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네 사람은 며칠에 걸쳐 성 아래 마을 주르에 도착했다.


시몬은 영주가 고용한 마녀로 둔갑해, 병사들을 마술로 조종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토지의 주민들 모두 그의 꼭두각시일지도 모른다.


네 사람 이외에는 모두 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다고 전원과 싸울 수도 없다.


어떻게 성에 잠입해 시몬을 물리치느냐가 문제였다.


그래서 우선 각각이 마을에서 정보를 모아 향후의 방침을 결정하게 되었다.


츠바키는 용병 길드에서, 요코와 아델하이트는 번화가에서, 마르델은 병사의 꿈에 직접 들어가, 마을, 영주, 시몬이 둔갑하고 있는 마녀에 대해서 조사했다.


그리고 츠바키, 요코, 아델하이트는 정보수집을 마치고 여관으로 돌아왔는데,


츠바키 "마르델은 아직인가 보군."

요코 "조만간 돌아오겠지. 꿈 속으로 잠수하는 거잖아.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아델하이트 "제 몫을 다하고 돌아오면 좋겠는데요."

요코 "거기서 놀고 있다든가, 아니면 도망칠까봐 걱정하는 거야?"

아델하이트 "어쨌든 몽괴도고, 여러 가지로 적당적당한 사람이니까요."


고지식한 아델하이트는 분방한 마르델과 맞지 않아, 아직도 의심하는 것 같았다.


요코는 일단 신용하고 있지만 도망치면 그때는 그때라고 딱 선을 그은 느낌이다.


츠바키의 생각은 또 조금 다르다.


츠바키 "괜찮을 거야. 도망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어."

츠바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몽마치고는 드물게도 조리 있는 타입인 것 같아."

아델하이트 "그렇다면 좋을 텐데요."


결국, 마르델이 돌아온 것은 약속 시간보다 훨씬 늦은 뒤였다.


시간에 정확한 것은 예고를 하고 꿈을 훔칠 때 뿐인 것 같다.


마르델 "모두 기다렸지. 늦어서 미안해요......아, 아델하이트가 또 무서운 얼굴."

아델하이트 "당연하죠. 뭐하느라 이렇게 늦은 건가요?"

마르델 "큰 마을에 온 건 오래만이고, 정보 수집과 함께 멋진 남자의 정기를 잔뜩 받아왔어."


마르델은 한 손을 통 모양으로 만들고, 위아래로 움직여 보였다.


아델하이트 "파렴치해."

마르델 "그치만 몽마인걸."


몽괴도는 전혀 기죽지 않는다.


츠바키 "중요한 정보는 얻었겠지?"

마르델 "물론. 몇몇 병사들의 꿈에 들어가 속을 떠보았는데."

마르델 "모두 사악한 주박의 마법이 새겨져 있었어."

마르델 "평상시에는 멀쩡하지만, 한 번 마술사에게 명령을 받으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광전사가 되는 셈이지."

아델하이트 "듣던 대로군요"

요코 "그러게, 위험해 보여."

츠바키 "병사들 이외는? 똑같은 주박에 걸려 있나?"

마르델 "둘, 셋 정도의 꿈을 들여다 봤는데, 평범한 사람은 괜찮은 것 같아. 거기까지 손을 쓸 필요는 없단 거겠지?"

마르델 "그쪽은 어땠어? 뭔가 재미있는 거라도 주워왔나?"


마르델이 물어, 세 사람도 정보를 공유한다.


우선 마을의 치안은 좋고, 영주의 평판도 나쁘지 않다. 아주 지내기 좋은 땅인 것 같다.


시몬이 둔갑해 있다고 여겨지는 마녀의 이름은 미레이누.


그쪽도 악평은 없다.


어느 해, 영주가 연례인 매 사냥을 하던 중, 성에서 그 아내와 딸이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


미레이누가 그 뒤에 나타나, 상심한 영주를 위로하고 그 신뢰를 얻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훗날 영주의 아내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츠바키 "수상쩍은 이야기구만."

요코 "그러니까. 영주의 아내와 딸도 시몬이 죽였겠지. 속이 메스꺼워져."

마르델 "정말 스마트하지 않네. 그건 그렇고, 시몬은 그 모습으로 영주의 밤 상대도 하고 있을까?"

아델하이트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시라도 빨리 토벌해야 합니다."

츠바키 "그건 동감이지만, 어떻게 들어강 할까. 정면으로는 안 돼."

요코 "잘못하면 저 성에 있는 모든 병사들이 버서커가 되어 공격해 오겠지?"

요코 "우리가 아사기 선생님도 아니고, 그런 건 상대할 수 없어."


요코는 속수무책이라는 몸짓을 했다.


마르델 "아델하이트는 당당히 정면으로 들이받고 싶은 거 아냐? 마계기사답게."


야유하는 듯한 마르델에게 아델하이트는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아델하이트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그럴 리 없잖아요."

아델하이트 "몰래 숨어들어가, 몰래 쓰러뜨리면 그게 최고예요."

마르델 "어머, 의외로 생각이 유연하네."

아델하이트 "이렇게 보여도 저에게는 유연의 극에 달한 친구가 있으니까요."

요코 "좋네, 유연의 극. 우리도 그걸로 가자. 뭔가 좋게좋게 침입할 방법이 없을까?"


그렇다고 해서 당장 좋은 방안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네 사람 모두 잠시 생각에 잠기고, 이어서 츠바키가 문득 생각난 것을 말했다.


츠바키, "마르델, 몽마의 힘으로 병사들을 재울 순 없어?"

요코 "오, 좋은데. 병사가 모두 잠들면 그야 침입도 쉽겠지."

마르델 "잠깐. 저 성에 있는 병사 모두를?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리야."

츠바키 "그렇겠지. 잠깐 생각 나서 한 말이야."

마르델 "이래서 문외한은."

마르델 "하기야 '잠의 풀'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마계 함수초를 저 성에 잔뜩 자라게 하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마르델은 비꼬는 투로 말했다.


갑자기 무리한 말을 들어, 보복으로 절대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되는 것을 말한 모양이지만,


요코 "뭐야, 그거면 돼? 그럼 내가 할게."

마르델 "뭐? 할 수 있어?"

요코 "성을 함수초 투성이로 만드는 거지? 나는 식물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목둔의 대마인이거든."

츠바키 "괜찮겠어? 상당히 큰 힘을 쓰게 될 거야."

요코 "맡겨둬.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는 아니지만, 뭐 분발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담담하게 말하는 요코에게 이번에는 마르델이 속수무책이라는 몸짓을 했다.


마르델 "이러니 대마인은."

아델하이트 "그러니까요."




작전은 밤으로 정해졌다.


당연히 밤에 더 마르델의 수면 마법이 시전하기 쉬운 탓이다.


한편, 그 전에 마계 함수초를 자라게 해야 하는 역할인 요코는 투덜거렸다.


요코 "밤에는 식물의 활동이 얌전해지는데. 뭐, 어쩔 수 없나."

마르델 "마계의 함수초는 달라. 낮에 잠들고, 밤에 깨어나. 그렇지 않으면 음마의 힘을 강하게 만들 수 없는걸."


그렇게 준비한 것이, 잎 한 장이 인간만한 크기의 괴물 같은 마계 함수초다.


요코는 성벽 근처, 눈에 띄지 않는 땅에 그것을 단단히 심고 인법을 사용. 순식간에 성 전체가 마계 함수초로 덮여 간다.


당연히 성 안은 난리가 나겠지만, 소란을 피워도 소용 없다.


요코 "어, 어떠냐......!"


인법을 과하게 상요해 휘청거리는 요코를 츠바키가 지탱했다.


츠바키 "괜찮아? 힘을 많이 쓴 것 같은데."

요코 "걱정하지 마. 이렇게나 잔뜩 자랐는걸."

요코 "그 대가로, 이번에는 이쪽이 녀석들의 힘을 받아서 회복할 거야."


요코는 마계 함수초에게 성장할 계기를 주었을 뿐이다.


이 정도로 자라난 것은 마계 함수초 자신의 힘이다.


이제는 이 산더미 같은 마계 함수초의 생명 에너지로 피로를 풀면 된다.


그야말로 자급자족, 목둔의 대마인이 아닐 수 없다.


마르델 "......"


그런 요코의 능력에 마르델은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마계 함수초로 뒤덮인 성을 기가 막힌 듯 올려다보고 있다.


마르델 "설마 정말로 가능할 줄이야. 그럼 나도 내가 말한 대로 모두를 잠들게 해야 하나."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 걸 그랬어」라는 얼굴로 성을 향해 손을 내민다.


마르델 "자, 너희들 모두. 내가 꿈의 세계로 초대해 줄게. 안녕히 주무세요."


마르델이 성을 향해, 대대적인 수면 마법을 걸었다.


요코 때와 달리 언뜻 봐서는 아무 변화 없었지만, 함수초 소동으로 시끄러웠던 성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마르델 "후우......좋아.이 성에 있는 자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잠에 빠졌어."


마르델은 거기까지 말하고 풀썩 쓰러질 뻔했다.


이쪽도 힘을 너무 많이 썼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델하이트가 마르델을 거들어주었다.


아델하이트 "괜찮나요? 멋진 마법이었어요."

마르델 "어머, 고마워. 네가 나를 거들어 줄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아델하이트 "지금은 동료니까요."


이렇게 해서 네 사람은 성 안으로 침입했다.


성의 주민은 모두 잠들어 있었다.


성문과 안뜰에 있는 병사들은 물론이고 성 안, 심지어 문관과 하인들도 모두 깊은 잠에 빠져 있다.


타깃도 잠들어 있으면 최고지만, 거기까지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


츠바키 "이제 시몬을 찾아내고 쓰러뜨리기만 하면 되겠네."

요코 "뭐, 성 어딘가에 있겠지."

아델하이트 "이 정도로 요란한 짓을 했으니, 당연히 침입자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을 겁니다. 경계하며 나아가죠."

요코 "『내 성에 들어온 자는 누구냐?』 라는 느낌으로 저쪽에서 와준다면 정말 고맙겠지만."

마르델 "그럼 좋겠네. 찾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라는 등 이야기하면서 성 내부를 탐색하려 들면, 적의 기척이 다가온다.


물론 시몬은 아니다.


도깨비불에 얼음 귀신(鬼氷) 그리고 사령.


동물이나 인간의 영혼이 언데드화된 몬스터들이다.


더 이상 잠을 잘 필요가 없는 무리들이기도 하다.


네 사람 모두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깜박 잊고 있었다는 얼굴이 되었다.


요코 "아차. 이렇게 나오나."

마르델 "내 탓 아니야."

츠바키 "알고 있어. 주민들을 모두 재워도 이런 적들은 있었겠지."

아델하이트 "이걸로 적이 우리를 눈치챘다는 게 확실해졌네요."

츠바키 "요코, 마르델, 너희들은 물러나."

츠바키 "여기는 나와 아델하이트가 돌파한다. 괜찮지?"

아델하이트 "그럼요."


츠바키은 피의 단도를 만들었고, 아델하이트도 장검을 뽑았다.


***


잠들지 않는 몬스터들과의 싸움.


그 정면에 서는 건 츠바키와 아델하이트 뿐이지만, 문제 없었다.


요코 "이야~~~~! 둘 다 엄청난데!"


제대로 된 검술을 동경하고는 있지만, 무심코 힘에 맡기는 막누가내 검술이 되어 버리는 요코는 저도 모르게 박수치고 싶은 기분으로 구경하고 있었다.


요코 "둘 다 굉장하다. 그렇지, 마르델? ......어?"


옆에 있었을 마르델에게 말을 건네자, 어느새 그 모습이 사라져 있었다.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사이에, 츠바키와 아델하이트가 적을 전멸시키고, 요코에게 돌아왔다.


츠바키 "왜 그래?"

요코 "마르델이 사라졌어. 조금 전까지 옆에 있었는데."

아델하이트 "정말이지 그 사람은......"


아델하이트는 한숨을 내쉬며 잠든 병사들을 향해 말을 걸었다.


아델하이트 "마르델, 그런 데서 간식 먹지 말고 얼른 나와요."


그러자 병사들의 몸이 순식간에 바짝 말라 버리고, 마르델이 그 근처의 공간에서 펑하고 나왔다.


츠바키와 아델하이트가 싸우는 동안, 자신은 잠든 병사의 꿈에 빠져들어 그 정기를 짜내고 있었던 것이다.


마르델 "잘 먹었어. 꽤 맛있더라. 이런 곳에서 자고 있던 게 불운이었겠지만."

요코 "자기가 잠들게 해놓고.."

츠바키 "아델하이트, 용케 눈치챘네."


두 사람이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아델하이트는 이미 포기했다는 표정이다.


아델하이트 "저 사람의 행동 패턴은 대충 알겠으니까요."

마르델 "나는 이제 배부른데, 요코는 괜찮아?"

마르델 "내가 저들에게서 빼앗은 정기를 나누어 줄까?"


호의의 표시 같은 야유에 요코는 이리 답했다.


요코 "수상쩍으니까 됐어."

요코 "이 성은 마계 함수초의 생기가 넘쳐 흐르고 있으니, 잠깐 쉬면 충전 완료야."

마르델 "즉 너는 자급자족을 좋아한다는 거구나. 우후후."

요코 "의미심장하게 말하지 말라고."


요코는 조금 부끄러운 듯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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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이제껏 알마인에서 

대놓고 몽마짓 하는 묘사는 마르델이 처음인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