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 폭력, 파괴──온갖 악이 소용돌이치는 지하도시 요미하라.


영광과 파멸, 삶과 죽음이 늘 곁에 있는 위험한 거리다.


나는 거기에 그녀를 데리고 왔다.



리노아 "여기가 요미하라인가요? 마계의 문에 가장 가까운 마을. 사람과 마족이 평범하게 섞여 사는 마을."


전직 미연의 천재 과학자 리노아·셀링은 오크나 서큐버스가 지극히 평범하게 걷는 거리의 풍경에 흥미진진한 듯 하다.


나 "어때? 처음으로 요미하라에 온 소감은?"

리노아 "아직 뭐라고 단언할 수 없어요. 데이터를 제대로 조사해 봐야겠죠. 라플라스 관측 개시."


리노아는 분홍색 해파리 모양의 소형 로봇 라플라스를 즐거이 치켜들고 있었다.


나 "여전하구나."


라플라스는 인간의 행동, 여러 물리현상, 그것을 초월한 마법적 현상을 관측하고 그에 기초한 예지를 하며 역산을 통해 마법과 동등한 현상을 재현하는, 천재의 연구 성과이다


하지만 리노아에 의하면, 아직 불라불라불라──(이하생략)이라서 미완성. 그렇다고 한다.


리노아 "줄곧 이 마을에 오고 싶었어요. 그래서 엄청 기뻐요."

나 "미연에서 마계의 문을 조작하는 연구를 했는데 요미하라에는 온 적이 없었구나."

리노아 "저는 연구소에 감금된 거나 다름 없었으니까요."

리노아 "그렇지만, 이 마을까지 와도 마계의 문이 있는 노마드의 최심부까지는 갈 수 없겠죠."

나 "그야 그렇겠지."


나도 이 마을에는 몇 번이나 와 봤지만, 노마드 본부까지는 들어가 본 적 없고, 진짜 마계의 문을 본 적도 없다.


나 "오늘은 마계의 문까지는 데려갈 수 없지만, 어떻게 보면 그 이상으로 위험한 장소야. 조심해."

리노아 "네, 잘 부탁드립니다."


리노아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뭔가 한 마디 더 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 "뭐야?"

리노아 "이 아이에게도 똑같이 말해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나 "아아, 라플라스도 조심해."


라플라스는 삐♪ 라고 대답하며 싱글벙글한 표정을 짓는다.


나 "아스카는 어디에 있지? 슬슬 집합 시간인데."


이번은 DSO와의 공동 작전으로, 강철의 대마인, 코우카와 아스카가 오기로 되어 있지만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리노아 "아스카 씨라면 아마 여기에 있을 거에요"


리노아는 라플라스를 조작해서 우리가 서 있는 곳 주변을 맵에 표시했다.


나 "안 보이는데."


맵에서 가리킨 곳을 보아도 거기에 아스카의 모습은 없다.


리노아 "광학미채로 자취를 감추고 있을 거에요."


라면서, 라플라스를 만지작거리고 그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리노아 "찾았어요. 데이터 일치, 아스카 씨입니다. 역시 광학미채를 사용하고 있었네요."

나 "굳이?"

리노아 "후우마 씨를 놀라게 하기 위해서일 거라고 예측해요."

나 "녀석도 여전하구만. 좋아. 모르는 척 할까. 움직이면 가르쳐 줘."

리노아 "알겠습니다."


내가 아직 안 왔어? 라는 얼굴을 하고 있자, 리노아가 작은 소리로,


리노아 "아스카 씨가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뒤로 돌아서 들어오고 있어요.

리노아 "15미터......10미터, 5미터......3, 2......"

나 "아스카!!"


나는 휙 돌아보았다.



코우카와 아스카 "왓!"


아무도 없었던 곳에서 목소리가 나고 아스카의 광학미채가 풀렸다.


양손으로 나의 등을 밀치며 「왁」하려 한 포즈인 채 굳어 있다.


아스카 "잠깐, 어떻게 안 거야?"

리노아 "이 아이 덕분에 아스카 씨의 행동은 예측하기 쉬웠어요."


리노아가 돌아서서 라플라스를 보여주자 아스카는 실패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스카 "아차! 리노아와 라플라스가 있었나! 당했네!"

나 "당했네가 아니야. 왜 갑자기 놀래키려 하는 거야."

아스카 "인사하는 거지 인사."

아스카 "이번 임무는 중요하니까 후우마도 긴장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해서. 그걸 풀어주려 한 거야."


나를 놀라게 할 뻔한 손으로 내 어깨 언저리를 툭툭 두드린다.


나 "그런 서비스는 필요없어."

아스카 "쳇──."


아스카는 아쉽다는 표정을 짓다가 리노아를 돌아보며 웃는다.


아스카 "리노아, 오랜만."

리노아 "오랜만이에요."


아까 리노아가 말했듯이 연구소에 감금되어, 어머니를 인질로 잡힌 탓에 마계의 문을 연구하던 그녀를 아사기 선생님과의 공동작전에서 구해낸 것이 바로 아스카였다.


아스카 "어때? 오차에서의 생활은?"

리노아 "굉장히 좋아요.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아스카 "그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겠지. 특히 '이 녀석'이랑 같이 있으면."


아스카는 히죽히죽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리노아 "네. 얼마 전에는 노마드의 마계기사와 만나서 함께 싸웠어요."

아스카 "마계기사라면 그 잉그리드?"

리노아 "아니요. 리나라는 이름이었어요."

아스카 "아아, 리나인가. 뭔가 재미있는 애였지?"

리노아 "네, 굉장히 재밌고, 굉장히 강하더군요."

아스카 "나도 함께 싸운 적이 있어. 그리고 대마인의 쿠로다 토모에와도. 케일리도 친구인 것 같아."

나 "헤에, 그건 금시초문인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접점이 있기 마련이다. 아스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스카 "후우마와 마찬가지로 이상한 인맥을 쌓는 것 같아."

아스카 "최근 이 마을도 점점 더 구린내가 풍기고 있으니, 아는 사람이 있으면 도움이 될 거야."

나 "그러냐. 난 몇 번이나 만났으면서도 얼굴을 까먹었던데.


아스카는 피식 실소를 흘리며 


아스카 "그거 인상이 너무 옅었던 거 아니야? 후우마니 어쩔 수 없지. 있건 없건 똑같다는 느낌으로."

나 "돌아간다."

아스카 "농담이야 농담, 오늘 둘 다 부탁해. 라플라스도."


아스카가 친근하게 툭 건드리자 라플라스는 삐삐 기쁜 소리를 냈다.


아스카 "그런데 여기까지 둘이서 온 거야?"

아스카 "혼자 리노아를 에스코트하며 무장난민이 있는 지역을 돌파하다니, 꽤 강해졌잖아."

나 "그렇지,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스카 "?"



이가와 사쿠라 "짜잔! 나도 함께 왔거든!"


사쿠라가 아스카의 그림자, 게다가 등 뒤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아스카 "우와아악!"


아스카는 조금 전 이상으로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른다.


사쿠라 "아하핫! 놀랐어, 아스카?"

아스카 "놀라는 게 당연하지! 뭐하는 거야!"

사쿠라 "인사하는 거지 인사. 이번 임무는 중요하니까 아스카도 긴장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해서."


사쿠라는 익살스러운 어조로 아까 전 아스카의 대사를 그대로 받아친다.


나 "그래. 이제 아스카도 긴장이 풀렸겠지. 나이스다, 사쿠라"

사쿠라 "니히히히♪"


몰래카메라 성공이라는 표정의 사쿠라에게 하이파이브로 화답한다.


아스카 "~~~~~~~~읏!"


아스카는 자신이 하려던 일을 그대로 당해, 불평 한 마디 못하고 분한 듯한 표정이다.


아스카 "아아 그래, 이제 다 풀렸어. 고마워."

아스카 "그럼 모두 가자. 사쿠라도 밖에 나와 있고."

아스카 "여기는 오차마을이 아니니까 굳이 그림자에 숨어있지 않아도 돼."

사쿠라 "네이네이~!"


이렇게 해서 우리 네 명은 행동을 개시했다.




얼마 전, 노마드를 중심으로 한 요미하라 연합군이 특무기관 G의 지하시설을 궤멸시키는 사건이 일어났다.


계기는 요미하라 진출을 획책한 G가 소형 원자력 발전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지하시설을 요미하라 근처에 건설한 것.


G는 거기서 사고를 일으켜, 심각한 방사능 오염을 발생시켰고 그 은폐와 처리에 요미하라의 주민들을 처음부터 죽일 생각으로 속여 이용했던 것이다.


파괴와 폭력이 일상적인 이 마을에서조차, 그것은 선을 넘었다고 판단, 평소에는 적대하고 있던 어둠의 주민들이 모여 특무기관 G를 배제하고, 대마인이나 DSO를 비롯한 정부기관도 방사능 오염 처리에 협력했다.


그 사건에는 아키 누나가 속해 있는 아사기 탐정 사무소의 일행도 관련되어 있고, 아키 누나는 방사능 오염으로 한때는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지만, 오염을 직접 중화시키고 손상된 세포도 재생시킨다는 나사라의 능력에 의해 무사할 수 있었다.


우리들이 향하고 있는 것은, 그 괴멸된 특무기관 G의 시설이다.


목적은 소형 원자력 발전의 조사와, 어느 성가신 물건의 회수다.


요미하라 변경에서 뻗어 나온 지하수로를 통해 시설로 향한다.


사쿠라 "이쪽이쪽."


선두를 가는 사쿠라의 말에 아스카가 리노아를 돌아본다.


아스카 "리노아, 이 길이 맞아?"

리노아 "맞아요."


리노아는 라플라스 맵을 보면서 틀림이 없음을 확인하고 있다.


사쿠라 "정말─, 믿어달라구─."

아스카 "혹시나 해서."


못마땅해 하는 사쿠라에게 아스카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쿠라의 길안내가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않은 건 이해하지만, 불쌍해서 조금 거들어준다.


나 "사쿠라도 요미하라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네."

사쿠라 "엣헴. 그야 그렇지."


사쿠라는 자랑스러운 듯이 가슴을 폈다.


사쿠라 "올 여름은 큰 지렁이 퇴치 아르바이트로 왔다갔다 하느라 고생 좀 했으니까."

아스카 "헤에, 거기에 참가했구나. 우리 쪽에서는 안제가 가지 않았어?"

사쿠라 "안제도 왔었어."

사쿠라 "과자 만들기에 능숙한지 이것저것 많이 얻어먹었어."

아스카 "그 애, 그런 건 잘해. 나도 가르쳐 달라고 했는데 왠지 잘 안 되더라."

사쿠라 "아하하, 아스카는 그런 거 못 할 것 같지."

아스카 "뭐어?"


아까의 보복인지 사쿠라가 즉시 찔끔하고 반응한다.


그것도 거들고 싶었지만,


나 "너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닐 텐데. 요전에도 냄비 하나 태워먹어 토키코가 탄식했잖아."

사쿠라 "꺄악──!! 그건 비밀이야──!!"

리노아 "냄비를 태워먹다니. 뭘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나요?"

나 "그건 말이지."

사쿠라 "쉿──, 쉿──.'


사쿠라는 비밀로 해달라는 표정이지만, 이미 말하기 시작한 이상 계속한다.


나 "갑자기 차가운 젠자이(단팥죽)을 먹고 싶다는 말을 꺼냈어."

나 "팥을 익히기 시작한 건 좋았지만, 그건 꽤 오랜 시간 끓여야 하는 모양이야."

리노아 "알겠습니다. 참지못해 불을 세게 해서 태웠다는 거군요."

나 "정답."

사쿠라 "그치만 덥기만 하고 계속 끓여도 익혀지지 않았는걸."

나 "통조림 속 삶은 팥을 쓰면 되는 거였잖아."

사쿠라 "제대로 팥부터 만들고 싶었어!"

아스카 "뭐야, 나 이하잖아"

사쿠라 "그럼 아스카는 단팥 만들 수 있어?"

아스카 "당연히 만들 수 있지. 단팥 정도는 낙승이거느, 낙승."

나 "실제로 만든 건?"

아스카 "뭐, 없지만......"


아스카는 얼른 눈을 돌린다.

동급인 것 같다.


나 "리노아는 어때? 과자 만들기 같은 거 할 줄 알아?"

리노아 "비교적 좋아해요. 과자 만들기는 과학이니까요."

사쿠라 "과학!"

아스카 "그러고 보니 전에 특이한 슈크림 같은 걸 구워왔었지."

리노아 "셈라에요."

아스카 "그래 그거."

사쿠라 "맛있어?"

리노아 "북유럽의 과자에요. 부활절 단식 후에 먹는 거에요. 카더멈(생강과의 다년생 식물)이 꽤 들어서 맛있어요."

사쿠라 "크으──! 수제과자로 남자아이의 하트를 겟! 리노아 꽤 하잖아!"

리노아 "딱히 그런 의도는 없어요. 갖고 싶은 상대도 없고요."

사쿠라 "굉장히 쿨!"


그렇게 얘기하면서 걸어가던 중이었는데, 삐익!


내가 가지고 있던 가이거 카운터(방사능 측정 계수 장치)의 반응에 전원이 긴장했다.


사쿠라 "후우마 군, 방사능 수치가 높아지고 있어?"

나 "그래. 리노아, 어때?


라플라스 쪽이 보다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리노아 "상승하고 있어요."

리노아 "이대로 계속 높아진다면 시설 안은 아직 위험한 상황일 것 같네요."

사쿠라 "역시 그러려나."

아스카 "상황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아."

나 "그러기 위한 내(耐) 방사선 장비다."

리노아 "아직은 허용 범위 내에요"


방사능 오염을 일으킨 시설에의 잠입이다.


우리는 모두 방호복을 옷 안쪽에 껴입고 방사선 장애를 완화하는 약도 복용하고 있다.


사쿠라 "장비가 있어도 무섭단 말이지. 방사능이야 방사능."

나 "그렇지."

리노아 "저도 싫어요."

아스카 "냉큼 가서 빨리 회수해 올 수 밖에 없네."

나 "소형 핵폭탄인가. 'G' 녀석들. 성가시게 하고 앉았어."


그것이 회수 대상이다.


앞선 사건 후 DSO의 조사로 특무기관 G는 소형 원전을 만들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소형 핵폭탄도 시설에 반입하고 있었던 것을 알았다.


소형 핵폭탄은 전술핵무기의 일종으로 아주 작은 범위를 초고열로 태워 없앤다.


시중에서는 '사용하기 좋은 핵무기'라고도 불리고 있다.


광범위하게 방사능 오염 시키는 무기는 아니지만 테러리스트 등에 넘어가면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이번의 긴급 임무가 내려졌다.


과학기술의 전문가로, 라플라스라고 하는 뛰어난 도구를 지닌 리노아를 동행시켜, 가능한 한 눈에 띄지 않게 소수 정예로, 신속히 회수할 것을 요구받았다.


나 "아스카, 폭발 위험이 없는 건 확실하지?"

사쿠라 "그래, 그것도 걱정이야. 방사능에 더해 원전이 꽝 하고 터지면 우리 모두 나무아미타불인걸.

아스카 "그건 걱정할 것 없어."

아스카 "노마드가 마계의 기술로 공들여 봉인했기 때문에 더 이상 위험한 상황은 없을 테니."

아스카 "뭐니뭐니 해도 우리보다 더 위험을 느낄 당사자니까."

나 "그래, 그래도 경계는 게을리 하지 말자."

나 "리노아는 라플라스로 하나하나 상황을 체크해줘."

리노아 "알겠습니다."

나 '이제 남은 건 핵폭탄의 은닉처인데......"

나 "아키 누나와 시즈루 선생님에 의하면, 노마드가 샅샅이 수색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대."

나 "특무기관 G도 상당히 교묘하게 숨긴 것 같은데."

사쿠라 "DSO가 그걸 찾았지. 노마드를 앞질러가다니. 굉장해."

아스카 "딱히 자랑할 만한 건 아니야. 같은 미연의 기관이니까 알 수 있던 거지."

아스카 "그 뒤치다꺼리에 동행하게 해서 미안해. 자, 가자."


우리는 걸음을 빨리했다.


그리고 지하 시설에 도착하자,


삐삐삐삐!!


가이거 카운터가 계속해서 울린다.


나 "지독한데."

리노아 "내방사선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즉시 의식장애를 일으킬 수준입니다. 저희는 현재까진 괜찮아요."

사쿠라 "무섭다 무서워. 아스카, 빨리 찾아서 나가자! 어디에 있는 거야? 핵폭탄!"

아스카 "이쪽이야, 서두르자."


여기서부터는 아스카가 앞장선다.


DSO가 밝혀낸 소형 핵폭탄 은닉처까지 가는 것이다.


여기있는 것 자체가 위험하지만 특무기관 G의 무리는 한 명도 남지 않았다.


겁 없는 요미하라의 주민들도 이런 곳을 찾지는 않을 것이다.


예의 물건을 간단히 회수하고 바로 철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무장난민 "우와아아아아악!!"


갑자기 우리 앞길에 요미하라의 스캐빈자, 무장난민들이 나타났다.


게다가 살기로 가득 찬 포효를 지르며 이쪽을 향해 온다.


나 "선객이 있었나 봐."

사쿠라 "에──어째서!"

아스카 "아아 진짜! 이러니까 요미하라는!"

리노아 "놀랐어요. 라플라스의 예측으로는 지극히 낮은 확률이었는데."

나 "임무 중에는 종종 그런 일이 생겨!"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태세를 갖추었다.


***


무장 난민

"뭐야 너희들은!!"

"비켜비켜비켜어어어어!


나 "뭐야?"


전투태세를 취한 우리를 향해, 놈들은 저마다 「비켜」라 외치고 있었다.


잘 모르겠지만 시키는 대로 옆으로 비켜주면,


다다다다다다다다!!


녀석들 모두 우리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쳐 간다.


사쿠라 "뭔가 싸울 마음은 없는 것 같네."

아스카 "뭐야 저 녀석들."

리노아 "잔뜩 겁 먹었네요."


무장난민 "으아아아악!! 으아아아악!!"

나 "너희들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무슨 일이야?"


나는 저쪽에서 달려왔다, 라고 하기보다는 도망쳐 온 한 사람을 붙잡고 물었지만,


무장난민 "시, 시끄러워!! 빨리 도망가지 않으면 위험해!! 괴물이야! 괴물!!"

나 "괴물? 어떤 놈이지?"

무장난민 "노, 놓기나 해!!"


녀석은 겁에 질린 얼굴로 내 손을 떼어내더니 쏜살같이 도망쳐 버렸다.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다.

무언가 물어볼 상태가 아니다.


괴물이다, 도망가! 라고 소리치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렸다.


불필요한 싸움을 피한 것은 다행이지만,


사쿠라 "괴물이 나온 건가─."

나 "이번 임무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아스카 "그런가 보네."

리노아 "라플라스, 불확정명 괴물, 데이터 수집 시작."


소형 핵폭탄 회수 임무


벌써 먹구름이 몰려온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