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이 전송 게이트에서 나오자, 그곳은 숲 속에 세워져 있는 기묘한 저택 앞이었다.


로라 "음......? 왠지 이상한 분위기입니다만, 여기는 대체......?"


그렇게 말하고 로라가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살핀다.


그것은 언뜻 보면 그냥 커다란 저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장소는, 분명히 뭔가 이상했다.


로라 (너무 조용......하다고 할까요?)


그렇게 로라가 생각한다.


사람의 모습이 없다......라는 수준이 아니다.


저택을 둘러싼 숲에서도 벌레나 동물, 즉 생물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이 저택만 통상의 세계로부터 분리된──그런 인상이었다.


노집사 "예, 로라 님, 여기는──."


하고 당황하는 로라에게 노집사가 말을 건다.


그때였다.



??? "침입자인가요? 먹어도 돼?"

로라 "!!?"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던 공간에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것은 사랑스러운 메이드복을 입은 작은 여자아이.


그녀의 몸에서 거대한 그림자의 주먹이 출현해, 유연하게 서 있는 카리야를 덮친다.


콰직!!


로라 "카, 카리야 씨!?"


로라가 놀란 목소리를 냈다.


카리야는 강대한 나가족의 우두머리이며, 노마드 수령 에드윈 블랙과 동격이라고도 불리는 강자.


그런 카리야를 여자아이는 단 일격에 때려눕힌──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여자애 "어라? 이 사람, 딱딱해서 씹기 힘들어."

스네이크 레이디 "......나참, 당돌하네. 여기 주인은 어떻게 훈육을 하고 있는 걸까?"


거대한 그림자의 주먹을 밀어내며, 카리야가 차갑게 미소지었다.


그 정도의 일격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데미지는 거의 없다.


여자아이 "아줌마, 강하네. 먹어도 돼?"

스네이크 레이디 "우후후. 먹는 것은 언제나 내 쪽이야, 귀여운 아가씨♪"

노집사 "아앗! 안 됩니다 카리야 님! 로라 님, 저 두 사람을 막읍시다!"

로라 "네!? 그, 그럼, 열심히 하겠습니다만, 제게는 짐이 무거운 것 같은──."


황급히 노집사와 로라가 비집고 들어가려 한다.


하지만 그때, 무거운 울림과 함께 저택의 현관문이 열리고,



집사 청년 "뭐하는 거야 미스 마린!? 그분들은 손님이야!"

여자아이 "후에─?"


집사 차림의 청년의 목소리에 여자아이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몇 분 뒤.


로라 "에엣!? 그럼 여기가, 수령님 댁인가요!?"

노집사 "네, 아까 전 『두 분의 여행에도 관계가 있다』라고 말씀드린 것은 그 때문입니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로라에게 노집사가 잔잔하게 설명한다.


사실 이곳은, 노마드 수령인 흡혈귀 에드윈 블랙의 저택.


키이 "게오르기오스 님은 제 집사 일의 스승이시거든요."

키이 "그래서 블랙 님께도 허락을 받고 이 저택으로 통하는 『열쇠』를 건네드렸었습니다."


집사 차림의 청년──키이가 상냥하게 웃으며 로라에게 말한다.


키이는 음마족 대간부 이슈타르를 누나로 둔, 신격의 인큐버스다.


성격은 예의바르고 온화......하지만, 약간 염세적인 면이 있어, 현재는 음마족으로부터 떨어져 블랙의 저택의 집사를 맡고 있다.


노집사 "그런데, 놀랐습니다."

노집사 "이공간의 저택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가씨가 지키고 있었다니."

미스마린 "란란라라~♪ 손님의 바지가 빨갛게 빨갛게~♪"


라고, 가락이 맞지 않는 노래를 부르면서, 빗자루를 손에 든 메이드 소녀가 바쁘게 일하고 있다.


그러나 와장창 가구를 넘어뜨리거나 부수기만 할 뿐, 청소가 진행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이름은 미스 마린.


인간도 마족도 아닌, 블랙이 소환한 이계의 악마다.


스네이크 레이디 "저 애, 상당한 힘을 가진 괴물이더라. 나도 순간 납작해질 뻔 했어."


태평하게 청소를 계속하는 미스 마린을 카리야가 기이하게 빛나는 눈으로 본다.


나가의 족장 카리야와 막상막하로 싸울 정도의 마력을 지녔으며, 또 이 저택 자체가 미스 마린의 마력으로 마계와 인간계 사이의 이공간에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키이 "죄, 죄송합니다 카리야 님! 그녀가 봤을 때는 여러분이 침입자로 보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키가 "그 이전의 문제로, 여러가지로 이상한 애라......제 말도 거의 듣지 않고요."

스네이크 레이디 "후후, 그렇겠지♪ 이 정도 클래스의 악마가 쉽게 말을 들을 리 없는걸. 저걸 길들인 그 남자가 이상한 거야."

미스 마린 "호에? 키이 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미스 마린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 모습은 매우 귀엽지만, 그 금색으로 빛나는 눈동자는 어딘가 허무하고, 비인간적이었다.


키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너는 청소나 해 미스 마린. ──그래서, 여러분들 말입니다."

키이 "의문의 습격자들에게 쫓겨서, 어쩔 수 없이 이저택관으로 피신했다──그런 사정이군요."


키이가 이야기를 정리하고 세 사람을 본다.


노집사 "네. 오래 머물지는 않을 테니, 조금만 쉬게 해 주시겠어요?"

키이 "물론, 환영합니다! 게오르기오스 님은 제 은인이시고, 또 카리야 님은 블랙 님의 친우 분."

키이 "로라 님도 노마드의 일원이니 거절할 이유는 없습니다. 원하는 만큼 머무르세요."

스네이크 레이디 "그렇네. 그럼 블랙이 돌아올 때까지 신세를 질까? 그 미남의 얼굴도 한동안 못 봤고."

로라 "앗! 그러고 보니, 이쪽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수령님께 직접 심부름 하러 온 물건을 건네드릴 수 있겠네요!"


로라가 문득 알아차린 듯 말했다.


로라 일행은 처음부터 홍혈경에게서 블랙에게로 배달하는 심부름을 하는 도중이었다.


이 저택에 블랙이 돌아온다면, 일부러 요미하라행을 서두를 필요도 없다.


키이 "아니, 그건 어떨까요......? 블랙 님은 변덕스러워서, 언제 돌아오실지 저도 모릅니다."

키이 "실제로 지금도, 1달 쯤 전에 훌쩍 나가셨고."

로라 "아, 그럼, 역시 요미하라의 본부에 전달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키이 "그래요. 요미하라라면, 미스 마린의 마술로 근처까지 바래다 드릴 수 있을 테니......어?"


갑자기 키이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그 시선 끝에는, 이계의 악마 미스 마린이 괴로운 듯 몸을 웅크리고 신음하고 있었다.


미스마린 "므으─? 뭔가, 배가 따끔따끔해......"

키이 "미스 마린, 갑자기 왜──."


그렇게 말하며 키이가 다가오려고 할 때.


고고고고고고고고!!!


로라들 "!!!?"


굉음과 함께 일동의 시야가 흔들렸다.


블랙의 저택──아니, 저택을 포함한 공간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리며, 주변에 무수한 전송 게이트가 출현한다.


그리고──.


자객들 "──────"

로라 "에에!? 이 사람들은!?"


전송 게이트에서 나타난 것은, 3명을 쫓고 있던 도적이나 위병들.


키이 "설마! 말도 안 돼, 이 장소가 어떻게 외부인들이......?"


악마 미스 마린의 결계는 강력해, 외부로부터의 침입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스네이크 레이디 "후훗. 그야 당연히, "평범한 외부인"들이 아니기 때문이겠지. 자, 봐봐♪"

로라 "!!? 저, 저건!!?"


로라가 경악하며 눈을 크게 뜬다.


저택에 침입해 온 자객들──그 몸이, 파직파직 기괴한 빛과 함께 변형되어,



???

"오오오오오오오!!!!"

"주인니이이이이임!!"


노집사 "!!!?"


메이드의 모습을 한 괴물들이, 놀란 일동에게 덤벼들었다.


***


키이 "큿!? 누구이 소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괴물들에게 저택을 내어줄 수는 없지!"


지체없이 키이가 전투 태세를 취한다.


키이가 소환한 마력의 검이 차례차례 괴물들의 몸을 꿰뚫는다.


키이 "좋아! 자, 미스 마린, 녀석들을 밖으로 내던져!"


라고, 괴물들을 요격한 키이가 지시하지만,


미스 마린 "안 돼요, 키이 군. 마린이 손을 떼면, 저택이 망가질 거에요."

키가 "뭐!?"


미스 마린은 괴로운 듯, 자신의 발밑에 펼쳐진 그림자에 손을 대고 있다.


그녀는 거기에서, 저택을 감싸는 공간 전체를 보호하고 있었다.


괴물들을 보내온 누군가가 공간 전체에 엄청난 공격을 가하고 있다.


미스 마린은 그것을 막기에 벅찬 상황인 것 같다.


키가 "어떻게 된 거야......? 미스 마린의 마력으로도 억누를 수 없다니......"


괴물들에게 맞서면서 키이가 전율한다.


저택에 공격을 가하고 있는 누군가는, 분명히 상급 마족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노집사 "──어쨌든, 키이 군, 조력하겠습니다!"

로라 "저도요!"

키이 "감사합니다, 게오르기오스 님, 로라 님!"


키이와 나란히 노집사와 로라도 다가오는 괴물들을 맞받아친다.


로라 "크으으으으으으윽!! 그, 그보다, 집사님, 뭔가요 이 괴물들은!"

로라 "메이드 복장도 하고! 그런데 엄청 강하고!?"


내리치는 괴물의 발톱을 밀대로 튕기며 로라가 소리친다.


노집사 "네, 조심하세요, 로라 님. 이 괴물들은......"

노집사 "아마도, 옛 시대에 존재했다는 『메이드 마술』의 산물......"

로라 "메, 메이드 마술!?"


너무나도 바보 같은 울림에 로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노집사 "네. 메이드 마술은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에 금주(禁呪)로 여겨져."

노집사 "최근에는 아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만......"


하고 노집사가 진지한 얼굴로 해설한다.


메이드 마술이란──.


마술의 기초인 4원소와는 다른 "봉사의 마음"을 행사해 발현되는 강대한 고대마술이다.


희대의 천재라고 불린 메이드 마술사 알레스터에 의해 체계화 되어, 고대에 거대한 메이드 마술 제국마저 만들어 냈다.


이 메이드 마술의 핵이 되고 있는 것은, 새롭게 발견된 마법 원소──"봉사의 마음".


주인님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메이드의 마음에는, 차원의 벽을 깰 정도로 가공할 에너지가 깃든다고 한다.


메이드 마술사는, 이 "봉사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것으로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기적을 수없이 일으켰다......


로라 "에에......?"

키이 "저, 저기, 저로서는, 게오르기오스 님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노집사 "아, 아뇨아뇨. 저도 별로 장난치는 건 아니에요. 이 비술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고."

노집사 "최근 되살아난 마술사 알레스터의 사념에 의해, 하나의 거리가 통째로 메이드화 되는, 무서운 사건이 일어났었습니다."

키가 "그, 그렇습니까......"


로라 (메이드화란 대체......??)


두 사람이 아직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짓는다.


노집사 "어쨌든, 메이드 마술은 금기로 여겨졌을 정도로 강대한 힘──."

노집사 "저 괴물들도 메이드 마술사가 '봉사의 마음'을 부여해, 평소의 몇 배나 되는 힘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키이 "뭐, 확실히 평범한 마물보다 강하다는 느낌입니다만......"


메이드 몬스터

"주인니이이이이임!!"

"주인니이이이이임!!"


약간 "으ㅡ음"하는 표정을 지으며 키이가 괴물들에게 응전한다.


로라 "앗! 그럼, 집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때, 이 괴물들을 조종하고 있는 것은?"


라고 로라가 말을 걸었을 때.


고고고고고고고!!!


일행 "!!!?"


다시 저택 전체를 뒤흔드는 듯한 진동, 땅울림과 함께 허중에 거대한 전송 게이트가 열린다.


그리고 거기서 천천히 걸어내려온 건.



리치 메이드 "......아아. 냄새가 난다, 냄새가 나. 여기에 도둑고양이의 냄새가 나."

스네이크 레이디 "어머......♪"


막강한 마력을 지닌 부패한 사용안──메이드 마술사·리치 메이드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