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꽤나 비싸 보이는 가게들뿐이구만....]
우리들은 헤비코의 안내를 좇아, 정보상이 있다고 하는 클럽 '페르소나'에 향하고 있었다.


[커다란 가게니까, 금방 알아볼 수 있을 거라구. ....앗, 저거야!]
헤비코가 가리키는 곳에는 클럽 '페르소나'라는 빨간 간판. 그리고 가게 앞에는 등빨좋은(屈強) 검은 양복의 남자가 서 있다.


[기도(用心棒)라는 녀석일까나....]

[어떻게 할래? 후우마쨩]


[어떻게든 뭐든.... 어엿한 손님인거야. 정면으로 가자구]

검은 옷의 남자에게 '마담을 만나러 왔다'고 전하자, 의외로 순조롭게 점내로 안내되었다.


(우, 우와아........)

실내에는 술과 연초, 그리고 숨막힐 듯한 여자의 냄새로 충만해 질식할 것 같다.
귀에 들어오는 것은 교성과 추잡한 웃음소리. 음란한 대화를, 끈적한 여자의 목소리가 주고받는다.


(이것이 창관인가...)
창관이라고 해도, 하룻밤 얼마로 여자를 사는 가게와는 조금 다르다.
대화와 술과, 남녀의 밀당(駆け引き)을 맛보고, 그리고 잘 구워삶으면 하룻밤 사랑을 나눌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다니는 고객에게는 단지 돈을 쌓아서 여자를 사는 것보다 훨씬 즐겁다는 것 같다. 비록 그것이 여자와 가게가 꾸며낸 꿈에 지나지 않는대도.





[어서 와요. 처음 오신 손님이시네]

[당신이, 마담...?]

얼굴을 보지 않아도 너무 충분할 만큼 '비싼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클럽의 오너 마마, 통칭 '마담'이다.


[미안하지만 어린애들은 거절하고 있는거야. 십년 지난 후에 다시 오려무나, 아가들]


[가게 이름대로 가면의 마담이라고 하는 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나는 창관의 손님이 아냐]

[그렇구나 '그쪽'의 손님인거네]


[돈이라면 있다]

[성마른 아가네. 우리는 비싸다구?]


(아무래도 문전축객은 면한 모양이구만...)
나는 조용히 가방을 책상에 올려, 입구를 벌려 속을 보인다. 아사기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맡은 군자금 뭉치가 그대로 들어있다.


(후...이런 큰돈, 가지고 다니는 것만으로 명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구.....)

그런 일은 전혀 티내지 않은 채, 나는 마담에게 '어떤가?'하고 눈으로 묻는다.


[후후... 좋아. 이리 오셔요]

마담의 입가에, 히죽하고 요염한 미소가 떠오른다.


(좋아....! 제일관문은 돌파다.....!)

마담의 본의는 가면에 숨겨져 있어서 알 수 없다. 혹시나, 내 내심도 간파당해 있는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고민한대도 어쩔 수 없어.... 어쨌든 뛰어들어보자)




길고 긴 엘리베이터를 타고, 안내된 곳은 방금 전까지의 추잡함이 거짓말 같은 깔끔한 오피스였다.


[그래서, 어떤 정보가 갖고 싶을까나]


[키류 사바토(桐生佐馬斗)라고 하는 남자를 찾고 있다]
[이 마을에 들어왔다는 정보까지는 쥐고 있지만, 지금 현재 어디에 잠복해 있는지, 구체적인 장소를 알고 싶어]


[키류 사바토... 확실히..... 노마드에 속해 있던 마과의(魔科医), 였던가?]

[역시나로군. 그래서 어떤지?]

나는 가방에서 돈뭉치를 얼마쯤 쥐고 테이블에 올린다.
시세보다 조금 얹어두었다. 협상할 시간이 아깝다고,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다.


(큭... 이만큼 돈이 있다면 이나게야의 아이스 따위는 평생분 사재기해 둘 수 있는데)


[대마인의 신인대장씨는 정말로 성급하네]

[호오......?]


[확실히, 후우마 코타로군. 이지?]

[그건 집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이름이라, 별로 애착은 없지만 말야]
 
설마 거기까지 알고 있으리라고는.


(무서운 여자지만... 정보는 신용할 수 있어 보이는군)


[키류 사바토의 거처라면 알고 있는거야. 그치만, 그 정보는 팔지 않아]

[....읏?! 이걸로도 부족한 건가? 욕심많은 여자로군.....]


[오해하지 말아줘. 돈으로는 팔지 않는다고 말하는거야]

[돈이 아니라고....? 그럼, 대체 뭐가....?]


[후후후♪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그렇게 염려하지 말아줘.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는거야]

마담의 가게를 나와, 한시간 정도.

도쿄킹덤 항만지구.
이곳은 도쿄킹덤 중에서도 위험한 지구 중 하나다.
무법지대로 보이는 도쿄킹덤이지만, 각각의 지역을 하나 또는 2~3개의 어둠의 조직이 지배하여, 그 나름대로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항만지구는 예외.
도쿄킹덤에 흘러들어오는 모든 물자의 관문이 되고 있기 떄문에, 각 조직의 이익이 충돌, 분규가 끊이지 않는 위험한 지구가 되어 있는 것이다.
무법 중의 무법, 악도 두려워하는 진정한 무법지대. 하필 그런 장소에 마담으로부터의 의뢰물은 있었다.






[겨, 겨, 겨우 여기까지 왔구나.....]

[실전은 지금부터야. 긴장을 늦추지 말아줘. 아무튼 초위험 갱단의 아지트이니까는]


[우에에... 갱은 이미 충분하다구.....]


[너희들 조용해라]

눈 앞에 솟아있는 것은 항만을 근거지로 하는 갱단의 아지트.
배회하는 무법자들의 눈을 빠져나가, 신중하게 나아가 여기까지 온 것이다.


[아무리 봐도 폐허라구....? 이런 데에 갱 따위 있겠냐고!?]

[폐허가 된 공장터 지하를 근거지로 하고 있는거야. 가급적이면 온건하게 잠입해서 데이터를 받을 따름이다]


[조금 어려운 임무가 될 것 같네]

[그렇네]


[항만의 갱단으로부터, 데이터를 탈취해 줬으면 하는거야]

[데이터...? 그런 걸 어떻게?]


[근거지로 하고 있는 폐공장에 단말기가 있을거야. 거기서 잠깐 뽑아오면 될 뿐]


(말이야 쉽지....)
게다가, 어느 데이터인지도 지정되어 있지 않다. 즉 단말기의 데이터를 전부 가져와달라고 하는 일이다.


[과연 정보상의 의뢰라는 느낌이네. 이렇게 해서 수중의 정보를 늘려가는거네....]

[그, 그러면 얼른 데이터 받아서 돌아가자구!?]


[뭐어 잠깐만. 우선은 전투준비를 해둬라]

[우에에!? 전투!!?]


[마담에게서 받은 이 공장지하의 겨냥도를 보는 한은 은밀잠입은 불가능이다. 즉 전투는 피할 수 없어]
지도를 보는 한, 지하로의 입구는 하나밖에 없고, 내려가도 일부러(嫌がらせ)인 듯한 외길의 긴 통로가 많다.

지키기 쉽고, 공격하기 어려운 구조다.


[길이 하나뿐인 이상, 적의 움직임을 조기에 살필 수 있는지가 중요하게 된다. 시카노스케, 네가 나설 차례다]

[오, 오우..?]

시카노스케는 전둔의 술법을 응용해, 전파의 반사로 주위를 탐지할 수 있다. 소나나 전파탐지기 같은 것이다.

어둠속에서도 적을 살피는 것이 가능하고, 특히 지하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는, 예를 들어 구부러진 통로 끝에 적이 몇 명 있는지까지 탐지할 수 있는, 꽤나 유용한 능력이다.


[나, 괜찮을까나.....]

본인은 한없이 불안한 것 같지만.


[할 수밖에 없으니까. 우선은 지하의 입구를 목표로 하겠어]


[!!]

시카노스케가 오른손을 올려 우리들을 제지한다. '누가 있다'는 신호다.
우리들은 빠르게 기둥에 달라붙어 숨을 죽인다.


(.......)






[...........]

[.............]

이윽고 나타난 것은 무장한 병사들이다.


(순회하는 갱인가? 아니, 그렇다기엔)
병사들은 이 어둠을 아랑곳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간다.


(.......)

[.........]

시카노스케가 조용히 손을 옆으로 향한다. '이제 괜찮아'의 신호다.


[후우-, 긴장했다아...]


[야시경 고글을 쓰고 있었군. 거기다 상당히 좋은 물건이다. 시카노스케의 능력이 없었다면 틀림없이 기습(不意打ち)당할 참이었다]

[오, 오오! 도움이 되는구나! 나!!]


[그런 것보다 봤어? 저 녀석들]

[아아, 분명히 갱단이 아냐]


[갱단이 아냐?? 무, 무슨 소리야!?]

[그 장비, 훈련된 움직임, 틀림없어. 저건 미연의 병사로군]


[미, 미연이라니 그 미연....!?]

[아아. 아메리카 및 태평양 제국(諸国)연방. 어둠의 거리에 몇 개인가 거점을 쌓았다고는 듣고 있었다만]


[갱의 탈을 쓰고 있었다는 거? 아니면 가면 아줌마한테 속은 걸까나]

[아니... 우리들을 시험해 봤을지도. 갱이라고 얕잡고 잠입했더라면 우리들은 죽었겠지]


[뭐야 그거, 너무해!!]

[아아....하지만 의뢰는 진짜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여기는 속행할 수밖에 없어]


[조, 좋아. 그러면 어서 가보자구!]
시카노스케는 전둔의 술을 발동해, 쓱쓱 앞으로 나아간다.


[아, 잠깐 기다려 시카노스케>


[에? 에? 뭐야 후우마??]
작은 금속음 후, 울려펴지는 경보.


[늦었구만....]

[에, 에에에에!?]


[아까 병사가 지나갈 때, 그 근처를 넘어서(跨いで) 지나갔었어. 와이어트랩 정도 있을 거라고 말해줄 생각이었다]


[느, 늦다고 후우마아아아아!!!?]


[폭탄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네 시카노스케]

[히이이이이!? 좋지 않아!!!!}

이렇게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병사들이 달려오는 기색이 있다.


[뭐 어쩔 수 없지! 여기서부터는 강행잠입이네♪]

[그런 거다. 부탁한다고 두 사람 다!]

[히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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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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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미연 병사들을 격파하고 겨우 지하로 잠입했다.


[이건... 정말로 미연의 비밀기지라는 느낌이구만]

지하의 모습은 지상과는 일변해 있다. 지상의 삭은 폐공장이 거짓말 같이, 가지런한 통로가 북쪽과 남쪽으로 이어져 있다.






[어디부터 가야 할까....]

[우후후♪ 잡히면 국제문제네]


[남의 나라 땅에 멋대로 기지 만들고 있으니까 피차 마찬가지겠지]

[어, 어이 위험하다구! 북쪽에서 적이 온다고!?]

필사적으로 전탐(電探)하던 시카노스케가 목소리를 높인다.


[남쪽은? 싸우지 않고 넘어갈 수 있으면 그러고 싶은거야]

[어디보자.... 안돼! 뒤에서도 오고 있다구~~!!!!]


[이런이런.... 바로 협공인가. 수가 적은 쪽은 어디야? 시카노스케]

[어디보자, 북쪽....일까나. 그렇게 차이는 없지만....]


[좋아!!! 그럼 북쪽을 돌파하겠어!!!]


[오케~! 헤보자구!!]

[히이이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