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 "(후우마 군, 리림을 부탁해.)"


코로 선배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오르쿠스에게 단신으로 덤벼들었다.


한눈에 강적으로 간주했는가?


코로 "(일도류 거합.)"

오르쿠스 "호오."


키기기기기!!


놈이 내민 왼팔의 건틀릿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오르쿠스 "영혼에 의한 참격인가. 조금은 즐길 수 있을 것 같군."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의 참격을 느닷없이 막았다?


뭐하는 녀석이야.


나 "코로 선배!! 손톱 주변의 마기를 조심하세요. 건드리기만 해도 사람을 썩게 만들어요!!"

코로 "(알았어.)"


코로 선배는 일단 거리를 벌리고 다시 과감하게 쳐들어간다.


코로 "(하아앗!!)"

오르쿠스 "흐하하하하!!"


놈의 왼팔이 코로 선배의 보이지 않는 참격을 차례차례로 막아간다.


오르쿠스 "이번에는 이쪽에서 간다!"


건드리기만 해도 썩는다는 손톱이 내려친다.


리림 "코로짱 위험해!"

코로 "(앗!!)"


코로 선배는 평소보다 한두 발짝 더 뒤로 물러서서 몸을 틀었다


사사사사사삭.


놈의 손톱에 닿지도 않았는데 가까이 있던 마초가 썩어간다.


코로 "(강해.)"


역시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코로 선배의 입이 그렇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확실히 강하다.


코로 선배의 낌새를 읽고 있는지, 놈은 보이지 않는 참격을 완벽히 막아내고 있다.


상대하는 코로 선배는 놈의 손톱에 칼을 맞추기는 커녕 그 주위에 떠도는 마기까지도 완전히 피해야 한다.


오르쿠스 "흐흐흐흐!!"


게다가 라이브러리에게 옆구리를 꽤 깊이 당했을 텐데, 그 영향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군.

배에 덕지덕지 처바른 마초 덕에 통증이 없는 걸까.


그렇다 해도 육체에는 무리가 가고 있을 것이다.

거길 파고들 수 있으면.


리림 "위험해위험해! 저 녀석의 마기, 엄청 위험해!!"

리림 "두목, 빨리 어떻게든 해야 돼! 코로짱이 대위기야!"


아까 코로 선배의 도움을 받은 리림이 내 팔을 잡고 낑낑거렸다.


이럴 때, 제일 먼저 도망칠 것 같은 타입이지만, 과연 친구는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럼, 이 녀석의 힘도 빌려야겠지.


나 "알고 있어. 이러다간 당해. 리림, 도와줘!"

리림 "내, 내가!? 무리무리!!"


리림은 잡고 있던 내 손을 탁 놓았다.


리림 "저런 위험한 마기를 다루는 놈과 진심 배틀 같은 건 무리야! 그런 건 뇌근 대마인의 역할이라고!"

나 "너도 몽마잖아. 녀석을 재우든지 꿈에 끌어들이든지 할 수 없어?"

리림 "무슨 소리야!! 저렇게 흥분해 있는 녀석이 내 꿈에 들어올 리 없잖아. 최근, 몽마다운 일도 안 해 왔다고!"

나 "해야 돼! 아아, 정말! 그저 한순간 아찔해지는 정도면 돼. 그러니 어떻게 해봐!"

리림 "으으으......그 정도라면 어떻게든......별로 자신은 없지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한다.


나 "자신 없어도 해. 이제 곧 코로 선배가 큰 기술을 쓸 거야. 그 타이밍에 함께 간다."

리림 "어, 어떻게 코로짱이 큰 기술을 사용한다는 걸 알아?"

나 "움직임만 보면 알 수 있어. 여러 번 같이 싸웠으니까."


코로 선배는 놈 주위의 마기의 틈새를 쫓아 움직이면서 다음 공격의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팽팽한 그 등이 「(나에게 맞추어 무엇인가 부탁한다)」라고 웅변으로 말하고 있었다.


리림 "그, 그런 거 보면 안다든가, 두목, 어, 엄청 변태 같아."


리림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평소처럼 나에 대한 매도지만, 그렇게 필사적으로 공포를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나 "평상시 컨디션으로 돌아왔네. 할 때다."

리림 "아, 아, 알겠어."

코로 "(......)"


코로 선배가 힐끗 이쪽을 돌아보았다.

내가 그것에 수긍하면,


코로 "(핫!!)"


코로 선배는 놈의 주위를 돌다가 일전, 그 틈새로 날카롭게 뛰어들었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대로 놈을 향해 큰 기술을 사용한다.



코로 (일도류·사시루死屍累)

오르쿠스 "흐하하하!! 소용다!!"


오르쿠스가 코로 선배의 도깨비불 참격의 폭풍을 막으려 나선 그 순간,


나 "코로 선배!!"


나도 칼을 빼들고 뛰어든다.


오르쿠스 "잡어 주제에!"


나 따위는 전혀 문제삼지 않는 모습.

하지만 그것으로 좋다. 지금이다──.


리림 "꾸, 꿈의 세계에 어서오세요!!"

오르쿠스 "누아앗!"


코로 선배의 보이지 않는 참격조차 완전히 막아낸 오르쿠스였는데, 리림이 어떤 백일몽을 보여줬는지, 순간 움찔했다.


코로 선배의 보이지 않는 참격이 무방비한 놈의 몸을 베어, 


오르쿠스 "으윽!!"

나 "데야아아앗!!"


이어서 내가 라이브러리가 부상입힌 놈의 옆구리를 더 깊이 도려낸다.


오르쿠스 "크아아아아아아아악!'


마초로도 억누를 수 없는 아픔에 오르쿠스는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나 "철수합니다!"

코로 "(알았어.)"


코로 선배의 큰 기술을 제대로 먹었는데 치명상은 아닌 것 같다.


그런 놈의 상대는 더 이상 할 수 없다.


리림 "어? 뭐야뭐야? 도망치는 거야? 저 녀석 쓰러뜨리는 거 아니야?"

나 "그래, 빨리 도망가자!!"

코로 "(서둘러.)"

리림 "도, 도망친다면 나도 같이──우왓!"


도망가려던 리림이 갑자기 넘어졌다.


평소와 다른 차림새 때문에, 치맛자락에 발이 걸린 것이다.


나 "바보야, 뭐 하는 거야!'

코로 "(리림!)"

리림 "좋아서 넘어진 게 아니야!! 히이이이! 온다 온다 온다!!"

오르쿠스 "이, 자식들......"


온몸이 피범벅이 된 오르쿠스가 분노의 형상으로 벌떡 일어나 도망치는 게 늦은 리림에게 다가간다.


오르쿠스 "일단 너부터다!"

리림 "두목!! 코로짱!! 도와줘───!!"

오르쿠스 "죽어라!!"

나 "치잇!!"


정신을 차리고 보니 놈과 리림 사이에 끼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휘두른 칼은 마기의 손톱에 깔끔하게 튕겨져 나갔고,


오르쿠스 "비켜!"


더욱이 반복된 일격이 나의 몸을 향해 다가온다.


나는 몸을 옆으로 눕히고 땅을 힘껏 차며 물러서지만, 안 돼, 시간에 맞지 않아, 당한다.


코로 "(하앗!!)"


코로 선배가 옆에서 비집고 들어왔다.


오르쿠스 "교활한!!"


하지만 오르쿠스는 왼팔을 휘둘러 보이지 않는 거합과 함께 코로 선배를 힘껏 후려쳐 날려버렸다.


코로 "(크악!!)"


코로 선배는 공처럼 날아가 몇 미터 앞에 있는 나무를 들이받으며 무너져 내렸다.


리림 "코로짱!"

나 "코로 선배!"


꼼짝도 하지 않는다.

기절했을 뿐인가? 당한 건가?


하지만 더 이상 신경 쓸 여유는 나에게도 없었다.


나 "구아아아아악!!"


배가 옆으로 비틀리는 듯한 엄청난 통증이 엄습해 온다.


리림 "두목!?"


아까 일격, 코로 선배 덕분에 치명상은 피했지만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 같다.


단지 그것만으로, 옆구리의 살점이 퍽퍽 썩기 시작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것을 억제하려고, 마성의 힘, 어둠이 흘러넘쳐, 옆구리 근처에서 격렬하게 꿈틀거리고 있다.


나 "꾹......크으......욱......"


마기의 독과, 마성의 힘의 대항, 그 사이의 살을 태우는 듯한 괴로움에, 나는 땅바닥에 구른 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오르쿠스 "뭐지? 어째서 내 마기에 접하고도 썩어 죽지 않는 거지?"


기절할 수도 없는 아픔의 저편에서 놈이 신기하다는 듯 말하고 있다.


오르쿠스 "뭐 됐어. 이 손톱으로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마기를 쏟아부으면 되겠지."


오르쿠스가 나에게 결정타를 박으려고 다가온다.


나 "크그......으윽......"

리림 "기, 기기기기, 기다려!!! 그 이상 다가오지 마! 이 바구니를 잘 봐라!!"


그 리림이, 나를 보호하기 위해 부들부들 떨면서 놈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리림 "이이, 이 안에는 엄청 중요한 초파괴 폭탄이 들어있어!"

리림 "그, 그, 그 이상 다가오면, 지금 당장 폭발시켜버릴 거야!!'

오르쿠스 "초파괴 폭탄?"

리림 "그, 그래!! 굉장하다고!! 이 주변이 전부 꽝이야!!"


오르쿠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리림 혼신의 허세였지만 오르쿠스는 튕기듯 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하지.


나 "야......좀 더......그럴싸한 거짓말을 해......너무 티 나잖아......"

리림 "그, 그런 말을 해도......."


리림은 울먹이며 나를 돌아보았다.


오르쿠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오르쿠스는 바보같은 웃음을 지으며 나와 리림에게 다가온다.


리림 "얌마! 가까이 오지 말라니까! 지, 진짜 터트린다!!"

오르쿠스 "그럼 음마 계집, 너부터 죽어라."


오르쿠스가 오른손의 손톱을 천천히 들어 올린다.


리림 "히잇!"


리림이 머리를 감싸쥐고 주저앉은 그때였다.


쿵!!!


오르쿠스 "!!"


놈의 머리가 갑자기 앞으로 기울었다.


뒤에서 뭔가 얻어맞은 움직임이다.


오르쿠스 "뭐지?"


오르쿠스는 의아하다는 듯 왼손으로 뒤통수를 눌렀다.


그 손이 온통 피로 물든다.


리림 "에?에?에?에?"


리림은 머리를 감싸쥔 채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안면이 피범벅인 놈을 올려다보았다


나 "아, 안 보이는......폭탄이라고 해......"

리림 "에? 그런 거 모르는데?"

나 "됐으니까 빨리......!'


내가 신음을 흘리며 부탁하자, 리림은 자포자기해서 쏘아붙였다.


리림 "어때 봤어?! 아니, 안 보이네! 응 전혀 안 보여!!"

리림 "그게 천재 폭탄마 리림의 보이지 않는 폭탄의 힘이라고!! 으하하하하하하!!"


그 어설픈 허세를 부리는 사이에도 쿵, 쿵, 쿵, 놈의 머리는 마구 얻어맞고 있었다.


오르쿠스 "이 자시이이이이이익!!"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것 같은데, 과연 성가셨는지 놈은 마기의 손톱을 붕붕 휘둘렀다.


아무 "히야아아아앗!"


소리를 지르며 모습을 드러낸 것은 역시 아무였다.


석둔의 술로 존재를 감추고, 그 큰 장대 같은 걸로 때리느라 그만 집중이 흐트러진 것 같다.


리림 "누, 누구야? 보이지 않는 폭탄인간?"

아무 "아니에요. 당주님을 언제나 그림자 뒤에 숨어서 지키는 후우마 종가 오니와반, 1번대 필두 이시카와 아무입니다."

리림 "하, 항상 그림자 뒤에 숨어서 지킨다. 그 말인즉슨, 두목의 스토커?"

아무 "아닙니다─."


아무는 이 상황에서도 여유가 있었다.

과연, 그런 건가.


나 "아무......고맙다......"

아무 "네, 아슬아슬했습니다 시간에 맞춰 다행이네요."


오르쿠스 "저승길로의 여행 말이냐? 이 광대 같은 것이. 너희들 모두 한꺼번에 썩혀주마!"


오르쿠스는 오른손을 높이 들었다.

아마 마기를 전개하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몸으로부터 흘러나온 것은, 마기가 아니라 불꽃이었다.


놈의 몸에 여러 개의 불꽃이 튀고, 그 불꽃이 온몸으로 번지고 있다.


오르쿠스 "뭐야 이건!? 내 몸이 불타고 있어?"

아무 "풀을 너무 덕지덕지 처바른 탓이라구요. 이제 죽을 때입니다!"

오르쿠스 "뭐라고!?"


다음 순간, 캠프파이어에서 쌓아올린 장작이 느닷없이 무너져 내리듯, 오르크스의 몸이 산산조각 나며 그 불길이 커졌다.


라이브러리 "......"


타오르는 불꽃을 받으며 라이브러리가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오르쿠스를 베어 넘긴, 좌우의 블레이드가 선명하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오르쿠스 "네......놈......은."


목만 남은 오르쿠스는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하려던 것 같았지만, 그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불길 속으로 사라져 갔다.


리림 "아아아아아아~~~~. 잘은 모르겠지만 살았다~~~~. 진짜 죽는 줄 알았어."


리림은 힘없이 그 자리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라이브러리 "리림 공, 다치신 곳은 없으신지?"


라이브러리는 그런 리림의 손을 끌어 일으켜주고 있다.


리림 "으응. 난 아무렇지도 않아. 아, 맞다! 코로짱은!? 코로짱은 괜찮아?"

코로 "(......나도 괜찮아.)"

'아무 "코로 씨라면 괜찮을 거에요. 이제 의식을 되찾았어요. 상처도 단순 타박상 같네요."

코로 "(그 마기에 접했더라면 위험할 뻔했어.)"


코로 선배도 무사했던 모양이다.


리림 "하───, 다행이다─!!"


리림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그제서야 나를 떠올린듯,


리림 "두, 두목!! 아까 혼자만 그 위험한 걸 맞았었어! 그럼, 두목 혼자만 죽는 거야!?"

리림 "아아, 두목! 두목!! 안녕히가세요 두목! 아마 두목을 잊지 못할 거야!!"

나 "네 멋대로 죽이지 마......"


나는 비틀비틀 일어섰다.


분명히 혼자만 마기를 접하고 있었지만 찰과상이었고, 마성의 힘 쪽이 앞섰던 것인지 어떻게든 회복하고 있었다.


리림 "두목, 살아있어? 어떻게?"

나 "회복력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


또 "그게 낫는다니, 두목은 변태"라고 말할까 생각했지만,


리림 "우와아아아아아앙!!"


리림은 나에게 몸을 부딪치듯 매달렸다.


리림 "살아있다면 살아있다고 말해!! 두목은 바보───!!"

리림 "굉장히 무서웠다구!! 바보바보바보!! 우와아아아아아아앙!!"


어지간히 무서웠던지, 내 가슴에서 엉엉 울고 있었다.


나 "미안하다 미안해. 어쨌든 전원 무사해서 다행이야. 너도 많은 도움이 됐어."


의외로 귀여운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위로해주니,


리림 "훌쩍, 훌쩍, 훌쩍......그럼 두목을 도운 보상으로, 여기의 마초를 태우는 건 이제 없는 거지?"


이때다 하고 졸라온다.

뭐야 거짓말이었나.


나 "그건 얘기가 다르지. 그보다 이미 불타고 있어. 저 녀석이 좋은 불씨가 되었잖아."

리림 "아아아악!! 타들어간다! 불타오르고 있어! 나의 마초가! 으아아아아악!!"


화사하게 타오르고 있는 마초밭에서, 리림은 오늘 제일 큰 비명을 질렀다.




그런 리림을 바라보는 그림자가 두 개 있었다.


고위 음마 이슈타르의 휘하의 음마들이다.


음마 "정말 저 낙오자가 '왕의 아들'이 있는 곳을 아는 거냐?"

음마 "이슈타르 님이 동생 군의 기억에서 얻은 정보니까 확실해."

음마 "그런데 오차에 숨어 있다니, 골치 아프군."

음마 "흐흐, 우리가 잠입하지 못할 곳은 없다."


음마들은 그런 말을 주고받고, 빛을 피하듯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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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림, 갑자기 엄청난 비밀을 아는 포지션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