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르네 "하하핫! 이야아, 이번 임무도 낙승이었구만!"


어둠의 마을에 환하게 울리는 웃음소리.


아니, 왠지 모르게 좀 무리하는 듯한 웃음소리.


르네 "저 정도의 송사리 마족, 몇 마리든 우리 제너럴 할로윈 앞에는 쥐떼나 다름없어!"


비실비실 걸어오는 목소리의 주인은 호박머리 소형 로봇이었다.


미연의 천재 과학자 르네 박사의 탑승형 무기 제너럴 할로윈이다.


그러나 그 꼴은 영 좋지 못했는데, 장갑은 벗겨지고 창은 부러져, 다리는 골격이 드러나 있었다.


아, 참고로 탑승・조작도 개발자 르네 박사 자신이다.


그녀는 마족 토벌의 임무를 완수하고 기지로 돌아가는 길이다.


르네 "낙승낙승──......아니 뭐."

르네 "마지막에 한꺼번에 자폭해 올 줄은, 게다가 그 위력이 그렇게 클 줄은, 조금, 의외로 예상 밖이었지만......"


적은 변두리에 둥지를 튼 저급 마족의 무리로 제너럴 할로윈을 몰고 다니는 그녀라면 혼자서도 여유롭게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일 터였다.


하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자 마족들은 제너럴 할로윈을 붙잡고 자폭공격을 가해 왔다.


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르네는, 그 공격을 정통으로 맞고, 상당한 피해를 입고 말았던 것이다.


덕분에 척 보기에도 딱한 모습이지만 다행히 오늘 밤은 할로윈.


거리에는 가장한 사람들로 넘쳐났고, 그런 제너럴 할로윈의 모습으로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르네 "어쨌든 빨리 기지로 돌아가서 제너럴의 수복을......"


그때 그녀의 앞에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웠다.


르네 "어?"

??? "실례. 그건 무슨 분장인가?"

르네 "아─ 미안, 이건 분장이 아니라서. 과자라면 다른 데 가서 부탁해."

??? "과연. 가장이 아니면......그렇다면......"

르네 "어? 뭐야? 무슨 짓을......우, 우와아아아악!?"




그날 밤 미연의 기지에서는 성대한 할로윈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언제나 삼엄한 경비가 서 있는 기지도, 이 날만은 일반에게 개방되어, 인근 주민도 병사들도 함께 어울려 즐긴다.


우리들은, 그 메인회장, 기지 내 거주구의 중앙 광장에 있었다.


나 이야~, 북적북적 떠들썩하네. 저 멀리까지 모두 사람, 사람, 사람이야."

시미즈 칸나 "기지 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과연 미연, 할로윈의 본고장이다 보니 의욕이 넘치는군요."

야츠 무라사키 "둘 다 너무 들뜨지 마라. 일단 이건 임무니까."



두리번거리고 있는 나와 시미즈 칸나 선배에게, 무라사키 선생님이 차가운 시선을 던져 온다.


나 "아, 알고 있습니다. 경계는 제대로 하고 있어요!"


나 (라는, 말을 해도......)


나는 무라사키 선생님을 힐끔 보았다.


레이스와 프릴이 잔뜩 들어간 귀여운 의상에, 작은 마녀 모자. 등에는 박쥐풍의 날개.


전력으로 할로윈.

누가 봐도 가장 들뜬 모습이다.


나 (아니, 그래도 좋지. 노출이 많은 부분을 귀여움으로 커버하여 딱딱한 이미지와 갭을 연출......)

나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 의상을 무라사키 선생님에게 입히려고 한 녀석, '좀 아는' 녀석이구만......)


하기야 무라사키 선생님 자신은, 그다지 의상 따위에 개의치 않는 것 같지만.


칸나 "후우마 군, 선생님을 기분 나쁜 눈으로 보지 마세요."


나도 모르게 입매가 풀렸는지 이번에는 칸나 선배가 날 째려본다.


나 "그, 그렇게 보지 않았거든요!"

칸나 "정말로? 눈이 징그러웠어요."

나 "오해라니까요. 보세요, 위험이 없는지 눈을 번쩍 뜨고 있다구요."

칸나 "흐응."


그러한 칸나 선배 역시 대담한 모습이다.


나 (서큐버스 풍이라고 할까? 체형이 작고 동안인 만큼, 가슴이 강조되어 실로──)


칸나 "역시 눈이 징그러워!"

나 "그렇지 않다니까요~!!"


하지만 두 사람을 그런 눈으로 보는건 당연히 나뿐만이 아닐테고.


뱀파이어 가장의 남자 "누님들, 트릭 오어 트리트!"

좀비 가장의 남자 "과자 줄테니, 우리랑 같이 다니지 않을래?"

칸나 "! 저기......"


눈에 띄는 두 사람은 참가자로부터 대인기로, 특히 속셈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남자들이 끊임없이 말을 걸어 온다.


나 (이런이런......이럴 땐 내가 나설 차례구나.)


나는 형식적으로 붙인 악마풍의 뿔을 일부러 만지면서 선배와 남자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다.


나 "아─, 권유는 고맙지만, 우리는 따로 볼일이 있어서."

뱀파이어 가장의 남자 "뭐야, 남자 동반인가."

좀비 가장의 남자 "다른 쪽으로 가자."


나의 존재를 알아채자, 남자들은 빠른 걸음으로 물러났다.


나 (헌팅꾼들 같으니. 하지만, 이런 포지션도 나쁘지는 않은데.)


내가 히죽거리고 있으면, 이번에는 낯익은 여자가 이쪽으로 달려온다.



아이나 "어이, 후우마! 드디어 찾았네!"

나 "아이나! 왔었구나."


아이나 윈체스터.

미연과 연 깊은 용병으로 가끔 오차에도 놀러오는 사이다.


아이나 "미녀 둘을 끼고 다니는구만. 게다가 대담한 분장이잖아."

나 "그런 게 아니야. 선생님과 선배다. 너도 들었지? 예의 그 경비 말이야."


내가 목소리를 낮추자, 아이나도 나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고, 작은 목소리가 말한다.


아이나 "오우, 사실 나도 그 탓에 불린 거야. 정말이지 최근 들어 소동이 끊이지를 않는다니까."

나 "그건 어디나 마찬가지야."

아이나 "그렇네. 오차도 비슷하려나."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연쇄 살인 사건에 정부의 그림자, 잇따른 마족의 습격.


아이나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평온무사하지 않다는 것은 아마 알려져 있을 것이다.


아이나 "그러고보니 나나카는 잘 있어? 또 『사나』에서 마시자고 전해줘."

나 "알았어. 사나 씨도 좋아할 거야. 나나카 선배는 술에 약한 것 같지만."

아이나 "하하, 알고 있어. 그럼 서로 일하는 중이니까."


그렇게 말하며 떠나는 아이나의 손에는 맥주캔이 쥐어져 있다.


나 (이런이런......)


아이나를 배웅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뒤에서 조심스럽게 소매를 잡혔다.



루나 "마스터"

나 "우왓!? 루나!"

루나 "네 마스터, 오랜만이에요. 할로윈, 즐기고 있으신가요."


A-66 루나.

미연에서 무기 제어를 위해 만든 반인공 생명체다.


만났을 때는 별로 감정을 보이지 않았지만, 만날 때마다 조금씩 사람다워지고 있다.


나 "루나. 잘 지내고 있나 보네."

루나 "네. 마스터도 그런 것 같네요."


루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나 "파티에 참석했구나. 처음 만났을 때는 거의 무기와 같은 취급이었는데."

루나 "네, 마스터. 아스카가, 제가 평범한 여자아이로 생활할 수 있도록 주선해 줬어요."

나 "아스카가......그렇구나."


아스카 역시 평범한 여자아이이자 무기에 가까운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루나를 내버려둘 수 없는 것이다.


나 "그렇지만 언제까지고 나를 마스터라 부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나 "아니면 설마, 한 번 설정하면 되돌릴 수 없다던가?"


루나는 마계 거머리와 함께 싸운 이후 나를 마스터라 부르고 있다.


루나 "아뇨. 그건 전투를 위한 임시 설정이니까 언제든지 변경 가능합니다."

나 "그럼 왜 계속......"

루나 "그건......제가......"

나 "그건?"


루나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얼굴을 확 붉혔다.


루나 "......! 비, 비밀이에요......"

나 "뭐?"


되물었을 때 루나는 인파 속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나 "어이 루나......"

앙제 "후우마."



루나를 불러 세우려 하자 이번에는 앙제가 말을 건다.


나 "앙제!"

앙제 "루나, 도망갔어. 후우마, 뭐했어?"

나 "아니, 오해다! 아무것도 안했어! ......그보다 앙제, 오늘은 평범하게 입고 왔구나."


성가신 화제가 되기 전에 황급히 말을 돌린다.


앙제 "매일 웨딩드레스를 입는 건 아니야. 이쪽이 보통."


앙제는 드러난 촉수를 꿈틀꿈틀 움직였다.


나 "그래......할로윈이라 뭔가 분장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앙제 "테러 예고가 있었으니까, 언제든지 촉수를 쓸 수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받았어."

나 "아아......그렇구나."


아이나 루나가 분장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겠지.


앙제 "후우마도 그래서 왔어?"

나 "아아, 부탁을 받아서 말이야. 뒤에 있는 두 사람도 대마인이야. 앙제도 조심......윽!?"


말하다가 문득 앙제의 뒤로 눈을 돌리면 앙제의 뒤쪽 몇 미터 쯤에서, 몇 명의 남자들이 엄청난 형상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나 (저놈들은 분명 A.B.G, 앙제의 스토커......친위대 녀석들인가.)


앙제 "왜? 뒤에 뭐 있어?"


앙제가 돌아보니 그들은 얼른 자취를 감추고 보이지 않았다


나 "아......아니, 앙제도 조심해......괜찮을 것 같지만......"

앙제 "응, 고마워."


그렇게 말하고 떠나는 앙제의 뒤를 A.B.G의 남자들이 잽싸게 따라가는 것이 보였다.


나 (이런이런......)


나는 한숨을 쉬며 주위를 둘러본다.


나 (테러 예고...지금은 평화롭지만..)


테러 예고.


앙제와 아이나와도 얘기했듯이, 그게 우리가 여기 온 이유다.


파티 직전, 이 미연 기지에, 테러의 예고가 있었던 것 같아서, 그 경비를 돕는 것이 우리들의 이번 임무였다.




가면의 대마인 "테러 예고를 해 온 사람은, 反미연 활동가라고 주장하는 자야."

가면의 대마인 "「일본을 탐내는 미연 기지를 공포에 빠뜨려 주겠다!」──라든가."

가면의 대마인 "뭐, 요즘 세상에 드문 일도 아니지. 여느 때 같으면 무시할 판이지만."

가면의 대마인 "이 파티에는 현지 주민이나 유력자도 다수 참가할 예정이니까,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돼."

가면의 대마인 "그렇다고 파티를 취소하면 테러리스트에게 굴복한 것이 되고, 미연의 위신에 관계되어버려."

가면의 대마인 "그래서 파티를 안전하게 실행하기 위해 대마인의 힘을 빌리고 싶다는 거야."

가면의 대마인 "응? 미연의 군을 출동시켜 경비하면 충분하지 않냐고?"

가면의 대마인 "물론 경계는 하겠지만, 중장비의 병사들이 잔뜩 늘어서 있으면 위압감이 굉장하겠지?"

가면의 대마인 "기지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이벤트인데, 사람들을 무섭게 해 버리면 역효과. 가능하면 분위기 깨뜨리고 싶지 않지."

가면의 대마인 "그래서, 맨몸으로도 강한 대마인 씨들에게 경비를 도와달라는 거야."

가면의 대마인 "눈에 띄지 않도록, 참가자들 사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가면의 대마인 "그런 건 잘하잖아? 뭐니뭐니해도 닌자인걸."



──그래서, 의뢰를 받은 무라사키 선생님이 나와 몇 명의 학생을 데리고 경비를 선다는 것이다.


나 (무라사키 선생님은 "네가 제대로 성장했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고 하셨지만......)

나 (내가 무라사키 선생님의 안목에 들어설런지. 지휘력이나 지식량은 성장하고 있다 생각하지만 파워는 여전하니까.)


나는 무라사키 선생님에게 몰래 말을 걸었다.


나 "지금까지는 아무 일도 없네요."

무라사키 "방심하지 마라. 축제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나 "우, 네......"


움츠러든 나를 보고, 무라사키 선생님이 희미하게 표정을 푼다.


무라사키 "......그렇다고는 해도, 아무 일도 없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무라사키 "모처럼의 축제다. 늦기 전에 즐겨두어라. 단, 긴장을 풀지 말고."

무라사키 "나는 잠시 가면의 대마인 쪽에 다녀오겠다. 그동안 이 자리는 부탁하지. 오니사키, 유바시리와의 정보 공유도 잊지 마라."


무라사키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 인파 속으로 사라져 갔다.


나 "그러고 보니, 키라라 선배와 하야테 쪽은 어떻게 되었지? 연락을 취해볼까."


다른 팀으로서 오니사키 키라라 선배와 유바시리 하야테도 이 임무에 참가해, 지금은 이곳과 반대편인 뒤뜰 구역에서 역시 참가자 사이에 경비를 서고 있을 것이다.


나는 단말기를 꺼내서 키라라 선배를 호출했다.


뚜르르르......뚜르르르......딸칵


오니사키 키라라 "여보세요, 후우마?"

나 『고생하십니다. 그쪽은 이상없나요?』

키라라 "응. 현재까지는 아무 이상도 없어. 일본 문화 코너라든가 하는 곳에 포장마차가 늘어서 있고, 굉장한 인파가 늘어서 있지만."

나 『다행이네요. 계속 부탁드려요.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주세요.』

키라라 "맡겨둬.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 하야테가 있으니까 괜찮아."


뚜욱──.


전화를 끊자 옆에서 걱정스럽게 보고 있던 하야테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한다.



유바시리 하야테 "키라라 선배, 또 그렇게 허세부리면......"

키라라 "괜찮대두. 지난번 할로윈 때도 별 거 없었잖아?"

하야테 "그건 그렇습니다만──."


여유로운 키라라와 염려하는 하야테.

성격은 정반대로, 선후배 사이지만 어쩐지 호흡이 잘맞아 마침 할로윈 의상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같이 이 임무에 참가했다.


휴식 중인 여군 "아가씨, 트릭 오어 트릿!"

마을 소녀 "언니, 과자 교환해 줘!"

하야테 "아차, 또 사람이 몰려들었군요. 잠깐만요."


귀여운 가장을 한 하야테는 어린이나 여성으로부터도 대인기다.


키라라 "좋겠네. 나는 숨이 거친 남자라든가, 아르바이트 권유 같은 거나 받는데──."


그런 키라라 선배의 어깨를 두드리는 손이 있었다.


??? 『트릭 오어 트리트♪』

키라라 "앗, 해피 할로윈! 과자야 있지. 조금만 기다......"

키라라 "려......"



할로윈의 악령 『해피 할로윈♪ 케케케♪』


키라라 선배가 되돌아 보면 거기에 있던 것은, 호박머리의 마물, 통칭 '할로윈의 악령'.


할로윈 밤에 나타나서 사람들의 울분을 풀고 해피한 예ㅡ이 폭도로 바꾸는 마물이다.


할로윈의 악령 『케케케! 할로윈 밤에 나는 되살아난다!』

키라라 "너는......!"

할로윈의 악령 『지난 번에는 잘도 해냈구나, 노출 박쥐녀!』

할로윈의 악령 『원수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너희들을 공포의 구렁텅이에 처박아 그날의 울분을 풀어주마!』

키라라 "그 모습......굉장히 본격적인 가장이네!"

할로윈의 악령 『뭐!? 가장......?』

키라라 "발 같은 건 어떻게 한 거야? 정말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아!"

할로윈의 악령 『바, 발......이건 발이 아니라......잠깐, 설마 나를 잊어버린거야!?』

키라라 "오늘 본 가장 중에 제일 굉장한 것 같아. 내가 특별히 제일 큰 과자를 줄게."

핼러윈의 악령 『그, 그런 걸로......크, 하지만 할로윈의 악령으로서, 받지 않을 수 없어!』

할로윈의 악령 『이런 걸로 용서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이번에야말로 너희들을......오물오물."

키라라 "응응. 이나게야 특제 할로윈 캔디, 맛있지?"

할로윈의 악령 『맛있어~......오물오물......이게 아니야!! 나는......"


한편, 그런 키라라 일행을 뒤에서 바라보는 그림자가 있었다.


??? "즐거운 듯 하군......"


미연의 군복을 입은 남자다. 휴식 중에 축제를 즐기러 온 것일까.


??? "뭐야, 저 모습은......야마토 나데시코의 조신함은 어디로 버린 거야."

??? "용서할 수 없어. 이것도 저것도 미연이 악영향을 끼치고 자빠졌어."


중얼중얼 미연과 여자에게 저주를 퍼붓는 이 남자.


테러리스트 "그래, 내가 이 기지에 테러를 예고한 범인."

테러리스트 "야마토 나데시코를 타락시키는 미연 놈들을 제거할 사명을 품은 남자다."


그는 미연 병사가 아니다.

기지 출입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일반인이다.


그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는 어떤 일로 미연에 증오를 품게 되었다.


테러리스트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 나는 같은 기지에 출입하는 우유 가게 아가씨에게 첫눈에 반했다."

테러리스트 "출입업자끼리 자주 만나다 보니 그녀도 나한테 인사를 건네고, 맥박이 쿵쾅거리던 나는 그녀에게 고백했다."

테러리스트 "『평생 네 우유를 짜게 해줘! 대신 평생 내 우유를 바치겠다!!』"

테러리스트 "농담 같지만 제법 좋은 대사지? 우유 가게에서 일하는 그녀를 위해 하룻밤 동안 생각했지......"

테러리스트 "하지만 결과는 거절."

테러리스트 "게다가 그녀, 사실은 미연 장교와 사귄다고 지껄였어."

테러리스트 "하지만, 분명 거짓말일 거야. 그녀는 분명 미연 장교에게 세뇌당했을 거야. 그래, 그래서 거절당한거다."

테러리스트 "그 후, 고백한 청소부 아가씨한테도, 매점 아줌마한테 차인 것도 다 미연 때문이야. 미연의 남자가 야마토 나데시코를 타락시키고 있어."


이렇게 해서 역으로 원한을 쌓은 그는, 이윽고 反미연 사상에 물들어, 미련에 복수(?)할 기회를 엿보아 왔다.


그리고 경비가 허술해지는 할로윈 날.


그는 세탁소를 그만두면서 훔친 군복으로, 제멋대로 미연 기지에 잠입.


테러리스트 "기지 안은 다 알고 있어. 제일 위험한 장소에서 쾅이다. 두고 봐라, 미연 장교 놈들!!"




키라라 『맡겨둬.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 하야테가 있으니까 괜찮아.』


뚜욱──.


일방적으로 끊어진 통화 화면을 잠시 응시하고, 나는 단말기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나 "괜찮을까...키라라 선배는 강하지만, 가끔 얼빠진 부분이 있으니까..."

나 "뭐, 하야테가 있으니 괜찮으려나......나중에 다시 연락해보자."'

칸나 "후우마 군, 오니사키 씨와 꽤 친하군요?"

나 "예에, 몇 번인가 같이 임무를 수행했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칸나 선배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어온다.


작고 아담한 그 모습은, 키라라 선배와 동갑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칸나 "역시 남자는, 오니사키 씨처럼 어른스럽고 예쁜 계열의 사람이......" (중얼중얼)

나 "네? 뭐라고요?"

칸나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 저기 있는 건 케일리?"

나 "아, 진짜다."


칸나 선배가 가리키는 곳에는 미연의 인조 대마인 케일리 마이어스가 있었다.


케일리도 이쪽을 알아채면, 환하게 웃는 얼굴로 달려온다.



케일리 "칸나! 왔다길래 한참 찾았어!"

칸나 "어차피 또 학교에서 보잖아요."


케일리는 평소, 연수를 위해서 오차 학원에 다니며, 그 뒷바라지를 칸나 선배가 맡고 있다.


칸나 선배가 이 임무에 참가한 것도, 그러한 인연이 있어서였다.


케일리 "그렇지만, 할로윈이잖아? 가장한 모습을 볼 수 있는걸."

케일리 "응응. 칸나의 옷, 대담해서 좋아! 엄청 귀여워! 히히, 사진찍게 해줘♪"

칸나 "뭣!? 이건 임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케일리에게 스마트폰을 들이대져 칸나 선배는 얼굴부터 가슴까지 새빨개져 있다.


케일리 "임무라도 말이야, 남자애와 둘이서 할로윈 파티라니 두근두근하네~"

칸나 "두 사람 뿐인 것도 아니에요! 무라사키 선생님도 같이......"


그때──.


참가자 "우앗!? 뭐야?!"


갑자기 고함소리가 나면서 광장 입구가 소란스러어졌다.


나 "뭐야?!"


나는 비상사태 발생의 연락을 무라사키 선생님과 키라라 선배 쪽에 보내고, 목소리가 난 쪽으로 서둘렀다.


르네 "이, 이 녀석! 뭐하는 거야? 그만둬!!"

미연 병사 "저건 제너럴 할로윈인데!?

미연 직원 "저건 또 무슨 꼴이야, 너덜너덜해져 있잖아!"


나 (제너럴 할로윈?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보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로봇? 이, 너덜너덜해지면서 달려왔다.


그리고, 그 뒤에서──.


나 "......!? 뭐야 저거......!?


나타난 것은 옛날 이야기의 수도자 같은 옷을 입고 커다란 나기나타를 든 거한이다.


그리고 전신에서는, 불길한 기운이 눈에 보일 정도로 피어오르고 있었다.


르네 "큭! 꺼져!! ......우앗!"


남자는 제너럴 할로윈의 머리를 커다란 손으로 잡고 들어올리더니 광장을 빙 둘러보았다.



승복의 덩치 큰 남자 "호오, 여기는. 사이보그 송사리들이 잔뜩 있지 않은가."

칸나 "할로윈 파티 참가자는, 아닌 것 같네요."

나 테러리스트......? 인가......?"


갑작스런 침입자에 당황하는 사람들.

그 시선에 답하듯 남자가 외친다.


승복의 덩치 큰 남자 "사이보그 놈들, 잘 들어라!! 내 이름은 만쥬인 카보차"

승복의 덩치 큰 남자 "센쥬인 벤케이의 사제이자, 그 유지를 잇는 자이다!!!"


고요한 광장을 울리는 대음성.

그 중에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 있었다.


나 "센쥬인 벤케이......'

칸나 "후우마 군, 아는 이름이낙요?"

나 "네, 아스카한테 들었는데......"



센쥬인 벤케이


육체와 무를 상향시키는 것만을 추구하던 악승悪僧으로, 유명한 사이보그 1천 체 베기를 비원으로, 사냥한 사이보그의 머리를 목에 걸고 다니던 무서운 남자다.


그러나 아스카와 마침 함께였던 리나, 쿠로다 토모에에 의해 쓰러진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센쥬인 벤케이의......사제라고?"


그 말이 들렸는지 만쥬인 카보차라고 자칭한 남자는 이쪽을 응시했다.


만쥬인 카보차 "호, 형을 아는 자가 있나? 형은 훌륭한 남자였다."

만쥬인 카보차 "나는 스스로에게도 엄격하고 한결같이 단련하는 형의 등을 보며 자랐던 것이다."

만쥬인 카보차 "그런 형이 기계 따위에 의존하는 사이보그 따위에게 쓰러졌다는 것 아닌가."

만쥬인 카보차 "인정할 수 없다. 그런 일, 있어서는 안 된다. 형이 사이보그에게 지는 일 따위."

만쥬인 카보차 "따라서 나는 사이보그 1만 체를 사냥하여 형의 명예를 회복해 보이기로 맹세한 것이다!"


만쥬인은 나기나타를 크게 휘두르며 가까이 있던 몇 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날려버렸다.


만쥬인 카보차 "깨져라!!!"


참가자들

"크아악!" "후그읏!!" "으윽!!"


만쥬인 카보차 "218, 219, 220체!! 의수에 의족, 의안을 쓰는 사이보그로군."

만쥬인 카보차 "순조롭다. 나중에 기계를 도려내 죽일 테니 거기서 얌전히 쓰러져 있어라!"

칸나 "잠깐!"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듯이 칸나 선배가 뛰쳐나간다.


칸나 "지금 당신이 공격한 건 민간인입니다! 병이나 사고로 인해 망가진 몸을 기계로 보충하고 있을 뿐인 사람들이라구요"

칸나 "센쥬인은 "유명한 사이보그"의 1천 체 베기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요?"

칸나 "전투원조차 아닌 민간인을 베어도 의미 없어요. 승려라면 무익한 살생은 그만두세요."

만쥬인 카보차 "흥."

만쥬인 카보차 "조금이라도 기계화 했다면 사이보그다. 이름 따위에 집착하다간, 1만 체 베기는 백 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을 거야!"

칸나 "뭐라고요......?"

만쥬인 카보차 "요즘은 민간인이어도 조금만 몸에 이상이 생기면 곧장 기계의 힘에 의존한다. 오늘도 그런 놈을 몇 마리 사냥하고 왔지."

만쥬인 카보차 "슬슬 돌아가려 했더니, 이 녀석이 너덜너덜한 꼴로 어슬렁거리고 있어서."

만쥬인 카보차 "어차피 부서진 것, 1만 체 중 하나로 삼으려고 쫓아온 길이다."


만쥬인은 손에 쥔 제너럴 할로윈을 높이 든다.


달려온 미연병들이 겹겹이 만쥬인을 에워싸고 총구를 겨누지만, 제너럴 할로윈이 붙잡혀 있어서 발사를 못하고 있다.


만쥬인 카보차 "꽤나 구경꾼이 몰렸군. 좋지. 똑똑히 보도록!"

만쥬인 카보차 "우선은 이 사이보그의 머리를 부수겠다. 마침 잘 됐어, 나는 호박을 아주 좋아하거든. 정말 깨부수고 싶어지는 외형이야."

르네 "웃기지 마라 이 악승! 애당초 이건 사이보그가 아니야! 탑승형 무기라고!!"


잡힌 제너럴 할로윈이 바둥바둥 외친다.

그러자,


만쥬인 카보차 "사이보그가 아니라고? 그럼 필요 없어."


휘잉~


르네 "우와아악."


쿠당탕탕.

만쥬인은 시원시원하게 제너럴을 내던지고, 그것을 본 병사들이 일제히 총격을 퍼붓는다.


DADADADADA !!!


총탄은 만쥬인을 벌집으로 만든다고 생각되었지만.


만쥬인 카보차 "하하하! 아프지도 간지럽지도 않다!"

병사 "뭐, 뭐야!?"


총탄은 만쥬인의 몸에 두른 불길한 아우라에 닿자마자 스르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만쥬인 "뭐하는 거지!? 벌써 총알이 떨어졌나!? 세야앗!!!!"

병사들 "크아아악!"


당황하는 병사들을 만쥬인의 나기나타가 한 차례 후려쳤다.


만쥬인 카보차 "안심해라! 칼등치기다!! 사이보그가 아니면 죽이지 않는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병사들은 누가 봐도 중상.

이대로 내버려 두었다가는 죽고 말거다.


나 (게다가, 저것은......저 장기瘴気는)


케일리 "너어! 잘도 모두를!!"


보다 못한 케일리가 뛰쳐 나가려는 것을 나는 순간적으로 막았다.


나 "기다려 케일리! 나가면 안돼!!"

케일리 "어?! 왜?! 이대로는 모두가......!"

나 "저걸 봐."


나는 쓰러진 병사를 가리킨다.


그 손에 든 총의, 앞부분이 녹아내린 듯이 없어져 있었다.


나 "저 아우라는 마성魔性의 힘이야. 총알이 사라지는 거나 병사들의 손상을 보면 금속을 녹인다든가 하는 장기의 일종이겠지."

나 "안드로이드 암이나 레그로 섣불리 접촉하지 않는 게 좋아."

케일리 "그런......"


그때 사람들 사이를 뚫고 하나의 그림자가 달려온다.


무라사키 선생님이다


침입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와 준 것이다.


무라사키 "물러나라! 우리는 대마인이다! 그쪽의 중, 네가 테러리스트냐?"

만쥬인 카보차 "테러? 무슨 소리냐? 맨몸의 인간에게 흥미는 없다. 거기서 비켜라."

무라사키 "그럴 순 없지. 이 할로윈 파티를 지키는 것이, 오늘 나의 임무다."

만쥬인 카보차 "방해한다면 너도 이 나기나타의 녹이 될 거다, 여자."


다가오는 만쥬인 카보차에게 전혀 동요하지 않는 무라사키 선생님.


두 사람이 서로 노려보는 모습을, 바짝 긴장한 채 지켜보고 있으면──.


키라라 "후우마─!!!"

하야테 "후우마!"

나 키라라 선배에 하야테! 와주었구나!!"


두 사람도 연락을 받고 달려와 주었다──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상태가 이상하다.


하야테 "미안하다 후우마, 성가신 녀석들에게 얽혔어!"

나 "성가신 녀석들──?"


폭도들

'예ㅡ이 ♪ 예ㅡ이 ♪'

'예ㅡ이 ♪ 예ㅡ이 ♪'


할로윈 악령 『이렇게 된 이상! 너희들도 해피하게 만들어주마! 케케케!』


두 사람 뒤에서는 예ㅡ이 하고 쾌활한 폭도 집단, 그리고 그것을 선동하는 호박 괴물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 "뭐야!?"



폭도들

'예ㅡ이 ♪ 예ㅡ이 ♪'

'예ㅡ이 ♪ 예ㅡ이 ♪'


할로윈의 악령 『우케케케!! 이래야 할로윈이지! 해피♪ 해피♪"』


폭도들은 광장의 급박한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ㅡ이 예ㅡ이 소란을 피우며 키라라 일행을 따라온다.


키라라 "생각났다!! 너, 전에도 이렇게 나를 방해했던 악령이지!?"

할로윈의 악령 『케!? 너희가 나를 방해한 거잖아!』

할로윈의 악령 『나는 울분을 쌓았던 사람들에게 화끈하게 기분전환을 시켜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선량한 악령이다!』

나 "이상한 녀석......키라라 선배, 아는 놈입니까?"

키라라 "일전에 조금."

나 "지금은 우선 무라사키 선생님께 가세하죠."

할로윈의 악령 『어이! 무시하지 마! ......옷? 왠지 저기 두 사람, 고조되어 가는 듯 한데?』


폭도 집단은 무라사키 선생님이 있는 쪽이 고조되어 가는 것처럼 보이는 듯하여 그쪽으로 예ㅡ이 예ㅡ이 돌격한다.


폭도들

'예ㅡ이 ♪ 예ㅡ이 ♪'

"뭐야뭐야? 재밌어 보여♪"


폭도들 "땡중 코스프레라니!! 우리도 함께하자!!"


하야테 "자, 잠깐!? 그쪽은 위험해!?"

할로윈 악령 『케케케! 파티 피플은 모두의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이 최고로 해피한 거니까 말이지♪』

하야테 "아아 정말, 인원수가 너무 많아서 제지할 수 없어......!"

나 "저들 대부분은 일반인이야. 사상자를 낼 수는 없어!"

나 "일단, 무라사키 선생님의 싸움에 말려들지 않도록 어떻게든 말리자!"

하야테 "아, 알겠어!"

키라라라 "진짜, 이러니까 파티 피플이라는 건 싫다니까!"



한편、무라사키 선생님과 만쥬인은――


만쥬인 카보차 "물러설 생각이 없다면. 여자, 너도 사이보그들과 똑같이 이 나기나타로 두동강 내주마!"

무라사키 "흥. 할 수 있다면 해봐라"

만쥬인 카보차 "대마인이라고 했었지. 마침 잘됐다. 형님의 원수 중 하나는 대마인이라고 했다."

만쥬인 카보차 "내 애도 '카네바미'도 가끔은 인간의 피를 빨고 싶다며 욱씬거리니까 말이야.'


만쥬인은 무기를 고쳐 쥐었다.

칼등치기가 아닌 필살의 자세다.


무라사키 "좋다. 상대해주지."


무라사키 선생님도 자세를 취한다.


마성의 칼날과 불사의 육체의 싸움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