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힘을 받은 우리와, 혼활의 정령 엠프사의 싸움.


엠프사 "저어, 후우마 씨였던가요? 일단 안 다칠 정도로 할 테니 걱정마세요."

엠프사 "그리고 주민 분들의 혼활 세뇌를 풀어주는 약도 따로 준비되어 있으니 싸움이 끝나면 사용하세요."

나 "정말......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나 "이 사람, 너무 좋은 사람 같아서 싸우기 힘드네......"

엠프사 "죄송합니다......아, 그리고 저희 주노님이 항상 신세 많이 지는데......폐를 끼치지는 않으셨는지요?"

나 "네, 네에......지금 당하고 있어요."

엠프사 "그렇네요......아니, 저도 이런저런 생각은 많이 드는데......"


주노 "아────진짜! 이러쿵저러쿵 시끄러워! 너희들, 제대로 싸워라구!!"


라는 등 의외로 고생하는 엠프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싸움이 계속 된다.


신의 권속인 엠프사의 힘은 굉장했지만, 마찬가지로 신의 축복을 받은 우리들은 그것을 간신히 받아쳤다.


헤비코 "에──이잇!! 이걸로 끝이야, 모두 나와줘!"



데빌 랜턴

"타코!!"

"타코!!"

"오메데토─!!"


나와 손을 잡은 헤비코가 허공에 축복의 힘을 담으면, 거기에 게이트가 열리고, 헤비코가 집에서 기르고 있는 마계생물 데빌 랜턴이 소환됐다.


어째서인지 데빌 랜턴들도 웨딩풍이었다.


나 "너, 너어 그런 엄청난 기술을 쓸 수 있구나......"

헤비코 "에헤헤. 왠지 몸에 힘이 넘쳐, 이것저것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헤비코 "자! 후우마짱도 손을 꼭 잡고 힘을 줘! 마지막 한 방이야!"

나 "오, 오우......!'


아내의 엉덩이 밑에 깔린다는 게 이런 것일까.


랜턴들과 씩씩하게 싸우는 헤비코의 손을, 나는 시키는 대로 꼭 잡는다. 그리고──.


헤비코 "그럼 모두 간다──! 필살 웨딩 타코 플레임!"

데빌 랜턴들

"""타코────!!""""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헤비코의 지시에 맞추어 랜턴들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데빌 랜턴이 문어 먹물과 함께 내뿜는 마계의 불꽃 다크 플레임.


거기에 여신의 축복이 더해진 필살의 웨딩 타코 플레임이었다.


엠프사 "크윽!!? 후, 훌륭합니다......!"


과연 신의 권속도 이거에는 큰 타격을 입었던 모양이다.


엠프사는 무릎을 탁 꿇고 그 모습이 조금씩 희미해져 간다.


엠프사 "아, 아무래도,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네요......"

엠프사 "그럼 주노님, 먼저 들어가 저녁 준비하고 있을 테니 너무 늦지 않게 돌아와주세요."

엠프사 "그리고 여러분, 주노님을 잘 부탁드려요. 솔직하지 못할 뿐이지, 사실은 착한 아이에요."

주노 "아─, 네이네이! 저녁은 오므라이스니까!"

나 "주노, 너 저런 좋은 사람을 고생 시키지 마라......"

시카노스케 "그 사람, 뭔가 엄마 같았지."


우리에게 정중히 인사하며 엠프사는 그 자리에서 사라져갔다.


이리하여 한 건 해결──로는 끝나지 않았다.


주노 "그래서, 너희들! 주노의 축복을 받았으니, 이후는 잘 알고 있겠지?!"

나 "큭. 이 녀석, 들떠선......"

헤비코 "아, 맞다. 후우마짱과, 결혼......."

시카노스케 "그, 그랬지!? 너희들 정말로 결혼하는 거냐!!?"


데빌 랜턴들

"타코!"

"마마!"

"오메데토!"


나 "아, 아니, 그건......"


시카노스케와 데빌 랜턴들이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한다.


한편 나와 헤비코는,


헤비코 "어, 어떻게 하지, 후우마짱......?"

나 "어떻게 하냐고 물어봐도......앗. 위험해, 예의 휴대 봉신기도 배터리 다 됬어."

나 "이래선 못 써먹는데......"


어쩌면 이것으로 주노의 축복도 무효화할 수 있을까, 기대 했었는데.


헤비코 "어? 그, 그럼......?"

나 "결혼......할 수 밖에 없겠네."

헤비코 "엣, 에에에......?"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다.


처음에는 7월이 와 쥰 브라이드의 기한이 만료되었다.


다음 번엔 이상한 과학자의 소동으로 인해 혼란산 사이 주노가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방법 모두 무리일 것 같다.


주노 "꺄하하하하! 기분 좋구만!!"

주노 "이게 지금까지 질릴만큼 주노에게 축복을 강요해 온 인간에 대한 복수야!"

주노 "그럼! 빨리 시작해! 하기 싫은 결혼을 해서, 평생 고생만 하라구~♪"

나 "이, 이 못된 년이......!"


나 (응? 아니, 잠깐만......)


주노는 진짜 신이다.


아까는 휴대 봉신기 덕에 조금은 저항할 수 있었지만, 역시 그것도 일시적인 것.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즉, 녀석의 말대로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파워로 나와 헤비코는 결혼하게 되고 만다.


하지만......


녀석이 한 말 중에 한 가지, 틀린 게 있었다.


나 "아니, 딱히 나는......'하기 싫다' 정도는 아니야, 헤비코의 결혼......"

헤비코 "으, 응......헤비코도 후우마짱이라면......?"

주노 "헤?"

시카노스케 "응?"

데빌 랜턴 "타코?"


모두가 우리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나 "아, 아니, 물론! 우리도 학생이고, 아직 결혼은 이르다고 생각해?"

나 "하지만 주노의 축복이 풀리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고......"

나 "그럴 경우, 딱히 싫지는 않달까?"

나 "그렇잖아? 나, 그동안 계속 헤비코한테 신세 많이 졌는걸......"


그랬다.......


나는 새삼 가련하고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소꿉친구 소녀를 본다.


헤비코와는 쭉 같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쭉──.


내가 삽질하고 있을 때도 계속 변함없이 밝게 웃으며 곁에 있어 주었다.


내가 지금,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사람이 되었다면, 그것은 확실히 이 녀석이 가까이 있어 주었기 때문이다.


헤비코 "뭐, 뭐야, 후우마짱, 갑자기 그렇게 뚫어져라 응시하고......"

헤비코 "앗. 헤비코야말로 항상 고마워......?"

헤비코 "디저트 먹으러 갈 때도, 항상 같이 다니고......"

나 "아, 아니, 나야말로 고맙다고 할까, 여태까지 말하지 않았지만."

주노 "자, 잠깐잠깐잠깐잠깐잠깐─!!!?"


시카노스케&데빌 랜턴

"어어어어!? 진심이냐 너희드으으으으을!?"

"타코!" "타코타코!"


난리법석을 떠는 외야에 개의치 않고 나와 헤비코의 손이 겹쳐진다.


......어? 왜 이러지?


이것도 주노의 축복의 효과일까.


언제나 친숙한 헤비코의 얼굴이, 오늘은 이렇게도 귀엽게 보여──.


나 "그, 뭐시냐, 헤비코......그 드레스......잘 어울려......아니 그렇다기보단, 엄청 귀여워......"

헤비코 "으, 응......후우마짱이야말로 드물게, 그 슈트 차림, 굉장히 멋있어──."


주노 "스토────옵!!!"


삐까아아악!!


나 "어?"

헤비코 "어머? 원래대로 돌아왔어?


주노의 짜증이 폭발하는 것과 함께 우리의 축복이 해제됐다.


주노 "뭐야, 웃기지 말라고! 주노가 뭘 위해 이런다고 생각해?!"

주노 "그렇게 솔직하게 기뻐하면 괴롭힘이 아니잖아!?"

나 "에, 에에......."


엉망진창일 정도로 불합리한 말이었다.


나 "아니, 나는 딱히 기뻐하고 있었던 건......"

주노 "아──시끄러워! 이제 질렸으니가 돌아갈 거야! 그래도 말이야, 기억해두라고 너희들!"

주노 "내년에도, 꼭 축복하고 괴롭혀 줄 테니까!"


슝!!


나 "앗."

헤비코 "어라라......"


악담을 남기고, 성가신 여신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후 남겨진 것은, 원래의 옷으로 돌아온 나와 헤비코.


시카노스케 "너, 너희들......! 그래서, 뭐야!? 진짜 결혼할 생각이야!?"

데빌 랜턴들

"타코?"

"타코?"

"오메데토?"


그러자 흥분한 얼굴의 시카노스케와 랜턴들이 몰려든다.


나 "아─. 물론 안 하지. 우리들은 지금까지와 같이──왜 그래, 헤비코?"

헤비코 "아무것도, 뭐, 역시 그게 제일이지!"


주노의 축복이 풀린다면 결혼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다행인 것 같은──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것 같은.


왠지 모르게 쑥스러워져, 우리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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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있었다구, 이이다 씨!

'그 새끼'와는 다르게 이야기의 끝맺음이 좋다.


오메데토 =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