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라 "......"

유키카제 "나사라?'

아스카 "랑, 이상한 고양이."


일찍이 도쿄의 지하 300미터에 요미하라라는 마을이 존재하고 있었다.


인간과 마족이 당연하게 공존하는 범죄도시, 말하자면 어둠의 프런티어였다.


그것을 상징하는 듯, 한 탐정 사무소가 요미하라에 있었다.


소장은 그 이가와 아사기의 클론.


멤버는 대마인 후우마 아키, 전직 노마드의 마녀 미리암, 갱의 보스였던 오니 프랜시스, 그리고 이차원 생물인 나사라.


그녀는 그 유일한 생존자이다.


'그날'로부터 꽤 지났는데, 나사라는 조금도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유키카제 "그렇구나. 그 녀석들은 나사라에게서 도망치고 있던 거였어."

아스카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낀 거구나. 절대 상대할 수 없다고."


유키카제와 아스카가 납득했을 때, 나사라가 입을 열었다.


나시라 "안녕하세요."

고양이 "보오."


진위는 불분명하나, 그 노마드의 대간부, 오보로가 키웠다는 고양이도 이상한 소리로 울었다.


유키카제 "아, 응, 안녕하세요."

아스카 "오늘은 이런 곳을 헤매는 거야?"

나시라 "나사라, 방황해"


나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하에서 그녀와 만나는 것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그날'로부터 계속, 나사라는 도쿄의 지하를 헤매고 있다.


브레인 플레이어 모르지아나가 동족의 마계침략을 막기 위해 인간계와 마계를 연결하는 문을 모두 파괴했고, 그 결과 요미하라가 소멸된 그날로부터 계속.


잃어버린 동료를 찾고 있다.


혼자서 계속.


유키카제 "이제 어디로 갈 거야, 나사라?"

나사라 "어디로? 안 정했어.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라도."


담담한 나사라의 대답에 유키카제는 머뭇거리면서도 물었다.


유키카제 "그래......나사라,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아지트에 오지 않을래?"

유키카제 "딱히 함께 브레인 플레이어랑 싸워달라는 건 아니야. 이런 곳에서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


나사라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나사라 "나사라, 혼자가 아니야. 고양이도 함께."

고양이 "보오."

유키카제 "아, 응. 그래. 고양이도 같이 있네. 그래도 좀 더 친구를 사귀는 편이 좋지 않겠어?"


나사라는 다시 고개를 흔든다.


나사라 "나사라, 동료, 친구, 있다. 아사기, 아키, 미리암, 프랜시스, 쿠로, 시로, 모두와 함께 있고 싶어."

유키카제 "나사라......"


유키카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들은 이제 없다는 둥, 죽었다는 둥 말할 수 없다.


그런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알고 있는 것이다.


알면서도, 방황하고 있다.


아스카 "유키카제, 나사라 마음대로 하게 해주자."

유키카제 "하지만."

아스카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릴 거야. 그렇지?"

유키카제 "......그렇네'


자신들을 되돌아보며 유키카제는 서글프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시라 "유키카제이랑 아스카는, 어디 가?"


이번엔 나사라가 물어본다.


유키카제 "오랜 친구를 만나러."

나시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

아스카 "고마워. 또 어디선가 만나자, 나시라."

나사라 "안녕."


다시 걷기 시작하는 나사라를 유키카제가 불러 세운다.


유키카제 "아, 잠깐만 기다려 봐. 이거 나사라 줄게. 산딸기. 단 거 좋아했지?"


아까 딴 산딸기 보따리를 건넨다.


나사라 "좋아해, 고마워."


나사라는 살짝 미소짓고는 고양이와 함께 어디론가 떠났다


유키카제 "......"

아스카 "......"


그걸 배웅한 두 사람은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스카 "언젠가 우리 쪽에 와줄 거야."

유키카제 "응."


그리고 둘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지하도를 벗어나 밖으로 나오니 밤이 되어 있었다.


위험한 감염자들이 지상을 활보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위협이 기다리고 있다.


유키카제 "자, 이 앞이 제일 위험한 곳이지."

아스카 "그래, 정신 바싹 차리고 가자."


두 사람은 더욱 북상해 나갔다.


그리고 밤중에 그 위험한 곳에 당도한다.


레이더가 대규모로 몰려 있는 구역이다.


과거 다목적 아레나의 폐허로, 레이더들은 그곳을 최후의 보루로 삼고 있다.


그녀를 만나려면 어떻게해서든 이곳을 지나야만 한다.


지금까지는 은밀행동으로 빠져 나왔지만,


유키카제 "뭔가 시끄럽지 않아?'

아스카 "평소와 분위기가 다르네. 불길한 예감이 들어."


성채가 묘하게 웅성거리고 있다.


찌릿찌릿한 기색도 감돌았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든다.


평소 이상으로 경계하면서, 두 사람이 나아가면──.


아스카 "봐."

유키카제 "상당수가 모여있네.'


성채 앞 광장에 레이더들이 모여 있었다.


단순히 집회가 아니다.

파수견 나이트독까지 거느리고 부대를 편성하고 있다.


유키카제 "이후 어딘가를 습격한다는 느낌인데."

아스카 "그런 모양인네. 잠깐만, 얘기를 엿들어볼게."


두 사람은 그늘 속으로 숨으면서, 아스카가 풍둔술을 사용했다.


레이더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이다.


모두들 제멋대로 떠들고 있어서, 그것은 매우 간단한 일이었다.


아스카 "......"


아스카는 잠시 잠자코 있다가,


아스카 "헤───, 그런 건가."


유키카제도 섬뜩함을 느끼는 무서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유키카제 "뭔데?"

아스카 "보스의 명령으로 이 근처에 있는 레지스탕스 마을을 습격할 거래."

아스카 "풍신과 뇌신에 대한 보복으로."

유키카제 "뭐라고?"

아스카 "여자는 보존식에 사로잡고 남자는 그 자리에서 몰살이라고 신나게 떠들고 있어."

아스카 "사람을 불러내고 뒤로는 이딴 짓을 한다는 거자, 기가스 녀석."


아스카는 짜증스러운 듯 풍둔술을 멈추었다.


더 이상 레이더들의 헛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는 얼굴이었다.


유키카제 "요컨대 원전을 망가뜨린 앙갚음으로 저 녀석들을 부릴 작정이라고."

유키카제 "그렇구나. 잘 알았어."


유키카제는 아스카 이상으로 분개하고 있었다.

벌써부터 온몸에 파직파직 울리기 시작했다.


아스카 "잠깐 뭘 하려는 거야?"

유키카제 "정해져 있잖아. 그 멍청한 계획을 저지하는 거야."


당장이라도 벼락을 떨어뜨릴 것 같은 파트너를 아스카는 으이구 하는 얼굴로 멈춘다.


아스카 "기다려."

유키카제 "왜?"

아스카 "저기 있는 녀석들을 몰살시키는 건 간단하지만, 그렇게 하면 보복전이야."

아스카 "언젠가 우리로도 감당할 수 없게 되어, 레지스탕스도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거야."

유키카제 "그럼 어떻게 해?"


금방이라도 물어뜯을 듯한 얼굴로 묻는다.


아스카 "내가 몰래 녀석들을 발목을 붙들고 있을 테니, 유키카제는 마을까지 달려가서 모두에게 대피하도록 지시해 줘."

유키카제 "어떻게 발을 붙들어 두려고?"

아스카 "생각해 둔 게 있는데......"


아스카는 히죽 웃으며 유키카제에게 살짝 귀엣말을 했다.


유키카제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유키카제 "아핫! 뭐야 그거. 엄청 후우마스럽잖아."

아스카 "그래? 그 녀석이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았지."


한 번 웃고 나자 머리가 식었는지, 유키카제도 무언가 생각난 듯.


유키카제 "그럼 말야, 그렇게 발을 묶는 김에......"


그것을 아스카에게 살짝 속삭이자 그녀도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아스카 "아하하핫! 정말 후우마 같네."

유키카제 "그렇지?"

아스카 "기가스와 마주앉아 이야기할 때, 뒤처리가 쉬울 것 같아."

유키카제 "그럼, 그런 걸로 부탁해."

아스카 "OK."


지금 여기에는 없는, 한 번은 잃은 후우마에 대한 생각이 유키카제와 아스카를 지탱하고 있었다.


둘은 재빨리 헤어진다.


아스카는 레이더들의 발을 묶고, 유키카제는 레이더들이 노리고 있는 마을로의 연락.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피난.


자아, 작전개시다.


***


아스카 "그럼──."


아스카는 칼을 꺼내 자신의 손을 가볍게 베었다.


아스카 "아팟."


눈썹을 찌푸리는 아스카의 손에서 서서히 피가 흐른다.


아스카 "자기 몸에 상처내는 건 오랜만이네. 그 녀석이라면 분명......이런이런. 이러겠지♪"


아스카는 피식 웃고, 다시 풍둔술을 사용했다.


바람을 이용해 피냄새를 지역 밖으로, 그리고 지하로.


감염자들이 있을 만한 곳으로.


아스카 "이리 와. 피냄새가 여기서 풍기고 있다구."


효과는 직방이었다.


10분도 안 되어 그 냄새에 이끌려 나왔다.


바바리안

「ギィイイイイイイイイイイイッ!!」

「ギィイイイイイイイイイイイッ!!」


새된 소리를 지르는 바바리안.


감염자

「あーーーーー」

「うーーーーー」

「あーーーーー」


그 뒤를 따라오는 감염자.


그것도 엄청난 숫자다.

레이더 부대를 훨씬 웃돌고 있다.


아스카 "왔네."


아스카는 싱글벙글 웃으며 자기가 있는 곳에는 오지 못하게 지혈하고, 바람도 뚝 그쳤다.


당연히 감염자들의 송곳니는 이곳에 모여 있던 레이더들에게 쏠리게 됐다.


젊은 여자의 신선한 피 냄새에 이끌려, 그 어느 때보다 탐욕스러워진 송곳니가.


레이더

"가, 감염자다!!"

"바바리안도 있다!"


갑작스런 감염자의 대습격에 레이더들은 응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들 이상으로 흉악한 식인 괴물에 모인 전원이 패닉에 빠져 있다.


그럴 만했다.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으면 결국 자신도 감염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레이더

"오지 마, 이 괴물들아!!"

"빌어먹을!!"

"우와아아아악!!"


원래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 그저 욕망대로 날뛰기만 하는 집단이다.


레이더

"젠장, 젠장!! 크아아악!"

"갸아아악!"


자신의 목숨이 아까워, 제멋대로 쏘아대는 바람에 적뿐만 아니라 아군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었다.


그래도 감염자는 간신히 쓰러뜨릴 수 있었지만, 여러 마리 섞여 있는 바바리안에게는 그대로 유린당한다.


레이더

"죽어라아아아!!"

"기기, 기다려!! 우아아아악!!"


그럴 수 밖에 없는 것도 분명하지만,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은 동료는 가차없이 죽였고, 그렇게 흐른 피가 감염자들을 더욱 환희하게 만들었다.


레이더

"우와아아아아아악!!"

"히이이이이이이이!!"


이제 레이더 부대는 오합지졸이다.


물론 마을을 습격할 처지는 아니다.


발묶기 성공.


아스카 "슬슬 구하러 나갈까? 이렇게나 감염자가 돌아다니면 역시 위험하겠지."


이게 두 사람의 작전.


피냄새로 감염자들을 유인하고, 적당히 레이더 수를 줄인 후, 도와주어서 기가스에 은혜를 베푼다.


아스카 "대마인 코우카와 아스카, 참전!!"


아스카는 거침없이 이름을 외치며 혼란 속에 뛰어들었다.


다음날 아침──.


감염자를 하나도 남김없이 처치한 아스카는 만남의 장소에서 크게 하품을 하고 있었다.


아스카 "후아아암~~~~, 졸려."


그때 유키카제이 나타난다.

눈가에 다크서클이 내려온 아스카를 보고 말했다.


유키카제 "수고했어, 아스카. 우와, 지독한 얼굴."

아스카 "갑자기 지독한 얼굴이라고 말하지 마. 그쪽도 고생했어. 어땠어?"

유키카제 "마을은 괜찮았어. 아직 습격당하지는 않았지만, 만약을 위해 모두 아지트로 피신시켰어."

유키카제 "그리고 레이더의 보복에 대비하라고 아비게일에게 전언도 부탁해 두었고."

아스카 "수고했어.


유키카제가 와서 안심했는지 이제 수마의 한계 같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유키카제 "아스카 쪽은? 자작극 하느라 힘들었지?"

아스카 "힘들었다구 정말. 너무 까불었달까. 레이더를 지키기 위해서라든가, 의욕이 생기지 않고."

아스카 "뭐, 전멸하지는 않은 것 같고, 나름대로 은혜는 팔린 것 같은데? 후아~~~~~~암."


미소녀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의 몰골.


유키카제 "조금은 자도 돼. 내가 망보고 있을게."

아스카 "그래야겠네. 엄청 피곤해. 잘게."


아스카는 폐건물 바닥에 태연하게 눕더니 곧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유키카제 "빠르네. 뭐 일어나서 주면 되겠지. 여기, 토산품."


유키카제는 아스카의 머리맡에 립스틱을 놓았다.


마을에 연락하러 간 김에 어울릴 만한 색을 하나 얻어 온 것이다.


바로네스 시티에서는 살 수 없었던, 밤새도록 싸워준 동료에 대한 감사였다.


ㅡㅡㅡㅡㅡㅡ


나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