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층



학원 내에는 이미 이변이 퍼지고 있었다.


토키코가 설치한 폭탄이 발동해, 시간차를 낳으면서 학원 여기저기에서, 거대한 폭발음을 울리고 있다.


희미하게 학교 건물도 흔들리기 시작해, 소리에 반응한 대마인들은 근처의 폭발을 향해 뛰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 일부 대마인들을 베어 넘기고, 절명한 이들이 바닥에 쓰러진다.


이미 십여 명의 대마인을 정리하고 카라의 곁으로 향하려 할때, 앞쪽에서 분주한 발소리가 울려왔다.



아즈마 "──어이, 어떻게 된 거야!"

나 (......위험한데, 이건......)


순간적으로 칼을 거둬, 쓰러진 대마인 옆에 무릎을 꿇고, 부축하며 일으켜 세워 어깨를 흔든다.


나 "괜찮나, 정신 차려!"

아즈마 "어이, 이 녀석들에게 무슨 일이 있던 거야!"


베어 넘기는 순간을 보지는 못한 듯, 아즈마는 내가 이 대마인을 걱정하고 있다, 착각해 준 것 같다.


나 "잘 모르겠어......폭발소리를 듣고 황급히 달려왔지만, 이미......"

아즈마 "이 녀석들이 쓰러져 있었단 말인가......젠장."



어디까지나 목적은 카라이며, 아즈마나 키타에, 가능하면 마리카와의 전투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

다행히 아즈마는 이쪽을 의심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고,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슬쩍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즈마 "어쨌든 너는 이 녀석을 데리고 도망가. 나는 서둘러 여왕님 쪽을──."


거기까지 말하다가, 아즈마는 퍼뜩 깨달았다는 듯이 눈을 번뜩인다.


아즈마 "──폭발소리가 들렸다, 말했지? 이 근처에서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고, 게다가 이쪽은 대마인들의 경비 범위야."

나 "그건......"

아즈마 "뭐, 폭발 쪽은 착각이라 칠 수 있겠지. 하지만, 여왕님이 있는 동안, 이쪽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했잖아?"

아즈마 "게다가──학생들은 어디 두고 온 거지?"


대답이 궁하지만, 너무 오래 침묵하면 아즈마의 의심이 더욱 커져, 상황을 눈치챌 우려가 있었다.


나 "......아니, 학생들은 곧바로 대피시켰어. 그리고 손님이 오셨는데, 그것을 교사인 우리들이 내버려 두면──."

아즈마 "흐~응, 그래......과연, 그런 거구나."


내 변명을 듣고 있는지 아닌지, 아즈마는 나에게 향하고 있던 시선을 대마인들에 돌려, 그 양측을 비교하다가──.



아즈마 "──수고했어. 그 연극은 이제 그만해도 돼."


그렇게 말하며 귀절을 나에게 들이댔다.


나 "뭣......카미무라 선생, 무슨──."

아즈마 "시치미 떼지마, 이 녀석들을 이렇게 만든 건 너잖아?"


유쾌한 듯 입술을 일그러뜨리고, 눈을 가늘게 뜨는 아즈마.


아즈마 "여왕님과 키타에의 대화가 시시해서, 나는 서둘러 도망쳐 나왔는데, 그때 너와 마찬가지로 폭발소리를 들었어."

나 "......그럼, 여기 있는 건 하나도 이상하지 않잖아?"

아즈마 "모르겠어? 나는 저쪽의 회담장에서 이쪽을 향해서 왔고, 또 그쪽을 목표로 하고 있었어."

나 "──!"


야생동물과 같은 신체능력, 전투센스, 거기에 더해 날카로움 직감도 겸비한, 그것이 카미무라 아즈마라는 여자였다.

얕잡아 본 것은 아니었지만, 날카로운 육감을 잘못 잰 것을 후회한다.


아즈마 "폭발 장소는 착각한 거라 해도 좋아. 하지만 내가 올 때까지, 나는 수상한 녀석을 놓치지 않았다고?"

나 "기우야. 나도 그래."

아즈마 "핫......그렇다면 네놈이! 이 녀석들을 죽인 거수자잖아!"


폭발 장소가 아닌데도 호위 대마인들이 쓰러져 있으니, 이곳에 있던 괴한에게 습격당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오기까지 아즈마는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으며, 그리고 도착한 장소에 내가 있다.


이미 내가 적이라는 것을 간파해, 아즈마는 기세 좋게 귀절을 쥐고 공격해 왔다.


나 "칫!"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휘둘러지는 배트를 피해, 아즈마로부터 거리를 두고 관찰하듯 노려본다.


아즈마 "하핫핫, 제법인걸! 하지만──이 앞으로 통과시킬 생각은 없어. 너를 잡으면, 소동은 가라앉겠지?"


카라를 노린 내가 소동을 일으켰다. 그것을 지적하며, 아즈마는 방심없이 자세를 취해, 나에게 공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나 (젠장......역시 생각이 물렀나.)


어쨌든 여기서 그녀와 싸우는 것은 불리하다. 나는 순간적으로 판단해, 발길을 돌려, 아즈마로부터 등을 돌리고 단숨에 달려나간다.


아즈마 "헷......머리 회전도 빠른 모양이군. 마음에 든다고, 거수자 놈아!"


어딘가 기쁜 듯한 목소리를 울린 아즈마는, 등을 돌린 나를 놓치지 않으려 배트를 메고, 그대로 쏜살같이 쫓아왔다.


20층


나 "젠장, 끈질긴 녀석......"


아즈마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계속 달려, 나는 교사에서 학생 기숙사까지 쫓겼다.

하지만, 그런 보람이 있었는지 아즈마가 쫓아오는 낌새는 느낄 수 없었다.


나 "후, 겨우 뿌리쳤나......읏!?"


──휘이이이......콰아아아아아앙!


나 "뭐지?!"


이 근──라기보다는 오히려 학원 전체에서 울려 퍼진 것처럼 들린, 벼락을 연상케 할 정도의 굉음.


토키코의 폭파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 굉음은 다시 울려 퍼졌고 동시에 쨍그랑 하고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도 울렸다.


나 "뭐냐, 지금 이 소리는......"

아즈마 "젠장, 네 녀석──응?"


그때 뿌리친 아즈마가 쫓아와, 나를 발견하고는 눈을 치켜떠, 당황한 듯한 태도를 보이며 입을 연다.


아즈마 "뭐야, 네 짓이 아니야......?"

나 "무슨 의미지, 지금의 소리는 뭐야?"

아즈마 "너에게 설명해 줄 의리는 없거든!"

나 "됐으니까 말해, 시간이 없어!"


쯧 하고 들리도록 혀를 찼지만, 그녀도 여기서 다투는 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말문을 연다.


아즈마 "키타에의 결계가 망가진 것 같다. 지금 건 그 소리야."

나 "결계가......그 우에하라 키타에의 것이? 그렇게 쉬이 망가지는 건 아니잖아."

아즈마 "그래서 위험하다는 거야. 흡혈귀용이 아니라 미연이나 마족을 튕기는 강력한 놈으로 다시 펼쳤다던데......"


거기까지 말하다가, 그러고 보니─하는 식으로 눈을 크게 뜨고, 아즈마의 시선이 빤히 나를 바라보았다.


아즈마 "그러고 보니 넌 결계 안에 있었지......그렇다면 망가뜨릴 필요는 없겠지?"

나 "동료를 끌어들이기 위해, 망가뜨리려고 했었지."

아즈마 "......그럼 역시──."

나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 그렇다고 할까, 애초에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잠입하고 있었다고?"

나 "혼란을 야기하기 위한 공작이라면 몰라도, 그렇게까지 대대적인 활동을 하면 눈에 띄지 않기는 커녕 주목의 대상이 되는걸."

아즈마 "아아, 그렇군요......그럼, 대체 누가......"


현상, 별다른 변화는 없지만 이제 막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뿐만 아니라 아즈마도, 불길한 예감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리고 다음 순간, 묘한 기척과 발소리가 다가와, 우리가 그쪽으로 눈길을 돌리자, 지면을 쿵쿵 밟으며 그 주인이 모습을 보인다.



??? "......흡혈귀 헌터, 카미무라 아즈마. 게다가 그쪽은, 후마의 두령."


이쪽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끄덕여 보인 인물은, 거대한 망치를 둘러멘 여자였다.


그 특징적인 무기는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저렇게 거대한 망치를 사용하는, 전신의 대부분을 기계로 개조한 미연병──.


나 "......유키나 그레이스인가."

아즈마 "아는 녀석이냐?"

나 "이름 정도는. 마족에게 복수를 맹세한 미연의 기계녀다."


나의 설명을 들은 아즈마는 여자를 노려보고, 배트를 겨누며 한발짝 내디뎠다.


아즈마 "미연이라......어이, 너 무슨 생각이야......"


결계를 파괴하면서까지 여기에 들어온 것, 그것을 지적하며 아즈마는 여자에게 배트를 들이댄다.


유키나 "흡혈귀 여왕, 카라 크롬웰......그녀가 여기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나의 목적은, 그녀의 포획──그리고."


아즈마를 바라보며 그렇게 대답하던 유키나는, 그 시선을 이쪽으로 옆으로 돌리더니, 입술 끝을 일그러뜨려 보였다.


유키나 "후마의 두령, 그 목도 받아가겠습니다."

나 "나인가......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한 마리도 못 잡는다란 말은 모르나 봐?"


하지만 나의 말을 무시한 유키나는, 문답무용이라는 듯이 해머를 고쳐 쥐고, 눈에 보일 정도의 전류를 몸에 두르기 시작한다.

손의 해머에서 격렬한 대전(帯電)을 일으키는, 북유럽의 신화의 뇌신과 같은 모습이다.


아즈마 "......그러니까, 여왕님 쪽에 갈 생각이니, 나는 관계 없으시다?"


그런 유키나의 모습이 위험하다고 감지해, 아즈마는 서서히 물러난다.

그러나 유키나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흔들고 아즈마를 힐끗 본다.


유키나 "일본의 흡혈귀 헌터의 실력, 확인하기엔 다시 없는 기회네요."

아즈마 "칫......"


도망치려 하면 그 등을 덮치겠다고, 위협하는 말과 행동으로 견제하는 유키나에게, 아즈마는 도주를 포기하고 귀절을 쥔다.


나 "......앞선 원한은 잠시 뒤로 미루지. 저 녀석이 우리를 노린다면, 이쪽은 공투하는 게 유리하잖아?"

아즈마 "......그렇지, 그럴까나."


유키나와 공투해 공격해오면 위험했겠지만, 아즈마는 이쪽을 선택해 준 것 같다.

나중에 1 : 1로 싸울 때, 나를 상대하는 쪽이 편하다고 생각되었다, 라는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나 "좋아, 해볼까......뒤처지지 마라?"

아즈마 "핫, 누가 할 소리를......가자!"


어쨌든 공투가 된 이상, 협력하여 눈앞에 있는 적을 배제하는 것이 선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