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우카와의 대마인으로서의 나의 마지막 임무는, 임신한 당주의 부인의 대역이 되는 것이었다.


쓸모없는 내가 단 하나, 마을의 미래를 위해 진력한 임무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컸다.


마님 대신 습격당한 나는 빈사의 중상을 입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거의 전신에 사이보그 수술을 받아 남창으로서도 쓸모없는 기계의 몸이 되어 있었다.


오보로 "레이, 네 덕분에 마님 뱃속의 아기도 무사했어."

레이 "쓸모없는 내가 마을을 위해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적인 셈이네."

레이 "덕분에 나는 이런 몸이 되었어. 이젠 쿠노이치 흉내조차 할 수 없어."

레이 "아니, 어차피 만들어진 몸. 누나와 똑같아진다면 더 사용하기 쉬워질지도."

레이 "이제는 내가 적에게 강간당해 줄게. 코우카와 오보로의 대역으로서."

오보로 "레이, 이제 그만둬."

레이지 "건드리지 마! 이런 만들어진 몸, 이런 만들어진 얼굴, 이제는 전부 질렸어!"



나는 누나의 손을 뿌리치고 상처 하나 없는 얼굴의 인조 피부를 찢었다.


드러나는 흉측한 기계의 얼굴이야말로, 괴물이 된 나에게 적합할 것이다.


레이 "누나, 나는 마을을 떠나겠어. 하지만 도망치는 건 아니야. 누나를 나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서지."

레이 "나는 반드시 힘을 얻고 돌아오겠어. 누나를 이 마을에서 구해내기 위한 힘을."


나는 코우카와 마을을 빠져나갔다.


추격자는 찾아오지 않았다.


알고 보니 누나는 나를 죽은 것으로 처리했다.


나도 코우카와 레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다른 이름을 쓰게 되었다.


나는 코우카와 마을에 복수하기 위해, 누나를 코우카와 마을에개서 해방시키기 위해, 기계의 몸으로 개조를 거듭해, 이윽고 힘을 손에 넣었다.


예전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인법.

그 인법 자체를 봉하는 힘, 봉둔의 술.


하지만 나는 마을에 복수할 수도, 누나를 마을로부터 해방시킬 수도 없었다.


마을은 사령경에게 멸망당해, 누나도 살해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마을의 유일한 생존자, 내가 대역으로 대신한 마님의 자식, 누나가 목숨 걸고 지키려 했던 아스카 님과 동행하고 있다.


이미 버린 이름, 코우카와 레이를 자처하며, 죽은 누나를 대신하듯.




아스카와 레이는 요미하라의 슬럼을 걷고 있었다.


목표는 노마드의 대간부인 오보로가 경영하고 있다는 바이다.


갑자기 찾아가 본인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우선은 지켜볼 생각이었다.


슬럼이라고 불리는 만큼 수상쩍음은 조금 전과 비할 바 아니지만, 가게가 평범하게 늘어서 있기도 하고, 나름의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아스카 "비교적 평범하게 걸을 수 있네. 깡패 같은 게 시비 걸러 다가올 줄 알았는데."

레이 "이곳을 지배하는 오보로가 잘 관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스카 "그럴지도."


그리 말하는 옆에서, 예의 깡패 같은 무리가 두 사람을 흘끗흘끗 보고 있었다.


척 봐도 슬럼의 거주자가 아닌, 게다가 평범한 여자 둘이라고 생각되는 두 사람에게 흥미를 품은 모습이다.


레이 "아스카 님, 길을 틀지요. 여기서 싸움이 벌어지면 귀찮아져요."

아스카 "대충 쓰러뜨리고 줄줄이 모여들면 귀찮겠지."


레이의 의견도 그럴듯해, 아스카는 옆길로 슬금슬금 들어갔다.


한편 슬럼의 다른 장소에서는 노마드의 대간부인 오보로가 부하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었다.


오보로와 닮은 여자를 슬럼에서 발견, 수상쩍게 여겨 미행을 했는데 놓치고 만 것이다.


오보로 "나의 영역에서 너희들의 눈을 피하다니, 보통내기가 아니구나."

인티라이미 "그런데 오보로 님과 똑같이 변장해서 나타나다니 무슨 생각일까요?"

오보로 "글쎄. 붙잡아 마무리하면 알 수 있겠지. 감시망을 넓혀라."

인티라이미 "네."

로젠 "어쩐지 귀찮아질 것 같네."


두 부하가 뿔뿔이 흩어지다.


오보로 "진짜 귀찮기 짝이 없어."


오보로는 홀로, 어둠 속을 노려보았다.


오보로 "휴르스트. 숨어있지 말고 나와."


그 어둠 속에서 남자가 나타난다. 노마드의 대간부 휴르스트다.


휴르스트 "이거 실례. 여기는 당신의 영역이니까요. 모습을 드러내기 꺼려지더라구요."

휴르스트 "헌데, 당신의 영역에 쥐새끼가 숨어 들어온 것 같군요."

휴르스트 "게다가 당신을 많이 닮은 인물이라니. 거참 누구일런지."


야유하는 듯한 그 말투에 오보로는 초조함을 숨기지 않고 대답한다.


오보로 "알까 보냐. 무슨 용무야. 빨리 말해."

휴르스트 "용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자신의 입장을 잊지 말라는, 지금은 같은 노마드 대간부로서 충고입니다."

오보로 "불필요한 참견이야. 사라져. 지금 나는 기분이 나빠."

휴르스트 "그런 것 같네요. 그럼 안녕히."




오보로 "사령경의 개 주제에."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진 휴르스트에게 오보로는 내뱉었다.




아스카 "이제 괜찮나 봐."


점점 수상한 골목으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아까의 깡패들이 쫓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레이 "저희는 잘 모르지만, 슬럼에도 이런저런 영역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스카 "뭐, 있을 법한 얘기네."


아스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무래도 너무 잘 풀리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오보로의 정체를 확인하러 요미하라에 오자마자, 그 동생 레이를 만난 것부터가 부자연스럽다.


게다가 아스카가 도와주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무장난민 상대로 약한 척을 하고 있었다.


이 레이가 오보로의 동생도 뭣도 아닌 그냥 가짜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아스카도 지금까지 몰랐던 동생을 다짜고짜 자칭하는 것도 이상하고, 아스카를 보는 눈에는 오보로와 같은 코우카와 가문의 충의가 확실히 느껴졌다.


하지만 동시에, 오보로에게는 없던 코우카와 가문에 대한 복잡한 감정, 말하자면 미움 같은 것이 때때로 어른거리는 것이다.


레이는 감추고 있는 듯하지만, 어릴 때 불과 몇 년이라고는 하지만, 차기 당주로서 코우카와 마을에 있던 아스카는 부하의 그런 감정에 민감했다.


아스카 (슬쩍 떠볼까.)


당장은 주위에 수상한 기색이 없다.


아스카는 레이의 속을 떠보기 위해, 코우카와 마을이 멸망했을 때의 화제를 꺼냈다.


아스카 "레이, 물어봐도 돼? 사령경이 마을을 덮쳤을 때, 당신은 거기 없었지."

레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레이는 유감스럽다는 듯이 말한다.

그것은 당연한 태도다.


아스카 "아니. 괜찮아. 내가 계속 신경 쓰이는 건 왜 갑자기 사령경이 습격해 왔는지야."

아스카 "오보로도 전혀 짚이는 데가 없어 보이던데. 넌 어때? 뭐 생각나는 거 없어?"

레이 "아뇨, 전혀."


그 대답에 막힘은 없다.


아스카 "그렇구나. 나도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이 너무 애매하고."

아스카 "사령경이 뭔가 잘 모를 것을 마구 떠들고 있었던 것 정도 밖에 기억하지 못했는데."

아스카 "최근 생각났어."

레이 "무엇을 말이십니까?"

아스카 "테셀락."

레이 "......!"

아스카 "놈은 그걸 찾고 있었어. 그래서 마을을 덮친 거야.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레이 "테셀락, 모르겠네요. 처음 듣는 말이에요."

아스카 "그렇구나."


거짓말이다.


레이는 테셀락을 알고 있다.


아스카의 입에서 그 이름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순간이지만 동요를 숨기지 못했다.


그런데 왜 거짓말을 해?


아스카가 더 추궁하려던 그때, 주위에 불온한 기색이 퍼졌다.


아스카 "아까의 그 깡패!? 아니야!! 저건!!"

사령 「UOOOOOOOO!!!」

아스카 "또 사령!!"


출발할 때 사령경의 부하 위스프를 만났다.


요미하라로 오라고.


아스카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며.


근처에 사령경이 있나!?


아니면 레이를 말하던 것인가!?


그렇다면 레이는......!?


사령 「UOOOOOOOO!!!」


머릿속을 의문이 맴도는 가운데, 사령의 무리는 둥실거리며 다가온다.


레이 "아스카 님!! 여기서는 싸우기에 불리합니다. 저쪽으로!"


레이가 가리킨 끝에, 확실히 싸우기에 편리해 보이는 광장, 하지만 막다른 골목이 보였다.


레이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이런 좁은 곳에서는 싸우기 어렵다.


아스카 "어쩔 수 없지! 비켜"


아스카는 방해되는 사령을 돌풍으로 날려버리고, 그 막다른 골목으로 달려갔다.


사령 「UOOOOOOOO!!!」

레이스 「──」


싸울 공간은 충분하지만 적들은 우르르 몰려온다.


게다가 사령의 무리에 더해 그것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검은 옷의 마족까지 나왔다.


우연히 마주친 것이 아니다.

분명히 매복이다.


레이 "......"


아스카는 발도하는 레이를 보며 말했다.


아스카 "뭔가 함정에 빠진 것 같지만, 덤벼라!!"


***


아스카 "레이! 잔챙이는 네게 맡길게! 나는 저 검은 놈을 상대할 거야!"

아스카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제 약한 척 하지 않아도 되니까!"

레이 "알았......습니다."


아스카는 사령과의 싸움을 레이에게 맡겼다.


저 검은 옷이 더 강할 것 같았고, 만약 레이가 적일 경우 양옆에서 공격당하면 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전황을 둘로 나눈 것이다.


레이는 아스카의 눈 밖에 난 것에 상당히 동요하고 있는 듯 하지만,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 사령들과 혼자 싸우고 있었다.


누나인 오보로처럼 인법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싸우고 있다.


레이 "크아아앗! 타아아앗!!"


하지만 그 표정은 고뇌에 차 있다.


아스카의 부하로 싸우는 것 자체에 자책하는 듯한 얼굴이다.


아스카 (무슨 생각이야? 적이야? 아군이야?)


아스카는 검은 옷과 싸우며 레이를 신경 쓸 여유가 있었다.


레이스 「──.」


온몸이 시커먼 외견은 거물 같지만, 공격이라곤 장기瘴気를 다루는 마술을 연발할 뿐이다.


그 위력도 대단치 않아, 아스카의 바람으로 막을 수 있었다.


아스카 (저 손에 든 것이 마술을 사용하기 위한 촉매인가. 그렇다면──.)


바람으로 촉매를 그 손에서 튕겨낸다.


레이스 "!!!!!!!!"


표정은 전혀 알 수 없지만, 검은 옷은 분명 동요했다.


아스카 "이걸로 끝이다!!"


참풍 일섬.


아스카는 검은 옷을 소멸시켰다.


레이 "하아, 하아, 하아, 하아......"


그 무렵 레이도 사령들을 물리쳤지만, 아스카의 얼굴을 보려 하지 않는다.


아스카 "레이, 너 대체──."


아스카가 레이의 정체에 대해 캐물려 할 때, 짝짝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무묘 "역시 코우카와 가문 최후의 당주입니다. 멋진 싸움이네요."

아스카 "!!"


아스카는 재빨리 자세를 취했다.


안경을 쓴 교복복 소년이다.

하지만 인간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 소년이 뿜어내는 사기邪気는 아스카가 기억하는 사령경의 그것과 너무나도 흡사했다.


아스카 "그 역겨운 기색! 사령경의 하수인이구나!"

무묘 "무묘(むみょう)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무묘 "코우카와 레이도 그녀를 안내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아스카 "레이! 역시 나를 속이고 있었구나!"

레이 "윽!"


레이는 고개를 숙이고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