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이 지났다.


아사기, 시라누이, 그리고 쿠로와 부하 대마인들은 추격자를 피해 비밀 아지트에 도착해 있었다.



그곳은 오차 근교의 마을에 있는, 폐교된 학교의 교사(校舎)였다.


아사기 "......"

대마인 "아사기님!"

대마인 "무사하십니까!"

대마인 "장로중의 움직임이 활발해졌습니다!"

대마인 "무슨! 장로중 따위, 아사기 님만 있으면 두려울 것 없다."

대마인 "그렇고말고. 종가의 정당한 후계자 되시는 아사기 님의 힘이 있다면!"

대마인 "아사기 님, 새로운 이가와를 위하여, 다음은 저도 함께 따라가게 해주십시오!"


대마시인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말대로!!"

"아사기님, 부디!!"


구출 부대에 가담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던 부하들이 그녀의 무사함을 맞이해 준다.


아사기의 이상에 공명하는 자, 아사기의 강함에 심취하는 자, 그녀가 종가의 정통 후계자니까 따르는 사람, 장로중에 원한을 품은 자, 구태의연한 방식에 반발하는 자.


여러가지 사연은 있지만, 대체로 이가와 일족 중에서도 차세대를 이어갈 젊은이들이다.


아사기 "걱정 끼쳤네. 오늘 있던 일에 대해 의논할 게 있어. 모두 지하로 모여줘."

대마인 """옛."""


그들은 넘치는 의욕과 함께 흩어져 갔다.


시라누이 "아사기님, 인기인이네."

아사기 "놀리지 마. 전의가 왕성한 건 좋지만."

시라누이 "그들은 아직 실전 경험이 부족하지. 장로중의 베테랑 상대로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아사기 "천천히 경험을 쌓게 해줄 여유는 없어. 대체 몇 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런지. 응......쿠로는 어디 갔지?"


함께 돌아왔을 야츠 쿠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시라누이 "이쪽의 경비태세를 보고 오겠대. 여전히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이야."

아사기 "......보고 온다니."

시라누이 "후후, 두 눈이 안 보이는데 말이야. 그래서 더 보이는 게 있는 것 같아."


쿠로는 맹인 대마인이다.

하지만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는 이가와의 하닌 가계인 야츠 家의 태생이지만, 오랫동안 대마인의 능력에 각성하지 못했다.


인법을 사용할 수 없다면 하고, 육상자위군의 레인저 부대에 자원해, 임무 중에 두 눈을 잃어, 제대했다.


운명의 아이러니인가, 그 실명을 계기로, 야츠家 전래의 인법 '불사각성'에 각성했다.


일당백이라 칭해지는 괴력과 거의 불사에 가까운 재생능력.


하지만 힘을 각성하기 전에 잃은 두 눈만은 재생하지 못했다.


그 대신에 육감에 가까운 초감각을 획득해, 본인 왈, 주위의 상황을 눈이 있는 것 이상으로 세세하게, 색채까지도 헤아릴 수 있다고.


그것이 어떤 능력에 의한 것인지 아사기는 모른다. 쿠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푸념이 많고 빈정거림이 심한 걸 제외하면, 오차의 대마인과는 남달리 의지가 되는 동료다.


아사기 "뭐 경비태세의 체크는 녀석한테 맡겨두면 괜찮겠지."

아사기 "그러고 보니 사쿠라짱과 무라사키짱은? 설마 여기 오지는 않았겠지?"

아사기 "잘 타일러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어. 둘 다 싸우고 싶어했지만."

시라누이 "그럼 다행이네."

아사기 "그 둘을 이런 진흙탕에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아."

시라누이 "......그렇지. 모두가 기다리고 있어. 빨리 가자."



폐교 지하.


그곳이 아지트의 본부다.


마을 유지에 의해 개조되어, 지금은 펍처럼 되어 있다.


아사기를 따르는 젊은 대마인들이 그곳에 모여 있었다.


모두 스스로 뭔가를 해보겠다는 결의에 찬 얼굴이다.


아사기는 일동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사기 "어젯밤, 전부터 나와 대립하던 이가와 장로중 일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아사기 "놈들은 오차의 요소를 제압, 동시에 나의 암살을 노렸으나, 그 쪽은 실패했다. 당연하지만."

대마인

"역시 아사기 님."

"훌륭하십니다."


그들의 존경심을 느끼며 아사기는 말을 이었다


아사기 "쿠데타의 우두머리이자 이가와의 집사, 하토리 세이슈."

아사기 "즉, 나의 할머니야."


대마시노부

"므읏......"

"역시......"

"어르신이......"


세이슈의 무시무시함은 잘 알려져 있다.


예상은 하고 있었겠지만 소란스러움이 주위로 전파되어 간다.


아사기는 그것을 흩어버리고,


아사기 "장로중 내에서도 누가 세이슈와 결탁했는지, 아직 전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나의 백모 이가와 센쥬는 가세했다."

아사기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던 여자였고. 예상대로지. 어젯밤, 내 암살부대에 섞여 나타났지만, 아쉽게도 놓치고 말았다."

시라누이 "카라스노 일족도 가세한 것 같아."

시라누이 "어젯밤, 뻔뻔스레 나타난 카라스노 료마는 내가 목을 날려버렸지만, 정말 죽었는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어."


시라누이가 그렇게 덧붙였다.


아사기 "쿠로, 어젯밤의 피해를 보고해 줘."


경비 태세의 체크로부터 돌아온 쿠로에게 아사기가 말을 건다.


쿠로 "인적 피해는 거의 없음. 다소 부상을 입은 자 있었지만, 사망자는 전무. 사전에 궐기를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아사기 "그래."


그 이상은 입 밖에 내지 않지만 저도 모르게 안도의 표정이 떠오른다.


쿠로 "......"


쿠로가 『아직 무르군.』이라 말하고 싶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건 상관하지 않기로 하고 묻는다.


아사기 "오차의 이가와 외 가문의 동향은?"

쿠로 "방관, 그 한 마디 뿐."

아사기 "중립을 유지하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 인가. 집안싸움은 알아서 하란 말이네."

쿠로 "상황을 이용해서 뒤쪽에서 치고 들어오려는 무리들의 기색도 현재로선 없다."

쿠로 "세이슈와 물밑에서 연결된 놈들은 있겠지만, 그것도 집안싸움의 흐름이 어느 정도 결정될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거다."

아사기 "정부 쪽은?"

쿠로 "똑같다. 집안 싸움이 어떻게 흘러가든 결과적으로 오차의 이가와 세력이 약해진다면 정부로서는 만만세일 테니."

아사기 "만일, 소동이 오차 전체로 퍼질 것 같으면, 치안 유지의 명목으로 정부의 부대를 개입시키려나. 그렇게 놔두지는 않겠어."


아사기는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간은 낭비할 수 없다.

신속하게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시라누이 "후우마의 잔당은 어때? 그들이야말로 이가와에 여러가지로 느끼는 바가 있지 않겠어?"


시라누이가 생각난 듯 말했다.

확실히 그렇다.


옛부터 이가와 장로중과 대립하고 있던 후우마 일족의 장, 후우마 단조.


그가 궐기한 것은 얼마 전의 일이다.


치열한 전투 끝에 후우마 단조는 전사.


이가와 장로중은 기세를 몰아 후우마를 멸족시키기 위해, 그 마을을 습격하여 괴멸시켰다.


하지만 살아남은 어린 차기 당주 후우마 코타로가 단신으로, 이가와 일족의 젊은 당주, 즉 아사기를 찾아왔다.


아사기는 이가와 일족의 당주로서 그와 그 부하들을 비호하기로 결정하였고, 장로중도 정전에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후, 후우마 일족은 둘로 분열.


어린 후우마 코타로를 앞세워 오차에 투신하려는 후우마 종가와, 그것을 곱게 보지 않는 후우마 잔당.


후우마 잔당은 오차에서 뛰쳐나가, 이가와 일족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사기는 후우마 잔당과의 평화나, 그 외의 유력 명문가와의 융화를 위해 움직였지만, 이가와 일족의 패권을 노리는 이가와 장로중은 거기에 강하게 반발, 기어이 내전에 이르렀다.


즉, 이가와 일족의 오차 일극 지배를 바라는 장로중의 야망을 아사기가 저지한 것이, 이번 쿠데타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아사기 "쿠로, 어때?"

쿠로 "뭐라 말할 수 없군."


쿠로는, 그로서는 드물게 자신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쿠로 "하지만 후우마 잔당은 수가 적다. 노골적으로 개입해 오는 일은 우선 없을 터."

쿠로 "우리와 장로중 모두 쓰러지기를 바라면서, 틈을 보이면 찌른다. 그 정도일 테지."

시라누이 "후우마의 잔당은 그걸로 됐다 치고, 당주인 아이는 어떻게 지내? 지금의 오차에 놔두는 건 위험해."

아사기 "이미 오차에서 떨어뜨려 놓았어. 그 아이가 살해당하면 후우마와의 평화는 완전히 끊겨버리니까."

시라누이 "어디에 있는지는 나에게도 알려주지?"

아사기 "세이슈라도 손댈 수 없는 곳이라고만 해둘게."


쿠로 "하나 덧붙이자면, 장로중도 단단하지는 않다. 내가 뒷공작을 해두었지."

쿠로 "쿠데타에 참가하지 않은 자, 참여는 했지만 내키지 않는 자, 겉으로만 따르기로 작정한 자도 있을 것이다."

쿠로 "향후 추세에 따라 놈들도 고꾸라지겠지."

아사기 "간사한 녀석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구경하겠다는 거지."

시라누이 "그래서,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


시라누이가 모두를 대표하여 묻는다.


모두가 아사기의 우두머리로서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이슈가 이끄는 쿠데타 부대, 거기에 대항하는 아사기들, 산전수전 다 겪은 장로중들, 방관하기로 한 정부, 다른 가문들 등 정세는 착잡하다.


하지만 아사기는 리더로서 결단했다.


"아사기 "우리의 적은 하토리 세이슈다. 일단 녀석을 쓰러뜨린다."

시라누이 "괜찮겠어? 할머니를 상대하는 건데."


시라누이가 물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 있는 모두에게 그 대답을 들려달라는 물음이었다.


아사기 "그렇지도 않아."

아사기 "어젯밤, 센쥬는 어물쩡 넘겼지만, 아버지의 죽음에 그 요괴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해."

아사기 "그렇다면 나의 적이다."


아사기의 아버지 이가와 슈젠(井河主典)이 임무 중 전사한 것은 그녀가 14세일 때.


슈젠은 친어머니인 하토리 세이슈와 극심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그 죽음에는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틀림없이 세이슈가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혈육인 아들을 죽이는 것도 서슴지 않는 요괴다.


사실, 아사기도 암살하려 했다.


덧붙여서 어머니, 키쿠(菊)는 아사기와 여동생인 사쿠라가 어릴 때에 병사했다.


슬픈 일이기는 했으나, 그 죽음에 의심할 바는 없었다.


아사기 "세이슈는 나의 아버지의 적이다. 하지만, 사사로운 원한 탓에 녀석과 싸우는 건 아니야. 그건 기억해 줘."

아사기 "또 나를 대신해 원수를 갚겠다는 생각일랑 마라. 쓰러뜨릴 기회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쓰러뜨려."


아사기는 모두와 자신에게도 타이르듯 말했다.


시라누이 "그거야 물론 알고 있지."

쿠로 "당연한 말을."

아사기 "그렇지. 쿠로, 세이슈의 거처는 알아보고 있겠지?"

쿠로 "물론. 적의 포진도 이미 확인했다."


쿠로는 지도를 펼쳤다.


쿠로 "히메카미(姫神)의 산. 녀석은 그 신사에 있다."


지도에는 세이슈의 위치, 그리고 적의 배치가 기재되어 있었다.


시라누이 "상당히 알기 쉬운 포진인걸."


세이슈 곁에 약간의 호위 부대가 있고, 그녀를 둘러싸듯이 사방에 대부대를 배치하고 있다.


그 목적은 지극히 심플하다.


스스로를 미끼로 적을 유인하여, 습격이 발생하면 사방에서 군사를 중앙으로 쇄도시켜, 적을 포위섬멸한다는 계책이다.


아사기 "나를 꾀어내려는 함정이구나."

쿠로 "틀림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쿠로의 표정은 어둡다.


이 정보를 수집해 온 그는 아사기 이상으로 위기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아사기 "그렇다면 그 함정에 넘어가주는 수 밖에."

시라누이 "아사기!?"

아사기 "오래 끌면 오차를 제압하고 있는 만큼, 저쪽이 우위가 돼."

아사기 "방관하기로 한 녀석들게도 쓸데없는 시간을 주고 싶지 않아."

쿠로 "구태여 사지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건가. 너답군, 아사기."

시라누이 "정말이지.


쿠로가 피식 웃었고, 시라누이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었다..


대마인

"그렇다면 저희도 동행하겠습니다!"

"함께 사지로! 아사기 님!'

"아사기 님!!"


대마인들이 일제히 자청했지만,


아사기 "안돼."


아사기는 그것을 단호히 거절했다

목소리를 높이는 그들을 찍어 누르고,


아사기 "쿠로, 너는 모든 전력을 이끌고 오차를 급습. 쿠데타 부대가 제압한 곳을 탈환해."

쿠로 "알겠다."

시라누이 "아사기, 넌 어떻게 할 건데? 설마......"

아사기 "고지식하게 정면에서 덤비지는 않아. 나도 생각이란 게 있어."


아사기는 대담하게 웃었다.


***


아사기들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쿠데타 부대에 빼앗긴 요소의 탈환.


우선 오차학원.


쿠로 "인법·불사각성."


쿠로가 휘두르는 초진동 전투 도끼가 경비병 여러 명을 일격에 쓰러뜨린다.


적이 어떤 방어태세를 취하든, 어떤 방어구를 입고 있든 상관없다.


보통 사람을 아득히 뛰어넘는 쿠데타 부대의 대마인들이 마치 종이 인형처럼 양단되어 간다.


쿠데타 부대

"뭐, 뭐야 저 힘은!"

"빌어먹을, 괴물 놈이!"


구로 "흥, 옛날에는 낙오자라 불렸는데."


비꼬듯이 중얼거리면서도 쿠로는 압도적인 파워로 적을 분쇄해 간다.


적의 공격도 굳이 피하려 하지 않았다.


그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도 적지만, 그 얼마 안 되는 사람에 의한 부상도 즉석에서 재생한다.


보통이라면 한 눈에 치명상임을 알 수 있는 큰 부상이라도 말이다.


막강한 힘과 함께 재생하는 그 모습이, 상대의 전의를 깎아내리는 것을 쿠로는 경험으로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표정에는 의아함이 떠올라 있었다.


쿠로 "묘하군. 척후의 정보보다 장로중의 오차 주둔 전력이 적어."


오차학원은 아사기가 차기 대마인의 중추로 삼고 있는 중요 거점이다.


수비에는 나름대로 인원이 배치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마인 "야츠 대장님! 적 부대가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쿠로 "좋아, 즉시 학원의 시스템을 복구시켜라. 우리는 다음 지역으로 향한다."

대마인 "예!"

쿠로 "불길하군. 아사기, 부디 무사해라."


부하들에게 신속히 지시를 내리면서, 쿠로는 목덜미 언저리가 뜨끔한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럴 때 직감은 잘 맞는다.


서둘러 오차를 제압하고 아사기를 엄호하러 가야 한다.



END


똑같은 낙오자였던 사와키 쿄스케도 무언가 계기가 있었다면 인법에 각성하지 않았을까......


쿠로를 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