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도시 아미다하라


그곳은 도쿄 킹덤, 센자키, 요미하라와 함께 일본 유수의 범죄도시다.


과거 반도 전쟁의 결과로 생겨난 마계의 문.


그곳에 이끌리듯 모여든 어둠의 주민들.


무법이 일상이 된 아미다하라는 어느덧 그 무법을 관광 자원의 하나로 삼아 기묘한 발달에 이르렀다.


마을은 룰이 무의미한 무장난민이 만연하는 바깥쪽의 위험한 폐허 지구와, 그곳을 통과해서 악당들도 관광객에게 손을 대는 것을 앞두고 있는 마을 지구로 양분되어, 후자에서는 실력과 운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다른 수많은 범죄도시와는 약간 다른 이 마을 특유의 번화함을 보이고 있었다.


나 "겨우 마을 지구에 도착했나. 매번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고생이라니까."


폐허 지구를 빠져나와 마을 지구로 들어서 겨우 한숨 돌린다.



이즈모 츠루 "주인님, 상처는 없으세요?"


이즈모 츠루, 나의 전속 메이드가 무장 난민들과 싸운 피로를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얼굴로 묻는다.


나 "괜찮아. 무장난민 대부분 츠루가 쓰러뜨려 준 덕분에 살았어."

츠루 "아뇨, 괘씸한 벌레들은 '모두' 제가 직접 쓰러뜨리고 싶었던 것을......주인님을 성가시게 해 죄송합니다."


츠루는 미안한 듯이 말했다.


오차 마을 밖에서의 임무인데, 아니 그래서일까, 오늘도 츠루는 메이드복을 입고 있다.


그 모습은 굶주린 무장난민의 눈길을 확 끌어, 마치 벌레들이 유아등에 이끌리듯 모여들어, 차례차례 츠루에게 쓰러져 갔다.


나는 츠루가 적에게 배후를 빼앗기지 않도록 거들었을 뿐이다.

나 자신은 몇 사람 정도 밖에 상대하지 않았다.


나 "혼자 그렇게 무리할 필요 없어. 나도 요즘은 그럭저럭 싸울 수 있게 됐고."

츠루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츠루 "무심한 듯 제 등을 지켜주신 주인님의 마음과 힘을 츠루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츠루 "투쟁의 와중에도 하릴없이 설레게 된 츠루를 용서해 주세요."


츠루는 수줍어하면서 볼을 붉혔다.


이런 반응은 여느 때와 같지만 츠루도 이번에는 전속 메이드로서 임무에 그냥 따라온 것은 아니다.


유괴된 소녀를 구하는 임무라는 것을 알고, 일찍이 자신도 적에게 납치되었던 과거 탓에 동행을 신청해 왔다.

 

이 마을의 야쿠자 『흑진회』는 요미하라 슬럼 등에서 소녀를 유괴해 변태들에게 팔고 있다.


물론 그 자체도 용서할 수 없지만, 하필이면 그 요미하라로부터의 유괴다.

화약고에서 불장난을 하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은 짓이다.


언제 잉그리드가 이끄는 요미하라 군단이 아미다하라를 습격해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런 큰 사단이 벌어지기 전에 그 멍청한 야쿠자들의 거점을 습격하여 소녀들을 풀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되도록이면 눈에 띄지 않게 아미다하라에 잠입하는 것은 나와 츠루 두 명.


공격의 주체는 이 마을에 상주하고 있는 대마인 부대로, 나는 그 지휘를 맡고 있었다.


나 "아미다하라, 오랜만이네."

츠루 "저도요."


츠루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조금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츠루 "주인님은 그 아미다하라 감옥에 잠입하셨다고 했던가요? 그것도 오니사키 키라라 님과 몸을 교환하고."

나 "......뭐어. 여러가지로 힘들었지.


나는 말끝을 흐렸다.


그 때문에 3점 피어스를 하는 등 별로 좋은 기억이 없다.


츠루 "......"


그러자 츠루는 웬일인지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고, 


츠루 "크, 큰일이야, 혹시나 주인님이 저 파렴치한 육체에 흥미를 갖게 되어."

츠루 "그게 자신의 몸인 걸 살려 이런 짓이나 저런 짓이나──설마 그럴리가!"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나 "잠깐잠깐. 그런 얘기가 아니야. 감옥장이 전 후우마 집안 사람으로 잘 아는 사이라 여러가지로 힘들었다는 의미야!"

나 "키라라 선배의 몸으로 뭘 했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고!"


츠루는 깜짝 놀라며,


츠루 "시, 실례했습니다. 제가 그만 괘씸한 망상을. 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깊이 고개를 숙이고 나서, 뭔가 다시 들썩들썩 거린다.


츠루 "그렇지만 주인님, 혹시 저와 몸을 바꾸실 일이 있으시다면."

츠루 "주인님이 원하시는 대로 얼마든지 이 몸을 만지작거려 주세요."

나 "뭐?"

츠루 "뭣하면, 주인님의 몸이 된 저에게 유혹을 하셔도 됩니다."

츠루 "저, 주인님의 몸을 사용해 성심성의껏 보답하겠습니다."

나 "어? 그, 그래?"

츠루 "네!"


또 무서운 말을 하기 시작했으므로 황급히 화제를 돌린다.


나 "그건 그렇고 현지의 대마인과 합류해야지."

츠루 "화둔중구火遁衆玖라고 했죠. 현지의 갱 조직으로 위장하고 있다던가."

나 "그런 것 같아."

츠루 "꽤 개성있는 부대라고 들었어요."


그 이야기는 나도 듣고 있다.

물론 아미다하라에 상주하는 이상 정예임에 틀림없다.


나 "색물色物 부대인지 뭔지는 몰라도, 개성적인 무리인 것 같네. 마이카가 분명 놀랄 거라고 말했어."

츠루 "뭘까요?"

나 "그건 듣고 나서의 재미라더군."

츠루 "듣고 나서? 보고 나서가 아니라? 저, 안 좋은 예감이 들어요."

나 "뭐 늘상 있는 일이지."


우리는 화둔중의 하나인 구번대와의 합류장소로 향했다.


대장의 이름은 사이온지 엔토.


그 복고풍 순정 양키 사이엔지 바쿠토의 형이다.




심야.


나와 츠루는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이 마을에서는 드물지도 않지만 폐허가 된 민가의 뒤뜰이다.


나 "벌써 와있나 보네."


아무도 없고 인기척도 없지만, 꽤 많은 수가 주위에 도사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츠루도 그걸 눈치챘다.


츠루 "혹시 모릅니다. 경계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를 지키려고 선 츠루의 몸이 무슨 일이 있어도 즉각 반응할 수 있도록 바짝 긴장했던 그때──.


규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어둠을 가르듯 드높은 기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 "!?"

츠루 "뭡니까!?"



츠루가 반사적으로 양손을 무장화 한다.


쟈쟈쟈쟈듀이이잉!

쟈쟈쟈쟈띠라리라리!


목 언저리에 붉고 폭신폭신한 털 달린 화려한 가죽코트의 남자가 나타나 기타를 치며 다가온다.


쟈쟈쟈쟈듀이이잉!

쟈쟈쟈쟈띠라리라리!

윙윙윙윙윙!!


그 남자는 처음 듣는 구절을 몇 번 반복하고 마지막으로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입을 열었다.



사이온지 엔토 "기다렸나. 내가 사이온지 엔토다."


히죽 웃자 어떤 빛의 가감인지 입술에 한 피어스가 반짝 빛났다.


나 "아, 안녕하세요. 후우마입니다."


나는 간신히 인사를 했지만, 


츠루 "과연, 개성파네요."


츠루는 나직이 중얼거렸을 뿐이다.


엔토 "어이쿠 착각 말라고. 딱히 장난치는 게 아니니까. 이 와이번이 내 무기다.


엔토는 자랑스럽게 기타를 쳐들더니 


엔토 "소리를 불꽃으로 바꾸는 화둔술 '염창炎唱'의 술사, 그게 바로 나, 사이온지 엔토다."


쟈쟈쟈쟈듀이이잉!

쟈쟈쟈쟈띠라리라리!


아까 그 소절을 다시 치기 시작했다.

자기 주제곡일까?


나는 마이카가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뭐, 한마디로 갱스터란 거지.』


과연 그랬다.


마찬가지로 갱스터를 자칭하는 옛 친구, 칸자키 쥬베와 통하는 바가 있다.


등장 방법도 상당히 비상식적이다.


이런 개성파가 나의 지휘를 순순히 따라줄까?


우선 그렇게 생각해 버렸고, 상식과 동떨어진 등장에 츠루의 눈초리도 꽤 험상궂다.


츠루 그"래서 지금 소리를 내고 있다는 건 제 주인님께 불을 지를 생각이란 건가요?"

츠루 "그렇다면 이 전속 메이드, 이즈모 츠루가 상대하겠습니다!"

엔토 "어이쿠 미안해라. 경계하게 만들었나."


엔토는 시원시원하게 연주를 멈추고 다시 히죽 웃었다.


엔토 "이 리프는 인사치레야. 너희를 환영하기 위해 만들어 온 거지. 어때? 꽤 괜찮지?"

나 "일부러 만든 거라고?"


나는 기가 막혔다.


지금까지 여러 사람과 합을 맞춰 보았지만, 이런 환영을 받아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츠루 "그건.......죄송합니다. 무례했군요."


츠루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듯 무장을 거두고 사과한다.


엔토 "괜찮아. 호무라 누님, 게다가 마이카 동생에게도 후우마의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

엔토 "자, 대장, 우리를 마음대로 써다오. "


규이이이이이잉!!


그 기타 신호와 함께 숨어 있던 화둔중구번대가 일제히 나타나면서, 일사불란한 동작으로 단정히 정렬하자 고개를 푹 숙였다.


화둔중구번대 """후우마 씨, 잘 부탁함돠!!"""


그 목소리도, 요란하게 타오르는 불꽃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나 "잘 부탁드립니다."


나도 고개를 숙였다.


이곳 갱으로 위장한 만큼 오차의 화둔중과는 달리 모두 개성적이다.


그러나, 의리파인 듯한 엔토라든가, 그 휘하의 훌륭한 통제라든가, 과연 아사기 교장이 중요한 아미다하라의 오차 거점을 맡기는 부대였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구번대와 합류해 그 아지트로 향했는데,


나 (주위의 시선이 아파......)


엔토를 선두로 나, 츠루, 그 뒤에 졸졸 화둔중이 따라오고 있다.


어느 모로 보나 갱의 행차인지 뭔가 때문에 마을 주민들, 그리고 관광객들의 주목을 한껏 받고 있었다.


난 (나도 갱과 한패라고 생각되고 있는 걸까......)


엔토 "왜 그래? 후우마 대장. 이상한 표정이나 하고."

나 "아니, 위장은 잘 통하고 있는 것 같아서."

엔토 "덕분에 말이지."


엔토는 귀에 죽 늘어선 피어스를 번쩍번쩍 번득였다.


엔토 "하긴 지금까지 우리 데스프레임단이 건실한 일에 손을 댄 적은 없지만."

엔토 "뭐, 나쁜 이미지 만들기의 성과라는 거지."

나 "데스프레임단......"


뭐라고 할까, 지독한 이름이다.


츠루 "그 모습도 이미지 만들기를 위해서인가요?"


츠루가 약간 빈정거리는 투로 물어도, 엔토는 전혀 개의치 않고, 


엔토 "이건 내 취미야. 부하들도 같고."


그렇게 자랑스레 말하고는 띠링띠링 또 한 소절 요란하게 울렸다.


츠루 "굳이 연주할 필요는 없어요."


츠루는 이제 체념한 듯 말했다.


그런 엔토가 이끄는 구번대의 아지트라기에 라이브하우스인가 뭔가라고 생각했는데, 흔한 갱답게 복잡한 골목 끝 BAR가 데스프레임단의 본거지였다.


우선 작전회의다.


나는 미리 조사해 온 적 야쿠자 조직, 흑진회의 전력에 대해 모두에게 설명했다.


나 "──이상과 같이, 흑진회의 구성원은 그 질, 양 모두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나 "위협이 되는 건 놈들이 불법으로 입수한."

나 "프리덤 오브 아프리카 사의 강습형 강화 외골격 Fist of steel 2 뿐입니다."

나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하나 뿐이고 추가 장비 같은 것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무장은 표준 장비인 라이플 뿐."

나 "이전에 상대해 본 적이 있습니다만, 본래, 소대 규모로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의할 것은 장갑의 강도 뿐이군요."

나 "노리는 건 역시 양다리 관절 구동부, 거기를 당하면 스스로 일어설 수 없게 돼요. 여기와 여기 있는 전자제어계도 약점입니다."

나 "이상입니다. 따로 질문은?"


그걸로 잠깐 설명을 멈추었지만 구번대 사람들은 기막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츠루 "......멋져요, 주인님."


츠루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 그쪽을 돌아보니, 가슴 앞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황홀해 하고 있다.


뒤이어 짜잔짜잔 하며 역시 방금 설명을 칭찬하는 듯한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엔토 "대단하군. 그만큼 샅샅이 조사해 올 줄이야. 우리도 처음 듣는 정보야."

엔토 "아미다하라에 대해 아는 바가 적다고 우리를 찾아온 후우마 대장은 어떻게 그걸 알아냈지?"


그 말에 휘하의 화둔중들도 완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나 "인연을 더듬어 올라서요. 그런 것을 잘 알 것 같은 사람에게 먼저 조사했습니다."

엔토 "뱀의 길은 뱀이 안다는 건가. 호무라 누님이 후우마의 인맥은 장난 아니라 하던데, 정말 그렇군."

나 "별 거 아니에요."

엔토 "그럼, 어떻게 공격할 거지? 이미 생각해 둔 건 있겠지?"


엔토가 불쑥 몸을 내밀었다.


나 "적에게 큰 전력이 없기 때문에, 꾀를 부리지 않고 힘밀기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나 "하지만 그렇게 되면 사로잡혀 있는 소녀들이 전투에 휘말릴 수 있기에."

나 "그걸 피하기 위해 먼저 적 아지트 앞에서 폭발을 일으키고."

나 "Fist of steel 2를 유인해서 한 번에 때려잡는 건 어떨까요?"

나 "적이 가장 의지하는 존재를 한순간에 때려눕힘으로서, 전의를 꺾고 무혈입성을 노리는 작전입니다."

엔토 "과연......"


엔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오른손으로 삐로리로리로리규이이잉♪ 하고 묘하게 감미로운 느낌의 소리를 냈다.


나 "저어......그게 무르다는 의미인가요?"

엔토 "그런 의미도 있지."

츠루 "......!"


츠루가 눈을 흘겼지만 엔토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계속했다.


엔토 "내가 아는 후우마 가문의 이미지와는 달라서 말이야."

엔토 "하지만, 의외로 괜찮은데? 유괴당한 여자를 돕는 것이 제일. 그건 옳지."

엔토 "아사기 누님이 너를 여기로 보낸 이유를 알 것 같아. 하지만......"

나 "하지만?"

엔토 "그걸로 그 망할 놈들이 전의를 상실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잘 될까?"

엔토 "여하튼 흑진회는 불량아들의 모임이거든."

나 "그거에는 한 가지, 비장의 카드가 있어요."




다음날 자정 12시──.


흑진회, 본부 건물 앞


투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앙!!!


거기서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다.


엄청난 폭염이 치솟아 큰길이 붉게 비쳐진다.


본부 건물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


눈 앞의 도로가 타올랐을 뿐이다.


하지만 그 화려한 신호에 빌딩 안에 있던 야쿠자들이 우르르 뛰어나왔다.


흑진회 야쿠자

"무슨 일이냐!"

"어느 조직 놈들이냐!!

"웃기지 말라고, 짜샤!!"


모두들 소란스러웠다.


어쨌든 수중에 있던 무기를 움켜쥐고 나온 듯, 권총, 소총, 칼, 혹은 나이프와 잡다한 무기를 들고 적은 어디에 있나 하며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여자를 안고 있던 중이었는지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칼을 든 남자마저 있었다.


투다다다다다다!!!


거기에 권총이나 소총과는 다른 대구경 화기의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안에서 나온 건 그들의 보물인 강습형 강화외골격 Fist of steel 2다.



Fist of steel2 "누구 소행인지 모르겠으나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


투다다다다다다!!!


녀석이 재차 마구 난사하던 그때.


규이이이이이이잉!!


Fist of steel 2의 총성을 깰 정도로 드높은 기타 소리가 울려 퍼졌다.


Fist of steel2 "이 시끄러운 소리는!"

엔토 "나다!"

Fist of steel 2 "네놈은! 데스프레임의 사이온지 엔토!!"

엔토 "가자!!! 이 자식들아!!"


화둔중구번대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엔토의 한 마디에 구반대가 우르르 몰려와 전투가 시작되었다.


***


Fist of steel 2 "죽어라아아아아!!'


투다다다다다!!


Fist of steel 2를 착용한 야쿠자는 전용 라이플을 화려하게 쏘아붙였다.


그 엄청난 화력.


하지만 사용하는 물건이 군용의 최신 병기여도, 안에 있는 것은 단순한 야쿠자.


Fist of steel 2의 움직임은 매우 어색하고 조준도 어설프다.


엔토 "그딴 거에 당할까 보냐!!"


엔토는 거칠게 뿌려진 총알을 가볍게 피해 애용하던 기타 와이번을 들어올린다.


엔토 "들려주마. 이 몸의 광속 프레이즈!!"


자라라라라라! 자라라라라라!


기관총 같은 비트가 흘러나오자 와이번이 이름에 걸맞게 푸른 불꽃을 뿜어냈다.


소리를 불꽃으로 바꾸는 화둔의 술 '염창'이다.


홍련──아니, 푸른 연꽃의 염룡炎竜이 사냥감을 먹어치우듯 Fist of steel 2를 덮쳤다.


그 강철의 몸체가 녹색의 불길에 휩싸인다.


Fist of steel 2 "멍청하긴! 고작 이 정도 불 가지고!"


안에 있는 야쿠자가 으스댄다.

확실히 Fist of steel 2는 불길 속에서도 태연하다


엔토 "그게 네게 있어서의 불행이다. 적어도 이 소리와 불길에 안겨 죽어라!"


와이번의 소리가 바뀌었다.


다그치는 듯한 격렬함에서 일전, 장소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선율적인 음색으로.


초록색 불 역시 매끄럽게 모양을 바꾼다.


Fist of steel 2에 휘감겨, 그 관절이나 장갑의 미세한 틈새에 파고든다.


Fist of steel 2 "갸아아아아아아아악!!'


안에 있던 야쿠자가 장렬한 비명을 질렀다.


자신을 보호하는 강화외골격이 강철의 관이 되어, 그 안에서 산 채로 구워지고 있는 것이다.


카가가가가가각!!


푸른 불꽃은 라이플 안쪽으로 파고들어 그곳에 남아 있던 총알을 차례차례 폭발시켜 나간다.


Fist of steel 2 "아-아-아-아──."


안에서 야쿠자가 날뛰고 있는지, 밖의 Fist of steel 2가 폭주하고 있는지,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퍼어어엉!


연료에 인화한 듯, 마지막에는 몹시 싱거운 소리를 내며, 사람도 기계도 한꺼번에 산산조각이 나서 날아갔다.


엔토 "한 건 해결!"


오프닝 곡을 마쳤다는 얼굴로 엔토는 와이번을 고쳐쥐고 자세를 취했다.


나 (굉장하군......)


내가 알고 있는 불꽃술사는 비교적 억지스러운 타입이 많지만, 이 불꽃술사는 화려한 테크니션과 같다.


화둔중구번대

"하아아아아아악!!"

"테야아아아아악!!"


그 산하의 화둔중구번대도 폭발에 놀라 뛰쳐나온 야쿠자를 불길로 정확하게 몰아넣는다.


흑진회 야쿠자

"빌어먹을!!"

"아지트로 돌아가라!! 철저항전이다!!"


하지만 흑진회 무리들은 저항을 멈추려 하지 않는다.


미팅에서 엔토가 우려했던 대로 Fist of steel 2가 쓰러졌는데도 여전히 아지트에 틀어박혀 싸우려 한다.


엔토 "흥, 체념이 느리군."

나 "어쩔 수 없죠. 비장의 수를 사용하겠습니다."

엔토 "오우!"


규잉규잉규우웅!!

규이이이이이이이잉!!


엔토가 비장의 프레이즈를 울렸다.



인외의 오료 "엔토, 늦었어! 냉큼 부르라고!! 누님에게 혼나잖아!"

로렐라이 "누님의 소중한 도련님을 위해서, 나카노시마 갱단 여기 왔다. 네놈들 각오해라!"

나카노시마 갱단 "이아아아아아아앗!!"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난 것은 아미다하라의 나카노시마 지구를 지배하는 나카노시마 갱단.


그 간부, 인외의 오료, 그리고 물요괴 로렐라이가 이끄는 여자 갱단 부대였다.


인외의 오료 "도련님, 이 녀석들은 맡겨다오!! 우라아아아아!!"

로렐라이 "누님에게 확실히 말해줘!! 냉큼 죽어라!!


흑진회 야쿠자

"나카노시마의 빌어먹을 계집들!?"

"이 녀석들이 어째서!?"

인외의 오료 "누가 빌어먹을 계집애야!!"

로렐라이 "이 쓸모없는 녀석들이!"


오료는 오리하르콘 배트로, 로렐라이는 체액을 변화시킨 강산으로, 야쿠자를 차례차례 쓰러뜨려 간다.


나카노시마 갱단

"오라오라오라오라아아아!!"

"싹 쓸어버려!!"

"네놈들 전부 쳐죽여주마!"


휘하의 여자 갱들도 그랬다.

구번대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입도 거칠다.


엔토 "굉장하군."

나 "그러네요."

엔토 "저 무시무시한 여자들을 한 마디로 불러 버리는 후우마 대장이 말이야."

나 "뭐어, 어쩌다보니 연줄이 있어서."


오료와 로렐라이 두 사람이 누님이라 부르는 것은, 나의 눈, 후우마 아마네다.


그 인연을 통해 흑진회의 사전조사도 그녀들에게 부탁했다.


두 사람 모두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아마네를 통해 나를 알고 있었던 듯, 순순히 협력해 주었다.


블로그가 어떻고 잘 모르는 것도 말했지만.


흑진회 야쿠자

"이, 이런 놈들을 당해낼 리 없어!!"

"항복이다, 항복!!"


야쿠자들도 드디어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패싸움에 있어서는 데스프레임단에 가세해, 나카노시마 갱단의 출현이다.


아미다하라 유수의 조직 두 개가 동시에 덮쳤다면 전의상실도 당연한 일이다.


흑진회 야쿠자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

"사, 살려줘───!"


그리고 놈들이 농성하려던 아지트에서도 야쿠자가 비명을 지르며 뛰어나왔다.



츠루 "처녀를 유괴하는 괘씸한 자들은 이 제가 직접 지옥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겁에 질린 야쿠자 뒤에서 훌쩍 나온 것은 츠루였다.


습격과 동시에 후방에서 돌입하여 적의 교란을 부탁했던 것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했지만, 소녀들을 유괴한 야쿠자에 대한 분노 때문에, 꽤 화려하게 한 것 같다.


츠루의 두 손, 두 발의 블레이드가 흠뻑 피로 젖어 있다.


마치 악귀나찰이라 불리던 예전의 아마네 같다.


내 등골도 오싹해질 정도라, 야쿠자는 모두 떨며 일제히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 있었다.


츠루 "......"


츠루는 그것을 차갑게 내려다보며 나에게 다가온다.


츠루 "주인님, 납치당한 소녀들 모두 무사합니다."

나 "그, 그래 수고했어......"

츠루 "원하신다면 남은 무리들 모두 여기서 말살하겠습니다만?"


내가 고개를 끄덕이길 바라는 듯한 츠루의 표정이었지만,


나 "아, 아니, 그럴 것까진 없어. 이 녀석들에겐 정직한 방법으로 죗값을 치르게 한다. 이제 싸움은 끝났어."

츠루 "알겠습니다......"


츠루는 무장을 풀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엔토 "장난아닌 메이드구만."

나 "네에 뭐......"


반쯤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한 엔토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인외의 오료 "저게 누님이 블로그에서 마구 디스하던 그 여자인가?"

로렐라이 "확실히 위험하군. 그런데 진심일 때의 누님과 분위기가 비슷하지 않아?"

인외의 오료 "아─, 닮았는데."

로렐라이 "그럼 동족혐오일까?"

인외의 오료 "그럴지도."


이윽고 사로잡혀있던 소녀들도 안에서 나왔다.


초췌한 얼굴을 보니 꽤 고생한 것 같다.


구번대의 여자들이나, 나카노시마의 여자 갱들이 간호를 시작한다.


그 소녀들을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아직 남아있지만, 여기서의 작전은 종료.

그렇게 생각하려던 참이었다.


요란한 구동음과 함께 미연의 강화외골격 XPS-11A본 대부대가 나타나 우리를 에워쌌다.


Fist of steel 2에 비하면 구식이라지만 그 수는 수십 대.

게다가 완전히 통제된 그 움직임.


야쿠자 따위가 아니다.

틀림없이 미연의 정규부대다.


그러나 곧장 공격을 가하지 않고 우리를 포위한 채 이쪽의 태도를 살피고 있다.


츠루 "읏!"


무장화하려던 츠루를 즉각 제지하다.


나 "츠루, 멈춰! 섣불리 움직였다간 당한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움직이지마!"

츠루 "......네."


츠루는 이를 갈면서 내 말에 따라주었다.


엔토 "뭐, 미련 녀석들로는 내 곡을 이해할 수 없겠지."

로렐라이 "여기서 우리를 한꺼번에 처리하려는 건 아닌 듯 한데."

인외의 오료 "그래서 더 불안해."


구번대나 나카노시마 갱단도 공격을 자제했다.



??? "바보는 아닌 것 같군"


XPS-11A본의 대장기인 듯한 기체에서 여자가 내려왔다.


날카로운 눈동자, 단련된 갈색의 몸, 한 눈에 역전의 군인임을 알 수 있다.


엔토 "휘익!"


엔토가 휘파람을 불더니 짜란 하고 기타까지 쳤다.


XPS-11A본의 총구가 일제히 엔토를 향한다.


??? "무슨 짓이냐."

엔토 "어이쿠, 미안. 당신이 너무 좋은 여자여서. 그만 손가락이 꿈틀거렸지."


엔토는 갱스터다운 대담함을 보였지만,


??? "흥."


여자는 방긋도 하지 않고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미라벨 "미연 육군 특무부대를 이끄는 미라벨 벨 소위다."

미라벨 "오차의 독립부대를 이끄는 후우마 코타로지."

나 "네, 맞아요."


역시 진짜 미연 부대구나.


그리고 나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무슨 목적이지?


미라벨 "귀공에겐 요미하라에서 우리의 전술 무기를 훔쳐간 혐의가 걸려 있다. 내 임무는 귀공을 체포하는 것이다."

나 "!?"

츠루 "뭣?!"


그건 지난번 요미하라에서의 임무, 특무기관 G의 기지에 있던 핵폭탄을 가리키는 건가?


하지만 그곳에 핵폭탄은 없었다.


그것은 보고를 마친 상태이다.


그걸 내가 훔쳤다고?


엔토 "어이어이어이. 느닷없이 나타나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엔토 "이 형씨는 나의 손님이자 아미다하라의 은인이다. 미연의 특무부대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엔토 "이 마을에서 그런 짓을 하고 그냥 넘어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엔토가 미라벨에게 말했다.


가벼운 말투는 변하지 않았지만, 금방이라도 기타에서 불꽃이 치솟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기세가 담겨 있다.


로렐라이 "그래, 그런 꼴을 잠자코 보고 있으면 누님을 볼 면목이 없거든."

인외의 오료 "그런 고철덩이 열이나 스물 이상 모아 놓은 정도로 겁먹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야."


나카노시마 두 사람은 언제든지 전투를 시작해 보겠다는 태도다.


화둔중구번대

「..................」

「..................」


나카노시마 갱단

「..................」

「..................」


각각의 예하,


XPS-11A본

「........................」

「........................」


우리를 포위한 미연의 XPS-11A 본들의 긴장도 점점 고조되어 간다.


일촉즉발, 위험하다.


미라벨 "......"


미라벨은 그들 모두를 무시하고 그저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나 "기다려, 대화가 우선이야."


나는 이 자리의 지휘관으로서 모두를 다시 제지했다.


그리고 미라벨에게 묻는다.


나 "이건 누구 권한으로 체포하는 거죠?"

미라벨 "당연히 귀국 정부의 허가는 받았다"


뭐라고!?


내색은 안 했겠지만 나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지금 미라벨은 '오차'라 하지 않고 '귀국 정부'라 했다.

 

오차를 무시하고 일본 정부가 나를 미연이 체포하도록 허락했다는 것이다.


이는 오차와 정부, 혹은 미연방정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요미하라의 파괴된 미연의 시설에 전술핵은 없었다.


없던 것을 어떻게 빼앗아갔다는 건지.


미연의 조직이기도 한 DSO의 아스카도 아무것도 없었던 것을 확인하고 있는데.


아니, 혹시 이건......


나는 서둘러 생각을 돌려, 회답했다.


나 "체포에 응하겠어요. 하지만 구속은 거부하겠어요."

미라벨 "좋지."

츠루 "주인님!"

 

츠루는 비명 같은 소리를 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나 "나에게 생각이 있어. 여기선 참아줘. 일단은 도와준 소녀들 돌봐줘──부탁할게요, 츠루 선배."

츠루 "......!"


그 눈을 똑바로 보고, 전속 메이드의 주인으로서가 아니라, 대마인 후배로서 부탁한다.


츠루 "알겠......습니다......"


츠루 선배는 무거운 심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나 "엔토 씨, 죄송하지만 뒷처리는 맡길게요."

엔토 "후우마 대장은 기골이 있군. 그래. 맡겨둬라."


엔토는 처음 만났을 때 들려준 리프를 다시 연주했다.


나 "로렐라이 씨와 오료 씨도 부탁드립니다. 부디 아마네가 미연을 습격하는 일은 벌이지 않도록 부탁드려요."

로렐라이 "아앙? 그걸 우리한테 부탁한다고? 그 누님을 붙들고 늘어지란 거야?"

인외의 오료를 "여기서 싸우는 게 훨씬 편하지 않나. 쳇, 어쩔 수 없군. 누님 쪽은 어떻게든 해볼게."


나카노시마의 두 사람도 꽤 싫은것 같지만, 나에게 동의해 주었다.


나 "감사합니다. 그럼 부탁해요."

미라벨 "데려가"


이렇게 해서 나는 미연 정규부대에 투항하여, 신병이 구속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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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토도 리젠트 풀고 좀 꾸미면 엔토처럼 잘생긴 얼굴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