 돌아가시...오..."


"........"


".... 그냥 다물고 있겠소."


.

.

.

.

.

.

"멸망 전에는 정신 나간 사람이 참 많았나봐. 그치 언니?"


"............"


"요안나 언니가 마지막에 이성을 되찾고 이해를 해줘서 다행이었어. 하마터면 칼부림이 날 뻔했지 뭐야. 그치?"


"..........."


"언어모듈은 일단 원래 쓰던걸 임시방편으로 수리를 해서 달아줬으니까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거야!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지마 언니!"


".........."


"언니... 상심이 큰건 알겠는데 뭐라 말 좀 해봐.."


".........."


"그 일은 요안나 언니랑 나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몰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절대 소문 안 낼게!"


"알겠으니까 제발 좀 다물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