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까지 읽어봤는데 분량도 빵빵하고, 연재 주기도 괜찮고, 나름대로 재미도 있어

번역해 왔다.


새로운 메인이나 이벤트 업데이트 이전까지는 이런 식으로 종종 팬픽 번역도 하고 그럴듯.


원작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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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전이에 이른 이유』

Episode - Null 『 Dead or Alive 』


목이 타들어가는 듯 숨쉬기 힘들다. 관절의 가동 범위를 무시하듯 꺾인 손가락이 기계에 짓이겨진 것처럼 아프다.

온몸에 뚫린 구멍으로 뜨뜻미지근한 붉은 즙이 목덜미를 타고 뺨을 어루만지며 머리에서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한쪽 눈에 보이는 중증의 비문증飛蚊症 같은 시야에는 4, 5, 6체의 입에 담기에도 무시무시한 하얗고 말랑말랑한 두꺼비 같은 물체가 긴피긴피 잎을 감은 창을 들고 구토가 치밀어오를 듯한 웃음소리를 내며, 환희의 절규를 울리고 있었다.


주위에는 장난감처럼 목을 비틀어 농구대에 들어선 머리와, 상체와 하체가 간신히 창자로만 연결된 추악한 파티 현수막, 코와 귀와 얼굴과 온몸의 피부를 벗겨낸 동료들의 시체가 방안을 검붉게 리모델링하고 있다.


분명히 준비가 부족했어. 정보도, 무장도, 각오도. 격통으로 의식을 잃을 뻔했지만 이미 모든 것이 너무 늦었다.


이윽고 가늘게 떨고 있는 나를 녀석들도 알아차린 것이겠지.


손과 같은 기관에서, 그 치사에는 이르지 못할 맹독성 식물을 쥐고, 조금씩 다가온다.

이제부터 나는 유린당하고, 능욕당하고, 동료들과 똑같은 오브제가 될 것이다.


안구에서 푹푹 연어가 타는 듯한 역겨운 냄새를 맡으며, 반쪽의 시야를 시커멓게 채우면서도 내가 간신히 생각한 것은 길지 않다는 것과 『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부모님 얼굴 대신 이불 속에 있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내 방이다.


『아까까지 겪은 고문은 '단순한 악몽'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슴을 쓸어내리고, 시선을 올리면 그것이 있었다.


장의사와 같은, 신부의 모습을 한, 몹시 까무잡잡한 피부의, 남자도 여자도 아닌...아마도 '남자'가 천박한 미소를 띈 채 내 방에서 정좌하는 형태로 앉아 있다.


"이것 참, 쿠기누키 신소 님. '무사히' 깨어나셨다니 다행입니다."

"...이래저래 물어보고 싶은 것은 있지만, 무사하다는 것은..."

"네. 꿈이 아닙니다. 그때 쿠기누키 신소 님은 문 비스트......아, 달에 사는 짐승이라고 하는 편이 좋으신가요? 그들에 의해 그것은, 보기 흉하고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실감이 들지 않는 말을 정면의 인간형 실체는, 마치 친구가 시시한 농담을 하듯이 웃으면서 내뱉는다......뇌의 정리가 따라가지 못한다.


즉 나는 죽어서 사후 세계에 왔고, 이 내 집처럼 보이는 공간도 내게만 그렇게 보일 뿐 사후 세계라든가 그런 곳일까? 

애초에 이 녀석은 누구지? 천사일까? 아니면 생전에 범죄를 저지른 나를 지옥으로 끌고 온 귀신일까?


"역시 썩어도 탐색자로군요. 지금 당신이 추측하고 있는 내용임에 틀림없습니다. 당신의 방을 재현한 건, 돌발적인 흰 방이나 우주 공간에서 대면해 패닉을 일으키면 귀찮았기 때문에 이런 형태로 했습니다."


이 인간형 실체는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다 알겠다는 양 조소를 머금는다. 기분 나쁜 녀석...


"기분 나쁜 녀석이라니 너무하네요. 저는 지옥의 귀신 등, 여러분 인간이 망상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구세주(히어로)입니다. 전생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당신에게, 내세에는 실로 유쾌하고 기쁜 생활을 보내게 해주려 주선했으므로......아, 말씀드리는 게 늦었습니다. 저는 나이 목사라고 합니다. 짧은 교제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


"하하, 의심스럽죠? 하지만 저는 이래 보여도 신이기 때문에, 당신들 인간이 생각하는 것 따위는 모두 꿰뚫어 보는 거에요.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쿠시누기 님. 당신은 다이스의 여신(쓰레기 빗치)에 의해 축복받은 존재이며, 무엇보다......크툴루 신화 현상으로 사망한 100만 번째 희생자입니다!"


"네에......? 엣!?"


 

『전혀 경사스럽지 않아』...그래...내가 죽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칭찬하는 인간형 실체에 대해 생각지 않고, 눈을 돌리려는 순간 등골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내게로 돌아선 그의 광채의 중심에 있는 검은 눈이, 흐르는 된장국처럼 물살이 있을 리 없는데도 걸쭉하게 흐려졌기 때문이다.


"호오? 그럼, 그대로 달에 사는 짐승에게 우롱당하고 부활의 주문으로 되살아나......영구적으로 노리개가 되는 삶이 더 좋았다고?

"......그렇게는 말하지 않았다......입니다......만?"


"그렇죠? 뭐, 당신이 원한다면 당장이라도 고문 애호가들의 패션쇼로 되돌려 드려도 저는 전혀 상관없습니다만...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희망 있는 내세보다 영구한 지옥이 더 끌리십니까?"


분명히 그는, 인간이 저항할 줄 모르는 강아지를 학대하듯 나를 놀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눈동자 속에서 흐릿하게 빛나는 어둠은 어딘지 모르게 변덕스럽고 기분 나빠, 그의 뜻대로 된다는 묘한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잠자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순간 그는 입에서 눈가까지 찢어지는 미소를 머금고 말문을 연다.


"그럼 쿠기누키 님의 요청에 따라, 찬란한 기쁨의 생활 넘치는 내세의 이야기로 넘어가죠. 쿠기누키 님은 이세계 환생, 이세계 전이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소설이나 만화에서 읽어보긴 했어요."


"그럼 이야기가 빠르군요! 쿠기누키 님은 그 이세계로의 환생에 가까운 상태로 전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뭐, 자주 있는 이세계 전이자와의 차이점으로는, 제가 보조할 수 있는 것으로 자신에 관한 설명서를 2권, 전송하는 것 정도군요. 그 외에 쿠기누키 님은 제가 드릴 수 있는 특수 능력도 없고, 내세의 세계관을 말씀드릴 일도 없습니다. 내세에는 자력으로 살아가야겠죠, 다음 생은 한 번 뿐이니까요."


인간형 실체는 재미있어 하며 비웃는다.


마치, '다음'에도 실패하면 이후는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본래 내가 그 희고 말랑말랑한 문비스트라는 짐승에게 고문당하기 전에 근거로 해야만 했던 각오나 다름없다. 자신의 행동을 타이르듯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다.


"좋은 각오입니다. 그 외에 다른 질문은?"

"...기억의 인계는 어떻게 될까요?"

"이세계 전이. 그러니까...물론 이어받죠. 그게 도움이 된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만. 또?"

"...그렇다면, 이 전이에 있어서 뭔가 최종목표 같은 것은 있습니까? 예를 들어 흔한 판타지 작품에서 이세계 환생자로서 마왕을 쓰러뜨려야 한다든가."


"목표......입니까? 후......크크크큭."


이상한 말을 한 걸까? 대체로 이런 그럴싸한 말에는 뒷받침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는 고개를 돌려 웃음을 터뜨리면, 왼손으로 안면을 가리면서도 바보를 보는 듯한, 진귀한 짐승을 보는 것 같은 눈빛으로 바라본다. 솔직히 불쾌하다.


"이 전이에 목표 같은 것은 없습니다. 전이 후에는 당신의 이야기인걸요? 지금까지 당신이 살아온 것처럼 자유롭게 사세요. 패배자인 당신이 안간힘을 쓰며 발버둥치는 그 모습이야말로 제게 소일거리니까요."


"......"


"이건 게임이지만, '인생게임'이에요. 당신이 원하는대로 이야기를 즐기세요. 또 질문은?"


그의 말투에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었지만, 일부러 나를 환생시켜 주는 대가로 소일거리가 된다면, 타당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다른 질문이라고 해도, 더 이상 문득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이세계 환생에 가까운 전이라는 것은, 정신만이 내세에 가게 된다는 것일 터. 실제로 이 몸은 남에게 보여질 상태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경우. 내가 아끼던 소지품 등은 소지할 수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다행히 지식은 가져갈 수 있다. 꼭 필요한 게 있다면 만드는 수밖에 없겠지......재료가 있다면, 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잠깐만


"다른 질문은 없는 것 같군요. 그럼......"


"잠깐만요. 내 생각으로는, 원래의 내 육체는 엉망진창......일 것입니다. 이세계 환생은 정신만 전이되는 걸로 아는데 어떤 건가요? 또 그럴 경우 전이되는 육체는 어떻나요?"


"예에, 예에. 예상하시는 대로입니다 .당신이 수육하시는 육체 말입니다만, 14세의 소녀를 예정하고 있었습니다. 부드럽게, 때로는 가혹하게. 당신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을 만큼 재력이 좋으신 부모님의 따님입니다. 예에, 평범한 인간 14세 소녀예요. 물론, 그녀에게도 특필할 수 있는 특수 능력은 일절 없습니다. 단지, 당신의 개입으로 어느 정도 『변용』을 이룰지도 모릅니다만."


과연, 육체에 대해서는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질문을 계기로 나의 끝없는 호기심에 궁금증과 질문도 늘어난다.


"제 원래 육체와 그 전이된 소녀의 정신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칫. 왜 탐색자는 이렇게 꼬리를 물고 질문만 하는 건지, 조심스러운 건 좋으나 템포도 생각해서 질문해 주세요. 그 질문은 당신과는 관계가 없죠? 당신은 새로운 신체를 손에 넣고, 새로운 인생을 걸을 수 있으니까, 그거면 충분하잖아요. 원래 임자가 어떻게 되든 원래 몸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네?"


"......감사합니다. 이걸로 충분합니다."


"하아......다시 정신을 다잡고......『       』를 시작해 볼까요?"


남자는 정면에 앉아, 내 이마를 향해 손바닥을 돌린다. 그리고 분명히 일본어나, 적어도 내 지식 상으로는 들어보지도 못한 언어로 중얼중얼, 그러나 또렷또렷한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외치기 시작한다.


시야가 현기증처럼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일그러져 가고...그리고...



***



1장 『점거된 빌딩』

Episode 1 『 Go to Travel to another world.』


"잠깐...! 야...! 하다니까...! ...스으...일어나라고!"


다음에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눈이 부실 것 같은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떠 있는 어느 옥상에서 책을 펼쳐 놓고 멍하니 정면의 허무를 바라보고 있었다.


목소리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동갑내기 교복을 입은 소녀가 내 어깨를 흔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어, 아, 응?"


"아까부터 내가 말을 걸어도 무반응일 정도로 열중해 있던 것 같은데, 열심히 읽고 있는 그 책은 무슨 책이야?"


아마도 나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았다.


갑자기 옥상에서 의식이 돌아온 것은 충격이었고, 낯선 소녀가 말을 걸어온 것도 초조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나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가 말하고 있는 언어는, 지구상의 언어로도 마이너한 부류인 《일본어》이자 나의 모국어이기도 했다.

느닷없이 언어의 장벽으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위기상황을 모면하게 된 것이다.


그녀가 재촉하는 대로, 표지를 확인한다.


"......"


전언 철회.


표지에는 분명 일본어가 아닌 제목으로, 펼쳐본 페이지에도 표지와 똑같은 지렁이가 땅 위를 기어다니는 듯한...초점을 잡기 어려운...모독적인 문자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내가 알 수 있는 크툴루 신화적인 마도서의 종류도 아닌 것 같다. 문체가 에녹어나 아크로어를 약간 닮았다는 것밖에 모른다.


"......아─......미안해. 이 책은 노점의 고물상 아저씨한테서 산 거라서 나도 잘 모르겠어. 표지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샀는데, 내용물도 이런 글자만 나와서......너는 읽을 수 있어?"


"...어떨까나...응. 나도 잘 모르겠어."


"그래...쇼핑, 실패해버렸네."


머리를 긁적거리며 덜렁이 어필을 하며 얼버무린다.


전생에는 도려내져, 두개골이 그대로 드러났을 터인 머리에 두피와 머리카락이 있어 정말 전이되었다는 확신을 얻고, 스스로에게 약간 놀란다. 뭐......두피가 없었다면 지금쯤 이 소녀는 절규를 지르고 있었을 테지만.



"그런데 그거 마족어 아니면 마수어 아니야?'

"엣?"


 

예상치 못한 단어에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


마수어 같은 건...들어보지도 못했다. 크메르어나, 미얀마어, 히브리어라면 이해한다.

하지만 마수어라는, 너무도 대각선 위로 치솟는 답변에 나도 모르게 거동이 수상해 진다.


하지만 다행히 내게 말을 걸어온 그녀는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책에 열중하고 있는 듯, 그런 나를 알아채지 못하는 눈치였다.


"마수어라고 해도 나가족이나, 아라크네족이라든가 종족에 의해서 언어가 다방면에 걸치기 때문에, 이 책에 쓰여진 언어는 어느 종족이 쓴 것인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굉장히 희귀한 책을 샀네! ......왜 그래? 그렇게 눈을 부릅뜨고."


"에. 아,아니, 아하하. 박식하다고 생각해서 말이지?"


"어? 이런 건 기초 중의 기초, 초등학생 때 배우는 건데...?"


엣!? 이 불길한 문서는, 이 세계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야!?


...좀 교육 내용이, 너무 고도라서 이 세계 사람에 대해 따라갈 수 없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나를 그녀는 『이상해......』 보단 수상한 것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 이상 불신을 쌓으면, 나중에 어떤 꼴을 당할지 모른다.


"으윽! 갑자기 현기증이! ......혹시 장시간 햇볕을 쐬느라 열사병이라도 생겼나? 그래─ 수분 충전해야지─. 미안!"


서둘러 책을 덮고, 옆에 놓여 있던 바보 같을 정도로 무거운 가방을 낚아채듯 들고, 빠른 걸음으로 옥상 출구 문에 손을 댄다.


거기서 처음으로 거리의 모습을 보게 됐다. 지상이 살아 숨쉬는 듯한 절경, 이곳은 여러 개의 대형 빌딩이 즐비한 도심인 듯 하다.


어느 건물이나 짙은 남색의 강철제 빌딩과 위성 어레이가 얼마든지 난립되어 있어, 사이버펑크를 연상시키는 듯한 거리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보라색으로 빛나는 산에 삼림지대가 펼쳐져 있다.


조금 더 이 경치를 바라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뒤의 소녀에게 수분 보급을 한다고 나선 것이다.


나는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떠났다.


 

.........


......


...


 

빌딩 내부의 양상으로 보아, 이곳은 나름대로 훌륭한 신사 숙녀가 되기 위해 연수나 각 고교의 설명회를 받기 위해 방문하는 장소인 것을 알았다. 복도를 배회하다 보면 나와 똑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을 볼 수 있고, 각 방의 입구에는 연수 내용 팻말이 걸려 있다. 또 내가 이동 가능한 상층에 비치되어 있는 프런트의 팜플렛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정보 수집이 가능했던 것도 크다.


팜플렛 덕분에, 프런트에게 결사적인 얼굴로 「급수실은 어디입니까!」라고 묻지 않아도, 적절한 장소에서 적당히 수분 보충을 실시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화장실까지 찾아올 수 있었다.


화장실의 내부도, 그 나름대로 호화롭고, 세면대의 거울에는 '이 세계'에서의 내가 비치고 있었다.


브러시로 빗어낸 것 같지 않은 부스스한 검은 머리에 약간의 흰머리가 섞여 있다.


머리카락은 묶지 않고 자연스럽게 풀어놓아 머리 길이는 상당히 길다.


최근 건강하지 못한 생활이라도 하고 있었는지,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끼어 있고, 기분 탓인지 눈동자는 수면 부족으로 눈초리가 나빠져......삼백안인 것처럼 보인다.


발달 단계에 있다고 생각되는 흉부는 매력 포인트이지만, 그 매력 포인트를 상대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한 교복도 군데군데 주름이 있고....


전체적으로 불결......청결감이 부족한 것 같았다.


 

"......음지 캐릭이라는 느낌......"


 

솔직한 감상을 중얼거리며 양손을 세면대에 짚는다.


자신의 얼굴을 바짝 거울에 갖다 댄다.


딱히, 외모가 '특징적(못생긴)' 건 아닌 것 같다. 다만......기본적인 게 안 돼 있다......그뿐인 것 같기도 하다.

제대로 된 화장이나 세안 등을 하면 거울에 비치는 자신은 나름대로 귀여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자신의 용모나 복장을 재검토하고 있을 때. 우연히도, 요의가 엄습해 왔기 때문에 개인실의 제일 안쪽 화장실에 들어간다.



.........


......


...


 

"후아아아...♡♡♡"


 

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기뻤던 것은,


1. 우선 이 세계에서도 변기가 양식이었다는 점.


2. 다음으로 변기가 따뜻했다는 것.


3. 마지막으로 『비데의 '기세' 부드럽다』라는 것.



......이것 뿐이다.



전생에서는, 세 명의 친구가 화장실에서 살해당했다─라는 속담이 있었다.


첫 번째는......일본식 변소에서 너무 힘 주다가 뇌혈관이 터져서 죽은 놈이 하나.


두 번째는......한겨울 변기가 너무 차가워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은 놈이 하나.


세 번째는......비데 설정이 최강으로, 분사된 비데의 격류에 의한......항문과 직장. 그리고 내장을 갈기갈기 찢는 데스 트랩에 의해......1명. 죽었다.


 

거짓말 같은......정말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화장실에서는 조심하는 게 좋아. 방심하면...죽는다


사망 진료기록카드나 묘비에 "사인: 화장실", "사인: 비데에 의한 열항/내장 파열" 따위는 쓰이고 싶지 않지?



...우선 가방의 끈을 푼다.


가방에는 아마도 육체의 주인이 사용했을 노트북. 내가 의식을 차렸을 때, 손에 들고 있던 <마수어>가 기재된 책. 그 외는 상의와 잡화, 손전등. 스마트폰이 2개, 그리고 약간의 과자와 지갑 등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내가 살아오면서 본 적도 없는 B5판 크기의 대형 책이 두 권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권에 약 400페이지는 넘어설 것 같은 두꺼운 책이 2권으로, 특대의 사법 사전과 같이 정신나간 두께를 자랑한다.


각각의 표지에는 『CALL of CTHULHU 크툴루 신화 TRPG』, 『新 크툴루 신화 TRPG』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게 나에 관한 설명서......인가?"


 

혼잣말을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나직이 중얼거리며 『CALL of CTHULHU 크툴루 신화 TRPG』 책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