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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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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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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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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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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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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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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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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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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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의 동물농장 - 10화



"??!! 오... 오셨습니까? 주인님... 그... 책상 위가 깨끗한지... 확인중이였습니다."



다시 부관 겸 사령관 경호 임무를 받은 페로는 나보다 함장실에 먼지 출근했지만,


마치 원래 고양이들이 그렇듯 버릇없이 내 의자에 앉아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다 화들짝 놀랐다.


페로는 아무일도 없는 척 하지만, 잠에서 덜 깨서 한쪽 눈이 아직 풀려 있었으며 눈곱까지 있었다.


하치코라면, 손가락에 침을 살짝 발라서 눈곱을 직접 때 주었을텐데,


페로는 아마 그런 행동을 하면 늘 그렇듯이 뒤로 자리를 살짝 피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바라보며,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특유의 잘나고 비싸다는 도도한 표정을 짓겠지.


방금전까지 엎드려 잔 적도 없고, 눈곱도 전혀 붙어있지 않다는 것 마냥...


뭐, 상대가 페로인만큼 귀여워해주고 싶지도 않고, 저번 일에도 당한게 있어서 별로 상관하고 싶지도 않다.


아... 귀여운 하치코... 건방진 페로의 얼굴을 보니, 예전의 그 귀엽고 천진난만했던 하치코가 다시 보고 싶다.



책상 청소 핑계를 대며 변명했지만, 역시나 책상은 너저분하고, 바닥에는 잡동사니가 널부러져 있었다.


함장실의 정리정돈이나 청소는 콘스탄챠나 바닐라가 주로 신경쓰는 일이긴 하지만,


보통 나는 부관으로 임명하면 딱히 중요한 일은 안 줬기에, 그동안의 부관들은 눈치껏 알아서 정리정돈을 해 왔다.


사실 뭐... 그동안 부관들을 임명했던건, 일을 시키는것보다는 젖가슴을 실컷 만지고 싶었던 못된 이유에서였지만...



암튼 페로를 부관 겸 경호원으로 다시 삼은건, 뭐 지금와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오르카는 내 젖만튀 행위와 몇번의 사적인 노출과 실수로 인해, 다소 조용하게 집단 흥분과 광기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마치 조금만 건드려도 터지는 기뢰같은 상횡을 간신히 유지하는 느낌이다.


내가 젖만튀를 해도 겉으로는 매도하거나 화를 내기는 하나, 속으로는 내 육체에 관심이 전혀 없는 바이오로이드들은 사실상 없다.


항상 새로운 먹이를 찾아 헤메는 탈론페더와 브라우니들의 두둑한 주머니가 그것을 증명한다.


야동 단속도 포기했다. 단속해봤자 여러 아이들 손을 타면서 저번처럼 공짜가 되어 더 빠르게 퍼질테니...


게다가 야밤에 쓸 반찬거리라도 없으면 욕구불만이 더 터지면서, 본격적인 성추행이나 더 큰 사고가 잦아들것이다.


하기사... 견물생심이라고 나름대로 자기네들 취향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만든 남성 육체가 눈 앞에서 돌아다니는데다,


그 남성이 내킬때만 몇몇 바이오로이드하고만 동침하고 기껏해야 젖만튀만 해서 흥분과 설레임만 주고 동침을 안 해주거나,


아니면 눈 앞에 있음에도 말도 안 걸어주고 젖만튀조차 없이 아예 아무런 관심조차 안 주고 지나가버리고 있으니...


마치 승자가 모든걸 독식하는 대단히 불공평한 상황에서 욕구불만이 더 쌓여 집단광기로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음.... 뭐 결국 내 잘못이기는 하네... 흠흠;;;;



암튼, 나에가 가장 관심이 없어 보이면서도 일대 다수로도 철충들을 반갈죽으로 만드는 전투력 탑티어 페로이니,


오르카 내부의 적인 욕구불만의 표적이 되는 본인의 경호에는 안성맞춤이다.


자신의 주업무 외에는 다소 무책임하고 절제력이 있거나 싹싹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경호라는 본업은 확실히 잘 하니깐..


다만, 저번처럼 리리스와 짜고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오르카 최고의 천박한 년인 리리스에게 떨어트리기 위해 숙소를 새로 배정해주었다.


자매인 하치코도 전에 사고 치고 펑펑 울었고, 그 이후 알게 모르게 다른 아이들에게 눈총을 받고 있으니 더 이상 그런 사고는 치지 않겠지,



"주인님, 차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약 안탄거 맞지??"


"...................."



페로는 농담이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하면, 입을 다문 채 그 특유의 도도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해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든다.


뭐, 이것도 고양이 유전자의 특징이려나...


나는 페로가 가져온 차를 마시며, 다시 생각에 잠기었다.


이제는 플라토닉 러브니 마음의 평안이니 인류 재건이니 뭐 그런건 다 포기했다. 당분간 이성관계는 쉬고 싶다.


마침 업무 결재를 받으러 온 콘스탄챠에게도 농담삼아 이야기했다.



"내 고추는 무기한 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어머! 주인님~ 그러시면 안 되는데~~"



여전히 웃으면서 농담도 잘 받아주는 콘스탄챠였다.


진담 반 농담 반이지만, 어떻게 알아듣던지 나는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업무가 끝나고 난 후, 페로를 데리고 오르카 내부를 순회하였다.


말이 순회이지, 몸이 근질근질해서 한 산책 비슷한것이었다.


그동안 음흉한 눈빛으로 내 가랑이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던 아이들도 페로를 보고 조용히 지나갔다.


이전의 젖만튀를 한 것의 보복인양, 실수를 핑계로 내 가랑이나 엉덩이를 스치고 가는 일도 없어졌다.



"오호~ 페로양, 역시 예상대로 사령관만이 아닌, 다른 아이들까지 침묵시키는 재주가 있네~ 비결이 뭘까??"



나는 살짝 비꼬아서 칭찬을 해 보았다.



"다른 아이들을 침묵시키는 방법은... 비밀입니다..."



페로는 표정 하나 안 바꾸고 내 얼굴을 보지도 않고 대답하며, 내 도발에 응하지 않았다.


역시나 포커 페이스의 페로를 상대하는 것은 재미가 없다.


깜박했다! 하치코... 하치코를 보러 가기로 한 걸 잊었다.



"흐앙.... 주인님 죄송해요... 죄송해요..."



오랬만에 보게 된 하치코는 내 품에 안겨서 울음을 터트렸다.


나는 여전히 귀여운 하치코를 달래주고, 저녁으로 미트파이를 먹여주며 몇시간 가량 같이 시간을 보냈다.



산책을 그만두고 내 숙소 문 앞에 와서 페로를 퇴근시켰다.


샤워를 대충 하고, 침대 밑에 숨겨 둔 얇은 책들을 꺼내 보았다.


대충 추려 보다 귀여운 고양이귀 여자아이와 동침을 하는 내용의 책을 발견하였다.


그 책의 고양이귀는 페로랑 달리 애교있고 붙임성이 있으며 남자를 먼저 유혹하는 여자아이였다.



"쳇... 현실성도 없고 개연성도 없네... 멸망전에는 이런걸 돈 주고 사는 호구들이 많았나보지??"



내 현실에 있는 고양이귀 페로랑은 전혀 딴판이라 몰입이 안되어서 다시 집어 넣었다.


이제 생각이 많아지니까 그런지, 그동안 재미있게 봤던 다른 얇은 책들도 별 감흥이 없었다.



'오늘은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빨리 잠이나 자야겠다.'



사실 오르카에서는 일과 후 밤이 되면 별로 할 일이 없는건, 바이오로이드들도 마찬가지다.


낮이라면 자원 탐색이나 정찰 등을 핑계로, 여기저기 돌아 다닐 수라도 있다.


오락거리도, 복지도, 컨텐츠 문화도.., 어쩌다 구한 멸망전 유산에서 찾아내는 정도라 부실한 편이다.


어떻게 보면 '뭐?? 강아지귀에만 흥분하는 변태 사령관이 있다?!?!' 같은 몰카 야동을 보면서 지내는게 그녀들에겐 최선일지도...


자위를 하며 긴밤을 보내는 것 외에는, 마땅한 오락거리가 없는 바이오로이드들이 불쌍하계 느끼지기도 한다.


그나저나 욕구불만에 빠진 아이들이 내 성적 취향을 '강아지 수간 + 로리콘' 으로 소문을 내고 다니는 것 같다.


이제는 페로에게 다시 부관 및 경호 직위를 주었으니 이번엔 사실은 고양이성애자라고 쑥덕거리며 왜곡된 성욕을 분출하겠지.


이제 와서 아무렴 어떠나 생각이 들어서 생각하는 걸 포기하고, 대충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나저나 자타공인 자위의 여왕, 탈론페더는 참 제목을 쓸데없이 길게 짓는단말야. 멸망전 문화의 복각이라나 뭐라나...





'띠리리~'



키 카드로 문을 여는 소리가 나서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고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대략 한시가 되기 직전이었다.


비상용 키 카드는 라비아타랑 콘스탄챠 외에는 없을텐데, 무슨 큰일이 있나 싶어 걱정했다.


마침 문이 열리니 페로가 서 있었다.



"주인님 문 앞에서 몇몇 브라우니들이 서성거려서, 안전 확인을 위해 방문했습니다."


"그래서 그 브라우니들은 잡았어??"


"..................."



페로는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조금 뜸을 들이더니



"주인님의 안전 확인이 최우선인지라, 쫒지 않고 주변만 간단히 수색하였습니다.



조금 수상하지만, 말 그대로라면 상황대처를 잘 한건 맞아서 더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주인님의 안전을 위해서, 주인님과 같이 있겠습니다."



페로는 의자에 앉아서 내 숙소의 출입문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더이상 신경쓰기도 싫고 해서 다시 불을 끄고 잠을 청했다.


고양이답게 어두워도 잘 보일 것이고, 아마 유전자의 힘을 못 이기고 얼마 안가 야밤의 경호 놀이도 실증을 낼 것이다.



십분 즈음 지났나, 슬슬 잠이 들려는 와중에 뭔가 부드러운 것이 이불 안으로 파고들어왔다.


눈을 살짝 떠보니 페로가 등을 돌리고 내 옆에 누워있었다.



'그럼 그렇지, 고양이 유전자가 어디로 가나~'



나는 한숨을 쉬며, 이불을 좀 더 넉넉하게 덮어주고 다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