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긴......어디의 바다지?"

유키카제 "오차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 자주 해수욕하러 갔었지?"


방금 전까지 있었던 바다.


장소는 변하지 않고 미래에 와 있다는 건가?


유키카제 "후훗, 엄청 경악했다는 표정이네."

나 "당연하잖아."


어른 유키카제를 만난 것은 이걸로 세 번째.

미래에 끌려온 건 두 번째지만.


나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뜬금없네. 미리 나한테 알려주고 그럴 순 없어?"

유키카제 "언제든 미래로 부르라며?"

나 "이쪽도 마음의 준비 같은 건 하고 싶다고."

유키카제 "조만간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만."

유키카제 "지금은 다짜고짜 부르는 느낌이야. 미안하다고는 생각해."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유키카제는 말했다.


나 "그건가? 기술적인 문제?"

유키카제 "물론 그렇지. 괴롭히려고 할 리 없잖아."

유키카제 "그 놀란 얼굴을 보는 건 재밌지만."


장난기 가득 덧붙인다.


나 "이런이런."

유키카제 "그것보다, 어때?"

나 "뭐가?"

유키카제 수영복 말이야 수영복. 잘 어울려? 섹시해?"


유키카제은 모델처럼 포즈를 취한다.


나 "괜찮은데?"


나는 현재의 유키카제에게 말한 것과 같은 대답을 했다.


가슴이 작은 것은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키가 크고, 손발도 길어져 있다.


날씬한 몸매에 모양 좋은 허벅지, 어른의 보디는 확실히 섹시했다..


지금의 유키카제가 미소녀라면 미래의 유키카제는 미녀다.


유키카제 "흐흥, 그렇지? 어른인 나의 매력에 두근거려도 좋아☆"


윙크까지 해오고.

이쪽은 쓸데없이 적극적인 것이다.


여자애 "무후─."

나 "설마 그 수영복을 보여주려고 부른 건 아니지?"

유키카제 "들켰어? 미래의 해변에서 같이 놀까, 하고 말이야. 오늘은 방해꾼도 없고."

나 "어이 잠깐."

유키카제 "농담이야 농담. 그것도 있지만 물론 사람을 돕기 위해서지.

여자애 "무후─."

유키카제 "종말세계의 해변에는 위험이 가득하니까. 그곳에서 기승을 부리는 괴물들을 쓸어버리고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하고 싶거든."

나 "그래서 내가 거들어달라는 거냐."

유키카제 "조금 귀찮은 적이 있어서 말이야."

여자애 "무후──."


나 "그런데 아까부터 네 뒤에 숨어있는 건 누구야? 뭔가 날 보고 으르렁거리는데......"

유키카제 "역시 모르나."

나 "내가 아는 사람인가?"


그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유키카제는 여자애에게 돌아섰다.


유키카제 "후우마, 역시 못 알아보나 봐. 많이 귀여워졌구나, 하츠카제."

여자애 "무후────."

나 "하츠카제?"


처음 듣는 이름이다.


새삼스럽게 하츠카제를 보니, 내가 누군지 모르냐며 화가 난듯, 등의 날개를 펄럭펄럭──.


어? 등에 달린 날개?


나 "혹시 까마귀야?"

하츠카제 "!!!"

유키카제 "그래. 어른이 되어 새 머리도 빠졌어. 이름은 하츠카제."

유키카제 "다행이네, 하츠카제. 후우마가 눈치채서."


유키카제는 피식 웃으며, 하츠카제, 옛날에는 까마귀였던 여자아이를 내 앞에 세우려고 했지만,


하츠카제 "~~~~~~~~~~~~!"


하츠카제는 다시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유키카제의 등 뒤로 재빨리 숨어 버린다.


하츠카제 "무후! 후우마! 부하로 받아줘도 좋아!"


아, 말했다.


그렇지, 그 새머리가 떨어지고 사람 같은 머리가 되어 말을 할 수 있게 된 건가. 

그보다──.


나 "갑자기 부하라니......"

유키카제 "무슨 소리야 하츠카제. 후우마를 보고 싶어했지?"

유키카제 "어른이 된 모습 보여주고 싶다며. 왜 숨어 있어?"


그렇게 묻는 유키카제에게, 하츠카제는 후─ 하고 콧김을 거칠게 내뿜으며,


하츠카제 "이, 이런 녀석. 딱히 보고 싶지 않았어!"

하츠카제 "모습도 보여줄 필요 없어! 


유키카제에게 왁! 하고 외치더니 후다닥 날아가 버렸다.


나 "도망쳤네."

유키카제 "도망쳐버렸어."


유키카제도 어이없다는 표정이 되었지만,


나 "괜찮아? 이 근처는 괴물이 발호하고 있는 거였지?"

유키카제 "괜찮지 않지. 쫓아가야 해."


어쩔 수 없이 둘이서 하츠카제를 뒤쫓는다.


하츠카제 "오지마──. 후우마는 바보!"


날개가 작은데 비해 나는 것은 빠르다.


그 도망치는 모습이 아까의 미나사키를 연상시킨다.


나 "오늘은 이런 짓만 하네."


미래에 와서까지 이거냐고.


유키카제 "이게 뭐?"


내 옆을 달리며 유키카제가 묻는다.


나 "오늘은 나도 바다에 와 있었어."

유키카제 "그건 그 차림을 보면 아는데. 대마인의 수련이라든가?"

나 "놀러온 것 뿐이야. 옛날의 너와 클리어, 까마귀와 말이지."

나 "그 와중에 리림과 미나사키가 또 흉계를 부려서 잠시 추격극을 벌이기도 하고."


유키카제의 대답은 조금 텀이 있었다.


유키카제 "......그렇지. 넷이서 바다로. 그리고 리림과 미나사키도. 그립네.


옆모습에 쓸쓸함이 떠 있다.


나 "......"


여기에 어른 유키카제이 있고, 다 자란 까마귀, 하츠카제가 있다면 여기 없는 클리어는 지금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


그걸 듣는 건 쉽지만, 나는 묻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계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묻지 않았다.


나와 시카노스케에 대해서는 알아 버렸지만, 그 이외의 것은 듣고 싶지 않았고, 말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유키카제의 표정변화를 못본 척 하고 가벼운 어조로 화제를 바꾸었다.


나 "그건 그렇고 그 까마귀가 저렇게 커버릴 줄이야."

유키카제 "......"


나의 배려를 꿰뚫어보았는지, 유키카제는 부드러운 눈으로 나를 흘끗 보았지만, 입을 열면, 역시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유키카제 "많이 귀여워졌지?"


큰 부리는 없어지고, 작은 눈은 동그랗게 되고, 미나사키보다 어린 얼굴은,


나 "귀엽기는 귀여운데......"

하츠카제 "후우마는 바보──. 이쪽으로 오지 마──, 돌아가──."

나 "저러니까 말이지."

유키카제 "부끄럼을 많이 타서 그래. 후우마의 얼굴을 보고 쑥스러워하는 거야."

나 "그래?"

유키카제 "그래, 여자애잖아."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하츠카제 "무후──! 부하들, 저 둘을 해치워라!"


이번엔 뭐야? 부하?



하피

「キ~~~~!キ~~~~!」

「キ~~~~!キ~~~~!」

「キ~~~~!キ~~~~!」


하츠카제의 부름으로 바위틈에 숨어 있던 하피들이 부스스 모습을 드러냈다.


나 "부끄럼 탄다고?"

유키카제 "뭐, 뭐 저렇게는 말해도 자, 장난을 좋아하는 장난꾸러기니까. 애정표현이야 애정표현."

나 "애정표현이구나."


하피

「キ~~~~!キ~~~~!」

「キ~~~~!キ~~~~!」

「キ~~~~!キ~~~~!」


어쨌든, 그 애정 표현인지 뭔지가 이쪽을 향해 덤벼들었다.


***


하츠카제 "비둘기짱, 제비짱, 찌르레기짱, 해치워!"

나 "이름이 왜 저래."

유키카제 "옛날에 자기가 까마귀라고 불려서 그런가?"

나 "알기 어렵네."


하피

「キ~~~~~、キ~~~~~」

「キ~~~~~、キ~~~~~」

「キ~~~~~、キ~~~~~」


누가 누군지 전혀 모르지만 비둘기와 제비와 찌르레기는 우리를 귀찮게 하기 시작했다


다만 진짜로 공격할 생각은 없는 듯, 날카로운 발톱은 꽉 오므려 있고, 하늘에서 바삭바삭 엉겨붙어 좀 성가시단 정도다.


하츠카제의 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모양이다.


하츠카제 "무후─, 모두 왜 그래! 의욕이 부족해! 더 강하게 나서!"

하피

「キ~~~~~、キ~~~~~」

「キ~~~~~、キ~~~~~」

「キ~~~~~、キ~~~~~」


두목이 저러니 어쩔 수 없어─라는 느낌으로 잠깐 기세가 올랐다.


나 "이거 야단났네."

유키카제 "이러다가 괜히 움츠러드는 거 아닌가 몰라."


우리들은 하피들의 재롱을 적당히 흘려넘기고,


유키카제 "하츠카제! 비둘기! 제비! 찌르레기! 더 이상 하면 화낼 거야!"


유키카제가 일갈하자,


하츠카제 "......!......!"


하츠카제는 까마귀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흠칫흠칫 떨고,


하피

「キーーーーーーーッ!!」

「キーーーーーーーッ!!」

「キーーーーーーーッ!!」


하피들도 화가 난 유키카제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는 듯 부들부들 떨었다.


그것은 좋지만, 하피가 향하는 화살이 나에게로 고정된다.


나 "으악, 잠깐! 나만 귀찮게 굴잖아. 뭐 방법 없어?"

유키카제 "어쩔 수 없지. 그럼 이런 건 어때?"


유키카제가 나에게 귓속말을 한다.


나 "그걸로 괜찮은 거야?"

유키카제 "괜찮아괜찮아. 그럼 시작할게."


유키카제는 양손을 크게 뻗어, 뇌격의 섬광을 뿜었다.


하츠카제 "으악! 눈이──!!"

하피 「「「クケーーーーーーー!?」」」


주위가 한순간 하얗게 변하는 듯한 눈부심에 하츠카제와 하피들의 눈이 아찔해진다.


나는 눈을 감고 있어 무사하다.


하츠카제 "네 녀석──! 눈뽕이라니 비겁───."


붕붕거리고 있는 하츠카제 뒤로 살며시 돌아,


나 "하츠카제, 잡았다!"

하츠카제 "햐우!"


간질간질 간질간질.


그 부드러운 몸을 잔뜩 간지럽혀주었다.


하츠카제 "햐아아앗, 간질간질 안돼! 꺄하하하하!"


하츠카제는 순식간에 항복.

부하들도 얌전해졌다.


나 "이런이런."

하츠카제 "무후───."


여전히 끙끙거리고 있다.


유키카제 "왜 그렇게 부끄러워 하는 거야? 후우마를 볼 수 있어 좋지?"

하츠카제 "그렇지만......"


이번에는 머뭇거리기 시작한다.


어른이 되어 얼굴 보기가 그렇게 부끄러운가?


유키카제 "난 과거에서 후우마를 만났을 때 내 쪽에서 먼저 확 끌어안았어."

하츠카제 "정말?"

나 "뭐, 그렇지."


유키카제은 더욱 자랑스럽게 


유키카제 "나는 성인 여자니까. 그런 것도 가능해."

유키카제 "아──그치만 하츠카제는 아직 어려서 그러는 건 좀 무리일까."

하츠카제 "무후──, 할 수 있어. 하츠카제도 어른이란 말이야!!"


쿵.


하츠카제는 몸을 부딪치듯이 나를 양손으로 감싸안았다.


이미 어른이라더니 하는 짓도 몸집도 그냥 어린애다.


그냥 사람 같은 얼굴이 되어 말이 많아진 것 같다.


뭐 그래도 일단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하츠카제 "~~~~~~~~~~~~~~~~."


기쁜건지, 부끄러운건지, 하츠카제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문득 옆을 보니 유키카제가 입을 뻐끔거리고 있다.


나 ".......?"

유키카제 (귀·여·워·졌·구·나.)


그렇게 말하라는 것이리라.

어쩔 수 없지.


나 "귀여워졌구나, 하츠카제."

하츠카제 "무후우───!! 후우마의 변태────!!"


하츠카제는 나의 가슴을 툭 떠밀고, 얼굴을 붉히며 다시 유키카제 뒤에 숨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