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자키의 어느 클럽, 그 안쪽에 마련된 어느 방 하나.


한 여자가 부하로 보이는 남자에게 무엇인가 보고하게 하고 있었다.



후유츠키 쿠루리 "센자키는 어때? 뭔가 달라진 건."

부하 "얼마 전 교외 폐빌딩에서 싸움이 벌어진 것 같은데, 이 근처에서는 별일 없습니다."

쿠루리 "그래. 정말로?"


여자는 요염하고 부드러운 언행에, 머리에는 작은 뿔, 눈에는 날카로운 금색의 빛이 깃들어 있다.


그녀는 오니족과 인간의 피를 이어받은 군사軍師 후유츠키 쿠루리.


인간과 마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들로 구성된 군세의 리더로, 이 방은 그녀가 인간계에 머물 때 사용하는 거점 중 하나였다.


부하 "아니 뭐 작은 사건은 있지만, 요미하라나 도쿄 킹덤에 비하면 평화롭습니다."

부하 "센자키의 어둠의 거리는 칸자키 쥬베라고 하는, 대마인계 갱이 유력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만."

부하 "상당히 마음씨가 좋은 남자로. 다들 그에 경의를 표하며, 항쟁은 일으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쿠루리 "흐응. 대마인계의 갱이라......"

부하 "네, 저희도 그 녀석에게 연줄을 만들어 두면, 여러가지로 움직이기 쉬워질지도──."


그 말을 듣고, 후유츠키 쿠루리의 앞머리에 머물고 있는 푸른 불꽃이 너울거린다.


쿠루리 "무슨 물러터진 소리를 하는 거야?"

부하 "힛, 죄송합니다."


부하는 아차 싶은 듯 움츠러들다.


쿠루리 "우리의 목적은, 마계에도 인간계에도 있을 곳이 없는 마족 혼혈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을 쟁취하는 것."

쿠루리 "인간, 그것도 탈주 대마인 따위에게 아양을 떤다니."

부하 "그, 그렇지요......죄송합니다."

쿠루리 "누군가에게 아양을 떨며 얻은 거처는 결국 빚 밖에 안돼."

쿠루리 "처음부터 있을 곳이 없는 우리는, 싸워서 쟁취할 수 밖에 없어......"


마족과의 경계가 무너짐에 따라, 인간과 마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마족 하프라 불리는 자들도 증가하고 있었다.


종족을 넘어 맺어진 부모에게 사랑으로 키워지는 것은 당연히 드물고, 대부분은 강간이나 매춘, 인체실험 등으로 만들어진 아이들이다.


대개는 어린 나이에 죽거나 살아남아도 불행한 삶을 거친다.


쿠루리도 예외는 아니여서, 인간에게 납치당한 오니족 여자가, 실험체로서 농락당해 태어난 아이다.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는 인간들로부터 거칠게 다뤄지고, 어머니의 동향인 오니들로부터도 잡종이라고 멸시를 받으며 자랐다.


그런 처지는 쿠루리의 마음 속에 인간과 마족 양쪽에 대한 강한 복수심을 키웠다.


이윽고 같은 마족 하프인 남자에게 인수되어, 간신히 교육을 받은 그녀는, 그의 밑에서 군략의 재능을 개화시키고, 하프들이 겁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장소를 손에 넣기 위해, 그리고 인간과 오니족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거병.


뛰어난 지략과 높은 카리스마, 적을 용서치 않는 사디스트적인 면모로 그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쿠루리 "하지만, 아직 전력이 부족해. 인간계에도 거점을 늘려 마족 하프의 스카우트도 진행해야겠지."

부하 "그렇죠. 마족 하프가 가장 잘 생겨나는 곳은 인간 세상의 어둠의 거리니까요."

부하 "아, 그러고보니 최근, 마족 하프에 관한 일을 맡고 다니는 용병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부하 "인신매매범일 수 있고, 혹여 저희 조직을 노리는 건지도 몰라요."

쿠루리 "용병......? 그래. 혹시 모르니까 경계해 둬."

부하 "네."


쿠루리는 그렇게 말하며 부하를 물리고, 책상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한편, 같은 센자키의 다른 장소에서는.



에리카 "디엔 디에──엔!! 어휴, 여기도 없나."

에리카 "금방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지간한 곳은 대충 돌았고."


에리카 블랙모어는 후─ 하고 숨을 몰아쉬며 실외기에 걸터앉았다.


그녀는 어떤 소년을 찾아서 하루 종일 센자키를 돌아다녔다.


소년의 이름은 디엔.

용병인 그녀는 그를 찾아보라는 의뢰를 받고 있던 것이다.


에리카 "이거 생각보다 힘드네. 문자 그대로 경솔하게 떠맡은 것 같은데......"


에리카는 광택이 나는 총을 살짝 쓰다듬는다.

이 무기를 새로 풀 커스텀한 덕분에 지갑이 꽤 빈약하게 되었다.


그 탓에, 사람 찾기 같은 것보다, 전장이나 요인 경호 등, 돈 되는 일을 맡고 싶은 것이 본심이지만──.


에리카 "아니아니, 의뢰는 의뢰! 받은 이상 제대로 해야지! 디엔도 걱정도 되고!"

에리카 "자, 다시 한 번 탐문하러 가자!"


에리카는 기세좋게 일어나, 다른 길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돈에 악착스러운 그녀가, 의뢰를 "문자 그대로 경솔히" 맡게 된 이유.


그것은──.




조금 전.


에리카는 센자키의 빈곤 지구에 사는 스트리트 칠드런들을 찾아가고 있었다.


당사자도 스트리트 칠드런 출신인 에리카는 아이들이 사라지는 사건에 연루된 후 이래저래 그들을 걱정하고 있다.


이 날도 정보 수집을 겸해, 그들이 모여있는 큰 거리에 들렀는데──.


스트리트 칠드런들 "어이, 마물 새끼!"

에리카 "응?"


아이들의 새된 웃음소리가 울린다.

자세히 보면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누군가를 에워싸고 있는 것 같았다.


스트리트 칠드런들

"마물이지? 덤벼봐!"

"더러운 돌 따위를 소중하게 여기고 자빠졌어."


에리카 "무슨 일이야?"



인파를 헤치고 다가가 보니, 둘러싸여 있는 것은 초록색 피부를 한 자그마한 소년이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싼 아이들로부터 야유를 받고, 쿡쿡 찔리고, 걷어차이며, 그럴 때마다 주위에서 깔깔 웃음이 일었다.


소년 "......"

에리카 "어이쿠, 얘한테 왜 그래? 하지마."


스트리트 칠드런들

"앗 위험, 에리카다."

"혼나버렸다♪"


에리카가 말리기 위해 끼어들자, 괴롭히던 아이들은 실실거리며 소년에게서 떨어져 나간다.


에리카 "얘, 괜찮니?"

소년 "......"


에리카가 소년에게 말을 걸자, 그는 순간 분한 얼굴로 뒤돌아보지만, 곧 자리를 떠버렸다


에리카 "앗! ......가버렸다."

남자아이 "에리카, 오랜만이네."


에리카에게 이전의 행방불명 사건으로 알게 된 남자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에리카 "저 초록색 피부의 아이는......?"

남자아이 "디엔이라고 해. 마족과의 하프래."

에리카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남자 "신참이야. 창관 출신인데, 최근 엄마가 죽어서 살 곳이 없어졌대."

남자아이 "처음에는 다들 좀 겁을 먹고 서먹서먹했는데......"


스트리트 칠드런 사이에도, 아직 마족 하프는 드물다.


디엔을 향한 호기심의 눈초리는 그가 얌전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알자 곧 괴롭힘으로 커져갔다.


에리카 "고작 그런 이유야? 그럼 안돼지, 겉모습만으로 괴롭히다니!"

남자아이 "그렇지만, 그 녀석은 마족 하프니까, 사실은 강할 거 아니야? 그런데 전혀 맞받아치지 않고......"

남자아이 "신입은 많든 적든 간에 괴롭힘을 당하니까 말이야......"

에리카 "이유가 뭐든 안돼! 하물며 한 사람을 여럿이서 괴롭히다니 최악이야. 너도 보고만 있지 말고 말렸어야지."

남자아이 "네에."


남자아이는 입술을 삐죽거리면서도 순순히 대답한다.


에리카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이제 그런 짓 하면 안돼. 누나와의 약속이야."


에리카는 가까이 있던 아이들에게 강하게 타이르더니 손을 흔들며 그 자리에서 걸어나왔다


에리카 (뭐, 그래봐야 언발에 오줌 누기이려나......)


길고양이와 같은 스트리트 칠드런 사회에서는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일 따위는 일상으로, 아무도 그것을 막지 않는다.


에리카 (나도 그런 건 잘 알고 있어. 그렇다고 해서──아니, 그러니까 보고만 있을 순 없지......)


그로부터 보름쯤 뒤.


다시 에리카가 스트리트 칠드런들을 방문하자 예의 그 남자아이가 초조한 듯이 달려왔다.


남자아이 "에리카. 에리카는 용병이라며. 돈만 내면 뭐든 해주는 거지?"

에리카 "무슨 일이야? 안색이 나쁘네. 뭐든 해주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래. 왜?"

남자아이 "그럼, 내 의뢰를 맡아줘. 이건 돈!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남자아이는 동전이 꽉 찬 지저분한 포대를 에리카에게 건넸다.


에리카 "에에에!? 너희들이 돈을 내다니 무슨 일이야?! 게다가 이거, 꽤 큰 돈이네!?!"

남자 "사실 디엔이 없어졌어. 그래서 에리카가 찾아줬으면 해."

에리카 "디엔......그때 괴롭힘 당하던 마족 하프 아이가?"

남자아이 "응. 그날 에리카가 오고 나서, 한동안 괴롭힘도 줄었지만, 결국 금방 원래대로 돌아가고......"

남자아이 "아니, 난 제대로 말렸어!? 말렸지만 결국 무리여서......"


에리카 "하, 역시인가."

남자아이 "그래서, 일주일 쯤 전인가. 괴롭히는 애들 중 한 명이 디엔이 아끼는 돌을 뺏으려 했어."

남자아이 "그러면 항상 묵묵히 당하던 디엔이 화를 내더니 그 녀석을 들이받고 그대로 어디론가 가버린 거야."

에리카 "그렇구나."

남자아이 "부탁하게. 어떻게든 이걸로 디엔을 찾아줘!"


남자아이는 포대를 에리카에게 확 밀어붙였다.


아무래도 스트리트 칠드런들은 그가 없어지고 나서야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모두 돈을 모아, 에리카에게 의뢰하자─라는 결론이 된 모양이다.


남자아이 "또 그때처럼, 나쁜 놈들이 아이를 납치하는 거라면......"

에리카 "어떨까나. 괴롭힘을 당하기 싫어져서 나갔을 뿐이잖아?"


에리카는 조금 짓궂은 말을 해본다.


남자아이 "그야──그럴지도 모르지만."

남자아이 "홀로 남겨진 아이가 몹쓸 짓을 당하는 건 에리카도 알잖아?"


남자아이는 필사적인 얼굴로 에리카의 파카에 매달린다.

분명 찾아주겠다고 말할 때까지 놓아 주지 않을 테지.


에리카 "이런이런......"


에리카는 한숨을 쉬었다.


에리카 "......알았어. 그런 거라면 이건 정식 의뢰로 받아들이겠어."


에리카는 포대를 받아들었다.

그것은 묵직해서,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속은 동전 뿐이다.

솔직히 용병의 의뢰비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적다.


그래도, 매일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그들이, 필사적으로 모았을 동전.


에리카는 그 마음가짐을 받아들이고, '의뢰'를 받기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현재.


에리카는 디엔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센자키 번화가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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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꼬맹이 왤케 귀엽게 생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