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깃......기깃......깃......


나 "하악, 하아아......이런이런. 겨우 멈췄나......"


게형 드론이 활동을 정지하고, 구동음과 눈의 빛도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나는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주위를 둘러보니 적의 모습은 남아 있지 않았다. 애당초 여기는 항만지구도 아니고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별장 마당이었다.


"지독한 꼴이군......뭐 원망하려 한다면, 암묵의 룰을 깨뜨린 대마인과 미연 중 어느 쪽이든 모두 원망해줘......후우."


역시 밤을 새며 싸우는 건 지친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늘을 우러러 보며 땀을 닦았다.


나 "어쨌든......내 승리다......살아남았다고, 빌어먹을......"


토키코의 모습은 곁에 없는 게 당연하다. 싸우는 도중, 토키코에게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난전을 틈타, 먼저 가게 했다.

요컨대 나는 미끼──걸은 것은 내 목숨이었던 셈이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린은 린카의 신병도 노리고 있었다.

그러니 내가 미끼가 된 것이 정답이다.


덕분에 체력은 거의 바닥났고, 만신창이에 기진맥진, 너덜너덜한 상태지만.


나 "하지만......놈들이 관련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토키코를 도망치게 할 아슬아슬한 타이밍까지, 린과 켄타로스, 그리고 왠지 고용된 사야까지 세 사람이 싸워 줘서 다행이었다.

내가 이탈할 틈도 생겨, 최종적으로 뒤쫓아 온 것은, 방금 전에 처리한 그 드론 뿐이다.


움직임을 멈춘 드론을 보면서, 비로소 도망칠 수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지?"

나 "그렇네......일단 아마하라를 탈출해, 그리고 나서 아지트에라도──."


자연스럽게 그런 대답을 한 나는, 그 순간 소름이 돋았다.


나 (......바보, 같은......어느새!)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도 말을 걸어왔을 때, 대답을 한 것도 완전히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등 뒤에서 살의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도, 엄청난 프레셔가 등을 누르고 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없던 그 기척이, 귀에 익은 목소리로 부풀어오른 인상이다.


??? "......나를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거지? 날 죽이겠다고, 넌 그렇게 말했을 텐데."

나 "아, 아아......그, 뭐냐......직접──."

??? "돌아보지 마라."


어깨 너머로 녀석을 돌아보려는 순간, 그렇게 말해와,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움찔하고 몸이 얼어붙어, 움직임은 커녕 눈 하나 깜빡하지 못한다.


주위에 자욱한 어둠의 장기(瘴気)도 한층 짙어져, 틀림없이 뒤에 놈이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전하고 있었다.


나 (크......어떻게 되먹은 존재감이냐......)


모든 생명을 위압하고, 찍어누르는 박력. 압도적인 어둠의 장기가 그 장소를 지배한다.


??? "건방진 네 얼굴을 보고 있자면, 무심코 죽여버릴 것 같아서 말이야......알겠지?"

나 "그래......"

??? "쓸데없는 수작은 부리지 마라. 경고는 한 번 뿐이다......알았나?"

나 "──아, 알았어......"


쓸데없는 수작이라니──내가 누굴 이용해, 배후에 있는 녀석을 죽인단 말인가.

그것을 모두 이해하고 나서의 경고, 솔직히 말해서,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 "네가 붙잡고 있던 내 부하는 이곳에서 풀어줬다."

??? "그렇지만, 내 명을 어긴 부하에게도 잘못은 있다. 너를 죽이려 한 죄, 그 대가로 너의 죄는 묻지 않겠다──하지만."

나 "......아, 알았어. 그걸로 좋아......더 이상 잔재주는 부리지 않아. 그거면 되는 거지?"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두려움이 싹트면서, 목구멍 속에서 목소리가 울리는 듯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그 두려움을 삼키고, 녀석의 의도를 헤아려 대답하자, 수긍하는 기색이 등뒤에서 전해진다.


??? "그래──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도록."

나 "그래.....알겠, 어......"


이야기는 끝났다고──녀석도 납득한 듯, 그제서야 비로소 주위의 장기가 사라져 간다.

동시에 프레셔도 약해져, 식은땀에 젖으면서, 나는 숨을 크게 내쉬고 몸의 떨림을 멈추었다.


나 "하아......하아......역시, 이건......보통 수단으로는 안 되는 것, 같군......"


하지만 쓰러뜨려야 한다. 육종이 심어져 있는 이상, 놈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언젠가 살해당한다.


그것은 놈에게 찍혔을 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새삼스럽게 다시 다짐하는 것 뿐이다.


??? "마지막으로 한 가지......충고해 주지."

나 "──읏!"


어둠의 장기가 완전히 사라지려는 순간, 놈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 "아버지가 미연을 움직여, 아들의 목숨을 노린다. 그러한 구도다......알겠나?"

나 "뭣──."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상황이었다.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나 어딘가에서 그것이 진실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나 (아버지......아들......바보 같은, 진짜냐......)


흔들리는 감정과 사고에 고동이 빨라진다. 그런 나의 머릿 속에 냉철하고 무거운 목소리만이 반향하듯 울려 퍼졌다.


??? "아버지를 죽여라......그것이 '각성'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 할 수 있겠지......"

나 "──웃, 기지 마......으으!"


내가 소리친 것과 녀석의 기척이 사라진 것은 거의 동시──저쪽이 조금 더 빨랐다.


프레셔에서 해방되어, 소리를 지르며 돌아봤지만 이미 놈의 모습도, 기척도 남아있지 않다.


나 "아버지......나의 아버지가......'후마 단조'가, 나를......나의 목숨을......그런 바보 같은......"


비틀비틀 일어서서, 거친 정원에 우뚝 선 나는 그대로, 피가 흐를 정도로 주먹을 쥐지 않을 수 없었다.



END


처음으로 언급된 후마 단조의 이름 그리고 그의 음모.

각오도 되새기게 해주고, 충고와 각성의 조언까지 해주시는 블랙님 완전 천사 아니시냐?


다음은 카라 더 블러드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