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마 코타로는 아직도 미연에 사로잡힌 몸.


그리고 센자키의 거점이 누군가에게 괴멸당했다.


그런 때, 정부와 대마인을 연결하는 사무측의 톱, 내무성 공공안전청, 조사 제3부 <섹션 쓰리>의 부장, 야마모토 노부시게는 오차 학원을 방문하고 있었다.



야마모토 노부시게 "......"

이가와 아사기 "야마모토 부장,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후우마 코타로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어."

아사기 "사이온지 엔토는 몰려가서 빼오자고 재촉을 하는데."


라며, 그를 다그치는 듯한 아사기에 야마모토는 쓴 벌레를 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야마모토 "최대한 억누르도록. 그쪽은 내가 정치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그런 일을 하면 본전도 못 찾을 거야."

아사기 "그건 알겠지만. 너무 오래 끌면 우리 학생들한테도 그가 미연에 붙잡혀 있다는 게 들통날 거야."

아사기 "엔토는 저래 보여도 이해심이 많지만, 여기에는 당신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걸 잊지 마."

야마모토 "네가 제일 그렇다고 말하고 싶군."


학생이 없을 때는, 혼자서 돌진하곤 했던 옛날과 다름 없으면서 굳이 그렇게 말하는 듯한 아사기에게 한숨을 내쉰다.


야마모토 "너무 나를 쪼아대지 마라. 오차가 미연의 핵무기를 훔쳤다는 의혹은 생각보다 심각해."

아사기 "어차피 또 그 미네 후나코의 간섭이지?"

야마모토 "그것도 있다."


야마모토는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했다.


야마모토 "하지만 최근 빈발하고 있는 오차에의 습격에 대비해 전력을 이쪽에 집결하고 있던 것이 꽤 문제가 되고 있어서 말이야."

야마모토 "이번 핵 파동과 맞물려 미연과 정부는 오차 반란의 의혹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나도 그 설명에 애를 먹고 있어."


그 설명 도중부터 미간을 찌푸리던 아사기는 끝까지 듣고 분노를 드러냈다.


아사기 "정말이지. 정부는 옛날부터 그래."

아사기 "대마인이 한 곳에 모여도 위험하다, 여러 곳에 흩어져도 위험하다면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이런 표정은 학생 앞에서 보이지 않는다.


하긴 내조가 집적거리지 않아도 정부는 보이지 않는 적을 대비하기보다 보이는 아군에게 족쇄를 채우는 데 열심이다.


야마모토 "너무 그러지 마라. 그래서 극비회선이 아니라 나를 직접 여기로 부른 이유는?"

아사기 "포로의 몸인 후우마 군으로부터 연락이 왔었어."

야마모토 "어째서? 누구에게? 도대체 어떻게?"


이번에는 야마모토가 목소리를 높일 차례였다.


백방으로 손을 쓰고 있지만 미연의 가드는 견고해 후우마와의 연락은 아직 닿지 않았다.


그게 잡힌 본인에게서 이루어질 줄이야


아사기 "우에하라 시카노스케 군에게. 연락방법은 독립 유격대의 극비 네트워크래."

아사기 "그에게는 나도 헤아릴 수 없는 조직이나 종족을 초월한 인맥이 있으니까."


아사기의 대답도 감탄보다 어이없다는 듯 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 표정을 다잡아,


아사기 "전해온 것은 현 상황에 입각한 그의 가설, 충격적인 내용이야."

야마모토 "므으......이건."


메모를 보여주자 야마모토는 말문이 막혔다.


그것은 가공할 가설이었다.


아사기 "그리고 또 하나. 나쁜 소식이야."


아사기는 야마모토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한다.


아사기 "센자키의 거점이 파괴된 영향으로 우리 쪽과 다른 거점들, 그리고 정부를 연결하는 통신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아사기 "부장이 직접 여기 와야했던 것도 그 때문."

야마모토 "그것은 나도 걱정하고 있다. 앞으로 다시 관저로 가야겠지."

야마모토 "하지만, 후우마 코타로의 이 가설, 이것은 시급히 대처할 필요가 있어."


만약 센자키의 거점 파괴가 이 가설에 연동하고 있다면, 그 목적은 대마인의 통신망을 분단해, 오차마을을 정보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일 것이다.


그것이 실행되어 버린 지금, 일각의 유예도 허락되지 않는다.


아사기 "그래, 대처 방법은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지만, 나로서는──."

야마모토 "말해보게."

아사기 "그의 구출을 우선하고 싶어."

아사기 "시카노스케 군을 믿지 않는 건 아니지만 갑자기 전해진 이 정보도 우리를 교란하기 때문에."

아사기 "혹은 적이 원하는 방향으로 우리를 유도하는 함정일 수도 있어. 그를 직접 만나야 해."

야마모토 "흐음. 그러나 미연으로부터 무리하게 그를 탈환하면 또 다른 마찰을 부르게 된다. 그래도 그를 오차에 데려오겠다고?"

아사기 "억지로 탈환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온건한 수단으로. 가능하면 미연이 눈치채지 않고 몰래."


아사기는 가볍게 말했다.


온건하다고 하나 더 이상 수단은 가리지 않는다.


모두 자기에게 맡겨달라는 표정이다.


야마모토는 망설이지 않았다.


야마모토 "알았다. 오차는 몇 번이나 아사기, 너에게 구원받았지. 네 판단을 믿겠다."

아사기 "고마워."


야마모토와 아사기와의 사이에 그런 이야기가 정리되고 있었을 무렵──.




시카노스케 "타아아아앗!! 도랴아아아앗!!"


우에하라 시카노스케는 혼자 교정에서 단련을 하고 있었다.


주룩주룩주룩주룩!


시카노스케 "뭐야?"


무언가 무겁고 굵은 것이 격렬하게 꿈틀거리는 소리에 시카노스케가 얼굴을 들자,


아이슈 헤비코 "시카노스케짱! 큰일이야 큰일!!"


두 다리를 문어발로 바꾼 헤비코가 무서운 기세로 땅을 기어왔다.


시카노스케 "어, 어쩐 일이야, 헤비코. 갑자기 문어화까지 하고?"

헤비코 "그것보다 큰일이야. 시카노스케짱! 후우마짱이 미련에 사로잡혔대! 아미다하라로 체포됐대!"


헤비코는 두 손을 윙윙 휘두르고 문어발도 꿈틀거린다.


시카노스케 "......!"


눈이 번쩍 뜨이는 시카노스케에게 헤비코는 더욱 다그치듯 말했다.


헤비코 "아사기 선생님에게 야마모토 부장이 드물게 찾아와 있는데, 어쩐지 굉장히 험상궂은 표정을 하고 있길래."

헤비코 "헤비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해서 문어발 센서로 슬쩍 들었어. 그랬더니 후우마짱이 체포됐대!"

시카노스케 "그런가......"

헤비코 "그런가, 가 아니잖아! 후우마짱이 잡혔어! 빨리 어떻게든 해야 돼!"


라면서 어디로 갈 생각인지 갑자기 시카노스케를 문어발로 잡으려 한다.


시카노스케 "미, 미안, 나 그거 알고 있었어!"


시카노스케는 황급히 그것을 피하면서 헤비코에게 사과했다.


헤비코 "뭐?!"


놀라서 문어발을 멈추는 헤비코에게 설명한다.


시카노스케 "사로잡힌 후우마로부터 나에게 연락이 있었어."

헤비코 "후우마짱부터!? 에? 후우마짱 괜찮아? 저쪽에서 잔인한 일 같은 건 안 당했어?"

시카노스케 "그건 괜찮은 것 같아. 난 이쪽에서 어떻게 해볼 테니 섣불리 움직이지 말아달라고."

시카노스케 "특히 유키카제나 키라라 선배 등에게는 절대로 알리지 말라고."


그것은 안심시키기 위한 말이었지만 헤비코는 뾰로통하게 볼을 부풀렸다.


헤비코 "정말──, 후우마짱은 항상 그래!"


지금 여기에 후우마가 있으면 문어 먹물을 실컷 뿜어댈 표정이다.


헤비코코 "헤비코네가 얼마나 걱정하는지를 몰라!!"

시카노스케 "그러니까 말이야."


사실 시카노스케도 동감이었다.


미래의 유키카제의 힘을 빌려, 차원 휴대폰이라고 하는 SF적인 방법으로 연락해 온 것은 놀랐고, 그로부터 전해진 것도, 터무니없이 중대한 내용이었지만, 자신의 신변안전에 대해서는 뒤로 미루어 버리는 게 후우마인 것이다.


헤비코가 화를 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헤비코 "아, 시카노스케짱, 혹시 그래서 단련하고 있는 거야? 후우마짱을 구하러 가기 위해서?"

시카노스케 "뭐 그렇지. 자세한 것은 아사기 교장에게 입막음을 당해서 말할 수 없어."

시카노스케 "하지만 후우마는 분명 나를 필요로 할 테니, 그 준비랄까?"

헤비코 "그래! 그럼 헤비코도 할게!"


헤비코는 얼른 대마인 슈트로 갈아입고 문어발 사도류의 자세를 잡는다.


헤비코 "후우마짱을 도와 헤비코에게 걱정만 끼친다고 어떻~~~~~게든 사과를 받아내겠어!"

헤비코 "야아악, 타악, 도랴아앗!! 후우마짱은 바보오오오오!!"

시카노스케 "우와, 무섭다......"


먹물투성이로 문어발에 쥐여짜이는 후우마가 눈에 보이는 것 같았는데, 사람을 이렇게 걱정시키고 있으니, 그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시카노스케였다.




시티즌 "적은 셋이지만 방심하지 마라!"


카가가가가가가갓!!


브레인 시티의 무장시민, 통칭 시티즌이 소총을 발사해 온다.


파이터 "망할 계집들이!! 죽어라아아아아아아!!"


피융! 피융!


그 뒤에서 파이터가 브레인 플레이어가 만든 고출력 화기를 연발한다.


마이카 "쓰레기 놈들이! 전부 쓸어버려주마!"


마이카는 플레임 팬, 공중을 부유하는 4장의 플라즈마화한 화끈한 도신刀身으로 그들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다가오는 적 집단을 향해, 차례차례 화구를 날리고 있었다.


마이카 "오라오라오라오라아아아아!!!"

시티즌 "카학!!"

파이터 "갸아악!!"


일반 장비 밖에 없는 시티즌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불덩이가 되어, 중장갑을 몸에 두른 파이터조차 몇 초를 견디지 못하고 폭산할 수 밖에 없지만, 여전히 수가 많다.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적 집단에 발각되어 여기서 발이 묶여있다.


마이카 "빌어먹을! 이래서는 끝이 없어!!"

아스카 "투덜거릴 틈이 없어! 유키카제! E26 방향에서 저격병!!!"

유키카제 "하앗!!"


비키─잉!!


바람으로 적의 위치를 읽은 아스카의 지시로 유키카제의 레이저 뇌격이 저격병을 꿰뚫었다.


마이카 "호오, 저 거리인데도 격추할 수 있는 건가? 제법이잖아, 유키카제!"

유키카제 "마이카도! 파이터가 휙 날아가는 건 본 적 없어!"

아스카 "그런 말 할 시간에 공격! 데야아아아앗!!"


아스카가 날린 회오리가 뭉쳐있던 시티즌의 일단을 아득한 상공으로 날려 보냈다.


어느 쪽이든 뒤떨어지지 않는 세 명은 적의 수를 차례차례 줄여 나가지만, 그래도 아직은 적 집단의 압력이 위다.


마이카 "이러다간 포위된다! 아스카, 어떻게 하지!?"

아스카 "철수는 무리. 여기는 적의 앞마당이니까 지구전은 불리해. 시간승부야."

유키카제 "돌파할 수 밖에 없다는 거네!"

마이카 "그 말을 기다렸다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건 전문이니까!"

유키카제 "내가 활로를 열어줄게. 토르 해머......"


유키카제의 몸이 번개를 띄기 시작했지만, 계속 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듯, 마이카가 더 빨랐다.


마이카 "오랏, 이쪽이 먼저다! 이걸로 한꺼번에 쓸어주지!!"


마이카가 쏜 대화구가 적 집단을 일직선으로 태워가면서, 검게 타들어간 길 하나가 완성되었다.


아스카 "가자───!!"


그것을 신호로 세 사람은 강행돌파를 개시했다.


***


마이카 "어쩐지 적의 기세가 약해졌다!"

아스카 "'Band it'이야. 나이스 타이밍!"

유키카제 "이대로 뚫고 나가자!!"


하지만 돌파를 도모하려고 하는 세 사람의 앞에, 브레인 플레이어의 가디언이 가로막았다.


사큐라 "──."


대마입자를 감쇠시키는 실드를 두르고, 촉수와 에너지탄을 날려오는 사큐라.


파즈즈 "대마인 놈들. 우리를 방해하지 마라."


미사일, 레이저, 발칸 등 온몸을 강력한 무장으로 다진 기계생명체 파즈즈.


마이카 "칫, 귀찮은 게 나왔네."


그것들과 싸운 적이 있는 마이카는 무심코 달리는 속도를 늦추었지만, 아스카와 유키카제는 반대로 훨씬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아스카 "그건 옛날 이야기!"

유키카제 "아스카, 사큐라는 부탁해!"

아스카 "알았어!"


유키카제은 파즈즈에게, 아스카는 사큐라에게 파고든다.


유키카제 "환영 시라누이・電!!"

아스카 "풍신·살진화!!"


번개를 휘감은 유키카제의 모습이 다섯 조각으로 나뉘었다.


아스카에 이르러서는 수백 명이 동시에 그 자리에 출현했다.


파즈즈 "누우웃!"

사큐라 "!?"


고성능 센서로도 포착되지 않는 분신에 가디언들은 일제히 동요한다.


거기서 승부는 뻔했다.


유키카제×5 "하앗!!"


5명의 유키카제의 뇌격이 5방향에서 파즈즈의 전자중추만을 파괴하고,


아스카 "데야아아아아아아아앗!!"

 

수백 명 분의 아스카의 찌르기가 사큐라 등의 약점에 박혔다.


파즈즈는 순식간에 침묵.

단순히 인형으로 전락했다.


사큐라는 등에서 온몸에 균열이 생겨 어이없이 사산한다.


마이카 "호오, 그렇게 하는 건가."


말 그대로 순살이다.


그 둘에게 고전한 적이 있는 마이카는 유키카제와 아스카의 솜씨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유키카제 "인간은 성장하는 거야."

아스카 "강할 뿐, 변하지 않는 기계와 달라."

??? "그래서 내가 있다"


아스카&유키카제 "앗!!"


갑자기 들린 여자의 목소리에 두 사람은 그 자리를 박차고 멀어졌다.


쉬이이익!!


힘껏 베어넘긴 검은 뭔가가 두 사람이 있던 자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메미트 "피했구나."


사령死霊을 연상케 하는 여자


브레인 플레이어를 섬기는 이계의 마인, 아메미트였다.


도대체 몇 명의 목숨을 앗아왔는지, 커다란 낫의 칼날은 거무스름한 피로 물들어 있다.


마이카 "헤에, 주연의 등장이로군."


오른손의 플레임 클로, 그리고 왼손의 플레임 소드, 마이카의 불꽃이 기세를 올렸다.


아메미트 "우리의 방해는 허락할 수 없다."

아스카 "우리, 인가. 브레인 플레이어가 기르는 개가 잘도 그리 말하네."

아스카 "내가 아는 마족은 좀 더 긍지가 있었어."


아스카 주위에 바람이 불어와 코트가 사납게 나부꼈다.


아메미트 "하등한 인간 따위가 내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

유키카제 "아, 그래. 그럼 그 하등한 인간이 여기서 쓰러뜨려 줄게."


그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하다는 듯이 유키카제 전신이 눈부신 뇌광에 휩쌓이다.


마이카 "1 : 1로 한 판 붙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쪽은 바쁘거든. 곧장 으깨주마!"


그 말이 신호가 되어 세 사람은 일제히 아메미트에게 달려들었다.


유키카제 "하아아앗!!"

아스카 "데야아아앗!!"

마이카 "오라오라오라아앗!!"


유키카제는 뇌검으로, 아스카는 너클 블레이드로, 마이카는 플레임 소드로 벤다.


아메미트 "어리석긴."


아메미트는 그 세 명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고 있었다.


버드나무가 강풍에 흔들리면서도 결코 부러지지 않듯, 무시무시한 참풍強風의 틈으로 망령 같은 아메미트의 몸이 흔들흔들 흔들리고 있다.


유키카제 "그럼 이건 어때!"

아스카 "하아앗!!"

마이카 "죽어랏!!"


간단히 쓰러뜨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세 사람은 순간적으로 선에서 면의 공격으로 전환하고 있었다.


유키카제의 뇌격이 정수리를 내리치고, 아스카의 카마이타치가 가슴을 도려내고, 마이카의 옥염이 온몸을 감싼다.


아메미트의 둥실거리는 몸이 사방으로 확 흩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아메미트토 "그걸로 끝인가."


흩어진 몸이, 부서진 머리까지, 동영상을 역재생하듯 원상태로 돌아간다.


아메미트 "결국 쓸데없는 몸부림. 인간 따위가 나를 쓰러뜨릴 수는 없다. 우왕좌왕하는 영혼을 거둬가겠다."


아메미트는 사신의 낫을 옆으로 휘둘렀다.


부우웅!!


한 번에 해치우려는 듯 조잡한 공격을 셋은 여유롭게 피한다.


그러나 만약을 위해 거리를 벌린 그들의 표정은 딱딱했다.


유키카제 "아아 정말. 또 공격이 안들어가는 패턴!?"

아스카 "브레인 플레이어는 이런 것들 뿐이야. 어차피 어딘가 중추가 있겠지만."

마이카 "오늘은 그런 걸 재빨리 발견하는 녀석이 없으니. 우리끼리 해보는 수 밖에 없어."


세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고,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을 알고서, 순식간에 작전을 결정했다.


마이카 "내가 시간 끌 테니까 잘 부탁할게!"

유키카제 "알았어!"

아스카 "오케이!"


유키카제와 아스카는 뒤로 물러나, 마이카만이 다시 적에게 돌진해 간다.


마이카 "간다!!"


한 사람이 시간을 벌고, 나머지 두 사람이 큰 기술을 충전.


2인 분의 최대 파워의 범위 공격으로 적의 중추도, 그 이외도 통째로 섬멸한다.

그런 작전이다.


아메미트 "어리석긴."


세 사람의 작전을 눈치챈 것인가, 애당초 자신과 싸우는 것 자체를 말한 것인가, 아메미트가 비웃음을 머금는다.


마이카 "이거나 처먹어라 촉수 할망구!!"


마이카는 플레임 클로와 플레임 블레이드를 구사하며 어디가 약점인지도 모르는 아메미트를 마구잡이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마이카 "오라오라오라오라아아아앗!!"

아메미트 "아프지도, 간지럽지도 않다."


아메미트는 피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마이카에게 공격받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자신은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큰 낫을 휘둘러 간다.


마이카 "그런 뻔한 공격이 맞을까 보냐!"


하지만 마이카도 플레임 팬을 사용하여 적의 공격을 확실히 막고 있었다.


그 결과 일방적으로 아메미트의 몸만 갈기갈기 찢어졌다가 원래대로 돌아가지만, 대미지는 전혀 받지 않은 상태가 계속 되었다.


아메미트 "이걸 언제까지 계속할 생각이지?"

마이카 "네 녀석을 때려죽일 때까지!!"

아메미트 "구제의 여지가 없군."


마이카의 공격은 맞아도 소용없다.

아메미트의 공격은 전혀 맞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는 일어나고 있었다.


두 사람을 둘러싼 공기의 온도가 급속히 상승해 간다.


마이카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아아아아앗!!"


마이카의 기백도, 거기서 피어나는 불길도 커진다.


그리고 마침내 공격을 가할 것도 없이 아메미트의 온몸에 확 불이 붙었다.


그 거대한 낫도 엄청난 고열에 눌려 구질구질하게 변색되기 시작한다.


아메미트 "성가신......"


아메미트가 물러났다.


지금까지 아무리 몸을 태워도, 한 번도 피하려 하지 않았던 마인이 말이다.


마이카 "어디로 갈 생각이냐!"


마이카의 플레임 클로가 아메미트의 낫을, 그 불에 탄 칼날을 움켜쥐고 있었다.


무슨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다.

손을 뻗은 끝에 있어서 잡았을 뿐.


아메미트 "앗!?"


하지만 아메미트의 몸이 딱 멈추고, 이미 불 붙어 있는 얼굴이 굳어졌다.


마이카 "오,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네?"

마이카 "뭐야? 혹시 이 낫이 네 몸통인가? 그렇다면 이건 어때!!"


마이카는 큰 낫을 땅바닥에 힘껏 내동댕이쳤다.


아메미트 "카앗!!"


낫에 끌리듯 아메미트도 땅바닥에 세차게 내리친다.



마이카 "거기서 움직이지 못하게 해주마!!"


쿵쿵쿵쿵!


마이카는 플레임 팬을 큰 낫 주위에 차례로 찔러 넣으며 땅에 단단히 못박았다


그 칼날이 금세 달아오른다.


아메미트 "이, 인간 놈이!"


아메미트는 땅에서 움직일 수 없다.

큰 낫에서 손을 뗄 수도 없다.


마이카 "역시 네 녀석의 본체는 그 낫인가. 흔히 있는 얘기지."

마이카 "그걸 알았으니, 지금부터 제대로 죽여주마!"

아메미트 "인간 놈! 인간 놈이 감히  나를! 이 나를 죽인단 말이냐! 기껏해야 인간 따위가!!"

마이카 "네 녀석을 죽이는 인간의 이름 정도는 기억해라! 나는 폭염이 아니라, '화신火神의 대마인', 카미무라 마이카다!"

유키카제 "그럼 나도 이름을 대야겠네. 미즈키 유키카제. 뇌신의 대마인이야."

아스카 "코우카와 아스카, 풍신의 대마인. 딱히 기억해 주지 않아도 되지만."

아메미트 "네 녀석드으으으으으을!!"


지면에 책형을 당한 채 아메미트가 증오를 담아 절규하다.


세 방향에서 옥염, 굉뢰, 진공선풍이 아메미트의 본체. 그 낫에 내리쳐졌다.


아메미트 "갸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뻘겋게 달아오르던 낫이 팍 부러지고, 거기에 따라오던 몸도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물론 재생하는 것은 아니었고, 이계의 마인 아메미트는 완전히 소멸했다.




세 사람은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소리 없는 세계였다.


아직 'Band it'과 적부대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을 테지만, 그 소리조차 얼어붙어 버린 것처럼, 하얗게 물든 빙원氷原을 정적이 지배하고 있었다.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초극한의 빙결 지대.


마을 하나를 동결시킨 냉기의 발생 지점.


그리고, 그녀가 잠든 곳.


아스카 "추워."


아스카가 부들부들 떨며 중얼거렸다


유키카제 "알사르의 주력부대......그녀가 뛰어들어와서 통째로 빙산으로 만들어버렸지......자기까지 포함해서."


대답하는 유키카제의 숨결도 하얗게 물들어 있다.


아스카 "굉장하네. 몇 번을 봐도."


여기서는 대마인 슈트의 방한기능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브레인 플레이어 대부대가 이들을 추격해 오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간은 물론, 기계생명체조차도, 극저온에서 그 기능을 정지해 버린다.


유키카제 "마이카, 온도 좀 높여봐."

마이카 "너무 내 곁에서 멀어지지 마라. 얼음상이 될 테니까."


끊임없이 불길을 내뿜으며 두 사람과, 그리고 자신을 녹이고 있는 마이카가 말했다.


마이카 "그런데 어디쯤이야?"


묻는 마이카에게 아스카는 추위를 타며 단말기를 조작해, 


유키카제 "여기. 그녀가 있는 곳은 바로 밑이야."


제자리걸음을 하듯이 그 장소를 가리켰다.


마이카 "알겠어."

유키카제 "잠깐만."

마이카 "엉?"

유키카제 "갑자기는, 너무하니까......"


유키카제은 그쪽으로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 얼어붙은 땅바닥에 손을 얹었다.


여기 밑에 있는 그녀의 등에 조금이라도 닿을 수 있도록.


그리고 말을 건다


유키후우 "......선배, 들리시나요 오니사키 선배."

유키카제 "저, 해냈어요. 과거로 가서 그 사람을......후우마를 도울 수 있었어요."

유키카제 "이 세계의 후우마는......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유키카제 "그래도......그래도......읏!"


유키카제의 목소리가 막혔다.


그날로부터의 기억, 여러가지 감정이 복받쳐 올라 더 이상 말 할 수 없었다.


아스카 "......"


그런 유키카제의 어깨에 아스카가 부드럽게 손을 얹었다.


마이카 "......"


마이카도 부드러운 눈으로 유키카제를 보고 있었다.


유키카제 "응."


유키카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에 맺힌 눈물을 얼른 닦고 굳이 밝고 큰 소리로 말했다.


유키카제 "그러니까......분명히 오니사키 선배도......느꼈을 거예요. 좀 억지스럽지만, 지금부터 깨울게요 선배."

아스카 "제대로 눈을 뜨는 거야, 키라라."

유키카제 "마이카!!"

마이카 "그래!! 키라라 선배, 미안하지만 자명종 소리가 심할 거야!"

마이카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마이카의 온몸이 화염에 휩싸였다.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는 듯한 대화염의 방출이다.


빙원에 엄청난 불꽃의 소용돌이가 피어오른다.


유키카제 "시작됐다."


고고고고고고고고!!


초극한의 대지가 급격한 열에 반응해 으르렁거리고 있다.


동토가 녹아내리고 수증기가 피어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하늘로 치솟아오른다.


아스카 "하아아아아앗!!"


아스카가 바람을 일으켰다.


거치적거리는 것을 모두 털어내는 돌풍이다.


굳어 쌓여있던 흙이 힘차게 날아가고 그 아래로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맑고 투명한 얼음 저편에 홀로 무릎을 끌어안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마이카 "둘 다 마무리를 부탁한다!!!"


마이카의 불길이 더욱 거세진다.


얼음 덩어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냉기도 그 거대한 불길 앞에 중화되어 간다.


이제 눈을 뜨기까지 한 방 남았다.


아스카&유키카제 "하나, 둘!!"


아스카와 유키카제가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바람과 천둥을 휘감은, 진솔한 마음을 담은 주먹.


투쾅!!!


얼음덩어리가 부서진다.


와장창 무너져내린다.


얼음의 세계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을──자신도 얼어붙게 하려 했던, 그녀 혼자만의 차가운 세계가, 동료들 셋의 마음에 의해 지금, 상냥한 힘으로 망가져 갔다.


아스카 "아파라."

유키카제 "밑의 얼음이 통째로 무너진다던가......아파."

마이카 "......이리되면 떨어질 게 뻔하잖아."

유키카제 "정말이지. 아스카 너무 진지했잖아."

아스카 "너의 기합이 너무 강했던 탓이야."

마이카 "어이, 저걸 봐라!"



그녀가 있었다.


아직 천천히 녹아내리는 얼음 속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무릎을 끌어안고 있지는 않다.


눈도 뜨고 있었다.


하지만 멍한 상태였다.


기나긴 악몽이 끝난 듯.


그걸 아직도 잘 모르는 것 같은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오니사키 키라라 "......"

마이카 "눈을 뜬 것 같은데."

아스카 "오랜만이야."

유키카제 "......오랜만이에요, 오니사키 선배."


오니사키 키라라.


빙신氷神의 대마인.


그 귀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