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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의 동물농장 - 12화








"페로양,  앞으로 야간 경호 놀이를 계속 하고 싶으면, 최소 저녁 10시 전에는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






오늘도 내 숙소 앞에서 페로를 퇴근시키면서,




새벽에 자꾸 잠을 설치게 만드는 이년이 얄미워서 살짝 비꼬아서 부탁을 해 보았다.




물론 여전히 자기는 아무 잘못 없다는 도도한 표정으로 눈을 살짝 깜박이며 아무 말 없이 빤히 바라보았다.




사령관의 권위를 이용헤 정식 명령으로 내릴까 살짝 고민하다가...




어설프게 명령을 내리면, 헛점을 찾아 핑계를 대며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일 게 뻔해서 그만두었다.




멸망전 인류의 친구였던 멍멍이들도, 똑똑하지만 훈련이 잘 안된 개채들은 그렇게 주인 속을 썩였다던데,




하물며 원래 천성이 주인 말 안듣는 고양이 유전자를 가진 고지능의 바이오로이드라면 더할 것이다.




지금도 내 속은 이미 까맣게 타들어가는데... 아니, 더 이상 탈것도 남아있지 않다.






"파앙~"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페로의 몸을 반대편으로 돌리고,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




옆으로 흘겨보는 페로를 무시하고, 재빨리 숙소문을 열고 들어갔다.




오르카에서 내가 행한 두번째 폭력이다. 그나마 속이 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말 안듣는 미친년... 아니 동물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나는 문 밖에 페로가 반드시 들으라는 식으로 혼잣말을 했다.




더럽고 천박한 마녀같은 리리스가 강불로 내 속을 싹 다 태우고 못 움직이게 밧줄로 꽁꽁 묶으려 한다면, 




그년의 동생 페로는 약불로 서서히 돌려가며 나를 계속 살살 구워 내면서 항복을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다.






'독약에다 물을 타 봤자 결국 좀 약할 뿐, 몸에 해로운 독약인건 마찬가지...'




'결국 그 언니에 그 동생이구만... 쯥...'










그날 밤, 잠자리에 든 나는 페로의 짜증나고 답답하게 만드는 행동들이 자꾸 떠울라서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 무슨 관심종자도 아니고, 도대체 왜 고양이는 꼭 그지랄을 해야 성격상 직성이 풀리는건지...




고양이의 이해 안되는 행동에 답을 찾고 싶어서 다시 그 두꺼운 책을 집어 들었다.






대충 넘기며 읽는데 죄다 변태같은 글쓴이의 고양이 찬양 일색이었고, 내가 찾는 답은 찾을 수가 없었다.




다만, 페로가 내었던 코골이 같았던 '고로롱~' 소리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 있었다.






'골골송?? 퍼링???? 고양이가 기분이 좋을때 내는 소리라고??'






나는 대강이라도 그 책을 조금 더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 책을 덮고 옆에 대충 던져 놓은 다음에 다시 누워서 곰곰히 생각에 잠기었다.






'그동안의 페로의 관심종자같은 이상행동은 일종의 고양이 특유의 애정표현이려나...'






페로의 행동을 앞으로 좋게 좋게 생각을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막상 또 겪으면 짜증이 몰려올 것 같아서 생각을 접고 힘들게 잠을 청했다.








'띠리리~'






결국 또 페로는 내 말을 안 듣고, 그동안 한짓을 그대로 반복하며 잠을 깨웠다.




습관의 노예인 고양이답게 아마 지금 새벽 1시가 안 된 시간일거고,




또 주인님을 지키기 위해 어쩌고 저쩌고 핑계를 대고 지키는 척 하다가 이불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나는 이 요오~망한 관심종자한테 아는 척도 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실눈을 뜨고 자는 척을 했다.






페로는 자신에게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고 자는 척을 하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결국 내 예상대로 또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내게 등을 지고 누웠다.






"이제는 경호 놀이도 생략하는거야?"




"....................."






페로를 놀래키려고 말을 걸어보았지만, 다 알고 있었다는듯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처음 보았을때는 놀리거나 부끄러운 행동을 내게 들키면 비록 잠깐이지만 깜짝 놀라고 당황했는데,




이제는 사령관인 나를 대놓고 무시하는건지... 아니면 내가 그만큼 익숙해져서 만만해진건지...




직위해제 이후 다시 부관 겸 사령관 경호로 임명한 이후로는




점점 매일 매일 한장 한장 단단한 철판을 겹처가며 엄청난 철면피가 되고있다.




내일도 책상에서 자다 깨도 예전처럼 당황하며 변명하는 일 없이 뻔뻔하게 돌아다니겠지.




나는 내일 또 페로에게 괴롭힘을 당할 체력을 충전하기 위해 다시 잠을 청했다.








잠이 살살 몰려오는 와중에 페로의 꼬리가 내 몸을 간지럽혀서 다시 잠이 깼다.




그걸로도 부족해서 엉덩이로 내 몸을 자꾸 밀고 있다.




페로의 관심종자 행동에 다시 짜증이 몰려왔고, 내일 아침의 짜증 걱정은 사치였다는걸 깨달았다.






'혹시 그 때 식당에서 하치코를 무릎에 앉히고 미트파이를 먹이며 대놓고 도발한 것에 대한 복수일까?'




'아니면 자기 언니 리리스를 대신해 멸망전 인류처럼 가족을 위한 복수... 뭐 이런건가??'




'다시 부관으로 임명되기 전에 천박한 리리스년한테 또 날 괴롭히라는 명령이라도 들었던걸까???'




'하치코도 나의 관심을 항상 갈구했지만, 이렇게 고구마를 억지로 먹이며 힘들게 만들지는 않았는데...'






자매라면서 성격은 이렇게 극과 극이 될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잠기며, 하치코를 잠깐 그리워했다.




동생 하치코보다 못한 페로의 행동에 괘씸하기도 하고 울컥해서,




나도 오늘 밤 이 관심종자년을 똑같이 괴롭혀서 잠을 재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 요오~망한 관심종자년! 오늘 밤 같이 죽자 이년아!!!!"




".........................."






나는 자꾸 내게 들이미는 페로의 엉덩이를 마구 주무르고 때렸다.




페로는 당황은 커녕 비명소리나 신음소리도 전혀 내지 않고 여전히 가만히 있었다.




이번에는 공격 포인트를 바꿔서 젖가슴을 마구 주물렀다.




페로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젖가슴을 주무르는 내 손목을 낚아채서 자신의 엉덩이로 옮겼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도발을 다시 받아치는 어이없는 이년의 행동에 나는 잠시 멈칫했고,




페로의 엉덩이를 살살 주물러보기 시작했다.






'고로롱~~ 고로롱~~ 고로롱~~ 고로롱~~ 고로롱~~'






책에 본 내용이 맞다면 지금 이 요오~망한 년은 기분이 아주 좋다는 소리다.




내 나름대로의 최선의 공격은, 이 요망한 관심종자년 기분만 좋게 해주는 마사지를 해준 셈이 되었다.




어쩌면 오르카에서 눈치도 전혀 안 보고 제일 팔자 좋은 년이 요년이 아닐까 싶다.




어이가 없어서 페로의 엉덩이를 그만 주무르고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페로가 또 내 손목을 잡고 자신의 엉덩이에 다시 가져다 댔다.






"에휴... 내가 오늘도 또 졌다. 이 요오~망한 년..."




"......................."






다행히 페로의 엉덩이는 탱글탱글하고 부드러워 만지는 촉감이 좋아 꼬리털처럼 중독성이 있었다.




혹시 고양이 유전자를 결함때문에 섞었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고,




이런 보들보들한 중독성을 찾는 소비자의 기호를 맞춰주기 위한게 아니었나 싶다.




내 입장에서 페로라는 바이오로이드는 이 부드러운 촉감 외에는 장점이 보이지 않으니...






"냐아아아아오옹~~~"






페로는 가만히 누운채 잠꼬대같은 나지막하고 긴 고양이 신음소리를 냈다.




평소에 자존심이 세서 장난삼아 야옹 한번 해달라고 하면 눈을 흘겨보며 변태를 보듯이 정색하더니만,




언제부턴가 매일 색다른 어이의 가출을 보여주고 있는 이년을 보고 있자니 탄식이 절로 나왔다.






'나름 만족한 것 같으니 이년도 이제 귀찮게 안 하겠지.'






페로의 엉덩이를 주무르는 것을 그만두고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엉덩이 부근의 축축함을 느끼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페로가 평소 침으로 함장실 책상 위에 호수를 만들고 도망가듯이.




이번에선 내 숙소 침대 위에도 뭔가의 액체로 호수를 만들고 도망을 갔다.






"이게 뭐지??? 또 이년이 침흘리고 도망갔나???"






냄새를 맡아보니 미미하게 시큼하면서 설명하기 힘든 냄새가 났고,




액체가 뭉쳐있는 곳을 손으로 살살 찍어 만져보니 아주 살짝 찐득거렸다.






"설마 이거.... 그... 그건가???"






주변을 더 둘러보니 더이상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동일한 냄새의 액체로 치덕치덕해진 페로의 팬티가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입고 있던 팬티는... 사라져 있었다.




애액으로 치덕치덕해진, 여자로써는 매우 부끄러운 자기 팬티는 버리고 가면서




상관이 입고 있는 남성 팬티를 벗겨 훔쳐 입고 가다니...




오늘도 신박하고 골때리는 논리와 행동을 보여준 페로의 행동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 이거 자기가 흘린 침 닦은 손수건마냥, 나보고 빨아서 널어놓으라고 하는걸까?




아니면 나보고 이걸로 반찬삼아 자위나 하라는 거려나???






"진짜 요망한 년이네..."






아침부터 이러니 함장실에 출근하면 또 무슨일이 벌어질까 걱정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 13화 계속








PS - 분량조절 실패로 이번에 나옹 야스가 다음으로 미뤄짐...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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