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몇 시간 후.



댄스 대회의 무대・우즈메 신사.


아마노우즈메를 모시는 섬의 유일한 신사이자 대회 주최자인 댄서 ACO 씨의 친정이기도 하다.


딱히 호화찬란한 신사는 아니지만, 구석구석 손질된 경내는 지금도 섬사람들의 신앙이 두텁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ACO "여러분! 무희섬 댄스 대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런 경내의 맑은 공기에 ACO 씨의 밝은 목소리가 울린다.


댄스 대회는 이 본전 앞 광장에서 열린다.


이곳은 원래 제사 때 춤을 봉납하는 무대로도 사용되었던 곳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섬 부흥을 위한 댄스 대회에는 딱 맞는 장소인 셈이다.


ACO "재차 소개를, 제가 주최 겸 사회 겸 심사원인 ACO입니다! 잘 부탁해요."

ACO "그렇지만, 우선 유감스러운 소식부터. 출전하기로 했던 분들 중 상당수가 오늘 아침, 부상으로 출전사퇴를 신청하셨어요."

ACO "그래서, 이번 참가자는 여기 계신 여러분 뿐."


그래──이 자리에 모여 있는 것은, 우리와 메이, 그것에 오보로 뿐.


메르시와 고양이들의 습격에 의해 다른 참가자들이 사퇴했기 때문에 참가자는 3개 조만 되어버린 것이다.


ACO "조금 허전해졌지만......사퇴한 분들의 몫 만큼, 분위기를 띄워야겠죠─!!!"


그러나, 그런데도 분위기를 고조시키려는 ACO 씨의 밝은 목소리는 활기차다.


ACO "자, 그럼 1회전, 시작합니다!"

ACO "룰은 1 : 1 댄스 배틀!"

ACO "음악은 랜덤이니까 거기에 맞춘 춤을 즉흥적으로 선보이는 거에요!"

ACO "원래는 토너먼트 전이 예정이었지만, 참가자가 줄어 버린만큼, 이번 기회에 총대결전으로 해버리려고 합니다!!"

ACO "우승자에게는 상금 십 만엔과 아마노이와토 동굴에 출입할 수 있는 권리를 프레젠트!"

ACO "아마노이와토 동굴은 이 섬 사람들도 좀처럼 들어갈 수 없으니까! 열심히 춤춰 보아요!"


오보로 "......후후."

나루미 "......"


아마노이와토 동굴이란 말에 오보로가 눈을 빛내고, 우리 셋과 나루미 씨는 긴장한다.


ACO "그럼, 바로 1회전 조 추첨을 할게요! 어디어디......"

ACO "......짜자잔! 제 1회전은 소우마 나루미 씨와 메이 씨의 대전입니다!!"


ACO 씨가 상자 안에서 뽑은 두 장의 종이를 펼쳐 보인다.


ACO "두 분 모두 힘내시고, 스탠바이 해주세요!"

나 "나루미 씨, 잘 부탁드립니다."


불성실 하지만, 참가자가 줄어든 것은 우리에게도 요행이 아닐 수 없다.


단 2개 조만 이기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나루미 "맡겨줘. 벌레들 상대로 매일 밤 특훈한 성과를 보여줄게."

메이 "좋아, 좋다고. 프로 댄서들 앞에서 이 슈트가 통할런지."


메이는 메이대로, 어딘지 모르게 목적이 어긋난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두 사람은 각각 양보할 수 없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댄스 스테이지의 중심에서 마주선다.


ACO "그럼, 모두의 뜨거운 댄스,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뮤직 스타트!"


***

메이 "원, 투, 원, 투."


의욕이 없어 보였던 메이였지만, 의외로 작은 몸을 살린 가벼운 스텝과 턴이 화려하다.


한편 나루미 씨는


나루미 "핫!"


긴 팔다리를 나긋나긋하게 뻗어 땅바닥에서 다리 찢기를 하더니 그대로 회전해, 스프링처럼 일어나 확 뒹군다.


나 "오오오!"


내가 무심코 감탄의 소리를 내자, 나루미 씨는 일순간, 이쪽을 보고 미소 지으며, 후렴구에 맞추어 높이 점프, 화려하게 착지한 뒤 포즈를 취했다.


ACO "거기까지!"


ACO 씨가 구호와 함께 음악을 멈췄다.


메이 "후우, 하아...."

나루미 "제법이네......후후후."


두 사람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서로를 마주보고 인사를 한다.


ACO "굉장해! 높은 수준의 댄스 배틀이었어!"

ACO "나루미 씨는 점프가 굉장했어! 메이 씨는 몸의 부드러움이 살아 있었고, 의상도 굉장히 좋아!"

ACO "이건 판정에 고민이 되는걸! 음......하지만 이번 승자는."

ACO "소우마 나루미 씨!! 음악에 맞춘 임기응변에 능한 기술, 평소 단련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나 "아자!!"

나루미 "후후, 해냈어. 역시 프로 댄서, 노력까지 간파하는구나."

메이 "음, 아쉽네. 하지만 슈트의 유용성은 프로에게도 통용되는 것 같으니 괜찮다고 할까."


메이도 지긴 했지만 의상의 칭찬에 기분 나쁘지는 않은 듯 하다.


헤비코 "나루미 씨 굉장해, 학교에서 볼 때보다 파워 업 한 것 같아!"

시카노스케 "좋았어! 이겼다!!"


나루미 씨의 화려한 춤에 관객석의 해비코와 시카노스케도 신바람이 났다.


나 (좋아, 일단 1승. 하지만, 이 다음은......)


순서를 기다리는 오보로를 힐끗 훔쳐본다.

그 옆얼굴은, 사악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