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문학]윾동의 문학 모음집 링크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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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학교 다녀올게~"


"어머니 저도 시티가드 면접 좀 보고 알바하러 다녀올게요."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의 넓은 밀밭이 있는 나지막한 저택

작다면 작지만 그럼에도 어느것 하나 부족한게 없어 보이는 장소였다.


그런 곳의 현관에는 꽤 어려보이는 양갈래로 땋은 머리를

하고 있는 중학생 소녀와 젊은 청년이 문을 나서며 파란 경찰제복을 입고 뻣뻣한 표정으로

서로서로에게 안부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에이.. 레안 오빠 너무 표정 굳었다니까? 면접보는데 또 엄마 걱정하는거 보고싶어? 좀 웃어"


"아니.. 그래도 시아야..."



뒷통수를 긁는 청년은 헤픈 웃음을 짓고 그 여동생을 바라보며 헤헤 거리고만 있었고

소녀는 실눈을 뜬채로 어쩔수 없다는 감성을 내비치고 있었다.



"오빠 오늘 면접보고 어디 회포풀러간다며? 술도 잘못하면서.. 뭐든지 적당히 적당히.."





소녀의 잔소리가 시작되려고 했지만 이내 말을 끊어주는 여자가 한명 있었다.





"후후.. 그래도 다들 잘 다녀와요? 엄마는 걱정 안해요...."



어느새 다가온건지 그들의 어머니로 불리는 듯한 여인의 그 회색눈동자 안에는 푸근한 인자함만 가득하였다.

그리고 그들을 꼬옥 안으면서 말을 잇고 있었다. 다만 다소 특이한 점이라면 머리양옆에 붙어있는

원뿔형 전기 장치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여인들과 다를바가 없단 점이었다.



"우리 아들이랑.. 딸이 있어서 엄마는 너무 좋아요..? 그냥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알았죠..?"


"아이참.. 엄마두.. 쑥스럽단 말이야.."


"너무 걱정마세요.. 저 이번엔 꼭 붙고 올게요!"



마주 안아오는 아이들을 보며 계단에서 걸어 내려오는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는 건성건성 손을 휘저으며 태블릿pc를 보고 있었다.

눈이 나쁜편인지 안경을 다시 고쳐쓰며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창가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멀리 안간다 잘하고 와라~"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다소 무심하듯 던지는 말에도 이게 일상인건지 활기차게 말하며 나서는 아이들

밖에는 이미 무인용 통학차량이 대기하고 있었고 탑승함과 동시에 꽤 빠른 속도로 이내 멀어져 가고 있었다.


집안에는 달력이 하나 걸려있었고 거기에는 누군가의 면접일과 학교수련회 일정이 밑줄쳐져 있었다.




"자.. 그럼.. 오늘부터는 우리둘만의 시간.. 이네..? 레이시..?"


"그러.. 네요..?"



무엇이 그리 부끄러운지 수줍게 얼굴을 붉히는 밀밭의 여인은 뭐가 그리도 좋은건지

땋여있는 머리만 매만지고 있었다.



"그으럼.. 나도 일은 연차 냈고.. 우리 공주님도 이 기사를 위해 시간을 내주시겠습니까..?


"네에.. 그럼.. 기사님..? 오늘의 에스코트를.. 부탁드려요..?"



살풋 웃으며 장난스럽게 응대하는 노란머리의 여인은 노을이 져가는 밀밭 같은 머리를 늘어뜨리며

붉어진 얼굴로 자신의 기사님을 바라보며 일상복인 회색 드레스를 양손을 다소곳하게 잡곤


일종의 공주님 예법을 취하고 남자에게 미소짓고 있었다.

그 웃음은 자신을 찾아와준 기사님을 위해서 웃어주고 있었다.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무엇이든..?"


 

...



...



...



"자 , 이거 선물"


"어머..."



두 부부는 나름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었던지 차에 챙겨 오는 물건들은 하나같이 쇼핑몰을 들른것 같은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다. 그 물건들은 근래에 흥행하고 있다는 


'폭풍을 부르는 미니 컴패니언의 습격!' 이라는 두장의 자동차관람표와 고급 레스토랑 예약권 두장이었다.

이미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자동차관람이었지만 그에 따른 로망은 여전히 있는건 어쩔수 없어보였다.



"정말 , 기뻐요.."



24개의 노란색의 장미를 선물하는 남자는 이내 멋쩍게 웃으며 말을 다시 건네고 있었다.



"나는 이런건 잘몰라 레이시.. 그냥.. 우리 오늘 결혼 기념일이라서 말이야..

언제나.. 고마워..? 널 생각해서 사왔어 맘에 들으면 좋겠어.."


"후후.. 너무.. 좋아요.."



유전자조작을 가한것일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붉은 장미를 선물하지 않은 자신의 기사님을

보고 여인은 그저 꽃향을 맡고 웃고만 있었다.




'이렇게.. 행복할수도.. 있군요...'



그저 은은한 장미향을 맡으며 생각에 잠겼다.



...



...



...




여인은 그동안 너무 고통스러운 일만 겪어오고 있었다..


거짓된 기억들.. 만들어진 가족들.. 누구도 구해주지 못할거란 깨달음.. 아무도.. 누구도.. 데릴러 오지 않을

거란 절망감.. 왜 사는지 모를 수렁속에서..


자신만의 기사가 다가와 주었다.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래.. 그것이면 충분했다.





그리고는 누군가 안아 올려주는 느낌 , 자신의 초능력을 이용한 부유감이 아닌 다른이가 들어올려주는

이 느낌 , 이 감각.. 갑자기..?


"어맛..?"


"으챠~"


자신의 기사님이 그런 감상을 가지던 말던 자기 할일을 하고 있었다.



"아이고 우리 공주님이.. 잠이 들어버렸나 보네..?"


"...? 네...? 그게 무슨..."





"푸..하..."


"역시.. 공주님의 저주를 풀어주는건 왕자님의 키스 아니겠습니까..?"



뜬금없는 말을 하는 남자는 그대로 레이시의 입술에 다시 입맞춤을 하곤 그대로 현관문을 발로 밀쳐 계단으로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그들의 결혼 24주년 첫날밤은 그렇게 시작되가고 있었다.














"정말.. 저걸로 괜찮아?"



부부가 사는 밀밭의 밤 하늘에는 두 여인이 집안으로 들어가는 남녀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상당히 풍만한 몸을 자랑하는 노란머리 여인은 뭐가 그리도 맛있게 먹는지 와플을 쩝쩝대면서도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응.. 레이시가 좋으면.. 그걸로 좋아"



일종의 하얀 구속복을 입고 있는 소녀는 그걸로 괜찮다고 끄덕이고 있었다.

비록 잠겨있지 않은 옷이었지만 행동하기엔 그대로 좋은건지 나풀거리는 옷은 생각보단 깔끔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말고.. 겨우 이깟것 때문에 나한테 일주일내내 내기를 건거였어?"



투덜거리면서 그시간에 와플이나 더먹는게 낫겠단 말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걱정하는게 당연하잖아?"



가족인걸..?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쾌락이면 다라니까"



괜한 걱정이나 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 에키드나와 네오딤은 기념일 축하를 하려면

선물을 가져다 줘야 된다는 투닥거림을 하며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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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24 송이의 의미는..하루종일 당신만 떠오릅니다.


노란장미는 영원한 사랑..


반대의 의미로는 질투와.. 시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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