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빛이 들어오는 교회의 홀.


우리 둘 앞에 선 제복 차림의 남자가 자애로운 눈빛으로 이렇게 말했다.


목사 "신랑 후우마 코타로, 당신은 여기 있는 여인을 병들 때도, 건강할 때도."

목사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하며 영원히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나 "어, 음......맹세합니다......"


어울리지 않게 턱시도 차림의 내가 우물쭈물 대답했다.


영원한 사랑의 맹세.


그런 걸 맹세해도 되는 거야? 라고 머리 한구석에서 생각하지만, 이제와서 그만둘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목사 아저씨는 "좋아요"라며 상냥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얌전한 표정으로 내 옆에 선 '신부'에게 말한다.


목사 "그럼 신부 안제. 당신은, 여기 있는 신랑 후우마 코타로를 영원히 사랑하고,"

목사 "병들 때나 건강할 때나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할 것을 맹세합니까?"

안제 "네, 맹세합니다......"



부끄러운 듯 눈을 내리깐 웨딩드레스 차림의 그녀──안제가 사랑스럽게 미소짓는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그녀가 아니다.


사랑하는 남자와 맺어지는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찬, 진짜 '신부'의 표정......


나 (그렇구나.......이 녀석은, 진심으로......)


목사 "좋아요. 그럼 두 사람의 변함없는 사랑의 표시로 하느님 아버지 앞에서 맹세의 키스를."

안제 "응."

나 "......!"


안제가 나한테 한 발짝 다가왔다.


약간 얼굴을 위로 들고 눈을 감는다.


내가 맹세의 키스를 기다리고 있다.


나 "앗, 아, 아니......"


하지만 나는 거기까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안제 "......왜 그래, 후우마? 나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나 "아니, 할 거야! 하지만......"


그런 예정으로 되어 있었지만, 정말 해버려도 되는 거야......?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제의 어깨에 손을 얹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으면,


감독님 "커────엇!!! 안돼안돼! 다시 해!"

안제&나 "??", "앗."


갑자기 컷─이란 소리가 들려서, 나는 당황해서 그쪽을 돌아본다.


감독 "어이어이 알바 군? 그렇게 머뭇머뭇한 거동이 수상한 신랑은 없지?"

감독 "제대로 안 해주면 곤란해~. 맹세의 키스는 하는 척만 해도 되니까."

나 "네, 죄송합니다......!"


쩔쩔매며 사과하는 나.


말을 걸어온 사람은 카메라를 든 촬영 감독 아저씨.


나와 안제는 지금, 아르바이트 중──예식장의 이미지 영상에 출연하는 모델 일에 한창이었다.


안제 "응응. 정말이지 후우마는."

안제 "내 알바를 도와주는 건 좋지만 좀 제대로 해줘."

나 "큿. 미, 미안하다......"


카메라가 멈춰,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이 된 안제에게 따끔히 한 소리를 듣는다.


하긴 변명할 것도 없다.


제대로 마음의 준비도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에 참가한 나와는 달리, 안제는 이 아르바이트에 '진심으로' 마주하고 있는 것 같다.


나 (하지만, 이쪽도 사정이 있어!)


하고 속으로 궁색한 변명을 한다.


애당초, 왜 내가 미연 DSO의 강화인간 소녀·안제의 아르바이트를 거들고 있는가 하면......


3일 전, 오차학원.


나 "어? 깜짝 파티?"

코우카와 아스카 "그래, 다음 토요일이 안제의 생일이야."

아스카 "그래서 파티를 열려고 해♪"

아스카 "너도 그 애와는 모르는 사이가 아니니, 당연히 도와줄 거지?"


교복 차림의 소녀가 피식 웃는다.


코오쿠와 아스카.


미연 DSO에 소속되어 있는 전직 대마인 사이보그 풍둔술사로, 오늘은 DSO에서 오차에 연수를 위해 온 케일리의 모습을 살펴보러 왔다고 한다.


케일리 마이어스 "에잇!!간다 헤비코, 시카노스케!"

우에하라 시카노스케 "오우 와랏!"

아이슈 헤비코 "우후후. 헤비코 쪽도 지지 않을 거야, 케일리!"


하고, 케일리는 나와 아스카가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 시카노스케 쪽과 활기차게 모의전을 벌이고 있다.


나 "흐─음. 뭐, 좋아. 도와주는 정도는 상관없어."

나 "마침 예의 지하시설 건도 한숨 돌렸고......네 말대로, 안제는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까."


안제와는 두 번 정도, 함께 성가신 결혼의 여신 소동에 휘말렸다.


언제나 표표하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면도 있지만, 이야기해 보면 의외로 평범하고, 솔직한 귀여운 여자아이이기도 하다.


나 "그래서, 도와주는 건 괜찮은데, 난 뭘 하면 돼?"

나 "깜짝 파티를 열 장소를 꾸민다든가?"

아스카 "아─. 아니아니. 그런 건 괜찮아. 우리끼리 준비 할 수 있으니까."

나 "그래?"

아스카 "네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그것과는 좀 다른 것이려나."

아스카 "그렇네. 말하자면......그 아이의 '에스코트'일까?"

나 "뭐어?"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면 아스카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설명해준다.


아스카 "뭐, 이야기하면 좀 길어지는데."

아스카 "사실 걔, 비번인 날에는 밖에서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같아."

나 "헤에, 알바를?"

아스카 "그래, 훌륭하지. 사회공부를 하고 싶다나."

아스카 "그런 부분, 너도 좀 배우는 게 어때?"

아스카 "쉬는 날에는 방에서 게임만 한다며."

나 "에, 에에......? 그건 그렇지만......"


갑자기 불똥이 내게로 튀었다.


아스카 "후훗, 농담이야. 그런 건 사람마다 다르니까!"

아스카 "뭐, 어쨌든──그 아르바이트하러 나가는 비번 날이, 마침 그 아이의 생일이야."

나 "흐음?"


아스카의 말에 따르면 안제는 예식장 홀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런 일자리 중에 한 호프집이 있다고 한다.


아스카를 비롯한 DSO 일동은, 이 호프집을 안제에게 비밀로 전세내고, 아르바이트를 위해 찾아온 안제에게 깜짝 파티를 준비하려는 계획인 것 같다.


아스카 "그래서, 네가 해 주었으면 하는 것은, 그 아이의 에스코트......"

아스카 "즉, 제대로 제 시간 내에 가게에 올지 안 올지 커버하는 거야."


별일 없으면 안제는 정해진 아르바이트 시간에 그 호프집을 찾아온다.


다만, 그녀는 딴 길로 새는 버릇이 있어, 어쩌면 그날은 아르바이트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스카 "그러니까, 만약을 위해 네가 함께 있어 주었으면 해. 그 애가 제대로 가게로 오도록."

아스카 "구실은......뭐, '호위'로 충분하려나?"

아스카 "그 애에게는 최근 우리 직원이 습격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니까 호위로서 당신을 붙여두겠다고 말해둘게."

나 "과연......요컨대 감시역이라는 건가."


아스카의 부탁은 알겠다.


그런데 조금 의아한 것도 있었다.


나 "그런데 아스카, 왜 나야?"

아스카 "뭐가?"


내가 묻자 아스카는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 "아니, DSO에도 다른 멤버가 많잖아."

나 "뭐, 회장의 준비나 임무가 있다고 해도, 일부러 다른 조직 소속인 나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가능하지 않나......?"

아스카 "헉!? 아, 아니, 그건......"


아스카가 드물게 당황하기 시작한다.


나 "게다가, '호위'라고 해도, 쉬는 날에 함께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건, 왠지 데이트 같다고나 할까......"

나 "그거, 나로 괜찮은 거야?"

아스카 "아, 아니......그 편이, 그 아이도 기쁘지 않을까......싶은데......"

나 "응? 아스카?"


잠깐 고개를 돌린 아스카가 무언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스카 "아아, 진짜! 뭐든 상관없잖아!? 나도 머리가 복잡하다고!"

나 "?? 오, 오우......?"


왠지 영문도 모른 채 혼이 났다.


아스카 "어쨌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한가해 보이는 게 너였어! 어차피 시간 많잖아! 맡아줘!"

나 "ㄴ, 네......"


──라는 사정으로, 갑자기 버럭버럭 하기 시작한 아스카에게 몰려, 나는 「호위역」으로서 안제의 아르바이트에 동행하게 되었다.


예식장 홀에 이어 안제의 다음 아르바이트는 공사장이었다.


현장 아저씨들

"촉수 아가씨, 오랜만─!"

"오늘도 잘 부탁해~!!"



안제 "응, 일 열심히 할게."


하고 촉수를 써서 휙휙 현장 일을 해치우는 안제.


지금까지 몇 번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기 때문에 현장의 아저씨들과도 낯이 익은 것 같다.


덧붙여, 이 현장은 미연이 출자하고 있는 기업이 관계하고 있어, 안제의 촉수에 대해서도 미리 알려져 있다고 한다.


안제 "후우마도 힘내. 일하고 난 뒤 주먹밥은 엄청 맛있어."

나 "오, 오우, 열심히 할게....."


현장 아저씨들

"와하하! 그래! 그쪽의 형씨도 힘내라구!"

"여자친구에게 질 수 없으니까!"


나 "으그그......아니, 딱히 나는 남자친구가 아니......것보다, 이 철근 엄청 무거워......!?"


라는 등, 안제나 아저씨들에게 격려를 받으면서 나도 현장 작업에 참가한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


나 "하아──. 드디어 휴식인가......"

안제 "수고했어, 후우마. 여기."

나 "오. 고마워 안제."


옆에 앉은 안제가 도시락통에서 주먹밥을 건네준다.


현장 작업은 쉬는 시간.


확실히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한 후의 주먹밥은 일품이었다.


안제 "우물우물, 오늘 주먹밥도 맛있네."

나 "아, 그쪽은 뭐야? 내 것은 우메보시가 들어 있었어."

안제 "이쪽도 마찬가지. 현장 작업 후에는 짭짤한 게 맛있어."

나 "하하, 확실히."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안제는 쌀을 좋아하는 듯, 전에도 나는 그녀의 수제 주먹밥을 먹은 적 있다.


안제 "그러고 보니, 후우마는 내 호위를 해주는 거지?"

나 "뭐 일단은 그래. 민폐였어?"


하긴 조금 이상한 얘기긴 하지.


미연의 개조인간인 안제는, '호위'인 나 따위보다 훨씬 높은 전투력을 자랑하니까.


안제 "아니, 그렇지 않아. 후우마는 똑똑하니까. 와줘서 엄청 믿음직스러워."

안제 "오랜만에 차분히 얘기하는 것도 좋고."

나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야."


안제의 담담한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떠오른다.


왠지 저번에 봤을 때보다 표정이 더 풍부해진 것 같다.


안제 "그런데 어째서일까, 하고 조금은 생각했어."

나 "어? 뭐를?"


안제가 고개를 갸웃하고 나를 돌아본다


안제 "후우마는 다른 조직의 사람이지. 그런데 왜 굳이 내 호위를?"

나 "아, 그건......"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이번 내 역할은, 정확하게는 호위가 아니라, 단순히 감시역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다른 조직에 관여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나 "뭐, 아스카가 부탁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나 "조직은 다르다 해도, 아스카도 너도 친구......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으니까."

안제 "응"


물통의 차를 홀짝이며 안제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 "또 한 가지, 개인적인 이유도 있지만......"

안제 "개인적인?"

나 "그래. 한마디로 말하면......「너를 응원하고 싶었다」, 라는 느낌일까?"


나는 애매하게 둘러대며, 그 '개인적인 이유'를 속였다.


지금 당장은 안제에게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안제 "?? 고마워?"

나 "아니, 그것보다 너는 어때?"

안제 "나?"


말을 돌리는 김에 안제한테 물어본다.


내 쪽에서도 궁금했던 것이다.


나 "이 알바 말하는 거야. 아스카는 사회공부라고 했는데, 왜 그런 걸 하는 거야?"


일부러 쉬는 날에 몇 개나 되는 아르바이트를 겸해서 하고 있다.


DSO의 월급이 적은 것도 아닐 텐데, 왜?


안제 "아아, 그건......좀 더 여러가지를 알고 싶었으니까."

나 "여러가지?"


안제가 약간 수줍은 듯 볼을 물들이며 말한다


안제 "난 계속 기지 안에서만 살았으니까. 바깥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어."

나 "아아......"


그러고 보니 아스카한테서 들은 기억이 난다.


안제는 어려서부터 미연의 시설에서 병사로 키워진 개조인간.


싸우는 것 밖에 모르고, 명령을 들을 뿐인 인생을 오랫동안 지속해 왔다.


아스카가 소속된 DSO에 왔을 당초에는, 지금보다 더 표정이나 감정이 부족해서.


지금처럼 밝은 표정을 짓기 시작한 것도 최근이라고 한다.


나 "그래서 사회공부인 거야?"

안제 "그래. 훌륭한 병사가 되기 위해서는, 싸우는 힘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지식이 필요......"

안제 "......그렇게 생각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었는데......"

나 "했었는데?"


안제가 고개를 기울인다.


안제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었어."

안제 "여러 사람들......현장의 아저씨들, 감독님들이랑 얘기하는 게 재밌어."

안제 "여러가지를, 새롭게 알게 되는 게 즐거워......"

안제 "그렇게......즐길 생각은 아니었는데, 뭔가 신기하달까?"

나 "그런가......"


나는 웃으며 안제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변덕인 줄 알았던 안제의 알바.


그렇지만 사실, 그녀에게 있어서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더욱 더 안제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안제 "그러니까 오늘은 고마워."

안제 "후우마가 와준 덕분에 평소처럼 즐겁게 알바할 수 있었어."

나 "그래, 맡겨둬! 내가 확실히 보고 있을 테니까, 너는 안심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

안제 "응♪"


기쁘게 고개를 끄덕이는 안제를 보고 나는 속으로 쓴웃음을 짓는다.


나 (뭐 안심이고 뭐고 사실 위험할 건 아무것도 없는데.)


나의 '호위'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안제의 수발을 들기 위한 구실이다.


사실 위험할 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이야기하면, 이 뒤에 기다리고 있을 파티까지 들켜 버린다.


그러니, 이 '호위' 자체도 서프라이즈라고 하는 것으로, 파티에서 밝히기 전까지 나도 숨겨두자──.


하고, 내가 태평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현장 아저씨들

"어이!? 뭐야 너!?"

"기다려!!"


나&안제 "어?" "......?"


무슨 일 있나?


각자 휴식시간을 취하고 있던 아저씨들이 모여 있다.


나&안제

"저기, 무슨 일이세요? 뭔가 이상한 일이라도?"

"......?"


나랑 안제도 가까이 다가가 물어봤다.


현장의 아저씨 "촉수 아가씨인가......아니, 그리 좋은 일은 아닌데."


아저씨들은 미심쩍은 듯 얼굴을 마주본다.


현장 아저씨 "뭔가 수상한 녀석들이 있었어."

현장의 아저씨 "길 건너 건물 그늘에서 지그시 이쪽 현장을 들여다보고......"

현장의 아저씨 "하지만 우리가 눈치채면, 금방 사라져버려서......대체 저게 뭐람?"


............


수시간 후.


나랑 안제는 마지막 알바 장소인 호프집에 왔다.



안제 "네, 맥주 나왔습니다. 소시지와 포테이토도 맛있어요?"

손님1 "오! 아가씨 고마워! 잔뜩 들고 다니고, 힘도 좋네!"

손님2 "그보다 그건 뭐야? 끈 같은 걸 잔뜩 달고 있는데?

안제 "이건 촉수......가 아니라 단순히 코스프레. 던들이란 거에요."


손님들

"와하하하! 그래, 단순히 코스프레였군!"

"강하고 귀여운데~!"


나 (그걸로 납득하는 건가......)


술이 들어가 있으니 더 이상 세세한 것은 신경이 쓰이지 않을 것이다.


왁자지껄 떠드는 손님들 사이를 촉수와 손에 많은 음식과 술을 든 안제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 가게는 아스카가 기획한 깜짝 파티 장소이다.


지금은 일반 손님도 들어와 있지만, 슬슬 입점에 제한이 가해져, 30분 정도 지나면 미연 DSO가 대절할 예정이다.


아스카 "......후우마, 오늘 고마웠어. 안제의 호위 임무 수고했어♪"

나 "오, 아스카."


설거지 등을 하면서 점내의 모습을 살피고 있던 나에게, 오늘의 주모자가 슬쩍 말을 걸어온다.


아스카 "덕분에 이쪽은 준비됐어. 마담이나 다른 사람들도 뒤에서 대기하고 있고."

아스카 "그래서 그쪽은 어때? 즐거웠어? 저 아이의 하루 에스코트."

나 "오우. 의외로 즐거웠어. 그렇게 힘든 알바도 없었고, 안제와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고."


하루 종일 어울린 덕에 전보다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스카 "흐─응? 즐거웠구나. 다행이네......"

나 "아, 아앗!? 너, 왜 먼저 말 꺼내놓고 기분이 언짢아지는 거야.....!?"


갑자기 입술을 삐죽거린 아스카가 내 팔꿈치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아스카 "아하하!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지만......뭐, 그건 그렇다 치고."

나 "오, 오?"


아스카가 정신을 가다듬고 미소짓다.


아스카 "그래도 오늘은 정말 고마웠어. 네가 와서 틀림없이 그 아이도 기뻐할 거야."

나 "아아. 그렇다면 나도 기쁘지만......"


나는 설거지를 멈추고 가게 안을 보았다.


손과 촉수에 많은 음식과 술을 든 안제가 활발하게 일하고 있다.


나 "역시 이런 이벤트는 제대로 축하해 주고 싶으니까."

아스카 "응?"


아스카가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본다


나 "아니, 별 이야기는 아닌데, 매년 나도 헤비코네에게 축하를 받고 있고......"

나 "게다가 어린 시절, 생일 축하 받을 때는 엄청 좋았거든."

아스카 "그건......부모님께?"

나 "아니. 우리 부모님은......뭐, 거의 집에 없었으니까. 토키코가 부모 대신이었지."

나 "특히 아버지는, 임무니 싸움이니 해서, 어린 시절에는 얼굴도 자주 보지 못했어."

아스카 "그랬구나......뭔가 미안."


조금 멋쩍어하는 아스카에게 나는 웃으며 고개를 흔든다.


나 "아니, 옛날 얘기니 괜찮아. 하지만......"


그런 어린 나에게도, 생일에는 많은 선물이 왔다.


아버지로부터가 아니라, 토키코나 후우마의 마을 사람들로부터.


그 기억이 있기에, 이번에는 나도 뭔가 해 주고 싶어졌다──.


그것이, 안제에게는 말하지 않았던 나의 「개인적인 이유」다.


아스카 "흠......정말 너, 사람이 좋은 도련님이라니까."

아스카 "뭐, 네 그런 점,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나 "뭐어? 너, 놀리지 말라고......"


이상하게도 즐거운 표정의 아스카가 내 팔꿈치를 쿡쿡 찔러온다.


정말이지......


낮의 아르바이트로 피곤해서, 쓸데없는 것까지 이야기했을지도......


나 "앗. 그러고보니──."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낮 시간, 아르바이트 중에 있었던 하나의 기묘한 사건


나 "아스카. 만일을 위해서라고 할까, 확인하는 건데......"

나 "오늘 나의 '호위'란, 정말로, 단지 구실인거지?"

나 "미연의 직원을 노리는 「습격자」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 거지?"

아스카 "어?"


아스카가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나 "낮에 공사장 알바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어"


난 아스카한테 설명했다.


나랑 안제가 일하는 현장을 감시하는 듯한 묘한 그림자가 있었다고.


공사 현장 이외의 아르바이트처에서는 그런 기색은 없었기 때문에, 기분 탓인가도 생각했지만......


아스카 "그건......그때, 네게 말한 그대로야. 하지만......"

아스카 "우리에게도, 적이 없는 건 아니니......"

나 "......"


우리는 얼굴 마주 보았다.


오늘의 호위라는 것은 그저 구실일 뿐이다.


하지만, 만약 정말로, 안제나......혹은 나를 노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 "꺄아아아아아아악!!"

나&아스카 "!!?"


그때였다.


갑자기 격렬한 비명이 터지고, 가게 안에 수상쩍은 그림자가 날아들었다.


―――――


도쿄 신항구.


그 한 구석에 있는 고급 호텔의 풀사이드.


호텔의 보이 "부인,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야자키 레이코 "어머, 고마워요──."



선정적인 바이올렛 수영복을 입은 여자가 잔을 받았다.


여자의 이름은 야자키 레이코.


도내에서 여러 살롱이나 음식점을 경영하는 젊은 여자 사업가.


그런 프로필로 알려진 인물이다. ──'겉으로'는.



후우마 아마네 "......아직 녀석에게 움직임은 없는 것 같군."

토라지로 "음.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여자를 소곤소곤 속삭이며 은근히 감시하고 있는 기묘한 2인조 모습이 있었다.


오차의 대마인·후우마 아마네와, 도쿄킹덤 '수왕회'의 간부, 호랑이 수인 토라지로.


대마인과 수인 소녀.


이 두 사람이 동행하게 된 건 다소 복잡한 사연이 있다.


계기는 아미다하라 감옥에서 발생한 위장 탈옥 사건이었다.


몇 달 전, 누군가의 책모에 의해 아미다하라 감옥에 수감되어 소동을 일으킨 '수왕회' 간부·백곰 타로.


그 혼란을 틈타 감옥 최심부에 수감되어 있던 위험한 범죄자가 자취를 감추었다.



그 자의 이름은 이가와 센쥬.


이가와 장로중의 한 사람이자 뛰어난 독술사로 알려진 여자.


그리고 그 센쥬를 쫓고 있던 것이 대마인 후우마 아마네였다.


경애하는 주군 후우마 단조의 원수를 쫓던 아마네는 아미다하라에서 단서를 잡는다.


아미다하라 감옥에 유폐되어 있던 이가와 센쥬를 누군가가 탈옥시킨 것.


그 확증을 잡은 아마네는 아미다하라 감옥의 지배자 텟카인 카오루와 접촉한다.


아마네와 카오루는 구면인 사이.


그래서 카오루의 의뢰로 탈옥자를 수색하던 토라지로와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카오루의 판단으로는, 자신들과 아마네는 같은 상대를 쫓고 있다.


그렇다면 협력해서 일을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토라지로 "흥! 잘 모르는 인간과 협력? 왜 내가 그런 귀찮은 짓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아마네 "아아. 확실히 같은 의견이다. 내가 하는 일은 놀이가 아니야."

아마네 "이런 수인 꼬마 따위, 함께해 봐야 짐이 될 뿐이니까."

토라지로 "뭐야!? 내가 짐이라고!?"

아마네 "뭐, 불만이라도?"



텟카인 카오루 "자, 잠깐, 당신들, 조금은 차분히 말하자......어린애가 아니잖아."

카우라 "크하하! 정말이지, 소장이 아는 사람 중에는 유쾌한 녀석들이 많네!"

백곰 타로 "아와와......토라짱, 싸우면 안 돼. 빨리 사과하자?"



라고 갑자기 일촉즉발이 된 두 사람을 주위의 고생꾼들이 달래고 있다.


토라지로는 성질이 거칠고 아마네도 일찍이 '들개'라고 불렸을 만큼 사나운 편이다.


모르는 자에게 쉽사리 마음을 풀지 않는다.


카오루 "하지만 이게 제일 효율적이야. 같은 상대를 뿔뿔이 흩어져 쫓아다녀선 시간낭비지?"

카오루 "아마네는 물론, 수인 씨도 틀림없이 능력은 일류야."

카오루 "연계해서 움직여 준다면 이 이상으로 믿음직스러울 것도 없어......이해해 주겠어?"


아마네&토라지로

"음......"

"......"


불평하듯 마주보는 아마네와 토라지로.


그러나 아미다하라 감옥의 지배자 텟카인 카오루의 말은 무시할 수 없다.


이윽고 두 사람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카오루 옆에 서 있던 간수장 카우라가 탁 하고 손뼉을 쳤다.


카우라 "좋아! 무뢰배들, 할 말은 다 했지?"

카우라 "그럼, 이쪽도 이야기를 풀어가지. 새로운 단서──."

카우라 "내가 붙잡아온 '아요우'란 바보로부터 얻은 정보다."


아미다하라 감옥의 부간수장. 아요우.


센쥬의 탈옥을 인도한 아요우를, 카우라는 요미하라에서 포획했다.


그때 아요우가 은신해 있던 곳은 요미하라의 '나가족'이 소유한 창관 빌딩이었다.


아마네 (그 정보를 통해, 이 여자에게 선이 연결되었다......)


야자키 레이코 "──."


풀사이드에서 우아하게 시간을 보내는 여자를 아마네는 방심하지 않고 관찰한다.


──카우라가 잡은 아미다하라 감옥 부간수장은 큰 정보는 갖고 있지 않았다.


아요우는 매수되었을 뿐, 접촉한 상대도 단순히 말단.


그러나 그 상대가 요미하라의 나가족이라는 것이 밝혀져, 이가와 센쥬의 탈옥에 그들이 관여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졌다.


그리고 저 야자키 레이코는 지상에 있어서의 요미하라 나가족의 대리인과 같은 존재인 것 같다.


아마네 (여기까지 조사하는데, 상당한 고생을 했다......)


요미하라의 나가족은 교활하고 조심스러우며 외부에서의 움직임을 거의 파악하지 못하게 한다.


그것을, 아마네와 토라지로, 그리고 수왕회는 인내심을 가지고 조사를 계속해, 간신히 이 여자──야자키 레이코에 당도한 것이었다.


야자키 레이코 "──."


수영장에서 나온 야자키 레이코가 사복으로 갈아입고 로비로 나온다.



아마네&토라지로 "......"


역시 수영복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은 아마네와 토라지로도 은밀히 그 뒤를 잇는다.


정오를 지났을 무렵, 고급 호텔.


로비 한쪽에는 약속이나 휴식에 쓰이는 작은 라운지가 있었다.


로비에도 라운지에도 사람의 모습은 드문드문.


야자키 레이코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라운지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안쪽 소파에 걸터앉았다.



야자키 레이코 "미안해요, 기다리게 했으려나요?"

??? "......"


대면하는 소파에 앉아 있던 남자가 말없이 고개를 들었다.


군복을 입은, 긴장한 기색의 남자였다.


남자가 입을 연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작아, 아마네와 토라지로가 은신하고 있는 위치에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다.


아마네 (그렇지만, 어디선가 본 얼굴이다......)


군복에 장식된 훈장으로 미루어 보아 그만한 지위의 남자임이 분명하다.


곧바로 기록을 조사하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늘에 숨어든 아마네는 야자키 레이코와 남자가 밀담을 나누는 모습을 착착 카메라에 담아갔다.


20분쯤 지났다.


남자와 헤어져 호텔을 나온 야자키 레이코가 택시를 불러 세운다.


야자키 레이코 "그럼 기사님, 일단 항만구 쪽으로 부탁할게요."

기사 "네."

아마네 "......자동차인가. 토라지로, 따라간다."

토라지로 "오우!"


신항구 중앙도로.


야자키 레이코를 태운 택시가 경쾌하게 스피드를 올리고 있다.


그것을 쫓는 것은 아마네가 취미와 임무를 위해 풀 튜닝한 몬스터 바이크다.


액셀을 잡는 아마네의 허리에는 토라지로가 작은 팔로 단단히 매달리고 있다.


토라지로 ".....어이, 아마네. 그 남자는 확실히 마크했다."

아마네 "뭐?"


폭음을 울리는 오토바이를 몰며 아마네는 등뒤의 토라지로에게 되묻는다.


주행 중에도 대화할 수 있도록 두 사람의 헬멧에는 통신 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토라지로 "아까 그 군복 입은 놈 말이야. 추적을 시작했다고 형님 쪽에서 연락이 왔다."

토라지로 "이걸로 그 녀석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어!"


호텔 라운지에서 야자키 레이코와 헤어진 군복 차림의 남자.


그쪽의 추적을 수왕회에 의뢰한 것이었다.


아마네 "아아. 그거 고맙군."

아마네 "아마네가 감사를 표한다──고, 이치로타에게 전해줘."

토라지로 "음! 라저인 것이다!"


등뒤의 토라지로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네 (정말......어처구니없는 지레짐작이었군.)

아마네 (그 녀석들이 '짐짝'이라니.)


아마네는 속으로 쓴웃음을 짓다.


처음 만났을 때, 토라지로와 수인들을 그렇게 속단하고 얕잡아 보았다.


실제로 함께 움직여 보니, 텟카인 카오루의 말대로 그들이 매우 우수한 것이었다.


특히 아마네의 파트너가 된 호랑이 소녀 토라지로는 얼핏 보면 직진 타입이지만, 사냥감을 몰아가기 위해 인내할 줄도 알아, 이번 조사에 큰 도움을 주었다.


아마네는 수인들을 굳게 신뢰하게 되었고, 이렇게 '도련님' 다음으로 소중한 애차 뒤에 태우고 있는 것도 이 호랑이 소녀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마네의 허리에 매달려 있는 토라지로도 비슷한 감회를 품은 것일까.


문득 중얼거리듯 입을 연다.


토라지로 "......지금 쫓고 있는 여자가, 네 주인의 원수인가, 아마네?"

아마네 "아니......그렇지 않아. 녀석은 단순히 중계역일 거야."

아마네 "그러나 그 끝에는 확실히 내 주인의 원수가 있다......"


아마네가 쫓는 워수.


그것은 옛 이가와 장로중의 필두, 하토리 세이슈.


이가와 센쥬의 독수, 그리고 세이슈의 책모에 의해 아마네의 주인 후우마 단조는 목숨을 잃었다.


토라지로 "흐음? 아니, 난 그게 좀 납득이 안 가."

토라지로 "아마네는......뭐, 처음 만났을 때는, 뭐냐 이 거만한 인간은─이라고 생각했지만."

토라지로 "함께 일하면서 그럴 자격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아마네 "하하. 그거 영광이군."


수인의 진솔한 말투에 아마네는 미소짓는다.


토라지로 "음. 하지만......그래서 더욱 신기한 것이다."

토라지로 "너만한 녀석이 왜 후우마 단조의 하수인 같은 걸 했던 거지?"

토라지로 "그 녀석은 제멋대로 반란을 일으켜, 동료들을 잔뜩 죽게 만든 놈이라 알고 있어."

토라지로 "우리 수인들이라면 절대 그런 놈의 말은 듣지 않을 거야."

아마네 "그건......"


아마네는 말문이 막혔다.


토라지로의 말은 어느 일면에서 보면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로 어둠의 세계에서의 단조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고정되어 있다.


......그러나 아마네가 아는 주인은 결코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아마네 "그 반란은......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야 할 만큼 우리는 몰린 상황이었지."

아마네 "게다가......단조 님은 무도한 인물이 아니다."

아마네 "그렇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지."

토라지로 "흠. 그래?"

토라지로 "뭐, 아마네가 그리 말한다면 그럴지도 모르겠군."


딱히 납득이 가지 않는 투로 토라지로가 말한다


그것도 어쩔 수 없디.


후세의 풍문 따위로는, 그 사람의 본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네 (그래, 그 분은──.)


아마네는 눈을 가늘게 뜨고 단조와 지내던 어느 날의 일을 떠올린다.


그것도 벌써 몇 년 전.


아직 '들개'라고 불리고 있던 그녀가, 주인·후우마 단조에게 수행을 받고 있었을 때의 일.


아마네 "......네? 쇼핑에 동행하라?"

아마네 "뭐, 저는 상관없습니다만......당주님, 왜 그렇게 별난 짓을 합니까?"



후우마 단조 "별난 짓? 뭐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도 일단은 부모니까."

단조 "꼬마의 생일 선물 정도는 직접 사줘도 문제 없을 텐데."

아마네 "아니 그쪽 말고요."

아마네 "자기가 아니라 '마을 사람으로부터'라는 식으로 도련님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 말입니다."

아마네는 "무슨 이유에서입니까? 그렇게 까다롭게 굴지 말고, 직접 당주님이라고 하면 될 텐데요."


그렇다, 그 날은 단조의 적자인 코타로의 생일 며칠 전.


단조는 이를 위한 선물을 함께 골라 달라고 아마네를 불렀다.


그러나 그 선물은, 자기자신으로부터가 아니라, 「마을 사람으로부터」라는 명목으로 줄 생각이라고 한다.


단조 "뭐어, 난 저 녀석을 응석받이로 만들고 싶지 않거든."

아마네 "......?"


단조는 웃으며 고개를 흔들다.


단조 "코타로의 그 오른쪽 눈......"

단조 "내 생각이 맞다면, 녀석은 나 따위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중한 숙명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겠지."

단조 "그것은 아마, 응석받이로서는 도저히 받아낼 수 없는 것......그러니, 나는 그 녀석에게 무른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단조 "부드러운 얼굴을 띄는 것은, 토키코나 마을 사람이면 충분하니까."

단조 "......그렇다고는 해도, 나도 내 아이가 귀엽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조가 쑥스러운 듯이 웃는다.


그래서 '마을의 사람으로부터'라고, 코타로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이라고.


아마네 "뭐어. 그런 거라면......"

아마네 "쇼핑 정도는 얼마든지 동행하지만......그나저나 단조님도 참, 귀찮은 일을 생각하고 계시네요."

단조 "하핫! 그런 말 마라 아마네, 이래 보여도 난 어른이란 거니까."


아마네 (당주님......)


헬멧 안쪽에서 아마네는 입술을 깨문다.


후우마의 마을을 사랑하며, 닌자의 미래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던 단조.


아무런 하자가 없는 인물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아마네가 목숨을 걸 만했다.


아마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주마, 외도外道 놈......)


항만구 번화가


야자키 레이코 "──."


택시에서 내린 여자는 항만구 중에서도 특히 치안이 나쁜 구역으로 향한다.


어둠의 세력 간의 항쟁이 끊이지 않는 위험지대.


여자는 그곳을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이 나아가더니 이윽고 황폐해진 폐교廃校 안으로 사라졌다.


아마네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드는군."

토라지로 "음. 동감인 것이다......"


뒤따르는 두 사람이 속삭인다.


여자의 행동은 분명히 미심쩍다.


아마네 "벌써 며칠째 녀석에게 달라붙어 있다. 미행을 눈치채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그렇다면, 이 움직임은 '유도'라고 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토라지로 "......재미있는 것이다, 아마네. 이 도발, 응해주자."

아마네 "토라지로......?"


토라지로가 겁 없이 웃는다.


토라지로 "그쪽에서 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잘 된 셈이다."

토라지로 "후려갈겨, 아는 걸 다 토하게 하면 돼."

아마네 "그렇군......"


지난 며칠 간의 미행을 통해 여자의 주변 정보는 모았다.


한 걸음 더 내디뎌도 좋을 때다.


아마네 "좋아. 가자, 토라지로. 저 여자의 신병을 잡을 때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아마네와 호랑이 소녀가 폐교에 들어간다.


꽤 앞서서 걸어가는지 교내에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은 토라지로의 예민한 코와 청각에 의지해 그 뒤를 쫓는다.


토라지로 "......이쪽이야 아마네. 녀석은 지하로 가고 있어."

아마네 "지하인가......"


점점 더 '유도'의 냄새가 강해지는데......?


그리고 여자는 폐교 지하 막다른 방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자키 레이코 "어머, 어서오렴♪"

야자키 레이코 "너희들이구나? 요 근래 내 주위를 쪼르르 돌고 있는 쥐새끼가."

야자키 레이코 "──자아, 지껄여보렴. 무슨 목적으로 나를 쫓는 건지."

야자키 레이코 "솔직히 말하면, 창관에 팔아치우는 정도로 용서해 줄게♪"


일찍이 이곳에서 피를 봤을 것이다.


선혈의 흔적이 흩어져 있는 방 안쪽에 여자가 유연히 웃으며 서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여자를 지키듯,



나가본

「シャアアアアアア......」

「シャアアアアアア......」

「シャアアアアアア......」


아마네 "......그렇군. 여기가 너희들의 '둥지'인 셈인가?"

토라지로 "흥. 쥐가 아니야, 난 호랑이란 말이다!"


여자의 주위, 그리고 두 사람의 퇴로를 차단하며 수많은 괴물이 나타난다.


나가족의 첨병 나가본.


강인한 생명력과 육체로 인간을 간단히 사냥하는 나가족의 전사.


하지만 아마네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아마네 "그럼 이쪽도 묻지."

아마네 "너는 누구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 호텔에서 만난 남자는 누구냐?"

아마네 "그리고, 왜 나가족은 '내조'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 거지......?"


텟카인 카오루의 증언, 그리고 아마네 자신이 아미다하라에서 본 '여자'의 존재로 미루어 보아, 일련의 사건에 내조가 얽혀 있음은 알 수 있다.


그러나 증거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눈 앞에 있는 여자에게서 확실한 사실을 끌어낼 필요가 있었다.


야자키 레이코 "하아!? 뭐어!? 이 상황에서 나에게 질문이라니──바보 아냐, 너희들!!?"

야자키 레이코 "아하하하하하하!! 됐어, 이야기 할 필요는 없어. 죽여버려!"


나가본

「シャ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

「シャ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

「シャ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


과장되게 조롱하던 여자가 나가족의 전사에게 지령을 내린다.


두 사람에게 덤벼드는 흉악한 독의 칼날.


하지만.


아마네 「흥. 역시 잡졸이로군──."

토라지로 "지하에 수상쩍은 놈들이 있다는 것은 냄새와 소리로 진즉 알고 있었다."


나가본의 맹독의 칼날이 아마네의 몸을 무참하게 찢는다──.


그 직전, 아마네은 사안 '동전륜'을 발동시키고 있었다.


나가본

「ギィイイイイイイイ!!!!?」

「ギィイイイイイイイ!!!!?」

「ギィイイイイイイイ!!!!?」


야자키 레이코 "헉!!!?"


사안을 이글이글 타오르게 한 아마네 주위에 피와 살이 난무한다.


동전륜의 발동 중에, 아마네는 몸에 닿는 모든 물체의 운동 에너지를 빼앗아 제로로 만들 수 있다.


총알은 아마네의 피부 위에서 딱 멈추고, 어떤 달인의 검조차도 아마네의 피부에는 찰과상 하나 입히지 못한다.


그리고 아마네는 빼앗은 운동 에너지를 스스로의 힘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아마네가 던진 나이프는 총알처럼 가속해, 가벼운 일격으로 바위도 부술 수 있다.


그러니까──.


일순간, 아마네은 자신의 몸에 꽂힌 공격을 모두 무효화하고, 그 운동 에너지를 고스란히 나가족 전사들에게 돌려주었던 것이다.


더욱이──.


야자키 레이코 "힛!? 히이이이이이이이잇!!?"


털썩, 나가족의 피와 내장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주저앉는 여자.


그 뒤로 빠르게 돌아선 호랑이 소녀가 날카로운 발톱을 목덜미에 대고 있었다.


토라지로 "......체크메이트다. 조금이라도 쓸데없는 짓을 하면, 단번에 저승행이다."

야자키 레이코 "아힛, 히이이이......안돼, 하지마, 죽이지 마......!"

야자키 레이코 "나는, 아무 상관없어......!이야기할게, 당신들이 말하는대로, 뭐든지 이야기하니까......!"


공포로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간청해 오는 여자


토라지로 "으응? 이 녀석, 엄청 쉽군."

아마네 "뭐, 경솔하게 어둠의 세계에 관련된 일반인이라는 거지."


나약하게 주저앉는 여자에게 아마네가 천천히 다가온다.


아마네 "왜 이런 잡졸에게 나가족이 사용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아마네 "그러나, 이쪽에도 사정이 좋다.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무자비한 고문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으니까."

야자키 레이코 "네, 네엣! 그래욧! 난 그냥 외부인이야, 그러니까 고문 같은 거, 그런 끔찍한 짓은──."


그때였다.


아마네 "──!!!? 토라지로, 그 여자에게서 떨어져라아아아!!!"

토라지로 "엣?"


도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어두컴컴한 지하실이 굉음으로 흔들렸다.


멍한 얼굴로 서 있는 토라지로


그녀를 지키도록, 아마네는 동전륜을 발동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뒤로, 동전륜의 범위를 벗어난 운동 에너지가 지하실 바닥과 벽에 거대한 파괴의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 "어머 놀라워라♪ 초라한 시궁쥐치고는 눈치가 빠르네."


여자가 웃으며 일어섰다.


비참하게 목숨을 구걸하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유연히 서 있는 그 몸 주위에서 이상하리만큼의 마력이 배어 나오고 있다.


아마네 정도의 달인조차도 지금껏 이 여자가 감추고 있던 마력을 깨닫지 못했다.


아마네 "여자, 너는 누구지......?"

??? "후후후. 네가 말했지? 나가족의 전사가 왜 나에게 사용되고 있는지."

??? "그야 내가 녀석들의 '수장'이니까."

아마네 "......!?"


냉소를 머금은 여자의 몸이, 방출되는 엄청난 마력과 함께 조금씩 형태를 바꿔간다.



타쿠샤카 "내 이름은 타쿠샤카──. 사신(蛇神) 나가족의 3족장 중 한 사람. 그리고──."

타쿠샤카 "이 모습을 본 이상, 너희들 모두 죽을 수 밖에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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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키란 성씨가 나왔을 때도 놀랐는데

스네이크 레이디 캐릭터 설명문에 이름만 나오던 타쿠샤카의 등장.


우리는 이로서 카리야, 타쿠샤카, 바스키 3족장 모두 여캐일 거란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