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지하 300m.


어둠의 도시 요미하라.


그 최심부에는 인간계와 마계를 연결하는 게이트, 통칭, "마계의 문"이 존재한다.


오늘 그 문을 통해 한 여자가 마계에서 돌아왔다.



츠바키 "......"


여자의 이름은 츠바키.


성은 이미 버렸다.


전직 대마인이다.


어둠의 세계에서는 굉장한 용병으로 알려져 있다.


후드를 깊게 뒤집어쓴 그녀의 발걸음은 무거웠고, 베일 아래의 붉은 눈은 가라앉아 있다.


한동안, 용병 일이 아닌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마계를 전전하다가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고 인간계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츠바키 "......"


요미하라 마을로 통하는 큰 동굴을 걷던 츠바키는 저쪽에서 걸어오는 기척에 불쑥 고개를 들었다.


낯익은 오크 용병 알폰스가 두 사람을 데리고 다가온다.


알폰스 "여어, 츠바키잖아. 오랜만인데."

츠바키 "알폰스인가. 한동안 저쪽에 가 있었으니까. 잘 지냈던 것 같네."


츠바키는 후드와 베일을 벗어, 오랜만에 만난 용병 동료에게 인사한다.


알폰스 "그쪽은 상당히 어두운 얼굴이군. 패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못 볼 꼴 봤나?"


외모와 달리 감정의 기미에 밝은 남자는 츠바키의 상태를 단번에 알아보고 말한다.


츠바키 "그런 참이다. 너희들도 죽지 않게 분발하라고."

알폰스 "그래야지. 승전이건 패전이건 짭짤하게 벌어와야 하는걸."


그들은 의기양양하게 마계를 향해 간다.


용병으로서 참 당당한 태도다.


츠바키 "......"


그런 그들을 부러워하면서, 츠바키는 다시 얼굴을 가리고 걷기 시작했다.


츠바키의 눈 앞에는 요미하라가 펼쳐져 있었다.


나갔을 때와 다름없는, 아니 그 이상의 활기다.


용병에 무뢰배에 깡패, 현상금 사냥꾼에 악덕상인에 노예창부, 그 외 기타등등......


어김없이 무법자들이 눈을 사로잡는 무법도시에서 제멋대로, 동시에 기묘한 연대감을 갖고 살고 있다.


떠돌아다니던 마계의 어느 곳보다 사람들의 생기가 넘쳤다.


그것을 피부로 받으며, 츠바키도 겨우 실감한다.


츠바키 (돌아왔구나......)


거리는 마침 점심 때였다.


단골 중국집 『미룡』 안에서는 간판 아가씨 친 슌타오가 중화 도시락을 팔고 있다.


슌타오 "아, 츠바키! 꽤 오랜만인데."


그 목소리에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프란시스와 나사라가 돌아본다.


프란시스 "진짜네. 오랜만인데──!! 어디 갔었어?"

나사라 "킁킁......마계의 냄새......마계에서 왔어?"

츠바키 "그래."

프란시스 "그렇구나. 괜찮으면 같이 먹는 건 어때? 마계 얘기 좀 들려줘."

츠바키 "지금, 막 돌아온 참이야. 다음에 또 보자."


츠바키는 무뚝뚝하게 떠났다.


지금은 아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다.


그리고 잠시 거리를 나오자, 그 사이 츠바키가 모르는 얼굴도 늘어났다.



프티카 "해, 행운의 아뮬렛 보고 가세요~. 부적도 효험이 있어요~."


계절에 맞지 않는 할로윈 의상으로 마법 소품을 파는 마녀는 처음 본다.



프람・람 "~~~~으."


저 다크엘프 소녀는 이 도시에 온 지 얼마 안 되었는지, 경계심을 드러내며 걷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노타우로스 일족으로 보이는 몸집이 큰 여자가 익숙한 모습으로 큰 짐을 안은 채 달리고 있었다.



리시아 "죄송합니다. 배달로 중이에요. 비켜주세요──!"

츠바키 "이 거리는 변하지 않는구나......"


츠바키는 혼잣말했다.


힘과 의지가 있는 자라면 선악에 관계없이 받아들이고 성장하고 있는 이 거리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 넘쳐나는 활기가 성가시다.


리나 "악을 베는 것이~~♪"

로라 "마계기사라면~♪"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이 마을을 상징하고 있는 듯한 마계기사가, 오늘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순찰하고 있었다.


여전히 이상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요미하라에서 노래가 들리면 조심하라』는 이미 마계에도 전해지기 시작했다.


별로 조심할 필요는 없었지만, 츠바키는 번화가의 큰길을 벗어나, 뒷골목 술집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츠바키 "......"


술이 돈다.


몸에 흐르는 피가 몹시 뜨겁다.


그와 달리 마음은 가라앉아 있었다.


인간계로 돌아온지 몇 시간.


홀로 변두리 술집에서 마시고 있다.


특별히 흐트러진 모습은 없지만, 츠바키의 눈은 조용히 자리잡고 있었다.


몹시 음침해,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점주도 츠바키가 비운 술잔에 말없이 술을 계속 따를 뿐이다.


척 봐도 언짢아 보이는 그녀에게 헌팅을 하려는 바보는 없다.


한동안 거리를 비웠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실력은 뻔하기 때문이다.


마계에서는 이렇지 않았다.


여러 남자가(때때로 여자도) 말을 걸어와, 귀찮게 굴었다.


츠바키 (그것만으로도 돌아온 보람이 있구나.)


술로 탁해진 머리로 생각한다.


물론 돌아오고 싶어서 돌아온 건 아니다.


정처없이 마계를 헤매고 다니는 것에 지쳤을 뿐.


자포자기한 기분으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낯익은 여자가 옆에 앉았다.


니샤 닌군의 야오비구니다.


야오비구니 "츠바키인가. 오랜만이군."


돌아온 것을 전하지는 않았다.


어디선가 니샤의 사람이 알아봐, 저쪽에서 찾아온 것 같다.


츠바키 "......"


츠바키는 곁눈질 하고, 인사 대신 술잔을 가볍게 들었다.


야오비구니 "그녀와 같은 것을."


비구니는 점주에게 그리 말하고, 가볍게 입만 축였다.


야오비구니 "부탁할 일이 있는데."


츠바키가 아무 대답 없이, 손가의 잔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니샤 닌군의 본거지, 도쿄 킹덤에서 학살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그녀의 두령인 니샤 가이자가 자기 세력권의 인간들을 몰살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진위를 확인하려 해도, 도쿄 킹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


현재 비구니를 비롯한 니샤 닌군의 간부 대부분은 요미하라에 와 있어, 쇼노스케로부터 가이자의 명령이라며 요미하라에서의 세력권을 사수하라고 들었다.


꼼짝 못하는 그들 대신 츠바키가 도쿄 킹덤으로 가, 다른 간부, 가능하면 가이자 본인을 만나 진상을 확인해 주었으면 한다.


그런 이야기였지만, 츠바키는 한 귀로 흘렸다.


지금은 어떤 말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말했다.


츠바키 "무리야."


이전에는 니샤 닌군의 일을 우선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그 관계는 끝났고, 츠바키는 마계에서 막 돌아온, 무엇보다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움직일 기분이 들지 않았다.


일일이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그런 상태라는 것은 전해진 것 같았다.


야오히구니 "그렇겠지. 취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도 있겠지만, 지금의 그대는 별로 그런 것 같지 않은데."

츠바키 "......"


취하고 싶어서 취한 것은 아니지만, 설교를 듣고 싶은 기분도 아니다.


츠바키는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다.


품에서 적당한 가격의 돈을 꺼내, 아무렇게나 카운터에 놓고 나간다.


비구니는 쫓아오지 않았다.


츠바키 "......"


어두컴컴한 뒷골목을 걷는다.


걸음걸이가 불안하다.


많이 취한 것 같은데, 아직도 취기가 부족하다.


츠바키 (이제부터 어떻게 하지......?)


술이 부족한 것이다. 다른 가게로 가자.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는데, 슬럼의 건달들이 앞길을 막았다.


건달

"어이, 기다려."

"찾았다, 츠바키."


건달들은 츠바키를 향해 뭔가 말하기 시작한다.


성가셔서 가만히 듣고 있을 수 없다.


어차피 츠바키에게 욕정해서 말을 걸어왔을 것이다.


츠바키 "나를 원한다면 힘으로 자빠뜨려 봐라."


정신 차리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이 녀석들 상대도 좋다.


그런 자포자기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


츠바키 "핫, 어떻게 된 거야! 고작 그 정도로 말을 걸어온 거냐!"


츠바키는 건달들을 상대로 난투극을 벌이고 있었다.


하나하나의 기량은 그럭저럭,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츠바키 한 명을 상대로 남자들 몇 명이서 겨우 호각이다.


상대편에게 츠바키를 죽일 생각은 없었고, 그녀도 맨손으로 상대하고 있었다.


요는 술에 취해 벌이는 싸움이다.


평소에는 그런 일을 하지 않지만, 지금은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해, 무의미한 주먹다짐이 기분 좋았다.


츠바키 "아하하하하하!! 뭔가 즐거워졌는걸!"


마구 움직인 탓에 취기가 돌고, 여율도 수상해졌다.


건달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

"일단 잠이라도 재울까."


츠바키 "이제야 진심으로 할 생각? 와바랏!"

??? "잠깐!"


갑자기 우렁찬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언가가 날아와 츠바키와 건달들 사이의 땅에 꽂힌다.


츠바키 "뭐야?"


그것은 목검이었다.


어째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목검은 끝에 붙어 있던 끈 같은 것으로 여자의 손아귀로 돌아갔다.



??? "여자 하나 상대로 남자들이 포위하다니. 이 거리에서는 그게 보통일지 몰라도, 눈에 들어온 이상 방치할 수 없지."


교복에 스카잔, 머리에 머리띠를 두른 여자가 거기에 있었다.


건달

"뭐야! 너는!?"

"상관없는 녀석은 빠져."


???"그럴수야 없지!"


여자는 목검을 꽉 잡는다.


아사후지 요코 "오차학원, 아사후지 요코. 또 다른 이름은 여깡 대마인."

요코 "그런 아사후지 요코가, 무슨 인과인지 영락해, 지금은 정부의 앞잡이. 웃고 싶으면 웃어도 돼."

요코 "그렇지만! 정말로 영혼까지 더러워진 건 아니야!"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결정 대사에 건달들은 당황한 듯했다.


건달

"대마인이라는데."

"그것도 귀찮은 게 나타났네."


요코 "이 여자의 적!"


건달들의 당황에도 아랑곳 않고, 여깡 대마인은 싸움에 가담해 왔다.


건달

"어, 어이 기다려!"

"우리들은──."


요코 "문답무용!"


여깡 대마인은 목검으로 퍽퍽 때려잡는다.


츠바키 (왜 대마인이......?)


갑자기 등장한 그 여자에게 츠바키가 어안이 벙벙해져 있으면, 어느새인가 여깡 대마인의 손에서 목검이 튕겨져 나갔다.


오보로 "이게 무슨 바보 같은 소동이야!?"


나타난 것은 노마드 대간부 오보로, 이 거리 최강의 암살자이다.


요코 "오, 오보로!"


여깡 대마인의 얼굴이 굳어진다.


오보로 "......"


오보로는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고 나서, 건달들에게 소리쳤다.


오보로 "너희들! 내가 없으면 징수도 제대로 못하는 거냐!"

요코 "징수? 어?"


여깡 대마인이 어리둥절했다. 츠바키도 그제야 생각났다.


츠바키 "아아......그러고보니......그런 말을 했었지......"


싸우기 전, 건달(이 아니라 오보로의 부하)들이 쌓인 외상이 어쩌고 했다.


일행은 마계에 가기 전에 깜빡 잊고 있던 그녀의 외상을 징수하러 온 것이다.


요코 "에에──!?"


여깡 대마인은 츠바키와 자신이 때려눕힌 건달들과 무서운 얼굴의 오보로함을 번갈아 보았다.


오보로 "전 대마인 용병에, 그쪽은 현역 대마인인가. 남의 영역에서 꽤 날뛰어 줬는걸."

오보로 "그렇게 기운이 넘친다면 더 좋은 상대를 준비해 주겠어."

오보로 "싫으면 외상값과 이 녀석들의 병원비를 당장 내 창관에서 벌게 해줄까. 어느 쪽이 좋을지 선택해!"

요코 "으아앗──."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은 오보로에게, 여깡 대마인은 당황하고 있었다.


츠바키 (싸울까......)


츠바키는 여전히 술에 취한 머리로, 그런 것을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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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반(여깡) 대마인이라니

사사야마가 오랜만에 스케반 형사라도 정중행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