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는 잉그리드, 카르멜라로부터 원초의 마계기사의 시련을 받을 자격이 있다 인정을 받고 마침내 세 번째 마계기사 베오울프를 찾아가려 하고 있었다.


응용(応竜)기사단의 단장으로 용살의 영웅, 최강의 마안술사로도 알려져 있다.


리나 "드디어 베오울프 님이 계신 곳에 왔구나. 잉그리드 님의 절친이며 용살의 영웅. 어떤 분일까."


잉그리드에게 물어봤더니, 「......뭐, 만나면 안다. 내 친구다」라며 말을 아꼈다.


친구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하기가 쑥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런 잉그리드는 보기 드물었기 때문에 반대로 리나는 설레고 있었다.


리나 "카르멜라 님도 재밌으신 분이었던 만큼 기대되는군. 하이디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하이디. 아델하이트는 얼마 전 마계 브로커 아잔을 쓰러뜨릴 때 만난 여기사다.


그녀 또한 훌륭한 마안술사로, 리나와 달리 정통파의 검을 사용하여, 베오울프 밑에서 마계기사가 되고자 한다.


리나에게는 새로운 친구였고, 잉그리드와 베오울프와 같은 관계가 되고 싶다고 둘이서 맹세한 라이벌이었다.


고대룡을 쓰러뜨린 영웅 베오울프지만, 그 영지는 상당히 변방에 있었다.


마을에 도착한 것은 밤이었기에, 그 날은 여관에 묵고, 다음날 저택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득 들른 술집에서 베오울프의 소문을 들어보니──.


술집 손님 "베오울프 님인가. 옛날에는 응용기사단의 단장으로 용명을 떨치던 분이었는데."

술집 손님 "지난 백 년 동안은 완전히 은둔 생활이 몸에 배었지 뭐야."

술집 손님 "왕권이 혼란스러워져 싫증이 난 거겠지. 무리도 아니다."

술집 손님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 앞에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어."

술집 손님 "영지 경영은 잘 하고 있지만, 용살의 베오울프를 볼 수 없어 섭섭하군."


리나 "그런가? 어쩐지 듣던 것과는 다르네."


명물인 글레이즈 닭과 버섯 스튜를 먹으며 리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무기상 "너는 베오울프 님에게 어필하러 왔나?"


그렇게 말을 걸어 온 것은 여행에 익숙한 무기 상인이었다.


리나 "그것과는 좀 다르다. 나 자신을 알아보기 위해 왔어."

무기상 "그렇다면 제대로 된 마검 하나 정도는 달고 가는 게 좋겠군"

무기상 "베오울프 님이 외관 상 속거나 할 분은 아니지만 그 모양새로는 좀 그래."


트집을 잡아 무기를 팔려는 게 아니라 순수히 리나를 걱정하는 얼굴이었다.


리나 "하이디에게도 그런 말을 들었지만, 그렇게 내 모습이 이상한가? 일단 마검이라면 갖고 있다."


리나가 검을 뽑아 보이자 무기상은 놀라움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기상 그건 사쿠라블로섬? 이걸 어디서 구한 거지?"

리나 "내가 모시고 있는 잉그리드 님에게 하사 받았지."

무기상 "잉그리드!? 그 최강의 마계기사? 이 녀석 의외로 거물이구만!"


잉그리드라는 말을 듣고 술집 손님들이 리나를 에워쌌다


술집 손님 "잉그리드 님을 모시고 있다고 '베오울프 님의 절친인?"

리나 "그래."

술집 손님 "잉그리드 님이라니, 찌든 마계를 버리고 인간계에서 빠릿빠릿 해내가고 있다는데 정말이야?'

리나 "맞아. 나도 인간계에서 왔다."

술집 손님 "잉그리드 님 밑에서 일하는 건가? 그것 참 대단하군. 사람은 겉보기와 다르다더니."

술집 손님 "나는 옛날에 베오울프 님과 잉그리드 님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는 걸 봤지. 그건 참 멋있었는데."

리나 "응응."

술집 손님 "뭔가 하면, 적수가 없다는 느낌이었지. 진짜 동경했다고."

리나 "그렇겠지."

술집 손님 "그럼 너, 잉그리드 님의 심부름꾼이란 건가? 그럼 베오울프 님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리나 "무슨 의미지?"

술집 손님 "저택의 문지기는 엄격해서 말이야. 이상한 상대는 일단 문전박대하는 거야."

술집 손님 "그것도 베오울프 님의 지시로. 뭐어, 잘 해봐라."


그리고 다음날 아침 베오울프의 저택을 방문한 리나.



문지기 "돌아가. 베오울프 님은 기약없는 상대를 만나지 않으신다."

리나 "마계기사 잉그리드 님이 주신 소개장을 가지고 있다. 전해주겠나?"


리나는 소개장을 꺼냈지만 문지기는 쳐다보지도 않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문지기 "너처럼 마력도 없는 녀석이 잉그리드 님의 소개장을? 거짓말도 작작해라."

문지기 "자, 돌아가."

리나 "마을 사람들이 말하던 대로 문전박대 하는구나."

문지기 "불만이면 우리를 넘어서 봐."

문지기 "정말 잉그리드 님에게 소개를 받아서 온 거라면, 그 정도는 간단하겠지?"


나찰 오크 두 사람은 껄껄 웃으며 휙휙 손을 흔들었다.


리나 "좋아. 그럼 그렇게 하지."


업신 여겨지는 건 늘상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물러날 수는 없다.


리나는 망설이지 않고 검을 뽑아들었다.


***


문지기 "네 녀석, 해보자는 거냐!"


리나가 발도한 것을 보고, 문지기들은 기색이 변했다.


리나 "너희들이 힘으로 들어가 보라 했을 텐데. 그냥 들여보내 줄 건가?"

문지기 "까불지 마라! 어디서 굴러먹던 개뼉다귀인지도 모를 것이!"

문지기 "따끔한 맛을 보여주마!!"


문지기들은 큰 도끼를 들고 리나에게 덤벼들었다.


리나 "흐응.'


상대는 나찰 오크.


마계의 오크 씨족 중에서도 정점에 선 흉포한 전사의 씨족이지만, 잉그리드의 오른팔로서 날마다 싸움을 반복하고 있는 리나에게는 별 것 아닌 공격이었다.


리나 "파워는 있지만, 그 뿐이군. 이래서야 노마드의 문지기는 맡길 수 없겠는걸."


휙휙 도끼를 피하며 느낀 바를 그대로 입에 담는다.


문지기

「뭣!?」

「노마드라고!? 네놈은 누구냐!"


리나 "나는 노마드의 마계기사다. 테얏, 소이얏!"


휙휙!!


문지기

"크흑으윽!!"

"마, 마계기사......라고......?"


바람의 마력을 쓸 것도 없이, 카르멜라도 놀라게 한 쾌검의 칼등치기로 문지기들을 간단히 기절시킨다.


리나 "그럼, 들어가 보실까."


문지기를 때려눕히고 저택으로 들어간 리나였지만,


리나 "베오울프 님은 어디 계시지? 이러다간 엉뚱한 오해를 살 것 같은데."


문득 그걸 깨닫고 복도에 멈춰 선다.



여자 3인조

"뭐어? 그게 정말이야?"

"직접 들은 거니 틀림없어."

"그건 그냥 넘어갈 수 없네."


저쪽에서 검사와 서큐버스, 마녀인 여자 3인방이 즐겁게 이야기하며 걸어온다.


마침 잘 됐다. 말을 걸어보자.


리나 "아──, 잠깐 실례하마."

여자 3인조

"뭣!?"

"넌 누구냐?!"

"누구의 허락을 받고 이곳에 들어온 거냐!"


리나를 보고 세 사람은 재빨리 안색을 바꾸었다.


리나 "그, 그게 아니다. 수상한 사람이 아니야. 난 베오울프 님을 만나러 왔다."

검사 "뭐? 자객인가!

리나 "에엣? 그렇지 않아."

사큐버스 "잘도 뻔뻔스레!"

리나 "잠깐만, 내 이야기를──."

마녀 "문답무용!"


틀렸다. 들은 척도 안 한다.


검사는 망설임 없이 칼을 빼들어 달려들고 서큐버스는 채찍을 손에 들고 날아온다.


그 뒤에서 마녀가 장기(瘴気)의 화살을 여러 개 쏘아왔다.


리나 "음, 곤란한데."


리나는 하는 수 없이 검을 뽑아들었고 일단 장기의 화살을 바람으로 베어 버렸다.


이어서 리나의 앞, 5미터 정도까지 다가온 사큐버스의 채찍을 뒤로 살짝 물러나 피한다.


더욱이 검사가 내리치는 칼을 좌우로 받아넘겼다.


그리고 상처입힐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리나 "타앗."


검사를 크게 후려쳐 날려버리고, 자신도 거리를 벌렸다.


여자 3인조

"이 녀석이!"

"야앗!"

"도대체 뭐하는 놈이야?!"


여자들은 이전의 문지기보다 강하고, 세 명의 연계도 능숙했다.


하지만, 그 공격을 받아내면서 평가할 만한 여유가, 지금의 리나에게는 있다.


리나 "어쩔 수 없지. 좀 얌전해져라. 체리 바인드!"


리나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사쿠라블로섬을 휘둘렀다.


퍼뜩 날아오른 대량의 꽃잎이 세 사람의 몸에 착 달라붙어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여자 3인조

"안돼, 움직일 수 없어!"

"벚꽃잎?"

"뭐야 이 힘은!?"


리나 "미안하다. 나는 노마드의 마계기사로──."


제대로 설명하려 했는데,


위병

"저기 있다!!"

"놓치지 마!!"


위병이 우르르 몰려왔다.

역시 경청하려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리나 "나는 리나! 노마드의 마계기사다!"


일단 그것만 외치고 리나는 그 자리를 피했다


하이오크 "이 수상쩍은 놈이!!"


휘익!!


하이오크 "크흐으윽!!"

어둠의 종자 "베오울프 님에게 가게 둘 수는 없습니다!"

리나 "얘기를 좀 들어!"


휘익!!


어둠의 종자 "카아앗!!"


이제 완전히 침입자 취급이다.


덤벼드는 상대를 어쩔 수 없이 칼등치기로 차례차례 쓰러뜨리면서 리나는 저택을 방황하고 있었다


리나 "야단났네. 이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누군가, 이야기를 알아들을 만한 상대는──."

??? "난동은 거기까지입니다!"

리나 "또냐......"

아델하이트 "리나?!"

리나 "앗, 하이디!"



겨우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칼을 빼들고 있지만 리나를 보고 아연실색한다.


아델하이트 "이런 곳에서 뭐하는 건가요? 당신을 지칭하는 자가 침입했다고 들었는데, 설마 정말로 당신이었을 줄이야!"

리나 "내 말을 좀 들어줘!"




아델하이트 "정말이지. 뭐 하시는 거에요."

아델하이트 "그러면 수상한 사람 취급받는 게 당연하죠.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리나의 이야기를 들은 아델하이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리나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문지기가 힘으로 뚫고 들어가 보라고......"

아델하이트 "그런 도발에 넘어가서 어쩌자는 거에요."

아델하이트 "그 두 사람이 무례하긴 했지만 잉그리드 님께서 주신 소개장을 건네주었다면 그걸 무시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리나 "미안해."

아델하이트 "......하아, 알겠어요. 제가 베오울프 님 앞으로 모셔다 드리죠."

리나 "고마워. 큰일이 될 뻔해서 곤란했었어."

아델하이트 "그건 이쪽이 할 말이에요. 리나 때문에 저택이 발칵 뒤집혔다구요."

리나 "미안해."


반성하며 쪼그라드는 리나를 보며 아델하이트는 이런이런 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델하이트 "이 저택 사람들을 차례차례, 그것도 죽이지 않고 쓰러뜨리면서 돌아다니는 등."

아델하이트 "그런 바보짓을 할 수도 있고, 하는 사람도 당신 정도일 거에요."


라고, 한숨을 내쉬었지만 한편으로는 리나의 목적을 알고 감탄한 듯 말했다.


아델하이트 "그건 그렇고 원초의 마계기사의 시련이라니. 저도 이야기는 듣고 있었지만 굳이 그걸 지향하다니, 리나다워요."

아델하이트 "확실히 시련을 받으려면 세 명의 마계기사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든가. 베오울프 님, 잉그리드 님, 그리고."

리나 "카르멜라 님께라면 이미 다녀왔지. 인가의 마법도 받았다. 잉그리드 님께는 나올 때 받았고."

아델하이트 "그럼 베오울프 님이 마지막 한 분이시군요. 원초의 마계기사의 시련에 자원한 자, 분명 기뻐하실 거에요."




베오울프 "흐응. 원초의 마계기사의 시련인가. 요즘 세상에 별난 녀석이 다 있군."


리나의 말을 듣고 잉그리드의 초대장을 보여줘도 베오울프는 별로 흥미가 없어 보였다.


리나 "그런가요?"

베오울프 "안타깝게도, 영예로운 마계기사도 세속의 먼지투성이가 된 지 오래다."

베오울프 "잉그리드는 그런 마계를 빠르게 단념했지만, 난 그런 기개도 없어서 말이야."

베오울프 "이렇게 영지에 틀어박혀 보잘 것 없는 은둔생활을 이어가고 있지."

리나 "그런가요......"


자조적인 베오울프에 리나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붉은 눈동자에 은빛의 긴 머리, 단련된 몸은 좋으나, 전체적으로 나른한 분위기를 두르고 있다.


어젯밤에 마을 주민들이 말했듯이, 용살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베오울프 "용살의 영웅이 이 꼴이라 실망했나?"

리나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속마음을 간파당해, 리나는 황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베오울프 "뭐 어때. 어쨌든 사정은 이해했다. 편지에도 너를 잘 부탁해─라고 적혀 있으니."

베오울프 "내 인가가 필요하면 주마. 잉그리드와 카르멜라가 인정한 거야. 이제와서 내가 더 볼 것도 없겠지."

리나 "네......?"


느닷없이 마법을 걸기 시작하는 베오울프에 리나는 더욱 당황했고,


아델하이트 "베오울프 님!!"


조금 전부터 험악한 얼굴로 바르르 떨고 있던 아델하이트는 참다못한 듯 소리를 질렀다.


베오울프 "뭐야?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아델하이트 "저, 실망했어요. 정말 실망했어요."

아델하이트 "리나는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베오울프 님을 만나러 온 거에요. 그런데 그 태도는 뭔가요!"


스승인 베오울프를 호통친다.


리나 "아니, 하이디. 나는 별로 상관없......"

아델하이트 "아니요, 말하게 해주세요."

베오울프 "하이디?"

아델하이트 "괜찮은 건가요, 베오울프 님. 절친인 잉그리드 님의 부탁을 그런 식으로 넘길 줄이야."

아델하이트 "그러고도 마계기사인가요, 용살의 베오울프인가요? 제자로서 부끄럽습니다!"


서슬이 시퍼렇다.

리나는 잉그리드에게 이런 태도를 취해본 적이 없어 깜짝 놀랐다.


그런 말을 들은 베오울프는 오히려 그것을 재미있어하는 눈치였다.


베오울프 "네가 그렇게 남을 위해 나서다니, 보기 드물군. 그 여자는 네게 뭐지?"

아델하이트 "라이벌입니다"

베오울프 "라이벌?"

아델하이트 "서로 진정한 마계기사를 지향하는 라이벌, 그리고 절친입니다.

베오울프 "그런거냐, 리나?"

리나 "네, 그렇습니다."


리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베오울프는 수긍이 간 듯한 얼굴이 되었고


베오울프 "그렇군."

베오울프 '아델하이트가 인간계에서 돌아온 후 좀 변했다고 생각했더니, 네 덕인가."

베오울프 "그럼 제대로 실력을 봐주지. 내 눈 앞에서 아델하이트와 싸워라."

리나 "네?"

아델하이트 '리나와 제가?'

베오울프 "라이벌이라면 할 수 있겠지? 네가 나와 잉그리드를 뒤따를 만한지 보도록 하마."


입회는 넓은 방에서 하기로 했다.


리나와 아델하이트는 그곳에서 베오울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싸우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한 후, 갑자기 잠깐 볼일이 생각났다더니 어디론가 가버린 것이다.


리나 "베오울프 님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

아델하이트 "글세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는 분이니까요."


아직 화가 덜 풀린 듯한 표정의 아델하이트였지만,


베오울프 "어이, 기다렸지. 이걸 어디에 넣어뒀는지 가물가물했거든."

아델하이트 "......앗!"


베오울프가 그렇게 말하며 모습을 드러내자, 온몸에 긴장감이 들었다.


용살의 마계기사는 창끝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칼날이 달린 검은 글레이브를 들고 있었다.


아델하이트 "블러디 글레이브......"

리나 "블러디 글레이브?"

아델하이트 "용살의 무기입니다. 저 붉고 꺼림칙한 칼날은 쓰러뜨린 용의 생피를 빨아들여 저렇게 빛나게 되었다나."

아델하이트 "베오울프 님이 저걸 드는 걸 본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 압도적인 압박감에 아델하이트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물론 리나도 그것은 느끼고 있었지만, 그렇게 자신을 압도하는 대단한 인물이라면 언제나 보고 있다.


그렇기에 반대로 지금까지의 답답했던 마음이 사라져 가는 것을 느꼈다.


리나 "베오울프 님, 굉장히 멋지십니다!"

베오울프 "그러냐?"

리나 "잉그리드 님이 다크 플레임을 쥐고 있을 때와 같아요. 굉장히 마계기사라는 느낌이네요!"

베오울프 "하핫, 그거 영광이군."


리나의 반응을 베오울프는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리나가 허리에 찬 칼을 들여다보며 묻는다.


베오울프 "그 검은 사쿠라블로섬인가. 너는 그 진정한 힘을 끌어낼 수 있나?"

리나 "네, 저번에 하이디와 함께 마계 브로커 아잔을 쓰러뜨렸을 때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리나 "지금 당장이라도 해볼까요?"

베오울프 "그럴 필요는 없어. 진정한 힘은 쓰지마라. 그 정도 핸디캡이면 충분하겠지."

아델하이트 "베오울프 님!"


핸디캡이 걸린 승부라 아델하이트가 이의를 제기하려고 했지만


베오울프 "녀석은 잉그리드에게 마계기사라고 자칭하는 걸 이미 허락받았다."

베오울프 "넌 그렇지 않고. 그 차이다, 아델하이트."


베오울프는 반론을 허용하지 않는 쿨한 어조로 말했다.


아델하이트 "......알겠습니다."


아델하이트는 자신의 미숙함을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리나에 대해서는 꼿꼿한 눈으로 한 번 인사를 하고는 검을 뽑아들었다.


아델하이트 "리나, 잘 부탁해요."

리나 "잘 부탁하지."


리나도 가볍게 인사하며 사쿠라블로섬을 쑥 뽑는다.


베오울프가 보는 앞에서 두 사람은 대치했다.


칼을 머리 위, 하늘 높이 쳐든 리나의 변칙적인 자세에 아델하이트는 왼손을 약간 아래로 당기고 방패를 내세운 기본에 충실한 자세를 취했다.


베오울프 "시작해라."

아델하이트 "그럼, 가겠습니다."


먼저 움직인 것은 아델하이트였다.


일말의 망설임 없는 발걸음을 내딛더니, 리나를 날카롭게 베어 왔다.


아델하이트 "핫! 하앗! 하아앗!!"


베기, 내리치기, 베어 넘기기, 그리고 찌르기.


오늘 여기서 상대했던 그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한 공격이다


그리고 그 빠른 연격을 리나는 모조리 빗겨냈다.


리나 "이번에는 이쪽에서 간다!"


반격하며 연격.


아직 바람은 쓰지 않는다.

쾌검과 기술만으로 공격해 들어간다.


아델하이트 "큿! 핫! 야아앗!"


그 자세처럼 상하좌우 변칙적으로 반복되는 공격을 아델하이트는 검과 방패로 받아낸다.


리나 "제법이군, 하이디! 지난번보다 실력이 많이 늘었어!"

아델하이트 "그건 피차일반이겠죠, 리나!"


인사 대신 기술을 교환하며 두 사람은 휙 하고 거리를 벌렸다.


배어울프 (좋은 움직임이다. 얼핏 보면 엉터리 아류 같지만 실전에서 갈고 닦여 있어.)

베오울프 (잉그리드가 믿고 보낼만 하군. 분하지만, 스승으로서는 지고 있어.)


하지만 그것은 시작하기 전부터 대충 알고 있던 것이다.


무장한 베오울프의 모습을 보고 아델하이트는 위축되었지만 리나는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면서 방심은 하지 않았다.


그런 반응을 보인 녀석은 처음이었다.


베오울프 "아델하이트, 진심을 보여라."


용살의 마계기사가 애제자에게 말했다.


아델하이트 "네!"


그녀의 오른쪽 눈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리나 "마안인가!"


그녀의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힘이다.


집안을 일으킨 시조는 적의 급소를 꿰뚫어보고 모두 일격에 쓰러뜨렸다고 한다.


물론 아델하이트는 아직 그 정도로 강하지 않지만,


아델하이트 "저의 이 마안은, 당신의 약점을 모두 내다보고 있습니다!"


배어울프 (평소보다 대담하군. 그만큼 진심이란 말인가? 정말로 좋은 친구를 얻은 것 같아.)


리나 "와라!"

아델하이트 "갑니다! 블러디 레이드!!"


아델하이트의 마안이 유난히 강하게 빛나며 초고속 연속 찌르기가 날아들었다.


아델하이트 "야아아아아아아앗!!"


베오울프 (흠......이거라면......!?)


그 예상 이상의 날카로움에 스승인 베오울프도 놀랐지만,


리나 "트와아아아아아아아앗!!"


리나는 마치 어디를 공격당할지 알고 있다는 듯이 모두 검으로 받아내고,


리나 "테야아아앗!"


반격의 선풍이 아델하이트의 손에서 칼을 날려버렸다.


아델하이트 "앗!"


바닥에 떨어져나간 검이 새된 소리를 내며 굴렀다.


베오울프 "거기까지!"


리나가 이겼다.


리나 "수고하셨습니다!"

아델하이트 "수고하셨습니다."


아델하이트는 가볍게 인사하고 나자 개운한 얼굴로 말했다.


아델하이트 "저의 블러디 레이드, 보여드리는 건 처음이었는데 보기 좋게 넘겨져 버렸네요."

베오울프 "아델하이트도 너무 공격이 뻔했지만, 너는 잉그리드에게 약점을 노려지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 것 아니냐?"

리나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저야 워낙 약점 투성이니까요."


진솔한 표현에 베오울프는 웃음을 터뜨렸다.


베오울프 "아하하하 하긴 그렇지만. 그런데도 그 강함인가, 어이가 없군. 잉그리드는 그런 너에게 뭐라고 했지?"

리나 "약점은 물론 고쳐야겠지만, 그곳을 공격당하는 데 익숙해지면 오히려 효과적인 반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베오울프 "그리고 그걸 실제로 해냈다. 그 최강의 마계기사와 비교한다면 아무리 네 마안이라도 당해 낼 수 없는 모양이구나."

아델하이트 "그렇다고 해도, 저는 지금의 리나에게 똑바로, 전력으로 부딪치고 싶었습니다."


올곧은 제자의 말에 베오울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베오울프 "보고 있자니 알겠더군. 기분 좋은 싸움이었다."

아델하이트 "네."

베오울프 "그럼, 리나. 다시금 네가 원초의 마계기사의 시련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인정하마."

리나 "감사합니다."


베오울프는 리나에게 마법을 걸며 이런 말을 했다.


베오울프 "원초의 마계기사의 제단은 아울보자 산 정상에 있다. 물론 험난한 길이다."

베오울프 "잉그리드의 지도를 받은 너에게 이제와서 내가 할 말은 없지만, 한 가지 조언을 해주마."

베오울프 "『진정한 마계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을 이겨내야 한다』는 걸 기억해라."


그것이 세 번째 마계기사, 용살의 베오울프의 격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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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은 나쁜 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