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푸른 하늘.


내리쬐는 태양.


그리고 파도 소리.


클리어 "바다─!"

까마귀 "......!"

나 "바다구나──."

유키카제 "바닷바람이 기분 좋아!"


드넓은 바다에 함성이 터진다.


마침 점심 때라 해변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나 "사람이 좀 있네."

유키카제 "오늘은 쉬는 날이고. 날씨도 절호조니까♪"

나 "그럼, 어떻게 하지? 밥 때인데 먹는 것부터 해결할까?

유키카제 "갑자기 밥이라니. 좀 놀다가 하지 않을래? 클리어랑 까마귀는 어떻게 하고 싶어?"

클리어 "놀고 싶어."

까마귀 "......!"

유키카제 "그렇대."


나 "그럼 그럴까? 어딘가에 짐을 맡겨두고──내가 작년에 아르바이트 했던 그 바다의 집이라도 괜찮을까?"

유키카제 "응."

클리어 "패남정(貝南亭). 재미있는 이름."

까마귀 ".........♪ .........♪"

유키카제 "식사가 어때? 맛있어?"

나 "별로. 일단 카레는 하나도 안 매워."

유키카제 "뭐야 그게 최악이잖아."



크라쿨 "아──! 해변의 트러블메이커!  또 나타났구나──!"


넷이서 모래사장을 걷고 있는데 낯익은 인명 구조원이 나타났다.


작년에도 이곳에 있었던 고양이 수인 크라쿨이다.


나 "또 인명 구조원 노릇이냐?"

크라쿨 "당연하다냐. 해변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내 임무냐!"

나 "라고 말하지만, 작년에는 네가 선동해서 난투극을 일으켰잖아."

크라쿨 "우냐악?!"


잘난 척 가슴을 펴는 크라쿨에게 태클을 걸자, 격렬하게 고개를 젖히고,


크라쿨 "그, 그건 불가항력이었다냐! 해변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일이다냐!"

나 "아닌 것 같은데. 또 메르시나 카논이나 고양이 군단을 데려온 거 아니야?"

크라쿨 "안 왔다냐. 이유는 모르겠지만 꼬셨더니 다 거절당했다냐."

나 "그야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으니 그렇겠지."

크라쿨 "어쨌든, 올해는 이상한 소동을 피우지 마라냐!!"

크라쿨 "바다의 신님이나 참치의 신님이나 하늘의 법망이 좌시하지 않을거다냐!"

나 "뜻은 알고 말하는 거야?"

크라쿨 "따, 당연히 알고있지냐. 어디보자......나쁜 짓은 절대 용서치 않는거다냐!


크라쿨는 나를 콕 찍어 말하고 반쯤 도망치듯 떠나갔다.


유키카제 "벌써부터 찍혔네."

클리어 "후우마, 트러블메이커."

까마귀 "......!......!"

나 "뭐, 오늘은 얌전히 있을거야."


초장부터 기가 꺾인 느낌은 있었지만 어쨌든 바다의 집에 가서 수영복으로 갈아입는다.



유키카제 "짜잔♪"


유키카제는 흰색 원피스였다.


변함없이 가슴은 납작하지만 건강한 갈색 피부에 흰색은 잘 어울렸다.


참고로 나는 검푸른색의 트렁크다.


유키카제 "어때?"

나 "괜찮은데?"

유키카제 "흐흥, 그렇지?"


칭찬이 기분 좋았던지 유키카제는 없는 가슴을 폈다.


그 점을 빼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평범하게 미소녀다.


클리어 "유키카제,  잘 어울려"

까마귀 ".........♪ .........♪"

유키카제 "고마워!"

나 "클리어랑 까마귀는 수영복 안 입어도 되나?"


둘 다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되어 있었지만 그 외에는 옷을 입은 채로 있었다.


클리어 "응. 오늘은 파도 근처에서 놀 거야."

까마귀 "......!......!"

나 "모처럼 바다에 왔는데 아깝게."

유키카제 "됐어됐어. 둘 다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유키카제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나에게 살짝 귓속말을 했다.


유키카제 "까마귀가 말이야, 조금 바다를 무서워하는 것 같아."

나 "아아, 그렇구나."


그래서 클리어도 함께해, 오늘은 수영복이 없는 것이다.


까마귀 "......!......!"


까마귀는 의외로 귀가 좋은 듯, '바다는 무섭지 않아'라는 듯이 유키카제를 철썩철썩 때리고 있었다.


유키카제 "미안미안."


유키카제는 목을 움츠리며 사과하고,


유키카제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난 마음껏 헤엄치고 싶어. 모처럼 바다에 왔으니까."

유키카제 "다만, 그러면 둘을 못 돌보잖아. 그래서 후우마를 데려온 거야."


악의 없는 표정으로 태연하게 말한다.


나 "그런 거였나. 어쩔 수 없는 녀석이라니까. 애들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헤엄치고 와도 돼."


여기 올 때까지는 유키카제 혼자 보호자 노릇을 시켰으니까.

다음은 내 차례겠지.


유키카제 "고마워. 나중에 교대해줄게!"

유키카제 "클리어, 까마귀, 후우마 말 잘 듣고, 조심해서 놀아."

클리어 "네에."

까마귀 "......!"

유키카제 "그럼 잠깐 다녀올게, 다다다다다다다다, 타앗!"


유키카제는 바다를 향해 대시하여, 첨벙 뛰어들더니 파도를 헤치고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 기세가 엄청나 수영 훈련을 하러 왔나 싶을 정도의 헤엄이었다.


하얀 수영복은 금세 멀어졌다.


클리어 "벌써 저렇게나 멀리."

까마귀 "......!......!"

나 "적당히란 걸 모른다니까. 그럼 우린 이쯤에서 놀까?"

클리어 "응."

까마귀 "......!"

나 "아, 온다 와.'

클리어 "아까보다 크다."

까마귀 "~~~~~!"


쏴아아아아아.


물가에 선 우리들의 발밑으로 파도가 밀려왔다.


그래도, 복사뼈를 씻을 정도의, 부드러운 파도다.


물러가는 파도에 맞춰 발 주위의 모래가 삭삭 깎여 나간다.


클리어 "~~~~~으, 간지러워."


클리어는 간지러운 듯이 몸을 비틀고,


까마귀 "~~~~~~~~~!~~~~!」


까마귀는 발을 잡아 끌어지는 듯한 느낌이 두려운지 그 자리에서 철벅철벅 거리고 있었다.


물가에서 한가로이 논다.


밀려왔다가 머렁지는 파도에 몇 번이고 발을 씻겨, 그 둥실둥실한 감촉을 즐기거나 반대로 파도가 발에 닿기 직전에 슬쩍 피해보기도 하고,


클리어 "나 모래성 만들고 싶어. 후우마, 같이 해."

나 "좋아."


모래놀이도 나 혼자라면 조금 그랬겠지만, 클리어와 함께 하는 형태라면 문제없고, 오랜만이어서 즐겁다.


클리어 "후우마, 거기 달라."

나 "어? 뭐가?"

클리어 "그 벽, 못생겼어. 내가 다시 만들거야."

나 "그런가. 그럼 부탁할게."

클리어 "응."


클리어는 의외 성에 공들여, 정성스럽게 모래성을 만들고 있다.


까마귀 "~~~~~~~~~!"


까마귀는 물가에 탁탁 다가가다, 밀려오는 파도에 도망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무섭지만 흥미도 있는 모양이다.


나 "자아, 까마귀! 바닷물이야!'


시험 삼아 내가 바다에 들어가, 양손으로 바닷물을 가득 떠서 첨벙첨벙 뿌려주면,


까마귀 "......!......!"


무서운 표정으로 날개를 파닥거렸다.


클리어 "까마귀짱, 괴롭히면 안돼."


클리어에게도 혼이 났다.


그런 느낌으로 적당히 놀고, 슬슬 배도 고파지기 시작했기에 유키카제를 불러올까 생각하고 있는데,



리림 "아이스캔디도 팔아요! 차갑고 위험......맛있는 아이스캔디는 팔아요!"


이런 곳애서 만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계속 만나게 된다.


이 녀석이야로 진정한 트러블메이커, 몽마 리림이 흔들흔들 날아다니고 있었다.


아이스캔디라고 적힌 아이스박스를 들고 있지만 절대 단순한 아이스캔디가 아니다.


나 "어이, 거기의 극악몽마. 이런 곳에서 뭘 하고 있는 거냐? 또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는 거야?"

리림 "두, 두목!? 휴, 흉계라니 무슨 소리야!"

리림 "여름 해변에서 아이스 캔디를 팔아 돈벌이......아니아니, 적정가격의 성실한 장사야."


성실한 장사.

리림과는 가장 거리가 먼 말이다.

물론 난 믿지 않는다.


리림 "두목도 하나 어때? 지금까지의 친분으로 싸게 해줄게?"


아이스박스를 열면, 확시맇 아이스캔디가 들어있고, 붙임성 있게 판매를 시작하지만,


나 "짝꿍인 미나사키는?"

리림 "미, 미나사키짱? 조, 조, 좀 싸워서 오, 오늘은 혼자야."


벌써 거동이 수상해진다.

역시 뭔가 꾸미고 있군.


나 "까마귀, 미나사키가 어디 있는지 알겠어? 아마 가까이 있을 거야."


나는 물가에서 파닥거리고 있는 까마귀를 향해 말했다.


까마귀 "......?"

리림 "도, 동생짱! 왜 거기에?"

나 "까마귀가 있으면 곤란한가?

리림 "따따, 딱히 그렇지 않거든. 휘익~~~~♪ 휙~~♪"

까마귀 "~~~~? ~~~~~?"


휘파람으로 얼버무리려는 리림을 외면한 채 까마귀는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본다.


까마귀 같은 야타가라스족은 한 번 만난 상대방의 위치를 탐지하는 힘이 있다.


까마귀는 어린애라서 아직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지만, 과연 동족의 기색은 눈치채는 듯 해,


까마귀 ".........♪ .........♪"


곧바로 비치 체어 뒤편에 숨어있던 미나사키를 끌고 왔다.



미나사키 "잠깐, 아, 안 된다니까. 아아아, 두목한테 들켜버렷."


허둥대는 미나사키도 리림과 같은 아이스박스를 가지고 있다.


이쪽은 아이스캔디가 아니고, 「약 팝니다」라고 쓰여져 있었다.


노골적으로 수상쩍다.


나 "야, 미나사키"

미나사키 "두, 두목. 옷스! 클리어도 안녕! 잘 지냈니?"

클리어 "잘 지냈어."

나 "넌 약장수냐?"

미나사키 "그, 그래. 약장수. 레저에 급한 병은 따라오기 마련이지. 한 번 어때, 싸게 해 줄게."


이 녀석도 묘하게 붙임성 있게 약을 권해 온다.


물론 마실 생각은 없지만, 그 수상쩍은 아이스박스를 열면


클리어 "약이 가득."

까마귀 "......?"

나 "그것도 설사를 멈추는 약 뿐이네."


리림&미나사키 ""으긋.""


소동물 콤비가 움찔한다.

역시 뭔가 꾸미고 있구나.


나 "한 명이 아이스캔디를 팔고, 바로 옆에서 또 한 명이 설사를 멈추는 약을 판다. 묘하게 부합하네, 너희들."

리림 "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두목, 이상한 말하면 용서 못해!"

미나사키 "그, 그래! 트집이야 트집! 두먹, 적당히 해!"


두 사람은 나란히 불평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래서야 직설적으로 물고 늘어져도 자백하지 않을 것이다.


허점을 찔러 공격할까?


나 "아니아니, 칭찬하는 거야. 너희들치고는 제법이네."


나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리림 "응? 진짜로?"

미나사키 "두목이 우리를 칭찬한다고?"

클리어 "후우마?"

까마귀 "......?"


리림과 미나사키가 놀라고, 클리어와 까마귀도 의아해하고 있지만,


나 "바다에서 찬 걸 너무 많이 먹어 배탈이 나는 건 흔하거든. 아이스캔디에 설사약을 넣어도 들키지 않아."

나 "하지만 아직 무르군. 나라면 가설 화장실을 마련해 놓고 비싼 돈을 받겠어."

나 "아이스로 덫에 빠뜨리고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약으로 애프터케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3단계로 떼돈을 버는 거야, 큭큭큭."


나쁜 관리처럼 웃어주면, 잔꾀는 부리지만, 쉽게 넘어가는 두 사람은 확하고 눈을 빛냈다.


리림 "가설 화장실!"

미나사키 "게다가 유료!"

리림 "이, 이 얼마나 악랄한! 이 아닌 천하의 장사꾼!"

미나사키 "역시 두목. 한몫 끼게 해줘!"

나 "정체를 드러냈구나. 이 악당들!"


나쁜 관리 노릇을 그만두고 노려보자,


리림 "히이! 속았어! 두목, 이 비겁한 놈이!!"

미나사키 "두목은 변태! 도망가자!"


두 사람은 후다닥 날개짓 하더니 황급히 도망쳤다.


나 "누가 변태야! 놓칠까 보냐!"


나는 당연히 뒤쫓아간다.


남겨진 두 사람은,


클리어 "까마귀짱, 어떻게 하지?"

까마귀 "......!......!"

클리어 "후우마에게 맡긴다? 그래 알았어."


다시 물가에서 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


나 "멈춰라──!! 이 소동물 놈들!!"

리림 "멈추란다고 진짜 멈추는 녀석이 있겠냐! 두목은 바──보!"

미나사키 "바─보, 바─보!"

나 "젠장, 이 자식들이!"


리림과 미나사키는 훨훨 날아 달아난다.


이쪽은 모래사장을, 그것도 맨발로 뛰어야 한다.


게다가 해변에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나 "으악!!"


나는 갑자기 이쪽으로 비틀거리던 세 사람과 부딪칠 뻔했다.



예의 3인조

"위, 위험하잖아아아아"

"사람 많은 곳에서, 달리는 거 아니야."

"이쪽은 정말, 으윽, 아슬아슬하다고."


나 "앗! 죄송......뭐야, 너희들이냐."


작년에 이 해변에서 봤다가 얼마 전 게임대회에서도 봤던 3인조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몹시 안색이 나쁘고, 목소리에도 전혀 힘이 없다.


오크 "네, 네놈은 일전의! 또 우리들의 방해를......으윽."

트롤 "그런 것보다 화장실 어디 있는지 알아?"

곰 "우리 셋 다 갑자기 배, 배가"


나 "배?"


꾸륵꾸륵꾸륵.

아......뭔가 울리는구나.


나 "혹시 저 녀석한테서 아이스캔디 사지 않았어?"


나는 저쪽에서 호버링하면서 이쪽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을 가리켰다.


오크 "사, 샀다! 바로 조금 전에!"

트롤 "첫 손님이라 싸게 해드린다면서!"

곰 "그런데 갑자기......으윽."

나 "저 앞으로 조금 더 가면 바다의 집이 있어. 힘내라."

한계선에 다다른 3인조 """미안!"""


세 사람은 배를 누르며 비틀비틀 바다의 집을 향해 간다.


좀 늦을 것 같지만.


나 "벌써부터 희생자가. 어떻게든 해야 돼."

리림 "꺄하하하하. 저 녀석들 전부 세 개씩 먹었거든."

미나사키 "후우마도 똑같이 만들어버릴까──."


리림과 미나사키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나 "이 녀석들이."


지금까지 여러 장난을 쳐왔지데, 이건 질이 엄청 나쁘다.


사람의 존엄에 관계된 문제다.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지.


하지만, 또 뒤쫓으려고 할때, 눈 앞을 기묘한 것이 가로질렀다.


나 "읏!?"



작년에 어째선지 이 해변에 놀러온 노마드 군단 중 한 명인 마술사 엘레나가 소환한 괴물 오징어와 괴물 물고기다.


그 후 다른 곳에서도 출몰이 확인되어 괴물 오징어는 카나로아, 괴물 물고기는 씰이라 명명되었는데, 작년의 생존자가 있었나? 아니면 또 누가 소환했나? 어떻게 하지?


저 소동물보다 먼저 이 녀석들을──.


나 "뭐?"



여자아이 "후아아아~~~좋아♪ 물고기 씨, 오징어 씨! 너희도 같이 타자. 이걸로 놀자구?"

여자아이 "자! 뒤에 타! 간다~, 렛츠고!!"

카나로아&씰 .........♪.........♪」「.........♪.........♪」

여자아이 "아하하하하! 즐거~~워~~~!"


카나로아와 씰은 거대한 바나나 보트에 탄 여자아이와 즐겁게 놀고 있었다.


상당히 묘한 광경이지만, 아무리 보아도 서로 장난치고 있는 것 같다.


나 "어떻게 된 거야? 저 녀석들 여기에 자리잡은 건가?"


당장은 위험하지 않은 것 같군.

그렇다면 리림과 미나사키다.


리림 "어─이, 느림보 후우마. 따라잡을 수 있다면 따라잡아 봐."

미나사키 "느림보 후우마로는 무리겠지만──."


하늘을 나는 두 사람은 점점 멀어져 간다.


확실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나 "빌어먹을......무리인가......"


포기하려던 그때,



나카모리 나나카 "하낫둘 하낫둘 하낫둘."


씩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의 앞에서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다리를 크게 들어올리며 달려오는 것은, 나카모리 나나카 선배다.


나 "찬스다! 나나카 선배에!!"


나는 소리를 질렀다.


나나카 "하낫둘......어? 후우마 군? 안녕하세요!!"


나나카 선배는 조금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이쪽에 손을 흔들었다.


나 "그 녀석들 좀 잡아주세요!! 리림과 미나사키! 해변의 평화를 깨뜨리는 대악당입니다!!"

나나카 "대악당!? 알겠습니다. 잡겠습니다!!


역시 알아듣는 게 빠르다.


나나카 선배가 대시한다.


미나사키 "후우마의 아군이네. 흐흥, 그런다고 우리가 잡혀가겠어?"

리림 "이 천공의 패자 리림과 미나사키를 잡을 수 있다면──."

나나카 "도랴아아아아아앗!!!"

리림&미나사키 ""엣!?""


나나카 선배는 스피드를 올려 점프.


두 사람 앞의 모래사장에 있는 힘껏 펀치를 날렸다.


투콰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소리가 울리고 막대한 모래가 치솟아올라,


리림&미나사키 "우와아아아악!!"


천공의 패자들은 그에 휘말려 간단히 추락.

허무하게 떨어졌다.


나나카 선배가 들고 있던 줄넘기의 줄로 둘의 손목을 꽁꽁 묶는다.


미나사키 "젠장! 풀어줘! 후우마는 새디스트!!"

리림 "풀어줘, 바보 후우마─!! 이 구속 매니아!!"

나 "시끄러워"


딱, 딱.


리림 "아야!"

미나사키 "갸흥!"


일단 머리에 한 대씩 꿀밤을 때린다.


나나카 "이 두 사람이 뭐 했나요?"

나 "사실은 말이죠......"

크라쿨 "이 녀석──!!"


설명하려는데 작년과 마찬가지로 소란을 듣고 크라쿨이 왔다.


나 "아아, 마침 딱 좋읕 타이밍에──."

크라쿨 "또 소란을 피운 거냐앗!"

나 "그걸 미연에 막았어."

나 "설사약이 들어간 아이스캔디를 팔아치우고 그걸 해결해주는 약을 팔아 돈을 벌려고 했던 녀석들이야."

나나카 "그건 극악무도하네요."

크라쿨 "설사약이 든 아이스캔디?"


크라쿨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리림의 아이스박스에서 하나를 꺼내어


크라쿨 "할짝......엄청 위험해. 확실히 뭔가 들어있다냐."

크라쿨 "이쪽 통에는 설사방지약인가냐, 과연 좋지 않은 기획을 느낀다냐."

리림 "으으, 네 녀석──. 왜 이렇게 항상 방해만 하는 거야."

미나사키 "후우마만 없었다면. 으윽──. 억울해."

나 "흉계를 짜서 그래."

크라쿨 "과연 알겠다냐.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냐."

나 "나머지는 잘 부탁한다. 정의의 인명 구조원."

크라쿨 "맡겨라냐. 그런데 이 큰 구멍은 누구 짓?"


크라쿨은 나나카 선배가 후려갈겨 생긴 해변의 구멍을 가리켰다.


악당을 대여섯 명은 생매장할 수 있을 만큼 넓고 깊다.


나나카 "저어, 그건......"


착실한 나나카 선배는 솔직하게 대답하려 하지만 내가 막았다.


나 "그것도 이 녀석들 짓이야."

리림 "거, 거짓말이야!!"

미나사키 "그건 우리가 한 게 아니야!!"

리림 "아이스도 아직 세 명에게 밖에 안 팔았어!"

미나사키 "그래그래."

크라쿨 "변명은 저쪽에서 듣겠다냐."

나 "구멍은 원래대로 돌려놓을게. 해변의 평화를 위해서 말이야."

크라쿨 "협조 감사드린다냐!"


크라쿨은 두 사람을 끌고 간다.


리림 "후우마, 나중에 두고 보자!"

미나사키 "두고 보자, 후우마!"


뭐라고 아우성치지만 늘상 있는 일이다.

신경쓰지 말자.


이로써 한 건 해결.


나나카 "고마워요, 감싸줘서."

나 "저야말로 덕분에 살았어요. 하지만 굉장히 큰 구멍이네요. 역시 나나카 선배."

나나카 "좀 지나쳤네요. 금방 도로 묻어놓을게요. 훈련하기 딱 좋아요."

나 "오늘도 훈련인가요?"


나나카 선배는 비치발리볼 선수와 같은 스포티한 수영복 차림이다.


스타일도 훌륭하지만, 그 이상으로 단련된 육체에 압도된다.


나나카 "후우마 군도 같이 할래요? 모래사장의 천 번 대시부터 원영遠泳 10킬로. 재미있어요."


뜬금없이 무슨 위험한 소리인지.


천 번 대시부터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만일 해낸다 해도 틀림없이 바다에서 가라앉는다.


나 "아, 아뇨 사양할게요. 어린애를 저쪽에 두고 왔거든요."

나나카 "그럼 어쩔 수 없네요. 다음에 또 봐요!"


나나카 선배는 상쾌하게 말하고, 큰 구멍에 팍팍 모래를 넣기 시작했다.


마치 인간 굴삭기 같다.

그래도 나나카 선배에게는 준비운동에 불과하겠지.


아까 그 자리에 돌아오니 유키카제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유키카제 "뭐하고 온 거야. 애들 돌보라고 했잖아."

나 "미안, 사실──."

유키카제 "리림과 미나사키가 또 흉계를 부렸다고? 클리어하게 들었어."

나 "그런가. 미안해. 클리어, 까마귀. 냅두고 가버렸다."

클리어 "괜찮아. 클리어는 언니니까."

까마귀 "......?"

나 "왜 그래 까마귀?"


작은 새의 눈이 무엇인지 듣고 싶어하는 것 같다.


클리어 "미나사키짱은 어떻게 되었느냐는데."

나 "크라쿨에게 끌려갔어. 뭐, 희생자는 적은 편이고, 야단맞는 정도로 끝나겠지."

클리어 "다행이네"

까마귀 ".........♪ .........♪"


까마귀는 안심한 듯 했으나 유키카제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유키카제 "그래서 문제인 거지. 둘 다 한 번 감옥이라도 들여보내 반성시키는 게 좋을 거야."

유키카제 "특히 리림 쪽. 후우마가 아미다하라 감옥에서 탈옥시키기까지 했으니까."

나 "나 때문이냐?"


딱히 좋아서 데리고 나온 건 아니야.


유피와 소피라는, 다른 의미로 귀찮은 쌍둥이 오니 소녀들을 보호하려 하니, 아미다하라 감옥에 있던 리림마저 달라붙어 온 것이다.


나 "괜찮겠어? 그 녀석, 아미다하라 감옥에서 파괴왕 유키카제를 자칭하고 있었다고."

유키카제 "그건 그것대로 싫지만. 뭐 됐어. 벌써 점심 때네. 후우마 몫도 샀어."


유키카제이 큰 종이상자를 내밀었다.


나 "어라, 땡큐"


햄버거에 감자 튀김 세트.

그것도 도쿄 같은 곳에 있는 좋은 가게의 비쌀 것 같은 녀석이다.

음료는 콜라였다.


모래사장에 커다란 시트를 깔고 앉아 점심을 먹었다.


유키카제는 이곳에서도 학부모 모드였다.


유키카제 "클리어. 입 주변에 케첩 묻었어."

클리어 "응......"


클리어의 더러워진 입을 냅킨으로 닦아주거나,


까마귀 "~~~~~~"

유키카제 "왜 그래 까마귀? 아─, 주스를 쏟았구나. 어쩔 수 없지, 이거 마셔."

까마귀 ".......♪"


갑자기 종이컵을 넘어뜨려 버린 까마귀에게 자기 몫을 주거나 하는 등, 자기가 먹는 것보다 두 사람을 돌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나도 옆에서 태평하게 햄버거를 씹고 있을 수 없어,


까마귀 "......!......!......!"

유키카제 "까마귀, 제대로 손을 써. 그렇게 쪼지마. 주변에 튀잖아."

나 "그게 더 먹기 편한 건가."


까마귀가 쪼아 먹으며 흩날린 음식 찌꺼기를 부지런히 닦아주기도 하고,


클리어 "우물우물, 우물우물......"

나 "클리어, 조심해. 고기가 떨어질 것 같아"

클리어 "응? 고마워......에헤헤."


클리어의 손에는 너무 큰 햄버거에서 고기가 줄줄 밖으로 튀어나와 추락하는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까마귀 "~~~!~~~!"

유키카제 "뭐야? 화장실?"

나 "그런가 보네. 내가 데려갈게."

유키카제 "정말? 그럼 잘 부탁해."


도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 까마귀를 바다의 집에 데리고 가곤 했다.


클리어 "잘 먹었어."

까마귀 ".........♪"

클리어 "까마귀짱, 가자!"

까마귀 ".........♪"

유키카제 "둘 다 멀리 가면 안돼. 그리고 까마귀는 바다에 들어가지 말 것."

클리어 "네에."

까마귀 "......! ......!"


두 사람이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이쪽도 겨우 일단락 났다.


나 "그럼 우리도 침착하게 밥 먹을까."

유키카제 "미안. 먹고 있을 틈이 없었어."

나 "괜찮아 괜찮아. 오늘은 보호자니까. 집에서도 늘 저래?"

유키카제 "할아범이 있어서 조금 더 편하지만, 할아버지는 가끔 머리가 나빠지니까."

나 "그건 어쩔 수 없지."

유키카제 "아하하. 그렇긴 하지. 그러다보니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든 거야."

나 "뭐가?"

유키카제 "어렸을 때. 아빠랑 엄마랑 같이 이 바다에 와서 저러고 있었구나, 하고."

유키카제 에헤헤──아앙. 앗, 이거 엄청 맛있다."


유키카제는 기쁜 얼굴로 자신의 햄버거를 덥석덥석 먹고 있다.


그럴 의도는 전혀 없겠지만, 어쩐지 우리 둘이 클리어와 까마귀의 아빠와 엄마 같아, 왠지 부끄러워졌다.


나 "아, 응. 그래......"

유키카제 "그 반응은 뭐야?"

나 "아니 별로......"

유키카제 "......?"


유키카제은 의아한 듯 우물우물하다가, 확 하고 얼굴을 붉히더니,


유키카제 "앗, 차, 착각하지마. 딱히 후우마랑 내가 아빠랑 엄마 같다든가, 그런 건 전혀 아니니까!"

나 "알고 있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뿐이지."

유키카제 "그, 그래. 당연하잖아!"


저기 말이야, 입 밖에 내지 마.

괜히 쑥스러워지잖아.


덕분에 둘 다 은근히 서로를 의식하게 되어, 그 뒤로는 말없이 식사를 했다.


나 "......잘 먹었어"

유키카제 "아......응'


아직도 조금 부끄럽다.

유키카제도 이쪽을 돌아보지 않는다.

나는 등을 돌리고 뒹굴었다.


처음에는 뒤에 있는 유키카제를 상당히 의식했지만, 바다에서 전해지는 기분좋은 바람에 점차 신경 쓰이지 않게 되고, 배부른 것도 있어, 꾸벅꾸벅 졸고 있으면,



여자아이 "......"


누군가가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여자아이다.


그런데 모르는 얼굴.


나 "누구?"

여자아이 "~~~~~~~~~~~~~~~~~~~~~~~!"


여자아이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얼굴을 붉히고 도망쳤다.


뭐지, 방금 전 그 애는?


유키카제 "언제까지 늘어져 있을 거야!"

나 "아, 응......"


아까의 어색함 같은 건 사라진 듯한 유키카제의 목소리에 몸을 일으킨다.


나 "어?"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보다, 어디야, 여기?

아까 전의 해변이 아닌데?



유키카제 "미래의 해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나 "에에에에!?"


그곳에 있었던 것은 어른 유키카제였다.


다시 나는 미래에 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