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의 숲.


인간계와는 식생이 다른 기괴한 나무들을 뚫고 나가듯 미리암이 달려가고 있다.


그녀를 쫓는 것은 이 숲에 사는 흉악한 마물들이다.


마물

「ガルルルルルルルル!!」

「ガ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



미리암 "이런이런. 컹컹 컹컹 시끄러운 개들이군──."

미리암 "녀석들이 떠들면 다른 마물 놈들도 몰려오지 않나. 자, 해치워라 시로, 쿠로.


시로&쿠로

「きゅ!」

「ぴぴー!」


마물

「ガルルルッ!!!?」

「ゴガ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


미리암의 지시에 사역마 시로와 쿠로가 마물들을 공격한다.


귀엽고 팬시한 겉모습과 달리 시로와 쿠로의 공격력은 굉장히 높다.


붕붕 나무의 숲 사이를 날아다니며 마물들을 쓰러뜨려 간다.


현재 미리암은 아키의 치료에 쓸 약초를 구하러 식물계 마족 드류어스의 거주지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본래라면 마물이 나타나지 않는 큰길을 걷고 싶었지만, 이번만은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미리암 "정말이지, 성가시게 하는군, 그 '사령경'이란 녀석......"


마물을 쓰러뜨린 것을 확인하고 미리암이 작게 투덜거린다.


미리암이 이 마물이 서식하는 위험한 숲으로 나아가게 된 것은 드류어스족의 마을로 이어지는 일대 거리와 길이 사령경의 세력 아래 들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출분 상태이긴 하지만 미리암은 일단 노마드의 구성원.


노마드와 항쟁 중인 사령경의 영지에 들어가는 것은 자살 행위다.


때문에 이렇게 사령경의 세력권을 우회하여 숲 속을 나아가고 있다는 사연.


미리암 (뭐, 마계의 정세가 불안정한 것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미리암 (그야말로 내가 여기 살 때부터......)


감회가 새롭다는 생각을 하며 미리암은 숲 속으로 나아간다.


한 시간 쯤 걸어간 뒤였다.


숲 속 깊은 샘가에서 문득 미리암은 멈춰선다.


미리암 "어라? 여긴......"

시로&쿠로

「きゅ?」

「ぴぴっ?」


그러자 (왜 그래─?)라고, 말을 걸어오는 두 마리.


미리암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잠깐 옛날 일을 떠올려서 말이야."

시로&쿠로

「??」

「??」


의아한 표정을 짓는 시로와 쿠로에게 미리암이 웃으며 고개를 흔든다.


이 샘물의 광경은 미리암이 마계에 있을 무렵 살았던 곳과 어딘가 비슷했다.


그게 생각난 것이다.


미리암 "뭐어, 마침 잘됐군. 이 근처는 공기가 맑고 마물도 잘 들르지 않을 것 같으니."

미리암 "계속 달리기만 해선 너희도 피곤하겠지. 잠깐 쉬다갈까."

시로&쿠로

「きゅ!」

「ぴぴー!」


휴식 시간에 과자를 받아 기쁜 듯이 날아다니는 시로와 쿠로.


그것을 웃으며 지켜보던 미리암은 '그 시절'의 그리운 광경을 회상한다.


미리암 (그러고보니......그때도, 녀석은 이렇게 내 주위를 뛰어다녔지.)


그것은──그녀가 아직 마력을 빼앗기기 전.


마술의 연구를 하는 나날을 보내, '대마녀'의 명성이 높았던 무렵이다.


소녀 『언니!! 정말로 가시는 건가요!!?』

??? 『아아. 물론이지, 동생아.』


그녀가 여행에 나서기 직전이었다.


그걸 '여동생인 제자'에게 불러 세워진다.


샘가의 마술 연구소.


당시 그곳에서 그녀와 여동생인 제자는 세계의 심원에 육박하는 마술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한 가지 정보를 입수한다.


인간계에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인간계에 파멸을 가져올 수 있는 거대한 이변.


'대마녀'라고 불리던 그녀는, 그것을 멈추기 위해, 마계에서 인간계로 떠나려고 해──.


그걸 동생에게 붙잡혔다.


어째서 언니가 인간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합니까, 라고.


이변을 수습하기는 대마녀인 그녀에게도 무척 어렵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위험도 있다.


그래도 그녀는 갈 거라고.


??? 『──착각하지 마라, 동생아. 나는 인간을 위해서 가는 게 아니야.』

소녀 『그런......?! 그럼 어째서!? 어째서, 언니는 목숨을 버리는 위험한 행동을......!』


그녀는 웃는다.


그런 건 생각할 것도 없다, 라고.


??? 『여동생이여. 그것은 진리를 위한 것이다.』

??? 『나는 세계의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이 목숨을 건다──.』

소녀 『!!!?』


진리의 탐구.


그것은 모든 마술사의 영원한 꿈이자 목표이다.


개중에는 '타인을 위해' 마법을 쓰는 괴짜도 있는데, 그녀는 그것을 깨어있는 눈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까, 이번 이변에 대항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진리의 탐구의 단서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 『오랜 세월 동안 내가 연구하고 있는 마도구가, 이변에서 큰 작용을 보일지 모른다. 그리고──.』

??? 『그것이 증명되면 나는 더욱 높은 마술의 영역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소녀 『괴, 굉장하네요?! 그런 숭고하고 심원한 생각이 있으셨던 거군요, 언니!!』

??? 『하하하하하! 당연하지 여동생이여, 나는 대마녀니까!』


신이 나서 크게 웃는 그녀.


대마녀로 불릴 당시에도 들뜨기 쉬운 면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그녀에게는 진리의 탐구가 제일.


인간계의 이변을 가라앉히는 것은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


소녀 『알겠어요. 그런 거라면......걱정되긴 합니다만, 잘 다녀오세요, 언니......!』

소녀 『반드시 세상의 비밀을 밝혀 오세요!』

??? 『아아. 당연하지!! 나는 목숨을 버려서라도 이 손에 진리를 쥐겠다!』

??? 『돌아오지 못할 때는 그에 실패했을 때──아니, 세계의 진리를 알 수 없다면, 그 자리에서 벼락을 맞아 죽는 편이 낫다!』

??? 『......여동생이여, 그때는 네가 내 뒤를 이어다오.』

??? 『내가 지금까지 모은 연구자료를 전부 네게 양도하마!』

소녀 『네, 알았어요! 잘 다녀오세요, 언니!』


눈동자를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이는 동생.


그를 뒤로 하고,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인간계로 떠나는 것이었다.


미리암 (크......윽! 바보인가 나는!? 세계의 진리라던가, 뭐라던가......잘도 그런 부끄러운 말을!)


그런 과거를 회상하며 혼자 바둥거리고 있는 미리암.


젊음의 소치란 것일까.


호언장담하며 떠난 것은 좋지만, 그 뒤가 지독해서.


인간계의 이변은 가까스로 수습되었지만, 그때 사용한 마도구가 위험시되어, 대마인에 의해서 마력의 절반을 봉인당했다.


결국 세상의 진리란 아무것도 모르게 되었고.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천하를 호령하겠다고 큰소리치며 시골을 뛰쳐나온 밴드맨이 울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그것이 부끄러워 지금까지 마계로 돌아가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미리암 (여동생은......뭐, 녀석도 지금은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마술사가 되었겠지.)

미리암 (젠장. 들키기 전에 얼른 볼일을 보고 요미하라로 돌아갈까.)


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갸우뚱하는 미리암.


그 당시의 기억에 뭔가 걸리는 게 있다.


미리암 (아니, 뭐지......? 나는 뭔가,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 같은데......)


***



속질귀 "뭐? 고대 마수의 뼈!? 몰라 몰라!"

속질귀 "그렇게 섬뜩한게 우리 목장에 있을 리 있나! 그만 돌아가! 기분 나빠!"



토게킨키 "아, 아니, 라바나 공, 문의하신 물건은 분명히 창고에 있습니다만......"

속질귀 "어? 있어?"

토게킨키 "예, 약효가 높은 고대마수 토테츠의 전신 골격은 자료로서 몇 개 보관되어 있습니다."

속질귀 "헤에? 그랬구나~. 뭔가 찾고 있던 게 있다고! 잘됐네, 너희들. 와하하하!"


유리 "네, 네에, 그러게요......"

프랜시스 "음. 속질귀는 여전히 엉망진창이군."


여자의 너무나도 자유분방한 행동에 뭐라 말하기 어렵다는 표정이 되는 유리와 프랜시스.


이곳은 요미하라 지하도 깊숙이 있는 오니족의 마수 목장.


도쿄 킹덤의 갱 '귀무중'이 운영하는, 투기용의 다양한 마수를 육성하고 있는 시설이다.


그리고, 유리 쪽의 응대를 하고 있는 근골융성한 아름다운 오니 여자는, 귀무중의 보스인 '속질귀' 불사신의 라바나.


또 다른 오니 역시 귀무중의 간부인 토게킨키.


아키의 치료 소재인 고대 마수의 뼈를 구하러 온 유리와 프랜시스는 응대에 나온 속질귀들을 상대로 교섭하고 있는 중이었다.


유리 "그래서, 어떻습니까 속질귀 씨. 저희 친구를 치료하는데 필요해서요."

유리 "물론 나름대로 대가를 지불할 테니, 그 고대 마수의 뼈를 양보해 주실 수는 없을까요?"

프랜시스 "그래, 속질귀~! 나랑 너 사이잖아. 어떻게 좀 해줘."


그렇게 유리와 프랜시스가 말을 꺼냈다.


덧붙여 프랜시스와 속질귀는 같은 오니족이기도 해서, 옛날부터의 술 친구 사이.


속질귀 "그렇네? 프랜시스의 친구라면 내 친구나 다름없고, 도와주는 것도 어렵지는 않아."

속질귀 "다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재미없지 않아......?"


오니 여자가 장난스럽게 히죽 웃다.


유리 "그건......? 역시 대가를 말씀하시는 거죠? 얼마를 드려야......"

속질귀 "아냐 아냐! 난 친구한테 돈 같은 건 안 받아! 그게 아니라──."

속질귀 "프랜시스, 나와 그때의 승부를 다시 하자."

속질귀 "그래서 네가 이기면 이쪽은 아무것도 필요 없어."

속질귀 "기분좋게 너희에게 그 뼈라는 것을 양보해 줄게. 그렇지만 내가 이기면."

속질귀 "그때는 프랜시스, 너는 우리 귀무중에 들어와라. 어때? 재밌겠지?"

유리 "스, 승부......? 결투라던가 그런 건가요......?"


유리가 당황한다.


그다지 피비린내 나는 사태는 바라지 않지만......


프랜시스 "아, 아니야 유리! 그런 뒤숭숭한 일이 아니라, '예전의 승부'라는 것은 서로 주량을 비교하는 거야."

유리 "네?"


어리둥절해 하는 유리에게 프랜시스가 설명한다.


그 승부라고 하는 게, 사실 "주량 겨루기"라는 것.


프랜시스는 예전부터 몇 번 속질귀로부터 『귀무중에 들어와라』라고 권유를 받았다.


그도 그럴것이, 귀무중의 세력권이 있는 도쿄 킹덤은 각 세력이 뒤섞여 있는 위험 지대.


노마드의 입김이 닿은 조직 '사무라위'는 물리쳤지만, 아직 정세는 예측하기 어렵다.


강한 동료는 아무리 있어도 모자란다.


그래서 속질귀는 프랜시스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그것을 거절한 프랜시스.


자기는 자유롭게 지내고 싶고, 패밀리를 만든다면 자기가 보스인 게 좋다고.


『그럼 승부할까!』 『좋아!』 라는 것으로 시작한 것이, 『주량 겨루기』 승부.


속질귀가 이기면 프랜시스가 귀무중에 들어간다.


프랜시스가 이기면 귀무중이 가지고 있는 보물을 무엇이든 하나 가지고 돌아가도 좋다.


그런 조건으로 승부를 했지만......결과는 무승부.


어느 쪽도 한계까지 마시고 푹 쓰러져서 양자 녹 아웃.


그 후의 귀갓길, 숙취로 비틀비틀한 프랜시스는 벼랑에서 굴러 떨어져서 전신 상처투성이가 되곤 했다──라고 하는 경위가 있었다.


유리 "아, 그래서 지난번에는 반창고 투성이였군요, 프랜시스 씨."

프랜시스 "그래그래. 그땐 정말 힘들었지."

프랜시스 "왠지 잘은 모르겠지만, 오줌이 계속 나와서 멈출 수가 없더라~."

프랜시스 "유리도 쓰러질 때까지 마시는 건 적당히 하는 게 좋아!"


유리 (아, 아니, 저는 그 정도로 잔뜩 마시지는 않습니다만......)


라고 생각했지만 굳이 입 밖에 내지 않는 상식인 유리였다.


프랜시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주량 승부라면, 이쪽이 이긴 거나 다름없지!"

프랜시스 "──할게 속질귀! 이 승부, 받겠어!"

속질귀 "하하! 그렇게 나와야지!"


호쾌하게 웃는 속질귀.


그러자 걱정이 든 유리가 조심스레 프랜시스에게 묻는다.


유리 "저기......괜찮은 건가요, 프랜시스 씨?"

유리 "요전에 속질귀 씨랑은 무승부였죠? 그럼 이번에도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프랜시스 "이길 수 있다는 보장? 흐흥♪ 있다구, 이번만큼은!"

유리 "네?"

프랜시스 "뭐 보고 있어봐 유리♪ 내게 '비책'이란 게 있으니."


그리고──.


프랜시스 "으히─. 아직 할 수 있다고!"

속질귀 "와하하, 나도 마찬가지거든!"

토게킨키 "그......두 분 다 옷이 몹시 흐트러진 모습이라."

토게킨키 "여성으로서, 조금은 더 조신하게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은데......"

프랜시스 "아!? 뭐야?!"

속질귀 "토게킨키! 너, 우리가 마시는 방식에 불만이라도 있는 거냐!?"

토게킨키 "이, 아니, 졸자, 그런 건......."


상당히 취한 두 사람에게 토게킨키가 얽혀 있다.


주량 승부 개시로부터, 1시간 정도 경과.


프랜시스와 속질귀의 주위에는 텅 빈 술병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당연히 그걸 다 마신 두 사람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상당히 헤롱헤롱한 느낌이 되어 있다.


──하지만 프랜시스는 여기서부터 한 방 승리를 노리고 있었다.


프랜시스 (지금이다 유리! 예의 '비책'을 부탁해!!)


하며, 만취한 얼굴로 힐끔힐끔 의미심장한 눈길을 보낸다.


유리 (에에......? 프랜시스 씨, 정말로 하는 거에요?)


즉, 이것이 프랜시스가 유리에게 속삭인 「비책」이었다.


유리의 사안은 눈을 마주친 자의 몸을 지배하는 '매안'.


프랜시스는 이를 이용해 승부에서 이길 생각이었다.


속질귀가 어느 정도 취해서 전후불찰이 된 타이밍을 노려 유리가 슬쩍 '매안'을 건다.


그 사안으로 몸을 지배해 버리면 승리는 이쪽의 것.


'취해서 몸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와 '매안'의 지배에 의해 잠들게 해 프랜시스를 승리시킨다.


이것으로 승부는 이긴 것과 같다, 라고.


하지만.......


토게킨키 "......거기까지."

유리 "!!?"


유리가 사안을 쓰려 했던 바로 그 순간.


주정뱅이 두 사람에게 얽혀 있을 토게킨키가  어느새 유리의 등뒤에 서서 조용히 말을 걸고 있었다.


토게킨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부는 정정당당하게 했으면 좋겠군요."

유리 "......그렇네요. 죄송합니다."


상쾌하게 웃는 토게킨키.


유리도 쓴웃음을 지으며 물러난다.


이 달인의 눈을 속이고 사안을 쓰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유리 (죄송해요 프랜시스 씨.......! 혼자 힘으로 싸워주세요!)

프랜시스 (에───엑!?)


유리가 몸짓으로 그렇게 말하자 경악한 프랜시스가 눈을 크게 떴다.


속질귀 "응~? 왜 그러냐 프랜시스!?"

프랜시스 "크으으으, 아무것도 아니야!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간다 화살이든 총이든 다 가져와!"


2시간 뒤.


쿠웅.


지축을 흔드는 소리를 내며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쓰러진다.


아슬아슬한 승부였으나, 두 사람의 주량 겨루기도 마침내 결판이 났다.


술친구 아키를 위해서라는 우정 파워인가, 아니면 오늘은 단순히 컨디션이 좋았을 뿐인가.


그 어느 때보다 끈기를 발휘한 프랜시스가 근소한 차이로 속질귀를 꺾은 것이다.


토게킨키 "흐음. 양쪽 모두 전력을 다한 멋진 승부였군요. 이 토게킨키, 감복했습니다."

토게킨키 "자, 유리 공. 약속하신 고대마수의 뼈는 이쪽으로."

유리 "앗. 끝났군요, 감사합니다."

뮤뮤 "뮤!"



승부에 질려 황제 슬라임 뮤뮤와 놀고 있던 유리에게 치료 소재가 전달됐다.


한편──.


마수목장 입구 부근.



??? 「―――――――」


그런 일행들을 멀리서 몰래 바라보는 해괴한 여자의 모습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