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와 임무 사이에 짬이 생기는 건, 이 업계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상황이다.


그럴 때는 포획한 여자의 조교나, 지금까지 잘 구슬린 여자에 대한 포상 등으로, 그 시간을 채우지만──.


나 (......그러고 보니, 슬슬 그 시기인가.)


그렇게 생각난 바가 있어, 오늘은 휴가로서 거리에 나가기로 한다.

당연히, 토키코도 나를 따라오게 되고, 우리들은 나란히 쇼핑몰로 향하고 있었다.


토키코 "당주님, 모처럼의 휴가입니다만, 집에서 쉬시지 않아도 괜찮으시겠습니까?"


태연하게 그런 걸 물어오는 토키코는 혹시 눈치채지 못한 걸까?


나 "아아, 쇼핑을 좀 하려고."

토키코 "그런가요......"

나 "왜 그래? 따로 볼일이 있다면 나만이라도......"


서프라이즈가 더 기쁠지도 모른다고, 모르는 척 그렇게 말하면, 토키코는 귀가 번쩍 뜨여, 미소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토키코 "아니요, 드문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저는 당주님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나 "그래......그렇다면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서프라이즈는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아직 깨닫지 못한 것이라면 쇼핑 때, 그걸 가르쳐 주면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쇼핑몰에 도착해, 여자가 좋아할 것 같은 숍의 근처까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걸어간다. 그러자──.



토키코 "......어떤 여자에게로의 선물인가요?"


무슨 용무인지는 몰라도, 가게의 내용물만으로 대충 짐작한 듯 토키코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나 "......잠깐, 오해하는 거 아니지?"

토키코 "오해 같은 건 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나 "......그, 지난 달의......그거야.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렛을 받았지? 토키코에게 그 답례를 하려고 했을 뿐이야."

토키코 "엣......저, 저에게, 말인가요!?"


그제야 화이트데이 시기임을 깨달은 듯, 볼을 붉힌 토키코가, 보기 드물게 만면에 웃음을 띄워 보였다.


토키코 "놀랐습니다. 설마 당주님께서 이런 이벤트를 기억하고 계신 데다가 답례까지 해주신다니!!"

나 "......그래."


뭔가 바보 취급 같다고나 할까, 상당히 우습게 여겨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토키코 "앗......죄송합니다. 정말......저도 모르게 그만......"

나 (......답례하지 않으면 화낼 거잖아, 너.)


미약 같은 게 들어간 초콜릿이든, 그걸 몰래 바꿔치기한 평범한 초콜릿이든, 토키코가 준 것임은 틀림없다.

그걸 받기만 하고 나몰라라 하면, 향후 다양한 상황에서 불편이 생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러한 상황에서 나의 약점이 될 수 있다.


나 (앞날까지 생각하고 행동해 두지 않으면 안 돼......)


그렇다고는 해도, 토키코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 또한 사실이다.


나 "그래서──뭐 갖고 싶은 건 있어?"

토키코 "엣.....가, 갖고 싶은 것 말인가요?"

토키코 "그, 글세요......어떻게 할까요......"

나 "......다소 비싼 거라도 상관없으니까. 아무거나, 마음대로 골라."

토키코 "정말로요?"


??? "아~앗!! 찾았다♪"

나 "......응?"


토키코의 목소리 직후, 묘한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려, 그쪽을 돌아본다. 그러자──.


어느새 이곳에 찾아왔는지 릴림에 사쿠라, 유키노하쿠메노미코토(雪乃白女命)에, 키르케, 게다가 부하 여자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나 "뭐야, 너희들은!?"

사쿠라 "뭐라고 인사를 해야할까, 후마 군? 아니, 사실은 토키코 씨와 둘이서 아지트를 빠져나가는 걸 봤단 말이지, 이거."

릴림 "호오호오, 그래서그래서?"




갑자기 시작된 수수께끼의 만담을 보고, 나와 토키코의 눈이 점이 되는 것을 넘어, 사쿠라와 릴림이 계속한다.


사쿠라 "그게 어쩐지 수상한 느낌이 들어서. 아지트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모여 여기까지 미행──호위하러 왔단 말이지."

릴림 "그런가......이야, 제법인데."


왁자지껄한 연극조로, 그렇게 말하며 히죽히죽 소리내어 웃는 두 사람.

그에 맞추어, 모인 다른 여자들도, 그렇다고 이구동성으로 두 사람을 따른다.



키르케 "정말이에요. 이는 부하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유키노 "당주님과 토키코 씨에게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저희는 엄청 후회할 테니까요......"



멜리사 "돈으로 고용된 이상 최선을 다해."



세나 "인파 속에 숨어드는 임무는 전문이죠."


망설임 없이 전원이 대사를 입에 올리더니, 사이좋게 얼굴을 마주보고, 승리의 포즈를 취하는 것이 보였다.


나 "너희들......에이잇! 쇼핑몰에 오는 것만으로 호위 따윈 필요없어! 당장 아지트로 돌아가 침대에서 기다려!"

토키코 "당주님."

나 "......농담이야. 어쨌든 불필요한 호위다."


당황하며 둘러대어도, 내 대답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던 듯, 키르케 일행은 우르르 앞으로 걸어나와 입을 열었다.


키르케 "무슨 말씀하시는 거에요. 조직의 수장쯤 되면 지나친 경계도 모자름이 없다구요?"

유키노 "그렇습니다.......게다가 평소의 수고로 당주님께서 저희들에게 선물을 주신다니, 기뻐서 눈물이 나오는 걸요......흑흑흑."

나 "뭐어!? 아니, 그건──."


답례를 위해 토키코에게만──이라고. 

내가 지적하려 해도 늦어, 전원이 목청을 높여 한층 더 흥분한다.


사쿠라 "우효옷~, 후마 군, 통이 크네♪"

릴림 "오우, 통이 커♪"

멜리사 "보너스인가......훗, 나쁘지 않아."

세나 "감사합니다, 당주님."

나 "이야기를 좀 들어......"


토키코 "뭐어......이렇게 모인 거고, 얘기도 들었으니......여기서 돌아가면 모티베이션에도──."

나 "어쩔 수 없지......마음대로 해."

사쿠라 "고마워~, 후마 군~♪ 자, 모두, 가자─!"


어째선지 사쿠라가 구령을 하고, 그에 따라서 전원이 쇼핑몰에 흩어져 간다.


나 "......어이, 호위는 어떻게 된 거야?"

토키코 "아하하하......뭐, 제가 있으니까요."

토키코 "후후......상냥하시네요, 당주님."

나 "그냥 변덕이야......그런 것보다, 토키코도 갖고 싶은 것을 선택해. 좀 둘러볼까?"

토키코 "네, 네. 그럼──읏!?"

나 "왜 그래?"


걸어가려다 걸음을 멈춘 토키코를 돌아보고 그렇게 묻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흔들었다.


토키코 "엣!? 아, 아뇨아뇨, 아무것도!"

나 "그런가......그럼, 이 가게부터 갈까."


토키코 (이, 이이이이......이건, 혹시......모두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 상황......데이트인 건 아닐까요!?)


라는 등, 토키코가 생각하고 있는 것도 모르고, 나는 가까이에 있는 가게부터 차례로 들어간다.


나 "여기는......화장품 가게인가? 한 번 볼래?"

토키코 "그렇네요......제가 쓰는 물건은, 이쪽 가게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것 같네요."


그건 그렇다. 예전에 장부에서, 토키코가 쓰고 있는 기초화장품을 포함한 메이크업 관련 제품의 영수증을 본 적은 있지만──.


나 (눈알이 튀어나올 만한 것도 있었으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그것을 꾸짖는 건 아니다. 닌자로서 활동하는 이상, 여자에게는 외모의 아름다움도 무기가 된다.

여하튼 볼 게 없으면 다시 옆집, 그 옆으로 들어가 들여다본다.


나 "이건, 토키코한테 어울릴 것 같은데."

토키코 "......노출이 너무 심합니다."


하긴, 토키코에게 이런 모습을 시키고, 밖에 내보낼 수도 없으니.

다시 한 번 다른 물건을 제시해서 보여주려고 하던 그때──.


사쿠라 "우와~~앗! 이거, 굉장해!"

릴림 "진짜야♪ 정말 좋아~!"

나 "......시끄러운 녀석들이야, 정말."

나 "왜 그래, 무슨 일 있──."


그러면서 가게에 들어서자, 나는 문득 아주 불쾌한 예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토키코 "여기는......보석상이네요."


사쿠라 일행은 쇼케이스에 달라붙어, 전원 액세서리를 가리키며, 꺄꺄 흥분하고 있었다.


사쿠라 "이거~♪ 나라면 역시 이거려나 싶네! 역시 정열적인 빨간색이 어울리겠지?"

릴림 "나는 이쪽♪ 얌전한 나에게는 역시 푸른색이 어울릴까~ 하고."

나 (어느 입으로 말하는 거냐......)


키르케 "유키노 씨에게는, 이건 어때요? 일본옷 차림에도 매치가 잘 될 것 같은데."

유키노 "어머, 멋지네요......"

멜리사 "......내게 어울리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세나 "어머, 그런가. 이 머리 장식은......꽤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봐요."

멜리사 "그, 그런가......? 흐, 음......나쁘지 않군."


나 (그걸 차고 임무에 나가지 마. 해고한다.)


총액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난다. 그런 나를 보면서 토키코는 낄낄대며 웃었지만 그들을 말리려고는 하지 않았다.


여자 점주 "어머나, 예쁘장하게 생긴 아가씨들이네. 어떤가요? 여기 진열된 것들은 비싼 것도 아니니, 착용해 보시는 건?""

사쿠라 "에에~엣, 괜찮은 건가요?"

릴림 "우와~아, 감사♪"


나의 제지는 아무도 듣고 있지 않다. 점주가 쇼케이스를 열면, 칸막이 사이로 손을 뻗어, 목표로 한 물건을 집는다.


키르케 "확실히......마계의 물건과 비교하면 질은 떨어지지만, 디자인에는 눈을 빼앗기네요."

유키노 "이런 물건을 남자분께 받았다면......우후후, 행복하겠죠?"


제각각의 물건을 몸에 걸친 그녀들은, 빤히 나를 돌아본다. 

그야말로 눈으로 말한다──라는 것.


나 (......눈을 마주치면 진다.)


턱없이 비싸지 않다고는 해도 그 나름대로 값나가는 보석, 그것을 한두사람 정도에게라면 사줄 수 있지만, 모두에게 주는 것은 역시 어렵다.


나 (미안하다......그러니까 포기해, 지금 당장.)


여자 점주 "어머어머, 모두 잘 어울리시네요."

사쿠라 "에에~, 그런가?"

릴림 "릴림, 뭐~든 잘 어울린다고, 자주 들어~. 에헤헷~."


나 (적당히 해라아아아아......)


영업 멘트에 솔깃해진 부하들을 시큰둥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그때.


여자 점주 "우후후, 정말 잘 어울려요......으......"


온몸에 휘감기는 듯한 기운을 느끼며, 나는 주위를 경계한다.


토키코 "당주님......"

나 "아아, 알고있어......"


그것은 기묘하고, 불길한 요기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의식한 것도 한순간이라, 곧 그 요기는 싹 사라지고 만다.


나 "......뭐지, 지금 건?"

토키코 "모르겠습니다......도대체, 누구인지."

나 "......어이, 사쿠라."

사쿠라 "뭐야뭐야? 사주려고?"


왜 그런 결론이 나오는 거야.


나 "아니......지금, 이상한 기운을 느끼지 못했어?"

사쿠라 "음? 글쎄. 모르는데?"

키르케 "기분 탓 아니에요?"

멜리사 "음. 적이 있다면 내가 바로 알아챌 거야."

나 "흠......뭐, 괜찮겠지."


여하튼 이상이 없다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긴장한 채, 나는 발길을 돌려 가게 밖으로 향한다.


사쿠라 "아! 어디가, 후마 군!"

릴림 "하나 더, 캐치!"


뒤에서 불복하는 목소리가 따라오지만 무시하고 밖으로 나간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들 역시 비싼 쥬얼리를 조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납득해 준 듯, 상품을 되돌리고 있었다.


나 (......후. 살았구만. 그러나──.)


아까 그 기운은 뭐였던 걸까. 그런 생각을 품고 쇼핑몰을 걸으며 토키코에게 줄 화이트데이 선물을 보고 있으면──.


나 "──읏!!"


조금 전의 요기와는 다른, 그러나 농후한, 뚜렷한 살기를 느끼고 나는 땅을 박찬다.


나 "토키코!"


내 외침과 거의 동시에 토키코도 땅을 박차고 그 자리를 뛰쳐나가고 있었다.


나 "너희들......무슨 생각이냐!"


등뒤에서의 기습, 그것은 우리들의 뒤를 따라오고 있던 부하들의 공격이었다.


토키코 "당신들, 무슨 짓인가요?"

나 "어이어이, 보석가지고 이렇게까지 할 거야?"

토키코 "......당주님. 농담을 하고 있을 때가──."

나 "......아아, 알고 있어."


너스레를 떨며, 상황을 확인할 틈도 없이, 사쿠라가 시야로부터 자취를 감춘 것을 확인한다.


나 "토키코, 그림자를 조심해!"


그림자를 피하자, 영둔술로 뛰쳐나온 사쿠라와 릴림이 닌자도구와 마력으로 공격해 온다.

이어서 키르케와 유키노가 뒤에서 엄호하고, 다른 부하들은 엄청난 기세로 함성을 지르며 도수공권으로 타격을 퍼부어 온다.


나 "젠장......어이, 대답해!"

토키코 "안 됩니다. 반응이──크으읏!?"

나 "──일단 물러난다! 따라와, 토키코!"

토키코 "네!"


대낮의 쇼핑몰에서의 추격, 전투. 덮쳐오는 상대가 상대인 것도 있어서, 나는 씁쓸한 기억을 되살리면서──.


쇼핑몰에서 탈출해, 거리로 뛰쳐나가는 것이었다──.


END



질투하는 토키코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