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기사, 그것은 경외의 대상이다.


전장에서는 일기당천.


그 모습에 아군은 용기를 북돋우고, 적에게는 사신으로 보인다.


마계기사 잉그리드, 일본 최대 어둠의 세력 노마드, 그 본부를 관리하고 있는 그녀가 바로 그렇다.


헌데, 노마드에는 잉그리드가 가장 신뢰한다는 특이한 마계기사가 있다.


그 이름을 리나라고 한다.


리나 "그럼 잉그리드 님, 다녀오겠습니다!'


마계기사 리나는 일과인 요미하라 순찰을 떠났다.


애검 사쿠라블로섬을 들고 때로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 모습은 주민들에게 익숙한 광경이다.


태평해 보이는 그 모습과는 달리 악당들에게 시위 효과는 분명히 있었고, 요미하라의 치안 유지에도 도움이 되고 있었다.


리나 "흥흥흥흥~~♪"


오늘따라 유난히 리나의 발걸음이 가볍다.


그것은, 패트롤 김에 잉그리드에게 어떤 부탁받았기 때문이다.


리나 "오로보 님과 퓌르스트 님께 보내는 편지? 그러고 보니 최근 두 분을 자주 못 봤구나."

리나 "오보로 님은 가게에 가면 된다 쳐도, 퓌르스트 님은 자택에 계시려나?"


노마드의 대간부, 오보로와 퓌르스트.


이들은 각각 요미하라에 거점을 마련해, 딱히 본부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편지의 구체적인 내용은 듣지 못했으나 그들을 본부로 불러내는 것이라고 한다.


요컨대 심부름꾼이지만, 잉그리드가 리나에게 맡긴다면, 또 의미가 달라진다.


대간부라 해도 경시할 수 없다.


물론 리나는 잉그리드의 부탁이란 것 하나만으로 마음이 들뜨는 것이었다.


리나가 먼저 찾아간 곳은 뒷골목에 있는 오보로의 쇼펍(showpub)이었다.


리나 "잉그리드 님에게서 오보로 님에게 전하는 편지를 받아왔다."

리나 "직접 건네달라고 들었는데. 안에 들여주겠어?"



유우&아이

"잉그리드 님으로부터?"

"엣? 어떻게 하지?"


가게 앞에 있던 오보로 휘하의 두 사람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가게 안에서는 화려한 댄스 음악이 흘러나온다.


리나 "혹시 아직 영업 중이야?"

리나 "오보로 님의 방해가 되지 않게 영업 시간에 겹치지 않게 왔는데. 나중에 다시 올게."

유우 "잠깐. 잉그리드 님의 사자(使者)를 멋대로 되돌려 보낸다면 우리가 혼날 거야."

아이 "뭐, 너라면 괜찮겠지. 오보로 님은 댄스 연습 중이시다. 말을 거는 것은 그 후로 부탁할게."

리나 "응, 알겠어."


두 사람의 안내를 받아 가게 안에 들어서자,



오보로 "하앗, 하앗, 하앗, 하앗!!"


무대에서 오보로가 춤을 추고 있었다.


다이나믹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댄스다.

싸울 때와는 다른 힘이 넘친다.


춤을 추는 오보로의 표정도 지금까지 본 적 없을 만큼 진지하다.


눈부신 스테이지의 불빛 아래 대간부·오보로의 육체가 화려하게 약동하고 있다.


리나 (굉장하다......)


리나가 가게에 들어왔다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다.


그 반짝임에 저도 모르게 멈춰서고 만다.



고양이 "보...보...보..."


객석에서 한 마리의 고양이가 응원하듯이 오보로를 지켜보고 있었다.


오보로 "하앗! 하앗! 하앗!!! 좋아, 불타오른다고!!"


도저히 방해할 수 없다.

오보로의 시야에 들어서는 것조차 망설여진다.


리나는 가게 구석에 서 잠시 오보로의 댄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곡이 끝나, 땀에 흠뻑 젖은 오보로가 상쾌한 미소를 지었다


오보로 "하아, 하아, 하아──후흥. 어때? 제법 잘하게 되었지?"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응원하던 고양이에게 말을 걸고 있다.


고양이 "오보오~~~♪"

오보로 "하핫, 그렇지? 두고 봐, 다음은 그 빌어먹을 여신에게──."


짝짝짝짝♪

리나가 무심코 박수를 치자,


오보로 "아앙?'


오보로는 리나에게 고개를 돌리고, 깜짝 놀란 듯이 몸을 뒤로 젖혔다.


오보로 "리, 리나!? 네가 왜 여기에!?"

리나 "오보로 님, 굉장한 댄스였습니다!"

오보로 "봐, 봤어?"

리나 "네! 오보로 님이 이 가게에서 춤을 추시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매일 연습하셨군요!"

리나 "움직임에 굉장히 섬세하고, 오보로 님의 미소가 반짝반짝 빛나 감동했어요!"

오보로 "뭐, 뭐가 반짝반짝이야. 누굴 놀리고 있어! 너희들 왜 리나를 들여보낸 거야!?"


오보로는 얼굴을 붉히며 리나를 안내한 부하를 꾸짖었다


유우 "죄, 죄송합니다."

아이 "잉그리드 님의 사자를 저희가 도로 쫓아내는 건 좀......"

오보로 "뭐어? 잉그리드의? 대체 무슨 일이야?"

리나 "이 편지를 전하라고 하셨어요."


리나는 오보로에게 다가가 잉그리드에게서 받은 편지를 내밀었다


오보로 "앙? 편지? 또 거드름이나 피우는 여자라니까! 흥!"


오보로는 그것을 낚아채더니 도망치듯 사무실로 사라져 버렸다.


고양이 "보보보......"


좀 더 춤추는 걸 보고 싶다는 느낌으로 아까 그 고양이가 뒤를 따라갔다.


리나 "으응, 굉장했다. 오보로 님이 저렇게 열심히 연습하고 계셨다니, 놀랍군."

유우 "지난 번에 오보로 님이 무희도 댄스 대회에서 우승을 놓치셨어."

아이 "다음 대회를 위해 준비 중인 거지. 하지만 비밀로 해줘. 의외로 부끄러움이 많은 분이거든."


다음은 퓌르스트다.


그는 요미하라 주택가에 있는 교회를 아지트로 삼고 있다.


단지 경비를 위해 아지트의 주위의 에리어에 침입자를 헤매게 하는 마법을 걸고 있다.


거기에 발을 들여놓으면 똑바로 걸어갈 생각이라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좌우로, 때로는 뒤로 돌아버려, 잘못하면 죽을 때까지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리나 "이쯤일 텐데. 역시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됐군. "


주변에 안개가 끼기 시작했고 인기척도 없어졌다.


리나 "음──그래도 미미한 마력의 느낌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 이쪽이겠지."


헤메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리나는 퓌르스트가 걸어둔 마법의 기척과 바람의 감각을 의지하여 적당히 걸어다녔고,


리나 "아, 됐다."


10분 정도 지나자 낯익은 교회가 나타났다.


그리고 리나가 다가가자 문이 안쪽에서 열린다



퓌르스트 "......"


나온 것은 퓌르스트다.


리나 "퓌르스트님, 오랜만이네요."

퓌르스트 "이것 참, 리나 씨, 무슨 일인가요?"

리나 "잉그리드 님의 편지를 가져왔습니다."

퓌르스트 "그거 참, 일부러 감사합니다."



은색의 마족 "뭐야, 퓌르스트짱, 손님?"


편지를 받은 퓌르스트의 뒤에서 검은 드레스를 입은 듯한 은색의 마족이 나타났다.


처음 보는 마족이다.


대간부에게 짱을 붙여 부르는 입은 있지만, 그 이외에는 눈도 코도 없었다.


상당한 마력을 느낀다.

그리고 정체된 물과 같은 기척이 느껴졌다.


퓌르스트 "잉그리드 씨의 오른팔, 마계기사 리나 씨입니다."

은색 마족 "마계기사? 이 애가?"

퓌르스트 "이쪽은 비네아 님. 얼마 전부터 저와 함께 일하게 되었죠."

리나 "마계기사 리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비네아 "잘 부탁해."


비네아는 얼굴 옆까지 찢어진 입으로 바보 취급하듯 말했다.


비웃고 있는 걸 알았지만 리나에게는 익숙한 반응이다.


퓌르스트 "그럼 리나 씨, 잉그리드 씨의 편지, 잘 받았습니다."

리나 "네, 아......퓌르스트님 몸은 이제 괜찮으신가요?"


만나는 건 오랜만이었지만, 퓌르스트에게서 느껴지는 마력이 조금 약해져 있는 것 같았다.


아마 어딘가에서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아직 그게 다 낫지 않은 것 같다.


퓌르스트 "네? 네에, 괜찮습니다. 걱정을 끼쳐드렸군요."

리나 "다행이네요.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일단 볼일은 끝났다.


퓌르스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는 것과 그 비네아라는 마족에 관한 것은 잉그리드에게 보고해 두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리나는 그 자리를 떠났다.


비네아 "뭐야? 저런 보잘  것없는 마력으로 마계기사라니. 질 나쁜 농담?"

퓌르스트 "비네아 씨, 그러면 리나 씨에게 베어질 거에요."

비네아 "그건 무슨 의미?"


나무라는 듯한 말에 비네아의 목소리에 지그시 살기가 어렸지만 퓌르스트는 냉정하게 말했다


퓌르스트 "잉그리드는 멋이나 호기심으로 부하가 마계기사를 자칭하는 것을 허락할 만큼 만만한 여자가 아닙니다."

퓌르스트 "즉, 리나는 그럴 만한 실력자라는 거죠. 마력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말입니다."

퓌르스트 "제 미혹의 마법을 선뜻 간파하고, 이곳에 도착한 것도 그렇습니다. 보통 마족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비네아 "그러고 보니 그러네. 퓌르스트짱의 신변을 걱정하고 있었고. 다쳤다고는 말 안 했었지?"

퓌르스트 "그럼요. 하지만 한눈에 제가 멀쩡하지 않다는 걸 간파한 거죠."

퓌르스트 "그걸 직설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저 성격에는 감탄마저 나옵니다."

퓌르스트 "일전에는 그 마계의 브로커 아잔을 죽였다던가."

퓌르스트 "저 외모와 분위기에 속으면 큰 코 다칠 겁니다."

비네아 "재밌네. 마계기사 리나, 기억해 두겠어."

퓌르스트 "그럼, 잉그리드에게서 온 편지인가. 뭐라 쓰여 있을런지."


퓌르스트는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비네아와 함께 교회로 들어갔다


리나 "마지막은 유리야인가."


잉그리드가 보낸 편지는 한 통 더 있었다.


메이드 유리야 앞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녀는 노마드의 일원이 아니다.


리나 "가끔 잉그리드 님을 만나는데 도대체 누구일까."

리나 "본인은 그냥 메이드라 하고, 돌로레스가 조사해도 그런 것 같긴 한데."

리나 "잉그리드 님이 부르실 만한 상대다. 분명 보통내기가 아니겠지."


유리야는 프리 메이드로 요미하라 뿐만 아니라 지상에도 자주 일하러 나간다.


지금은 골목 안에 있는 작은 술집, 후카의 가게에 있다고 한다.



후카 "여어, 리나인가. 노마드의 마계기사 님이 이런 누더기 술집에 무슨 볼일이지?"

리나 "놀리지 마. 유리야는 있나? 잉그리드 님의 편지를 가져왔다."

후카 "휘유. 너보다 더 위에 있는 마계기사님의 지명인가."

후카 "어이, 유리야. 잉그리드 님이 직접 보내주신 편지란다."



유리야 "이이, 잉그리드 님의 편지!? 후와아아!!"


와장창


놀란 유리야가 쟁반에 담긴 음식을 뒤엎고 있었다.


유리야 "아와와와와, 죄, 죄송합니다. 지금 당장 치울게요."

유리야 "리나 씨, 자, 잠깐만 기다려주꺄아아아!!"


이번에는 본인도 넘어진다.


리나 "그렇게 당황하지 않아도 돼."


그녀는 항상 구르는 것 같다고, 동정심이 드는 리나다.


후카 "됐어. 내가 알아서 할게."

후카 "너는 당황하면 아무것도 못 하잖아. 저 편지부터 받아둬."


후카가 보다 못해 끼어들고, 보기 좋게 방바닥을 치우고 간다.


유리야 "죄, 죄송합니다"

리나 "괜찮아?"

유리야 "네. 잉그리드 님의 편지요?"도대체 무슨 일이신가요?"

리나 "잘은 모르겠지만 다시 찾아오길 바라신다는군."

유리야 "네? 잉그리드 님이 또 유리야를 부르신 건가요?"

유리야 "유리야는 또 저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실수를 한 것 아닐까요? 그래서 꾸지람을 듣는다던가?"

유리야 "하와와와~~~~"


리나 "잉그리드 님은 그렇지 않으실 거야. 지금까지 만났을 때는 어땠어?"


또다시 당황하는 유리야를 달래면서 묻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유리야 "음, 글세요, 메이드 일이라든가, 마을에 떠도는 약간의 소문이라든가."

유리야 "두말할 나위 없이 잘 듣긴 했지만 잉그리드 님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 할 거라 생각해요."

리나 "아니, 그렇지 않아. 그런 생생한 정보도 중요해. 여러 장소에서 메이드 일을 한다면 더더욱 그렇고."

리나 "다시 잉그리드 님에게 힘이 되어줘. 부탁할게, 유리야."

유리야 "네, 알겠습니다. 유리야, 열심히 할게요."


유리야는 편지를 정중히 받았다.


리나 "잉그리드 님의 심부름도 끝났고, 이제 순찰을 돌고 돌아갈까?"


무사히 용무를 마쳤고, 보기 드물게 여기까지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아 리나의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졌다.


리나 "마계기사는 어디로 가는가♪ 랩을 하며 어디로 가는가~ 우우~ 우우~♪"

리나 "깊은 노마드의 지하궁전에~~♪ 동료들 모두가 기다리고 있어~~ 우우~~♪"

리나 "확 늘어지는 수도 있──음!?"


갑작스런 살기!


리나 "핫, 핫, 하아앗!"


노래 부르던 부분과 달리, 오늘의 리나는 늘어지지 않았다.


총격, 장기(瘴気)의 마법, 전투도끼의 일격을 잇달아 피한다.


적은 자칭하는 것도 없이 갑자기 습격해 왔다.


리나 "자객인가!"


자객

「――――――」

「――――――」

「――――――」


아새신, 나찰 오크, 마술사 3인조였다.


노마드의 주민들이 아니다.

살기의 질이 다르다.


더욱이 거무튀튀한 악의를 느낀다.


리나 "너희들은 누구냐! 내가 노마드의 마계기사 리나임을 알고 덤비는 거냐!"


사쿠라블라섬을 쓱 뽑아든다.


마술사 "뭐가 노마드의 마계기사냐. 제 분수도 모르는 것이......"


마술사가 나직이 말했다.


***


리나 "큭! 이 녀석들은 뭐야!"


자객

「――――――」

「――――――」

「――――――」


"분수를 모른다"고 말한 이후, 그들은 침묵을 유지한 채 공격해 왔다.


검과 총을 들고 빠르게 공격을 계속 퍼부오 오는 어새신.


엄청난 파워로 전투 도끼를 내려찍는 나찰 오크.


그 둘을 지휘하면서 교묘하게 마법을 써오는 마술사.


세 사람 다 상당한 실력자다.

리나는 그것을 검과 바람으로 막아내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하다.


리나 "그렇다면!"

리나 "사쿠라블로섬이여, 나에게 힘을! 하아아아아앗!!"


사쿠라블로섬이 번쩍 빛났다.


그 빛은 리나의 전신에 퍼지며 그녀의 모습을 한순간에 일변시킨다.


최근 깨달은 진정한 힘의 해방이다.



이름하여 백화요람 폼.


자객

「――――!」

「――――!」

「――――!」



자객들은 잠깐이지만 술렁거렸다.


지금의 리나에게는 그걸로 충분했다.


리나 "람기(嵐気), 흩날리는 참화!!"


연분홍색 참격의 폭풍이 자객들을 덮쳤다.


새빨간 핏방울이 흩날리고 소용돌이치는 벚꽃이 그것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어새신, 나찰 오크들이 줄줄이 쓰러졌고, 남은 마술사도 기우뚱하며 무너져 내렸다.


리나는 일부러 즉사시키지 않은 마술사를 붙잡고 따졌다.


리나 "누구의 지시냐! 내가 분수를 모른다니!"

마술사 "사령경......님의......명령이다......"

리나 "사령경!? 마계의 9귀족 중 한 명인 테우타테스 님이신가?"

마술사 "배, 배신자......잉그리드에게......죽음을......"

리나 "사령경이 잉그리드 님을 노리고 있나! 그래서 나도 죽이려 든 거냐!"


대답은 없었다.

리나를 올려다보는 눈동자가 빛을 잃어간다.


마술사 "어디서 굴러먹다온......개뼈다귀인지도......알 수 없는 잡종이......마계......기사......라는 등......잉그리드의......수준을......알 수 있지......"

리나 "뭐얏......?!"


마술사는 비웃음을 머금은 채 죽었다.


리나 "내가 마계기사를 자칭하는 것이, 잉그리드 님의 체면에 먹칠하는 것이란 말인가......"


마지막 말은 그들의 어떤 공격보다 리나에게 깊이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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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이벤트도 리나가 주역이더니.

바로 다음인 메인도 리나가 주역이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