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노스케 「좋아, 가자……그보다도, 어디로 가지?」

헤비코 「어디든 난전 상태야! 전부 찾아가는 건, 끝이 없어.」

나 「흠…….」


난전의 분위기에 휩쓸리면 적의 생각대로다. 

나는 호흡을 진정시키며, 전장이 되어버린 학교를 바라보았다.


나 「겉보기에는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적은 의도적으로 난전을 연출하고 있어.」

헤비코 「실제로 적의 수는 꽤나 소수네.」

나 「시카노스케에게 동료가 되라고 강요한 것도 그 탓이겠지.」

시카노스케 「흐엥? 알기 쉽게 설명을 해줘.」

헤비코 「당당히 침입해도, 수에 압도되니……그럼 난전이나 배신을 일으켜서.」

헤비코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모르게 하자, 라는 거지?」

나 「어. 흔해빠졌지만 효과적인 전법이지.」

시카노스케 「그렇구나……하, 하지만! 난전이나 벌이려고 반란을 일으킨 게 아니잖아? 저 자식들의 진짜 목적은 뭔데!」

나 「오, 시카노스케, 너 꽤나 날카롭네. 이 반란이 성공하려면, 방법은 하나 밖에 없어.」

시카노스케 「그, 그게 뭔데 후마!?」

나 「현 대마인의 총대장, 이가와 아사기를 치는 것.」

시카노스케 「아, 아, 아사기 교장선생님을……!?!」


아사기 선생님은, 이 오차 학원의 교장인 동시에, 대마인 조직의 총대장을 맡고 있는 최강의 대마인이다.

소수로 반란을 성공시키려 한다면, 그녀를 잡는 것이 최고의 수일 것이다.


헤비코 「아사기 선생님, 이 시간엔 교장실이시겠지. 난전으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비어버린 학교 건물을 노릴 생각이라는 거겠네.」

시카노스케 「그, 그럼 교장 선생님을 지켜야지!.」


시카노스케는 교장실 쪽을 바라본다.

정의의 대마인이라는 건 말 뿐만이 아닌 모양이다.


헤비코 「당황하지마 시카노스케. 그 분이 간단히 당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나 「어. 하지만 가이자가 주모자라면 나는 녀석을 막지 않으면 안 된다.」

헤비코 「후우마…….」


당주라던가, 가신이라던가. 

그런 것에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니다.

단지, 옛 기억 속에서, 오늘의 가이자는 평소와 조금 달랐다.


나 (가이자는 분명 뭔가를 마음 속에 품고 있었다. 분명 내게 그것에 대해 책임이 조금도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


헤비코 「후마에서 반란자가 나왔다……귀찮은 일이 되었네.」

나 「뭐, 아직 확실하지는 않아. 그래도 서두르긴 해야겠지!!!」

시카노스케 「이 난전을 뚫고 가는 거야!?」

나 「아니, 그러면 적의 계략에 빠지는 것과 같아. 건물 뒤편의 숲으로 돌자.」




시카노스케 「후마, 봐! 여기엔 반란군이 없어. 이 틈에 빨리 가자!!」



시카노스케가 가리킨 곳에는 여태까지의 난전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처럼 조용한 산길이 오후의 빛을 받아 밝게 맞이하고 있었다.


나 「아니, 이건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겠네.」

시카노스케 「에!? 왜?」

나 「다소의 병력이 배치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기척이 없는 건……헤비코?」


앞을 걷고 있던 헤비코가 문어 다리를 들며 멈춘다.


헤비코 「냄새가 나. 이건 시체 냄새야……그것도 한 둘이 아냐.」

시카노스케 「시체 냄새? 거짓말이지, 아무것도 안 나는데.」


나도 나무와 땅의 냄새가 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헤비코가 말하는 것이니 틀림 없겠지.


나 「헤비코는 알 수 있는 거야. 저 문어 다리에 붙어있는 빨판 하나하나가 고성능 센서 비슷한 일을 하거든.」

나 「우리 코로도 맡을 수 없는, 아주 미세한 냄새도 맡을 수 있어.」

시카노스케 「지, 진짜야!? 이 빨판들 전부가 코라는 건가!? 징그럽네…….」

헤비코 「야, 너무하네! 이래 보여도 소녀의 다리라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헤비코는 다리를 일부러 구불구불 움직이며 시카노스케에게 보여준다.


나 「좋아, 경계하며 앞으로 가자.」


정신을 다시 바로 잡으며 숲을 나아가지만, 묘하게도 적이 매복하고 있는 듯한 기척이 없다.


나 (헤비코의 착각인가? 그냥 동물 시체 냄새였나……)


얼마나 나아갔을까.

수풀을 지나, 조금 탁 트인 곳으로 나온다.

여기를 벗어나면 학교 건물은 바로 앞이다.


나 (후우……역시 괜한 걱정이었나.)

헤비코 「!!!.」


그 때, 앞을 걷고 있던 헤비코가 뒤로 돌아 매서운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나 「헤비코? ……읏, 이건!?.」

시카노스케 「으극…….」


그 앞에 나타난 광경은 눈을 가리고 싶을 정도로 이형이었다.

지면에 셀 수 없을 만큼의 창이 박혀 있어, 마치 창의 숲 같았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에──시체들이 걸려 있다.


시카노스케 「저, 저, 저기 저거, 우리 반의 쿠라이시야!! 사이고우지도, 선생님까지!! ……모두 죽었어……」

나 「그래……찔린 시체, 전부 학교의 대마인이야……」


대마인들이 창에 찔려 절명해 있다.

잔혹한 광경에, 나는 나도 모르게 왼쪽 눈을 찡그렸다.


헤비코 「어째서 이렇게 심한 짓을!!! 이런 걸, 도대체 누가…」

도바시 곤자 「호오, 이것 참. 누군가 했더니 본가의 도련님이시네.」

나 「곤자……!!! 역시 네 짓이냐……!!!」

곤자 「당연하지. 이 '창의 곤자'에게 걸리면, 햇병아리 대마인들 따위, 몇 명이 와도 이리 되는 거다.」

나 「큭……」



귀찮은 녀석에게 걸렸다고 생각하며, 나는 자세를 잡았다.

이 도바시 곤자는, 니샤 가이자의 집안을 대대로 섬기는 집사로 '창의 곤자'라 경외받는 대마인이다.

본래 집사는 집의 일과 가신들을 통솔하는, 이른바 두뇌파의 직책이지만. 이 곤자는 전혀 다르다.


주인이 말하는 대로, 명하는 대로 창을 휘두르며, 주저 없이 사람을 죽인다.

그게 곤자다.


헤비코 「위험한 인간인데……어떻게 할래?」

곤자 「헤에, 헤비코 아가씨도 있는 건가. 오랜만이네.」

시카노스케 「어, 어, 어이, 아는 사이야!? 그래도 어제까지 동료였던 대마인을, 어째서 이렇게……」

곤자 「뭐야? 이 꼬맹이는.」

시카노스케 「히이잇!?」

곤자 「동료도, 가족도 관계없어. 난 그저 주인의 창. 명령에 따라서 죽일 뿐이다.」


곤자는 창을 앞으로 뻗어 자세를 잡았다.


나 「그래서, 우리도 죽이라고 명령받은 건가.」

곤자 「정확히는 아니지. 『여기를 지나는 자식, 전부 죽여라』─라고.」

나 「그렇다네. 어떻게 할래 시카노스케.」

시카노스케 「나!?」

나 「나랑 헤비코는 저 녀석을 잘 알아. 같은 일족이니까. 정말로 위험한 녀석이야, 이길 확률은 거의 없어.」


곤자의 인법을 아는 자는 몇 없다고 한다. 

즉, 창만으로 충분. 인법을 쓸 필요도 없을 만큼 강하다는 것이다.


시카노스케 「하, 하, 하지만, 우리는 아사기 선생님을 구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되잖아!」

헤비코 「가이자도 막아야 하고.」

곤자 「나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묘비가 3개 늘어나는 것 뿐이니까.」

나 (작전은, 있다─.)


나는 헤비코와 시카노스케에게 눈짓을 보냈다.


나 「그럼, 여기선 뚫고 지나가겠어.」

곤자 「크큭, 재밌네.」


그 말을 신호로 헤비코, 시카노스케는 빠르게 좌우로 움직인다.

곤자의 강함은 잘 알고 있다.

정면에서 싸우는 것은 좋은 작전이 아니다. 

헤비코의 먹물로 시야를 빼앗고, 전투를 피해 뚫고 나간다는 작전이다.


하지만──.


헤비코 「!!?」

시카노스케 「어어어어어, 어떻게 된 거야!?」


둘에게 포위되어 있던 곤자가 갑자기 사라졌다.


곤자 『크큭……초보의 전술이네.』

나 「뭐!?」


목소리는 들리지만, 곤자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곤자 「대마인과의 전투는 먼저 상대의 인법을 알아야 한다고 어렸을 때 배웠지?」


목소리와 함께, 미세한 땅울림을 느끼니. 

흙먼지와 함께, 곤자가 땅 속에서 튀어나왔다.

장소는─헤비코의 바로 뒤였다!


헤비코 「말도 안돼!?」

곤자 「내 인법도 모르면서 싸움을 건게 우책이라는 거야! 받아라!!」

나 「헤비코!!」

헤비코 「흐읏...!」


하지만 민첩한 빨판 센서를 가진 헤비코였기에, 곤자의 기습 공격 바로 전 피해서, 뒤돌며 문어 다리 킥을 날린다.


헤비코 「문어 다리라고 얕보지 마!!.」


문어 다리는 그 파워도 경이로운 능력 중 하나다.

문어 다리는 90%가 근육으로 되어 있기에, 조개 껍질을 분쇄할 정도의 힘이 있다.

그런 문어 다리가 인간 사이즈로 되어 있다. 그 위력은 엄청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헤비코 「꺄아아아아앗!?」



간단하게 썰린 문어 다리가 큰 소리를 내며 지면에 떨어진다.

곤자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일섬이 헤비코의 문어 다리를 절단한 것이다.


나 (빨라……!!)


곤자는 그대로 내게 닥쳐온다.


나 (젠장, 목표는 나였나─!)


실제로, 우리 사이에서 제대로 된 전력은 헤비코 뿐이다. 

그 헤비코를 가장 먼저 처리하고, 목표였던 나를 노리는 건가.


나 (창에만 주의를 너무 쏟았어……저건 확실히 '토둔[土遁]'의 술.)

나 (땅 속에서의 기습으로 완전히 기선제압 당했어. 이쪽이 뭔가를 하기도 전에!!)

나 (하하, 그런가! 곤자의 인법을 그 누구도 모르는 이유를 알았어!)

나 (알았을 때, 그 녀석은 죽는 거야! 지금의 나처럼……!!)


한 순간, 두려울 정도로 빠르게 머리가 돈다.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여도 늦는다. 

곤자의 창이 점이 되어 내게 들이닥친다.


나 (빌어먹을!!! 이대로 죽는 건가──.)

??? 「하아압!!!.」

나 (……!)

토키코 「당주님!!」

나 「토키코!!」



직전에 나를 구한 것은, 토키코의 쿠나이였다.


곤자 「헷! 있었나? 토키코 씨.」


곤자는 토키코의 모습을 확인하고서, 바로 혀를 차고 창을 내렸다.


나 「덕분에 살았어, 토키코……」

토키코 「당주님, 기다리라고 말씀드렸는데요. 헤비코짱을 포함해서 나중에 설교에요.」

나 「아, 설교건 뭐건 다 받을게. 그러니, 여긴 맡겨도 되겠지?」

토키코 「뭘 하실 생각이신데요?」

나 「가이자를 막는다. 후마의 당주로서.」


토키코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바로 엄격한 교사의─아니, 집사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토키코 「……존명. 싸우는 것 외엔 재능 없는 니샤의 근육 바보 집사 따위, 이 토키코에게 맡겨주세요.」

곤자 「켁! 말은 잘하네! 눈병신 당주의 고지식한 집사가 말야!!」


후마 종가의 집사와, 후마 팔장, 니샤 가문의 집사가 대치한다.

그래, 토키코는 교사이면서 나의, 후마 종가의 집사다. 

내 배다른 누나이기도 하다.

사정이 있어서, 집사 가문에서 자랐지만.


토키코 「자아, 당주님, 빨리 학교로!」


곤자를 토키코에게 맡기고, 우리는 학교를 향해 서둘렀다.


나 「헤비코, 다리는 재생했어?」

헤비코 「응, 이거 봐.」


잘렸던 다리는 완전히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헤비코의 문어 다리에는 재생능력이 있어서, 잘려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또다시 자라난다.


시카노스케 「징그럽지만 대단하네…….」


시카노스케는 문어 다리가 흥미로운 듯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고 있다.


헤비코 「야, 이래보여도 아프긴 하니까 상냥하게 대해달라고!?」

나 (방금 죽을 뻔했는데, 대단하네. 이 녀석들.)


그래도, 이 녀석들의 실력은 예상보다 위라 전력이 된다.


나 「좋아, 학교로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