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킹덤. 도쿄만에 떠있는 폐허도시. 


사쿠라지마의 절반 가향인 인공 섬은 한때 정부의 일대 프러젝트 <도쿄 킹덤 시티>로서 건설되었다. 

인구가 집중된 도쿄의 해상에 떠있는 제 2의 도심 등으로 기대되고 있었지만 계획은 실패. 곧 버려진 도시가 된다.


이 버려진 섬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관문은 10km에 이르는 도쿄 킹덤 대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다리를 건넜다. 밀입국자, 범죄자, 무정부주의자, 마족, 괴물──.


현재는 향락과 퇴폐로 가득 찬 슬럼가가 되었다.


한때 오보로의 클론이 이끄는 용문이 이곳을 지배했지만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요미하라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어둠의 조직들이 지금도 자신의 몫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요미하라의 홍등가. 번화가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ZNNN!!


[어둠의 주민] "뭐야......!?"


누군가가 충격에 쓰러진다. 그림자가 주변 일대를 감싼 먼지 구름에서 떠오른다.



[클론 아사기] "......"


발 밑의 아스팔트가 산산조각이 났지만, 그곳에 서 있는 여성은 멀쩡했다.

그녀는 눈만 돌려 주변을 훑고 중얼거렸다.


[클론 아사기] "...이 소리...이 냄새...굉장히 익숙해...이 빌어먹을 어둠의 마을이...내 고향인가..."


그녀의 생김새는 다른 누구도 아닌 대마인 이가와 아사기와 똑같았다.

하지만 그녀를 잘 아는 사람들은 평소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을 거다.


[어둠의 주민] "어이 아가씨!"

[어둠의 주민 2] "이년이 하늘에서 떨어졌어! 대체 무슨 일이야?"

[어둠의 주민 3] "최악의 상황은 아니──."


마을의 불량배들이 모여서 그녀를 내려다본다.


[어둠의 주민] "너! 우리 형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클론 아사기] "......?"

[어둠의 주민 2] "얕보는 거냐!!"


남자가 그녀의 발밑을 가리키고 있다. 그녀 밑에 한 남자가 그녀의 착지 때 충격으로 다진 고기가 되어 있었다.

아사기는 시체를 힐끗 쳐다보고, 주위의 모습을 훑어본 후 한숨을 내쉰다.


[어둠의 주민 3] "네년! 사람이 죽었는데 한숨만 쉬는 거냐?"


남자들은 초조해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 "......이 무슨 꼴인가."


아사기 주변의 남자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며 퍼져나간다.

나이든 남자가 군중을 헤치고 여자에게 다가간다.


[단조] "보면 볼수록 아사기를 닮았어. 정말 불쾌해......"


클론은 그를 보고 얼굴을 찡그린다. 그녀는 남자를 쳐다보며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중얼거린다.


[클론 아사기] "후우마 단조......"

[단조] "흠? 클론인데도 나를 기억하나?"


그녀는 그동안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남자의 말에 화가 났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나이든 남자를 다시 노려본다.


[클론 아사기] "날 클론이라 부르다니......죽고 싶어?"

[단조] "건방진 태도도 똑같군......"


살의가 충돌한다. 주위에 있던 군중들은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난다.

그들의 눈은 서로에게 고정되었다. 조금만 움직이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클론 아사기] "오래된 기억이지......이 개자식아."

단조 "곧 오리지널을 죽일 거다. 그 다음은 네 차례다."

[어둠의 주민] "저, 저기......"

[어둠의 주민 2] "우리 중 한 명이......당신 발 아래 깔려 있어요......"


불량배들이 그들의 대화에 소심하게 끼어들려 하지만 여자도, 남자도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곧──양측 모두 긴장을 풀고 한눈을 판다.

둘 다 여기서 싸우게 되면 원치 않는 관심을 받게 될 거라 생각했나──?

아니면 일부러 여기서 마주친 걸까──?


[클론 아사기] "당신 같은 쓰레기에게서 얻은 정보는 믿을 수 없어."


후자였던 것 같다. 클론은 눈을 돌려 단조를 시야에서 제외해, 그녀의 살의가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한다.

단조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아사기의 클론을 보고 있으면, 그녀를 공격할지도 모른다.


[단조] "신뢰할 수 없다고? 흥, 멍청하긴. 이 정보는 내가 정복한 지역의 마녀에게서 얻은 것이다."

[단조] "또한 내 아들의 조직에 있는 스파이에게서도 그렇고......"

단조 "이 정보는 정확해. 너 같은 클론에게 낭비되긴 아까울 정도로."


그는 그녀를 부추기려는 듯 일부러 그녀를 모욕한다. 그녀가 싸움에 나선다면, 그는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에게서 등을 돌린다.


[클론 아사기] "꺼져. 이건 내 임무야. 휘말려 죽기 싫으면 말이지."

[단조] "......실패하지나 마라, 위작."


불량배와 군중들은 말을 잃었다. 그들은 잠자코 두 사람이 서로를 등지고 걸어가는 것을 지켜본다.

그들의 가공할 살기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그들은 모두 얼어붙은 채로 서 있었다.




도쿄 킹덤. 대립 관계에 있는 보스들의 도시......

물론, 내 조직은 그곳에 기반을 두고 있고, 도시의 일부를 우리가 장악하고 있다.


그 한 구석에 있는 창관. 보기 드문 손님이 들른다.


[나] "너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어, 슈발리에. 카드를 쓰는 마녀라지?"


마계에서 자작의 자리에 앉은 여성으로, 산더미 같은 고서를 소장하고 연구한다고. 그녀는 연금술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녀는 전투에 관심 없지만, 자신의 연구에 방해가 되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한다.


그녀는 연구를 통해 터득한 고대의 기술과 전술들을 사용한다고 했다.

정보원들이 말하길, 그녀는 똑똑하고 침착해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내 앞의 여자는 양쪽 모두 아니었다.


[나] (오만해 보이는군......특히 저 눈. 나를 깔보고 있어.)


내 감이 맞았다. 그녀는 웃으며 거들먹거리는 말로 나를 반겨준다.



[슈발리에] "어리석은 인간에게 이걸 설명하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지만. 슈발리에를 마녀라고 불러도 돼......"

[슈발리에] "정확히 말하자면, 연금술사야. 슈발리에는 당신이 이해 못 하는 걸 용서할게."


그녀의 모욕에 내 부하들이 즉각 반발한다.


[나] "멈춰. 내 체면에 먹칠을 할 셈이냐?"


나는 손을 들고 물러서라는 신호를 보낸다.


[나] "......어디서 굴러먹다온 건지 모를 마녀가 우리를 보러 온 거야. 최소한 예의는 갖추고 끝까지 들어줘야 하지 않겠어."


나는 모욕받은 만큼 그대로 돌려준다. 내 부하들은 웃고 긴장을 푼다.

이번에는 슈발리에가 분노로 얼굴을 찡그릴 차례다.


[슈발리에] "당신은 슈발리에가 예상한 대로 반응하네.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나] "동감이야. 그래서, 여기에는 무슨 용무로 온 거지?"


나는 그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라고 권한다. 슈발리에의 표정이 풀린다.


[슈발리에] "키류 미코토, 당신의 부하인 마과의......그녀는 슈발리에의 책을 훔쳤고, 슈발리에는 그 책을 돌려받고 싶어."

[나] "그렇군......놀랄 일도 아니지. 그녀는 마계의 지식을 갈망하고 있으니."

[슈발리에] "그건 중요한 책이야. 천한 인간의 손에 들어가선 안 될 정도로. 내 말, 이해하겠어?"


돌려주지 않겠다면──. 


좋아. 그게 그녀가 바라는 거라면,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드려야지.

나는 그녀에게 돌려줄 대답이 정해져 있지만, 그녀가 계속 말하도록 놔두기로 했다.


[나] "그래......미코토가 그런 책을 가지고 있다 치자. 그녀가 책을 돌려주는 대가로 우리에게 무엇을 줄 거지?"

[슈발리에] "대가라고?"


슈발리에는 그 단어가 낯설다는 양 반복한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 "그래. 당신은 우리에게 책값을 지불해야 돼."

[슈발리에] "그것은 슈발리에의 연구실에서 훔친 책이야. 왜 대가를 치러야 하지?"

[나] "알았어. 나가도 돼. 그녀를 돌려보내라."


대화는 끝났다. 돈이나 연줄 같은 게 없는 여자에게 낭비할 시간은 없다.


나는 대화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덩치 큰 남자 둘이 앞으로 나서 양쪽에서 슈발리에를 들고 일으켜 세운다.

그녀가 떠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험 많은 마녀는 흔들리지 않는다.


[슈발리에] "......슈발리에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다면 빨리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

[나]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이 창녀야. 내가 너그럽게 대하는 동안 여기서 나가는 게 좋을 거다."


내 대답에 그녀는 깜짝 놀란다. 슈발리에의 눈이 크게 떠지더니, 웃었다.


[슈발리에] "하하하......"

[나] "뭐가 그리 웃겨? 왜, 죽고 싶어진 거야?"

[슈발리에] "아니......그냥──."


그녀는 말수가 점점 줄어든다. 슈발리에는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고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슈발리에] "지금 당신의 지위는 사상누각과 같아. 너무도 간단히 무너질 거야......내 눈에는 그게 보여..…."

[나] "......"

[슈발리에] "당신만이 그걸 모르고 있어. 웃기지 않아?"

[나] "......할 말은 그게 전부인가?"

[슈발리에] "그래."


나는 그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난 '사안'을 작동한다. 내 눈은 황금빛 불꽃을 방출할 준비가 됐──.


──BLAAMMM!!


[나] "──!?"


엄청난 폭발과 충격이 건물을 뒤흔든다.


[나] "무슨 일이야?"

[토키코] "당주님!""


토키코가 당황하며 방 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그 폭발은 우리를 노린 게 틀림없다.


[토키코] "미연이 저희를 공격해 왔어요──."

[나] "뭐라고?"


이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하기도 전에, 다시 눈을 돌려 슈발리에를 노려본다.


[나] "......젠장!"


폭발과 토키코 때문에 정신이 팔렸다. 슈발리에는 어느새 사라져 있었고, 그녀 옆에 서 있던 두 남자는 바닥에 죽은 채 누워있었다.


[토키코] "당주님, 공격의 규모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일단 본부로 돌아가야 해요."

[나] "그래. 네 말이 맞아......서두르자."


우리는 즉시 뒷문으로 향한다. 하지만 미연 부대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나] "젠장......응?"


우린 싸우기 위해 무기를 빼들지만, 미연 부대는 갑자기 바닥에 고꾸라진다.

누군가가 그들의 그림자에서 뛰쳐나와 그들을 한 방에 때려잡은 거다.


[사쿠라] "와오! 나이스 타이밍!"


사쿠라는 그녀의 그림자를 조종하며 우리 앞에 착지한다. 그녀는 한숨을 돌리며 이마를 닦는다.


[나] "사쿠라? 무슨 일이야?"


나는 그녀에게 우리 이웃 지역을 통제하는 조직에 심부름을 부탁했었다.

그들은 우리의 동맹이었다. 그들도 이 소동에 연루된 것인가?

내 의심은 틀렸다. 사쿠라가 당황해서 보고한다.


[사쿠라] "완전 엉망진창이야! 대화하러 가보니 공격을 받고 있더라구! 그들이 말하길......샤, 샤보레......?"

[나] "뭐......?!"


난 충격을 받았다. 나쁜 소식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사쿠라] "덕분에 마을 전체가 공포에 질려있어. 그 샤보레라는 여자가 간섭하고 있는데, 거의 전쟁 수준이야!"

[나] "진정하고 차분히 다시 말해봐."


사쿠라 왈, 슈발리에는 넌지시 영역을 내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금, 누가 그것을 얻느냐를 놓고 두 집단이 항쟁 중이다.

또 다른 두 그룹의 그 보스들이 슈발리에에게 푹 빠진 탓에 싸움이 붙었다.


항쟁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모든 원인은 슈발리에다.


[나] (......그 망할 마녀......)


이게 다 우연의 일치일 수는 없다. 미연의 공격도......그들이 내 영역을 침범한 것도 모두 그녀가 꾸민 짓이다.

그렇다면 낭비할 시간이 없다. 당장 이 건물을 떠나 본부로 돌아가 지휘권을 장악해야 한다.


[슈발리에] "하하......하하하!"

[나] "──! 이 목소리는!"


모습이 보이진 않지만 슈발리에의 목소리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슈발리에] "슈발리에의 사회 실험을 시작하지!"

[슈발리에] "평화는 이제 환상으로 변한다. 조직은 서로에게 비수를 향한다──."

[나] "어디에 있는 거야.......!?"

[슈발리에] "이제 미연과 같은 거대한 외세가 개입되어, 더 이상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을 터......"


슈발리에는 그녀 자신의 연설에 도취한 것처럼 말한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슈발리에] "한 번 지켜보자. 슈발리에의 가설에 따르면, 외세는 그 보상을 얻을 거야."

[나] "그래서──뭘 노리고 있는 거지, 썩을 마녀? 단순히 책 한 권 때문에 미연을 끌어들인 건 아닐텐데."

[슈발리에] "그것 때문이었지! 하지만 지금은 그게 다가 아니야. 이제 슈발리에는 이 혼란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기술하고 싶어."

[슈발리에] "그게 슈발리에의 목표야! 그녀의 운명인 거지!"

[나] "......미친 년 같으니라고. 좋아......후회하게 해주마."

[슈발리에] "하하하! 후우마의 아가, 네 운명은 어디로 가고 있니? 하하, 하하하!"


그녀의 웃음 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토키코가 긴장한 어조로 묻는다.


[토키코] "어떻게 할까요, 당주님?"

[나] "......모든 병력을 모아라. 내게 계획이 있어."

[토키코] "알겠습니다."


토키코는 내 명령을 받고 본부에 연락한다. 그녀는 모든 구역에 명령을 하달한다.


사쿠라 "나, 나는?"

[나] "물론 나와 함께 가야지."

사쿠라 "헤헤! 당연히 그래야지!"


도쿄 킹덤 전체가 휘말린 전쟁입니다. 이제 미연까지 개입되었으니, 전면전이나 다름없다.


[나]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나는 마음 속으로 계획을 실행하며 사쿠라와 함께 도시를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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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쓰레기인 건 알고 있었지만 존나 뻔뻔한 후붕이 심보에 웃었다.


슈발리에 말투는 결전 아레나 때 더 심했다.

스스로를 3인칭화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그녀'라고 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