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가 보고 있다.


바니 K (으으......잉그리드......)


잉그리드 "──."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은데 들리지 않는다.


아니야, 듣고 싶지 않다.


바니 K (그만둬......하지마......)

바니 K (나는 너를......)

바니 K (너를......)


하지만 잉그리드는 다가온다.

그리고──.


바니 K "윽!!"


악몽은 뚝 끊어졌다.


바니 K "나, 나는......"


순간 자신이 누구인지 여기가 어딘지 헷갈린다.



바니걸 "바, 바니 K님?"


그렇게 불렸다.


바니 K "......"


그렇다, 그녀는 바니 K.


그리고 여기는 그녀의 성. "Bunny Kings"의 메인터넌스 룸이다.


바니걸 "바니 K님? 무슨 일로 오신 건가요?"


메인테넌스 스태프가 그녀를 본다.


그 바니걸 모습에 굉장히 중요한 게 생각날 것 같았는데


바니 K "큭!"


동시에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이 치밀어 오르며 바니 K는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


바니 K "꺼져라!!"

바니걸 "헉!"

바니 K "지금 당장 꺼지라고!!"

바니걸 "네, 넷! 죄송합니다!!"


바니걸이 방을 뛰쳐나간다.

그 흔들리는 귀걸이마저 초조하게 느껴진다.


바니 K "빌어먹을......점점 더 심해지는군......"

바니 K "너는......너는 나에게 있어 뭐야......!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잉그리드!"


마계기사 잉그리드에 대한 생각, 자신도 알 수 없는 강렬한 생각만이 바니 K 안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시즈루 "어서오십시오, 손님. "Bunny Kings"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카지노 손님 "시즈루짱. 오늘도 에로하네."


스윽.


시즈루 "앙, 손님. 만지작거리지 말아주세요."

카지노 손님 "미안미안. 오자마자 시즈루를 터치하면, 묘하게 운이 좋다는 소문이 돌거든."

시즈루 "어느새 그런 소문이. 그래서 다 만지작거려 오는 거네요."

카지노 손님 "뭐, 영험함을 비는 거지. 미안하지만 눈 감아줘. 알았지?"

시즈루 "그럼 한 번만. 그 이상은 허락하지 않을 거에요, 우훗."

카지노 손님 "그래. 행운의 여신을 놓치고 싶지 않거든."

시즈루 "오늘은 뭘 하실 건가요?"

카지노 손님 "일단 대소로 운을 시험하러 갈까."

시즈루 "그럼 이쪽으로. 손님께 행운이 함께 하시길♪"

카지노 손님 "헷헷."


시즈루 (나는 행운의 여신을 외면당한 모양이네......)


바니걸이 되어 이 카지노에 잠입한 지 며칠.


바니 K의 조사는 진척되지 않았다.


그녀는 홀에는 거의 나오지 않고, 평상시에는 시즈루처럼 일반 바니걸들이 들어오면 안 되는 구역에 틀어박혀 있다.


그곳에는 홀 리더 등 지극히 일부의 관계자만이 갈 수 있다.


시험 때 바니 K가 얼굴을 보인 것은 상당한 행운이었던 것 같다.


과감히 숨어들려고 해도 보안은 상상 이상으로 엄중해, 다수의 드론이 경비를 서고 있다.


바니 K는 생각보다 조심성이 많은 듯했다.


바니걸들 """어서오세요, 손님. "Bunny Kings"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반면 새로운 전투요원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바니걸은 나날이 늘고 있다.


카지노 손님 "어이 시즈루. 바니 K의 표적은 어디야?"

시즈루 "표적? 무슨 소리인가요?"

카지노 손님 "어이어이, 숨기지 말라고. 너희들을 모으는 걸로 보아, 어딘가에 싸움을 건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카지노 손님 "1순위는 빅 월드, 2순위는 금룡인데. 나한테만 슬쩍 가르쳐 주지 않을래?"

카지노 손님 "슬슬 바니의 날이잖아. 이건 틀림없을 거야. 그렇지?"

시즈루 "우후후, 단순히 소문일 뿐이에요."

카지노 손님 "뭐 그렇게 말하겠지. 요즘 가장 화제인 내기가 그거거든."

카지노 손님 "나는 다른 카지노로 위장하고, 어딘가의 창관을 노린다고 보고 있어."

카지노 손님 "여기서 단숨에 그쪽까지 손을 뻗친다고. 그렇지?"

시즈루 "글세요, 설령 그렇더라도 저는 그런 종류의 가게에 나가지 않겠습니다만."

카지노 손님 "헤헷, 그건 아쉽구만."


그 손님은 익살맞은 표정으로 시즈루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시즈루 "꺅."


응석 부리는 듯한 목소리로 손님을 기쁘게 하면서 시즈루는 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시즈루 (이런 소문도 나기 시작하고, 조금 난처한데.)


갬블러들 사이에서 소문난 것처럼 바니 K가 군사를 모으고 있는 건 틀림없고, 시즈루도 테스트에서 보여준 전투력을 인정받아 바니걸 부대 중 하나를 맡고 있다.


과연 바니 K의 표적이 잉그리드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그것도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운명의 날이 될 것 같은 8월 21일, 바니의 날도 다가오고 있다.


시즈루 (나 혼자서는 좀 힘들지. 조력자를 부르자.)


잉그리드 암살을 기도할 만한 상대다.

오차의 학생들만으로는 좀 불안하다.


물론 바니걸 차림이 되어야 한다.


그러니 거북해 하거나 손님이 터치하는 걸로 화내는 그런 타입은 안 된다.


시즈루 (상대는 사이보그이고, 그런 것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더 좋겠지만......)



그래서 눈여겨 본 것이 후우마 사이카였다.


그녀는 후우마 일족의 전 당주, 후우마 단조의 비서였으나 단조가 오차에 반란을 일으켰을 때 결연히 손절하고, 현재의 젊은 당주 후우마 코타로를 섬기며 일족의 서고를 관리하고 있다.


그 차분한 외형과 책의 정리 등을 하고 있는 일상과는 달리 후우마 일족 굴지의 실력자로, 예의 시험에서 레플리칸트를 순살한 안드로이드 레그의 발기술에 더해 강력한 사안의 사용자다.


그리고 깜짝 놀랄 만큼 바니걸 모습이 어울렸다.


시즈루 "사이카 씨, 와줘서 고마워요. 혼자서는 조금 힘들어 곤란했어요."


휴식시간 때, 바니걸 첫날 갑자기 인기인이 된 사이카에게 시즈루는 말을 걸었다.


사이카 "요미하라에서의 임무는 오랜만이니까요. 시즈루 씨에게 도움이 될지 어떨런지."

시즈루 "카지노의 보잘 것 없는 남자들의 시선을 독차지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돼요."

사이카 "시즈루 씨는 바니 모습이 잘 어울리니까요."


사이카는 그렇게 말해 주었지만, 단지 토끼귀를 머리에 붙이고 있을 뿐, 그 이외에는 노출과다인 자신과 정통파 검은 바니 슈트를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는 사이카는 조금 비교할 수 없다.


시즈루 "다들 이 가슴과 엉덩이에 혹할 뿐이에요. 이번에는 딱히 누구를 유혹할 필요도 없으니 이 크기도 방해일 뿐인데."

시즈루 "그건 그렇고, 당신은 정말 잘 어울려요. 아니,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

시즈루 "스타일도 뛰어나고, 색도 안드로이드 레그의 검은색으로 맞춰 매우 섹시."

시즈루류 "여자인 저라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에요."

사이카 "감사합니다. 임무에서 이런 모습은 오랜만이라 솔직히 좀 부끄러워요."


사이카는 슬쩍 고개를 숙였다.

차분하고 요염하다. 요미하라에 없는 타입.


이곳 남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모은 것도 수긍이 간다.


시즈루 "그런 면이 좋은 거려나. 나중에 후우마 군에게 사진이라도 보내주지 그래요?"

사이카 "네? 도련님께? 저의 이런 모습을 보여도, 도련님께 폐만 끼치는 거 아닐까요?"

시즈루 "그렇지 않아요. 틀림없이 기뻐할 거에요."

사이카 "......생각해 보겠습니다. 혹시 시즈루 씨는 이미 도련님께 사진을?"


그 어조에 약간 무서운 것을 느끼고, 시즈루는 황급히 손을 저었다.


시즈루 "아뇨아뇨. 과연 그렇게까지는 안 해요."

시즈루 "지금, 함께 행동하고 있으면 이런 꼴을 보여도 어쩔 수 없지만 이쪽에서 먼저 사진을 보낸다니."

시즈루 "일단 교사와 학생 사이고. 구분은 제대로 해야죠."


사이카은 의외일 정도로 황급히, 


사이카 "그랬었죠. 실례했습니다. 저도 참 이상한 소리를......"

시즈루 "괜찮아요 괜찮아. 어차피 후우마 군, 수업에 제대로 안 나오고."

시즈루 "가끔 나와도 졸고 있을 뿐, 딱히 교사로서 존경을 사지 못하는 것 같은 걸요."

사이카 "정말 도련님은. 어쩔 수 없네요. 나중에 제가 잘 말해둘게요."


단호하게 말하는 그 어조는 예쁘지만 무서운 감찰관과 다름없다.


그러한 존재가 그에게는 세 명이나 붙어있다.

후우마 사이카, 후우마 아마네, 그리고 후우마 토키코.


젊은 당주도 고생이 많다.


시즈루 "뭐 괜찮아요. 후우마 군은 이제 저 페이스대로."

시즈루 "그럼 화제를 돌려, 바니 K는 만났어요?"

사이카 "네, 딱 한 번 뿐이지만."

시즈루 "어때요? 당신의 사안을 쓸 수 있을 것 같아?"


사이카의 사안은 눈이 마주친 상대의 시야와 의식을 완전히 빼앗는 것이다.


그 강력무비한 힘의 대가로, 사안을 사용하고 있는 동안, 그녀도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버리지만, 한 번 사로잡힌 상대에겐 실제와 다른 현실을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행동의 자유를 완전히 빼앗기고 만다.


예전에 그 사안의 능력을 이용해 메이저를 사로잡는데 성공하기도 했고.


바니 K가 무슨 일을 꾸미고 있든 간에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사이카 "그건 어려울 것 같아요."


사이카은 미안한 듯 고개를 흔들었다.


사이카 "빈틈이 없는 것도 있지만, 사이보그화가 잔뜩 진행된 것도 있어서."

사이카 "저와 감각이 너무 달라서, 눈을 맞추고 시야와 의식을 빼앗는 것 자체가 어려워요."

시즈루 "그런가, 아쉽네요. 당신의 사안으로 붙잡을 수 있다면 빠르고 편했을 텐데"


조금 실망하는 시즈루에게 사이카는 이렇게 덧붙였다.


사이카 "시즈루 씨가 말하셨던 것처럼 상당히 무리한 사이보그화를 한 것 같아요."

사이카 "그렇게 막무가내로 온몸을 기계화 해 버리면 꽤 자주 메인테넌스를 받을 필요가 있어요."

사이카 "아마 그걸 위한 설비가 이 카지노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시즈루 "그곳에 가면 그녀의 정보도 얻을 수 있다는 거네요."


방침은 정해졌다.


시즈루는 카지노의 영업이 시작되면 딱 좋은 타이밍에 홀 리더를 먼저 잠재웠다.


그를 대신해 업무 보고를 한다는 명목으로 카지노 빌딩 탐색에 들어간 것이었다.


경비드론 "──."


복도 저쪽에서 경비 드론이 다가온다.


시즈루 "언제나 수고해요♪"


말을 거는 의미는 없지만, 웃으며 고개를 돌리면 드론은 시즈루가 정규 바니걸임을 확인하고 지나간다.


시즈루 "아마, 경비 드론을 돌아보지 않으면 더 수상쩍다는 거겠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대로 탐색을 계속하자, 요미하라에서는 드물지 않은 피냄새가 희미하게 풍겨왔다.


시즈루 "무슨 일이 있었나 보네."


경계하면서, 그 냄새의 근원을 향해 가면, 상상 이상으로 끔찍한 장면을 마주했다.


피투성이가 된 복도.


나뒹구는 바니걸의 토막 시체.


그 뒷수습을 하는 두 사람 역시 바니걸이었다.


바니걸 A "정말 운이 나빴네. 이렇게 죽어버리고."

바니걸 B "여기는 카지노니까. 이런 재수 없는 녀석들도 있는 거겠지."


안면이 있는 바니걸이 익숙한 모습으로 토막을 양동이에 던져 넣고 있다.


시즈루 "무슨 일이야?"


시즈루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말을 걸자


바니걸 A "너는 처음 보는 거냐? 바니 K님이 또 발작을 일으키셨어."

시즈루 "발작?"

바니걸 A "반년 정도 전부터 가끔 그래. 우리가 잉그리드처럼 보이나 봐."

시즈루 "잉그리드? 그 노마드의 마계기사?"

바니걸 B "그래. 그 최강의 마계기사 말이야."

바니걸A "아직 바깥에 새어나가지 않았지만, 바니 K님은 잉그리드와 한 판 붙을 작정인가 봐."

바니걸 B "우리는 그를 위한 병사들이고. 그런데 모습을 착각한 것만으로 이 꼴이야. 얼마나 원망이 사무친 건지."

시즈루 "어쩐지 그런 시험을 한다더니."

시즈루 "그런데 바니 K 님은 왜 우리를 잉그리드로 착각한 걸까?"

바니걸 A "글쎄. 그렇게 보였으니 어쩔 수 없지."

바니걸 B "그 잉그리드를 노리는 거야. 조금은 머리가 돌아도 이상하진 않겠지."


둘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걸 물어본다.


시즈루 "역시 결행일은 바니의 날?"

바니걸 A "그렇겠지. 바니 K 님과 잉그리드의 배틀은 기대돼."

바니걸 B "그 전에 이런 토막이 되지 않도록 당신도 조심해!"


두 사람은 그 토막을 처리하면서 깔깔 웃고 있었다.


역시 요미하라의 여자랄까.

하지만 시즈루는 그럴 수도 없다.


시즈루 "그래서 바니 K님은 지금 어디에? 홀 리더가 상태가 나쁜 것 같아 대신 업무 보고를 하러 왔는데."

바니걸 A "아마 메인테넌스실일 거야. 지금 만나는 건 추천하지 않지만. 갈 테면 마음대로 해."


메인테넌스실의 위치를 묻고, 시즈루는 망설이지 않고 그곳을 향했다.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는 바니 K.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잉그리드와의 사이에 어떤 인연이?


시즈루 "여기인가......"


메인테넌스실 앞까지 왔다.


방문은 잠겨 있다.


바니 K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같다.

아니면 이미 메인테넌스를 마쳤던가.


시즈루 "나에겐 편리해사 좋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시즈루가 잠금을 열려 하면


경비 드론

「!!!!!!」

「!!!!!!」

「!!!!!!」


곧바로 경비 드론이 쇄도했다.


"허가 없는 자의 출입을 금한다."


하고 연호한다.


시즈루 "그렇다면 역시 상당히 중요한 시설인 모양이네."


누가 오기 전에 서둘러서 드론을 조용히 만들어야지.


***


시즈루 "인법, 미혹의 꽃가루."


시즈루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한 꽃가루를 드론을 향해 뿌렸다.


물론 평범한 꽃가루는 아니다.


시각, 청각등의 센서에 오작동을 일으키는 미립자가 포함되어 있다.


경비 드론

「?????????」

「?????????」

「?????????」


드론들은 시즈루의 모습을 잃고 빙글빙글 그 자리를 맴돌기 시작했다.


시즈루 "나중에 고쳐줄게."


그렇게 피식 웃고 나서, 시즈루는 메인테너스룸의 잠금을 해제하고, 재빠르게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시즈루 "이건 상당하네."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본격적인 설비가 갖추어져 있다.


오차마을에 있는 시설에 필적, 아니 그 이상으로 돈을 들이고 있는 것 같다.


역시 요미하라 굴지의 카지노 오너의 메인테넌스룸이라 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바니 K는 이만한 것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카의 말대로 그녀는 이곳에서 자주 몸을 추스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년 전부터 발작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거나.


시즈루 "어쨌든 조사해볼까."


시즈루는 머신을 켜고 바니 K의 데이터를 불러냈다.


시즈루 "이건──!"


그 내용에 놀랐을 때


바니 K "네놈, 뭐하고 있는 거냐!"

시즈루 "앗!!"


바니 K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