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의 여자가 떠난 창고에는 정신을 잃은 린카와 나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여자가 떠난 것과 교대로, 창고에 들어오는 그림자가 하나──.


토키코 "당주님, 수고하셨습니다."


린카를 격퇴한 것은 이미 전했고, 이 타이밍에 들어왔다고 하는 것은, 욕보이는 걸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것일까.


나 "아아......하지만 결국, 1800만은 아직도 떼인 채로 남았어."

토키코 "1800만?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그것보다 당주님, 이것을."

나 "뭐야?"


그렇게 말하며 토키코가 내민 것은, 작게 접힌 종이 쪽이었다.


토키코 "그 가면의 대마인이 당주님에게 보낸 겁니다."

나 "뭐, 그 여자가......?"


대화의 흐름이 좋지 않은 것을 느끼고, 운 좋게 도망쳤지만 나를 좀 더 이용할 생각인 것 같다.


토키코 "어떻게 할까요?"

나 "끝까지 나를 얕잡아 보는 모양이군. 누가 이런 걸......"


낚아채듯이 메모를 받고, 즉시 그것을 찢어 버리려 하다가──.


나 (아니, 잠깐만......)


뭔가 직감적으로 뇌리를 스치며, 찢으려던 손이 멈춘다.


토키코 "당주님, 왜 그러시나요?"

나 "......잠깐만."


앞선 대화에서, 그 녀석은 이곳에 온 목적을 조금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냥 구경하러 올 뿐인는, 한가한 시간을 주체할 수 없는 괴짜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 여자가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자취까지 감추며 대기하고 있었던,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 "......토키코, 린카를 포획하기 위한 인원은 몇 명이나 데리고 왔지?"


설명할 시간도 아까워, 자세한 설명 없이 토키코에게 그렇게 묻자, 침착한 모습으로 금방 대답한다.


토키코 "훈련 삼아, 50명 정도 데리고 왔습니다. 시도우 린카는 당주님이 잡으셨기에 지금은 밖에서 대기시키고 있습니다."


훈련 삼아──라고 한다면, 설령 그들이 기척을 눈치채지 못했더라도 납득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린카를 사로잡은 건 전했었다. 주위로부터의 습격을 생각한다 쳐도, 이번 임무는 그 격퇴 뿐인 게 아니다.

즉──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50명이 목소리도, 기척도 없이 조용히 있을 필요가, 이 상황에 있어서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나 "너무 조용해."

토키코 "네......?"


듣고 보니, 라고 토키코도 창고 밖의 기척을 살피며 표정을 다잡는다.


나 "토키코. 린카를 짊어지고 따라와. 그리고 나한테서 떨어지지 마, 절대로......"

토키코 "......네!"


너무 조용한 바깥──그 너머에, 어렴풋하지만 불온한 기색이 감돌고 있었다.


나의 말에 그것을 알아차린 토키코는, 곧바로 린카를 들쳐 업고 창고 밖으로 향하는 나의 뒤를 따른다.


밤의 항만 지구의 찬 공기. 본래라면 떠도는 것은 창고의 곰팡이 냄새나, 바다에서 흐르는 짠내겠지만──.


토키코 "당주님......"


그 자리에 가득찬 것은 피비린내, 그리고 인육 타는 냄새였다.

대기시키고 있던 50명 전원이 절명해, 수많은 유혈이 그 자리에 펼쳐져 있다.


나 "젠장......당했군."

토키코 "네......대체, 누가......"


이쪽을 노리고 있던 대마인, 시도우 린카는 이미 격퇴했다.

상대로서도 다음 한 수를 모색하고, 그 준비를 시작할 때가 아닌가.


나 (......뭐, 정부 요인쯤 되면, 그런 느긋한 말은 할 수 없으려나.)


아마 병행하며 작전을 전개하고 있어, 이쪽이 나설 수 없게 되면 곧바로 저쪽이, 라는 몇 개의 방책은 준비해 두었을 것이다.


나 "치명상은 이 열상(裂傷)......아니......"


아까부터 감도는 타는 냄새의 원인은, 그 열상 부분에 있는 것 같다.

베인 뒤 불에 탔는지, 아니면 고온의 칼에 베였는지, 어느 쪽이든 성가신 상대임이 틀림없다.


그에 관해 자세한 것이라도 쓰여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며 받은 메모를 펼쳐 본다.


『대마인의 포박꾼 쪽을 경계해. 오히려 위협은 그쪽이야. 'G'도 역습에 나섰어. 살아 남으면 다시 만나자.』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예상했던 대로의 정보가 담겨 있었다.


그 여자는 항상 이렇게 나타날 때마다 나에게 중요한 정보를 가져온다.


긴급하고 생명에 관한 중요한 정보. 그것을 생각하면, 갑자기 여기에 나타난 것도, 나의 위기를 알리러 왔다는 것이 명백하다.


나 (......흥, 이게 1800만의 대가인가? 마음에 안 드는 여자야, 정말이지......)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은 그 여자와의 채권에 신경 쓸 여유는 없다.


우리 측 50인을 아주 쉽게, 저항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게 순식간에 몰살하고 다시 사라진 것으로 보이는 대마인.

그리고 역습에 나섰다는 사이보그 군단의 움직임도 경계해야 한다.


토키코 "당주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 "도망가자. 고민할 필요도 없어."


그에 대한 대처는 한다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무기도, 수단도, 방책도, 모든 것이 부족하다.


그리고 우선 해야 할 것은 적의 격퇴가 아닌, 현재 안고 있는 역습의 단서로 삼아 짐, 기절한 린카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것마저 빼앗기면, 오늘에 걸친 수많은 고생이 허사가 되고 만다.


주위에 예의 대마인이 있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우선 이곳을 떠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나 "이쪽이야, 따라와!"

토키코 "네!"


그렇게 해서 우리가 달려나가는 순간──.


──파지지직......파직파직......


그 앞을 가로막는 것처럼, 밤의 어둠 속에 격렬한 불꽃이 튀어 올랐다.


──파직파직파직......파지지지지직!


아니, 이것은 불꽃 정도의 레벨이 아니다. 무수한 불꽃이 이어지고, 굳고, 격렬하게 명멸하며, 한 줄기 번개가 되어 그 자리에 쏟아졌다.

즉, 발생의 원인은 어떠한 방전. 그 전기 에너지가 굉음을 울리며 폭발해, 눈앞에 한 여자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긴 머리를 하나로 묶은 여자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나를 노려보며 거기에 서 있었다.

날씬한 실루엣이면서도, 가슴은 풍만하고 잘록한 허리에서 힙으로의 곡선이 그 여자의, 암컷다운 엉덩이살의 형태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런 감상을 가지고, 여유 있게 대치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나 "부하들을 죽인 건 너냐? 목적이 뭐지?"

??? "보면 알겠지? 린카를 돌려받겠다. 내친김에──너도 죽여두고."

나 "흥, 나를 내친김에인가......그 방심 탓에 훅 가지 않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 "저항할 생각인가? 헛수고 하긴......"

나 "크크, 좋아......자신감이 과한 여자일수록, 암컷으로 떨어뜨릴 때의 즐거움이 더 크니."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등에는 식은땀이 배어, 다음의 행동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 (린카와의 싸움에서 입은 데미지도 있고, 소모도 심해......그럼──.)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토키코를 감싸듯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등뒤에 고한다.


나 "린카는 절대로 넘겨주지 마라."

토키코 "네......하지만, 당주님. 저 여자는──."

나 "아는 녀석이야?"

토키코 "네......아까 보여줬던 그 뇌격, 저만큼 뇌둔을 잘 다루는 대마인은,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요."


뇌둔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은 역시 미즈키 유키카제일 것이다. 하지만 아까의 그것은, 유키카제의 뇌둔보다도──.


토키코 "그렇습니다, 당주님. 최고 클래스의 뇌둔......저 여자는, 우에하라 린이에요."

린 "호오......나를 알고 있었나."


감탄한 듯 중얼거리긴 했지만, 자신의 지명도나 토키코의 정보에도 특별한 감회는 없는 듯 했다.

그 냉정함은 성가시다. 격정에 사로잡혀 틈을 보이지도 않고, 그런 걸 노리는 내 방식과도 상성이 나쁘다.


나 (어떻게 하지......마문의 힘은 아직, 완전히 다루지 못하는데......)


마문──그 능력이 새로운 스테이지에 도달한 것은, 이전에 라크샤샤와 싸워, 궁지에 몰렸을 때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 힘은 아직 잘 다룰 수 없고, 사용하려면 발동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 (우에하라 린, 이라 했었지. 이 녀석은 강해. 적어도 그런 시간을 벌 수 있을 만큼, 편한 상대는 아니야......)


애당초 실력부터가 꽤 차이가 나고, 대치하는 것만으로도 소모가 생긴다.


나 (젠장......모처럼의 전리품인데, 린카를 포기해야 하나......)


어떻게 타개책은 없는가, 그걸 고민하고 있으면──.


린 "덤벼들지 않는 건가? 그럼──이쪽에서 간다!"


외치기가 무섭게, 린은 땅을 박차고 덤벼들어, 전신으로부터 전격에 의한 불꽃을 방출시킨다.


린 "뇌둔 뇌격광검!!"


불꽃이 뭉치면서, 한 자루의 칼날 형태를 취했다. 뇌격으로 만들어진 날카로운 칼날. 아마 이것이 50명을 참살하는 것과 동시에 태운 무기일 것이다.


스치기만 해도 상처를 태우고 꼬리를 물듯 전류가 흘러들어, 통증과 저림에 기절할 정도의 엄청난 데미지를 입게 될 것이다.


나 "젠장......야아아아앗!"


아슬아슬하게 회피에 성공해도, 그 순간에 아주 조금, 린에게서 시선을 떼고, 자세를 무너뜨리고 만다.


나 "앗......"


시선을 되돌린 거기에, 린의 모습은 없다. 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가공할 기술과 스피드다.


나 "어디──."

토키코 "당주님!"


주위를 둘러보듯 고개를 돌린 직후, 토키코의 비통한 외침과 함께 사각에서 공기 타는 냄새와 불꽃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 (뭐라고──.)


전혀 기척이 느껴지지 않던 방향에서, 급격히 커지는 살의와 프레셔.

뇌둔으로 형성된 칼날이 몇 초 지나지 않아 육박해온다.


나 (이런......곳에서!)


불꽃 튀는 소리가 천둥의 굉음으로 변해, 귀를 찢을 정도로 울려 퍼진다.


이런 곳에서는 죽지 않기 위해, 나는 열심히 몸을 비틀어, 린의 공격에 반응해서 그쪽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나 (아──젠장......여기까지인가......)


평범한 칼로 뇌둔을 받아내면 어떻게 될지 결과는 명백하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저항 한 번 못한 채 살해당한다.


나 "당해줄......까 보냐아아앗!"


──파지지직......치직, 파지이익!


나 (──뭐지!?)


뇌격의 굉음이 지워질 정도의 충돌음이, 눈앞에 다가온 뇌둔과 린을 동시에 튕겨내, 날아간 린이 쌓여있는 나무상자에 처박힌다.


경악에 눈을 뜬 내 눈 앞에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괴물이 자랑하듯 돌아서, 날아간 린 쪽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양산형 사야 "이얏호오오오──!"


나 (뭣......어떻게 된 거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녀석이 린을 요격해, 나는 어떻게든 생명을 건진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나 (......하지만, 어째서 나를......?)


그 의문에 답한 것은 아니겠지만, 사야를 쫓아온 미연 부대 사이보그가 달려오며 고함을 지른다.



CS 켄타로스 "멍청한! 그쪽이 아니야, 사야!"

양산형 사야 "응? 아하하하, 그랬나♪ 카오스 아레나에서의 버릇으로, 그만 미인 언니를 노렸어♪"


나 (......콩트 집단이냐, 너희들.)


아무래도 'G'는 용병으로 사야를 고용해, 이쪽도 나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

다만──그 사야가 마음껏 오폭하여, 결과적으로 나는 목숨을 건진 것 같다.


나 "정말이지......인생이란 알다가도 모르겠어."

CS 켄타로스 "다시 한 번......죽어라, 후마!"


그렇다고는 해도 침착할 틈은 없다. 태세를 갖춘 사야와 제휴를 취하면서, 사이보그 켄타로스가 이쪽을 향해 온다.


린 "이 자식......어디서 참견이냐!"


이어서, 태클로 날아간 린도, 큰 데미지 없는 모습으로 일어난다. 스스로 뒤로 뛰어 위력을 줄인 듯 했다.


린 "방해하지 마라!"


조금 전의 공격에 대한 원한 때문인지, 아니면 경합상대의 방해를 배제하기 위해서인지, 린은 나를 노리는 사이보그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 무서운 속도의 돌진에, 이 또한 미련이 준비해 온 것인지, 야자게와 같은 드론이 끼어들었다.


린 "칫......접지 탑재라는 건가......"


게형 로봇은 낙뢰에 대한 대비가 되어있는 듯, 뇌둔을 받은 순간, 그 에너지가 지면으로 흘러들어 갔다.


나 (과연......자주형 소형 다각전차인가.)


저것도 'G' 소속일 테지. 더욱 혼란스러워진 상황을 분석하면서 적들 모두를 시야에 넣어둔다.


양산형 사야 "저기, 누구의 내장을 뽑으면 되는 거야?"

CS  켄타로스 "내가 팔코의 원수를 갚겠다! 사야, 너는 전기녀를 죽여라!!"

양산형 사야 "에─! 아까랑 말이 다르잖아! 흥, 이제 됐어! 사야는 죽이고 싶은 아이의 내장을 뽑을 거야!"


결국 고용된 몸이라 그런지 켄타로스와 사야의 의사소통은 그렇게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미연과 대마인 린, 서로 적이라는 것 아니었겠지만, 협력하려는 의사는 보이지 않는다.


나를 노리는 라이벌로 인정해, 방해한다면 배제, 라고 하는 명확한 적의로, 서로를 노려보는 모습마저 보인다.


나 (......바람은 나에게 불어오는 것 같군.)

나 (어떻게 해서든 린카를 확보한 채──이곳에서 이탈해 생환하자.)


토키코에게 시선을 돌리자, 나의 뜻을 헤아려 준 듯, 무언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 (그럼──가볼까, 파티의 시작이다!)


서로 노려보던 우리 모두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해, 혼돈의 전장에 굉음이 울려퍼진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