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 죠 "갑니다, 백부님!!"

듀크 머슬 "와라, 우리 조카!!"


카키이이이이이이이잉!!


거체와 거체, 근육과 근육이 서로 격렬하게 부딪쳤다.


한 사람은 강철의 조각을 연상케 하는 젊은 거인.

그 노출된 피부에는 전깃불이 달린다.


그는 머슬 죠.


또 한 사람은 귀족풍의 정장을 맵시있게 입은 노인.

오랜 세월 동안 단련해 온 근육은 원숙의 경지에 이른다.


그는 듀크 머슬.


머슬 죠 "우오오오오오옷!""

듀크 머슬 "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 사람은 조카, 한 사람은 백부.


함께 궁극의 육체를 찾아 멈추지 않는 남자들이 근육을 격렬하게 진동시킨다.


머슬 죠 "백부님! 파워는 호각입니다!"

듀크 머슬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 나는 밤새 이래도 상관없어!"

머슬 죠 "걱정은 불필요!! 누우우읏! 머슬·라이트닝!!"


파직파직파직!!


머슬 죠는 근육에 대전시킨 전기를 백부의 신체에 단번에 풀었다.


듀크 머슬 "무르다! 머슬·임팩트! 후우우읏!!"

머슬 죠 "누오왓!?"

  


듀크 머슬의 육체가 크게 부풀어, 옷이 찢어지고, 조카가 날아가 버렸다.

근육을 순식간에 크게 융기시켜, 그 근육의 압력에 의해 생긴 충격파다.


듀크 머슬 "후하하하핫하!! 미숙하다 미숙해! 그 정도로는 나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 한다!"

머슬 죠 "누우우우!! 아직이라고!!"


가로막는 벽, 듀크 머슬.

머슬 죠는 다시 그에 도전한다.


머슬 죠 "졌습니다. 아직 백부님께는 당할 수 없습니다."

듀크 머슬 "하지만 너도 강해졋다. 머지않아 나를 뛰어 넘을지도 모르겠구나."

머슬 죠 "한층 더 정진하겠습니다, 백부님"



듀크 머슬 "으음. 예의 센쥬인 벤케이와의 결투는 언제지?"

머슬 죠 "반년 후. 이번에야말로 그 녀석과는 자웅을 정할 생각입니다."

듀크 머슬 "후후후, 부럽구나. 나에게는 라이벌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오랫동안 없었는데. 지루하진 않겠구나."

머슬 죠 "제가 있지 않습니까. 언제라도 백부님과 진심 승부를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듀크 머슬 "후하하하하하하하하!! 그건 즐겁겠군. 기대하고 있겠어. 미래에서 기다릴 최강의 라이벌이여!"

머슬 죠 "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맡겨주십쇼, 백부님!"


하지만 두 명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었다.


지하도시 요미하라.

듀크 머슬의 저택.


듀크 머슬 "누오오오오오오오오!! 어째서 죽은 거냐!! 어째서 죽어버린 거냐, 나의 조카야!! 나의 사랑스러운 머슬 죠여!!"

듀크 머슬 "너만은, 나를 뛰어넘는 강자가 되어줄 거라 기대하고 있었거늘!! 누오오오오오오오오오!!"


요미하라에도 상류계급의 사교계는 존재하고 있다.


마계의 봉건적 정치체제의 영향이 현저하기 때문이다.


듀크 머슬은 그런 요미하라의 상류계급에 강한 영향력을 지닌 늙은 귀족이다.


유력귀족이었던 아버지의 유산에 의한 재력과 요미하라의 일각을 지배하는 '무스크루스'.

라틴어로 근육을 의미하는 마피아 조직의 보스이기도 하다.


원숙의 경지에 이른 완전 전투 보디.

상처입는 것을 모르는 근육 노신사.


그 듀크 머슬이 오열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조카, 머슬 죠의 죽음.


그 슬픔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

어쩌면 영원히


듀크 머슬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머슬 죠여! 머슬 죠여!!"


둥! 둥! 두둥!


무의식적으로 근육이 크게 융기해, 그 충격파로 주위가 파괴되어 간다.


벽이나 천장이 갈라지고, 일상생활 용품은 부서져, 마루에는 휘말린 사용인마저 구르고 있었다.


사랑하는 조카가 대마인들의 비열한 함정에 빠져 살해당하고 난 후, 듀크 머슬은 자주 이런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



네이스 "뭐야 이 꼴은"


마계 마피아 '귀곡(鬼哭)'의 고위 간부 '서리귀신' 네이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집사 "주인님께서는 머슬 죠님을 추모하시는 겁니다. 얼마나 가여우신지."


그녀를 여기까지 안내한 집사가 주인의 슬픔에 가슴 아파하는 듯 대답한다.


네이스 "저기 죽어있는 건?"

집사 "3일 전에 고용한 사람이군요. 이렇게 된 주인님께는 접근하지 말라고 일러뒀었는데요."

듀크 머슬 "머슬 죠여, 어째서 죽은게냐!! 나를 남겨두고, 어째서!! 누오오오오오오!!"

나이스 "나는 업무의 보고를 위해 온 거야. 얘기를 할 수 있게 해둬."

집사 "잠시만 기다려주시길."


집사는 공손히 머리를 숙이고, 미쳐 날뛰는 폭풍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주인에게로 다가갔다.


집사님 "주인님, 주인님, 귀곡의 네이스님이 오셨습니다."

듀크 머슬 "음, 그런가......"


듀크 머슬은 울음을 뚝 그쳤다.

그리고 주위의 참상을 돌아보고,


듀크 머슬 "후하하하하! 또 날뛰어버렸나! 뒷수습은 부탁하지."

집사 "알겠습니다."


보고 있던 네이스가 당황할 정도의 빠른 전환.

크게 웃으며 집사로부터 새 옷을 받아 갈아 입는다.


듀크 머슬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줬군. 네이스 공, 오늘은 무슨 용무로?"

네이스 "일의 보고야."

듀크 머슬 "오오, 그럼!"


바짝 몸을 내미는 듀크 머슬에게 네이스는 담담하게 대답한다.


네이스 "그쪽의 부탁대로 대마인 야나기 무츠호와 DSO의 코우카와 아스카를 꾀어내는 정보 공작은 성공했어."

네이스 "이 저택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할 거야. 변장 정도는 하고 오겠지만."

듀크 머슬 "후후후. 감사하지. 이걸로 사랑하는 머슬 죠를 죽인 놈들에게 복수할 수 있겠군!!"


듀크 머슬의 온 몸에 힘이 실린다.

막 갈아입은 옷이 다시 근육 탓에 터질 뻔했다.


네이스 "그건 알아서 해."

네이스 "약속대로 머슬 죠 공 소유의 땅을 우리 귀곡에게 넘겨주고."

듀크 머슬 "나는 약정을 어기지 않는다. 얼마든지 요미하라에 넘어오게. 어둠의 형제로서 귀곡을 환영하지."

듀크 머슬 "단,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나이스 "뭐야?"


이러한 거래에서 남보다 손을 늦게 내미는 건 금지되어 있다.

네이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듀크 머슬은 그것도 모르고, 아니 아예 무시하며 말했다.


듀크 머슬 "그곳은 내 조카가 몹시 좋아하던 땅이야. 녀석은 평소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었지. 그 건강함이야말로 최고의 자랑이었어."

듀크 머슬 "어딘가에 조카의 이름을 붙인 건강 랜드를 만들고 거기에 조카의 동상을 세워주지 않겠나? 물론 그 비용은 내가 지불하지."

네이스 "......알았어. 보스에게 전하지."

듀크 머슬 "부탁하네. 후후후, 머슬 죠여. 네 원수, 내가 반드시 갚아주마!"


듀크 머슬의 복수의 불길은 활활 타오르는 것이었다.


──일주일 후.


파티는 이미 시작되었다.


역시 요미하라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력자 듀크 머슬의 파티라 모인 손님들도 한 가닥 하는 무리들이 모여 있다.


오늘은 우리도 이 자리에 걸맞은 모습으로 변장했다.


나 "좋아, 간다."

토키코 "네, 네에......당주님......"



나는 마계 상류층의 귀공자라는 설정으로 오늘은 턱시도를 입고 왔다.

토키코는 나의 충실한 여집사로, 남장여자 풍이지만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나 "시므온 님이겠지."

토키코 "그랬지요......시므온 님, 시므온 님......네, 이제 괜찮습니다."


설정 상의 내 이름을 몇 번인가 반복하고, 토키코는 각오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좋아, 그럼 갈까."

토키코 "네, 시므온 님."


때맞춰 홀에 들어서자마자 손님들의 시선이 소리를 내듯 쏠렸다.


『시므온 님이다』 『저분이?』

『얼굴을 뵙는 건 처음인데.』

『설마 지상에 나오실 줄이야』


그런 속삭임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토키코 "......읏!"


토키코의 안색이 다시 굳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 "괜찮아. 당연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 그렇게 보여."

나 "나는 마족 상류층의 귀공자 시므온이고, 너는 그 집사야."

나 "준비는 완벽하다고 돌로레스가 말했지. 자신감을 갖고 가자."

토키코 "그,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시므온 님은 침착하시군요."

나 "뭐, 이런 장소를 겪은 적이 없지는 않으니까."

토키코 "그, 그러신가요? 대체 어디서?"


그건 설명하기 어렵다.


그 미래세계 코델리아에서의 경험이 무엇이었는지, 나도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당연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으라는 조언도 거기서 앨리시아에게 들은 거다.


오크 노예 상인 "시므온 님,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요미하라에서 창관을 운영하고 있는 더스처라고 합니다."


척 보기에도 악랄해 보이는 노예 상인이 두 손을 비비며 말을 걸어왔다.


나 "잘 부탁해."


나는 의젓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오크 노예 상인 "시므온 님 같은 고귀한 분이 이런 지상에 오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나 "여동생인 돌로레스를 만나기 위해서야."

마녀 "어머나, 돌로레스 님. 저, 그분과 평소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렇게 끼어들어 온 것은 마녀다.

거짓말인 건 뻔히 보이지만,


나 "고맙다.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내줘."

마녀 "물론. 저는 주술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멜티라고 합니다. 부디 기억해주시길."

나 "기억해두지."


나는 부드럽게 말하고, 다음은 화려한 의상의 서큐버스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나 "어이쿠, 아름다운 아가씨. 성함을 여쭤봐도 될까요?"

사큐버스 "네, 네에, 저 서큐버스 캐미라고 합니다. 마, 말을 걸어 주셔서 영광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남자의 정기를 쥐어 짜냈을 음마가 목소리를 높였다.


나 "지인인 미티아로부터 얘기를 들었는데, 지상에는 릴림이라는 골치 아픈 몽마가 있다던가."

서큐버스 "이, 있어요!! 몽마 노릇도 제대로 안 하고 놀러만 다니는 한심한 녀석이에요."

나 "그거 참 골치 아프겠군. 하지만 당신은 다른 것 같은데. 당신의 꿈 속에서 한때의 쾌락에 빠져 보고 싶군요."

사큐버스 "시므온 님이 원하신다면, 어, 언제든지......"


서큐버스는 황홀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몽마 주제에 눈빛이 숫처녀로 변해 있다.


나 (뭐야 이거......)


앨리시아에게 끌려간 만찬에서 그녀가 손님들과 이야기하던 것을 떠올리고, 요미하라의 무리와 그럴듯한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속으로 투덜대고 있었다.


내 알맹이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는데, 직함이 마족 귀공자가 되자마자 이거다.


토키코 (당주님......)

토키코 (어느새 그런 행동가지를 배우셨는지요? 정말 늠름하십니다......)

토키코 (제가 모르는 곳에서 많이 배우셨군요. 토키코는 기뻐요.......)


문득 돌아보니, 토키코까지 묘하게 반짝반짝 거리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설마 토키코까지 귀공자 연기에 당한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여기서 서툰 연기를 하는 것이 이번 임무는 아니다.


일찍이 야나기 무츠호, DSO의 코우카와 아스카와 협력해 쓰러뜨린 머슬단의 보스, 머슬 죠.


그의 백부인 듀크 머슬이 특무기관 G에 마계의 고도의 의료기술을 매각하려 한다는 정보가 있었던 것이다.


그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그가 월 1회 열고 있는 파티에 마족 귀공자로서 토키코와 함께 참가하여, 틈을 타서 토키코가 저택 내 단말기에 인법으로 잠입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 일이 가능해진 것도 아까 마녀에게 말했듯이, 노마드의 돌로레스와 정말 친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쪽은 대마인, 저쪽은 노마드, 그것도 최강의 마계기사 잉그리드의 먼 친척.

보통이라면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처음 만난 장소가 게임 대회. 거기서 약간의 트러블을 같이 이겨낸 것도 있어, 대마인이나 노마드 같은 건 일단 뒤로 미뤄두고 게임 친구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돌로레스가 요미하라로부터, 아니 자신의 방에서도 좀처럼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에서의 교제 뿐이다.


그리고 듀크 머슬의 정보를 입수하고 어떻게 저택에 잠입할까 궁리하고 있을 때, 게임 내 채팅에서 문득 잡담으로 그 이야기를 말했더니, 돌로레스가 이렇게 되받아친 것이다.


슬픔의 성모 "그거 도와줄까?"

호크 윈드 "괜찮은 거냐? 대마인의 임무라고."

슬픔의 성모 "지난번의 답례, 하지만 언니한테는 비밀이야."

슬픔의 성모 "나, 마계에 오빠가 있는데, 그게 지상에 온 거라고 해줄게. 얼굴은 후우마가 가공해 줘."

호크 윈드 "그게 가능해?"

슬픔의 성모 "간단해. 진짜 얼굴을 아는 녀석은 이쪽에 없고, 후우마가 우리 오빠라면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돌로레스는 마계에 있는 오빠 시므온이 인간계의 노마드에 유학해 왔다는 설정으로 언더 그라운드에 정보를 흘려주었다.


그 정보공작은 무서울 정도로 확실해, 나는 파티에 순조롭게 참가할 수 있었고, 정체를 의심하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다.


그래서 나는 귀공자 시므온으로서 파티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었지만, 저택의 주인이자 파티의 주최자인 듀크 머슬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놈이 나오면 내가 상대하고, 그 사이 토키코가 나선다.



가면의 마담 "시므온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때 갑자기 나타나서 말을 걸어온 것은 가면의 마담이었다.


도쿄 킹덤의 '5강', 아니 이제는 '4강'의 하나, '클럽 페르소나'의 여주인.


그 정체는 DSO 일본 지부의 소장 코우카와 오보로다.


나 "뭐야? 어떻게?"


놀라는 내 얼굴을 보고 마담은 피식 웃는다.


가면의 마담 "시므온 님이 오신다고 들었던 터라. 괜찮으시다면 한 곡 추시겠어요?"

나 "......"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한 곡 추자고?


확실히 파티에 어울리는 곡이 흐르고, 춤추는 사람도 드문드문 있지만, 지금 여기서? 심지어 나랑?


내가 대답에 곤란을 겪고 있을 때, 토키코가 불쑥 몸을 내밀었다.


토키코 "어이쿠, 시, 시므온 님! 첫 번째 파트너는 저와 함께로 부탁드립니다!"

나 "......?"


뭐야 이 전개는.

오늘은 토키코까지 이상하다.


하지만 나의 집사인 토키코가 다른 손님을 제쳐두고 처음에 나와 춤추고 싶다는 말을 꺼내는 것은 장소에 맞지 않았던 듯, 주위의 무리들이 소곤소곤 속삭이기 시작하는데, 말을 꺼낸 마담은 빙그레 웃으며,


가면의 마담 "그렇죠. 집사님은 어린 시므온 님을 홀로 지켰던 충신 중의 충신."

가면의 마담 "집사님을 제쳐두고 제가 먼저 춤을 출 수는 없겠지요? 실례했습니다."


하고 스스로 한발 물러섰다.


나 "그렇지. 일단 너와 먼저 춤춰볼까."


이 흐름에서 나로서는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시므온 님의 말씀이라면, 하고 토키코를 백안시하던 무리도 금방 납득한다.


완전히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다.


나 (어린 나를 홀로 지킨 충신 중의 충신인 건 틀림 없지만......)


나 "토키코"

토키코 "당, 시므온 님......"


자기가 먼저 말을 꺼냈으면서도 이상하게 긴장하고 있는 토키코의 손을 잡고, 그 허리를 바짝 당긴다.


토키코 "......앗!"


토키꼬의 몸이 빳빳하게 굳어졌다.


나 "음악에 맞춰, 편하게."

토키코 "네, 네에......읏."

나 "간다."


토키코를 리드하면서 둘이서 느긋하게 춤추기 시작한다.


이런 경험도 벌써 세 번째다.


첫 번째는 미래세계 코델리아에서.

두 번째는 유령이 나오는 집에서.


그럴듯하게 춤출 수 있을 뿐이지만, 과연 조금은 익숙해져 있었다.


도키코 "당주님, 죄송합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끼어들고 있었습니다. 집사답지 못해 죄송합니다."


나에게 맞춰 움직이면서, 토키코가 미안한 듯이 말한다.


나 "괜찮아괜찮아. 그 마담과 춤을 춘다니. 안 좋은 예감 밖에 들지 않는걸."

토키코 "그분은 어릴 적의 당주님을 알고 계시니까요......"

나 "그래서 놀리는 건가? 좀 봐줬으면 하는데."

토키코 "그건 그렇고 이런 춤까지. 어디서 배우셨나요?"

나 "시뮬레이션 같은 거에서. 임무 중에도 조금."

도키코 "훌륭하십니다. 하지만 이럴 줄 알았다면 저도 근사한 드레스를 입고 왔을 텐데요."


토키코는 아쉬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그럼 임무에 지장이 생겨. 그리고 토키코의 집사 모습도 잘 어울려."

토키코 "가, 감사합니다!"


토키코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나 "마담이 나타난 걸 보아하니, 아스카도 어딘가에 있겠네."

토키코 "그렇겠죠."


마족 귀공자답게 춤을 추면서 경계를 강화했던 그때,


듀크 머슬 "참석자 분들, 인사가 늦었습니다"

듀크 머슬 "저는 이 저택의 주인, 듀크 머슬. 파티는 잘 즐기고 계신지요?"


듀크 머슬이 나타났다.


우리는 춤을 멈추고 놈에게 시선을 돌린다.


듀크 머슬 "오늘 밤은 사랑하는 나의 조카. 머슬 죠의 기일. 그 진혼을 위한 잔치."

듀크 머슬 "우리 조카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여러분이 많이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파티의 참석객들이 박수를 친다.

나랑 토키코도 거기에 맞춘다.


듀크 머슬 "그렇지만 저는 여기 모이신 분들께 한 가지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합니다."

듀크 머슬 "오늘 밤, 이 파티에 내 조카의 목숨을 앗아간 꺼림칙한 대마인과."

듀크 머슬 "DSO의 잡동사니 인형이 변장하여 숨어 들었더군요."


나 "읏!"

토키코 "당주님!"


나와 토키코는 긴장한다.


참석객들도 『대마인?』 『어디 있지?』 『누가 둔갑한 거냐』며 술렁이기 시작한다.


듀크 머슬 "당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로서도 그들이 누구로 둔갑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니."

듀크 머슬 "후하하하하하하!!"


듀크 머슬은 크게 웃으며 일동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나서,


듀크 머슬 "고로! 오늘 밤에 모인 자들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몰살시키겠다!!"


그 외침과 함께 파티장에 대량의 드론이 쳐들어왔다.


듀크 머슬 "사랑하는 나의 조카 머슬 죠여, 보고 있느냐, 복수의 잔치의 시작이다!"


파티장의 출입구에 금속제의 셔터가 내려졌다.


오크 노예상인 "하, 하하......듀크 머슬 님, 여흥치고는 농담이 지나치시군요."


아까 내게 말을 걸었던 노예 상인이 어색한 웃음을 머금고 듀크 머슬에게 다가가려 한다.


듀크 머슬 "해라."

집사 "예."


옆의 집사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드론들의 일제 공격이 시작되었다.


오크 노예 상인 "끄아아아악!!"


눈치가 없던 노예 상인이 먼저 벌집이 된다.


파티객

"히이익!!"

"저 망할 영감, 진심이야?"


일이 이에 이르러 손님들도 이것이 여흥도, 농담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하지만 역시 요미하라 주민들이다.

지금 것에 당한 것은 극히 일부, 대부분은 기습 공격을 피하고 있다.


물론 나와 토키코도 함께.


듀크 머슬 "흠, 그럼 이건 어떨까?"


듀크 머슬은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쉬이이이이이!


놈의 머리 위에서 노란 가스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맨 처음 그걸 들으마신 건, 듀크 머슬의 가장 가까이에 있던 집사였다.


집사 "큭......카악......쿨럭......주, 주인......어째서......"


각혈하며 쓰러진 집사의 피부가 순식간에 거무스름하게 변색해 간다.


집사는 흠칫흠칫 몇 번인가 몸을 떨더니 곧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역시 독가스다. 그것도 굉장히 강력한


듀크 머슬 "무으으읏, 너는 진짜였나. 미안하다, 정말로 미안하다. 저승에서 머슬 죠를 잘 섬겨다오."


듀크 머슬은 독가스 속에서도 태연했다.


아니 목놓아 울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독가스로 죽인 집사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었다.


그 광기. 무시무시한 복수심.


등에 소름이 돋는다.


독가스는 점점 퍼져나간다.


불행히도 놈 근처에 있던 파티객이 풀썩 쓰러져 간다.


듀크 머슬 "내 조카의 원수여. 네놈이 이 독 속에서 처참하게 죽어가는 꼴을 이 눈으로 보고야 말리라!"

나 "칫, 벽 쪽으로 물러난다! 가스의 속도는 느려!"

토키코 "네!"


우리들, 아니 참여객 누구나 독가스로부터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독가스가 확산되는 속도는 느리다.

집사가 죽은 탓인지 드론도 멈춰 있었다.


듀크 머슬 "후하하하하하하하!! 머슬 죠여, 보고 있느냐!! 너를 죽인 놈들의 벌레 같은 꼴을!"


벽에 찰싹 달라붙는 것밖에 못하는 우리를 듀크 머슬이 비웃고 있었다.


놈은 도망칠 도리가 없는 이 방 안 어딘가에 있는 원수가 독으로 죽어가는 것을 즐기려고 한다.


파티객

"이 미치광이가!"

"나의 홍련의 불길에 타죽어라!!"


몇몇 손님들이 마법을 썼다.


수십 개의 마법의 화살, 천장에 이를 정도의 거센 화염이 듀크 머슬을 강타한다.


듀크 머슬 "후하하하하!! 멍청한 놈들! 나에게 이런 것은 통하지 않는다!"


듀크 머슬은 공격을 피하려고 조차 하지 않았다.


모든 공격을 태연히 받아내, 덤벼든 무리에게 희희낙락 다가간다.


듀크 머슬 "네놈들이 조카를 죽였나? 대마인이냐? DSO의 잡동사니냐?


파티객

"히이잇"

"아, 아니야──"


듀크 머슬 "문답무용! 후웃!! 후우웃!!"


듀크 머슬이 휘두르는 호완이 무관계한 손님을 고깃덩어리로 바꿔간다.


듀크 머슬 "이렇게 여린 육체로는 머슬 죠에게 찰과상 하나 입히지 못할 터. 이들도 아닌가 보군."


모든 공격을 튕겨내는 육체. 그 머슬 죠와 같은, 아니 그 이상이다.


듀크 머슬 "내 조카의 원수여. 아직 살아 있다면 나와라. 그러면 네놈부터 죽여줄 테니."

듀크 머슬 "나머지는 모두 그 뒤를 쫓아갈 테지. 사랑스러운 내 조카에게로의 공물로서 말이야. 후하하하하하하!!!"


나 "저 녀석!"

토키코 "당주님!"


토키코가 내 팔을 강하게 잡았다.

나서지 말라는 것이다.


나 "알고 있어."


내가 나선들 소용없다.


하지만 독가스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퍼지고 있다.


언젠가는 당하고 만다.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END


센쥬인 벤케이......1회성으로 쓰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캐릭터였다.


기밀누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후붕이와 그걸 또 도와주는 돌로레스.


시므온은 야곱의 아들 이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존나 흔한 이름이라 문제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