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다하라의 암시장 거리는 문자 그대로 어둠의 상품을 취급하는 가게가 모여있다.


창관에는 인간은 물론 매니아적인 손님을 위해 여러 종족의 창녀가 있고, 거리 밖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지고의 쾌락을 즐길 수 있다.


마계의 의료 기술을 팔아먹는 야매 의사도 있고, 돈과 용기와 운만 있다면 어떤 수상쩍은 육체개조도 마음대로다.


큰길의 슈퍼에서는 취급하고 있지 않은 강력한 무기와 드러그를 내놓는 가게도 있다.


그런 가게 중 하나가 Bar '오르가즘'이다.


그곳에 술을 마시러 오는 사람은 없다.

오르가즘이 취급하는 것은 정보다.


아미다하라에서도 제일이라 칭해지는 가게로, 점주의 이명도 '정보상'이라 한다.


안네로제 "......"


가게 영업 시작 시간은 밤부터지만, 안네로제는 개의치 않고 문을 두드렸다.


정보상 "클로즈라는 문자가 안 보이나? 나중에 와."


험상궂을 것 같은 아저씨의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안네로제 "무네오, 나야.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 네 힘을 빌리고 싶어. 좀 열어주면 안 될까?"

정보상 "싫다, 안네로제 언니잖아. 기다려, 당장 열게."


아저씨의 목소리가 오카마 보이스로 변했다.


지금 당장이라고 한 것 치고는 조금 기다린 후에야 Bar 오르가즘의 문이 열렸다.



엘리자베스 "어서와, 언니. 무슨 일이야? 평소보다 빠른데. 그래도 언니는 언제든 환영이야."


이 남자, 아니 '여자'가 정보상 엘리자베스.

아미다하라 오카마회의 얼굴마담으로 본명은 무네오다.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

인간문화재의 작품이라 한다.


안네로제 "좀 묘한 일에 엮여서."

엘리자베스 "오늘 아침의 진심 슈퍼 건? 언니치고는 드문 일이지."

안네로제 "아니야. 정보상인 너까지 이상한 소문에 휘둘리지마."


한숨을 쉬며 카운터에 걸터앉아 장본인을 트렁크 채로 놓는다.


엘리자베스 "우후후, 농담이야. 미연에서 도망친 초능력자 건이지?"


정보상은 웃으면서 평소 마시던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내놓았다.


안네로제 "역시 무네오. 이야기가 빨라."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 지금, 아미다하라 한가운데에서 잔뜩 날뛰고 있는 것 같아."

안네로제 "나도 두 번이나 만났어. 그 덕에 미연 놈들한테 확보를 부탁받았지."

엘리자베스 "탐정 언니라면 그런 일도 거뜬하겠지."

안네로제 "뭐 그렇긴 하지."


안네로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위스키 잔을 휙 비우고,


안네로제 "그건 그렇고 엘리자베스. 저기 문 뒤에서 누가 귀를 기울이고 있어. 어떻게 된 건지 가르쳐 줄래?"


그 목소리에 살기를 담는다.


미치코도 트렁크 지퍼를 조금 열고 언제든지 금강야차를 빼낼 준비를 한다.


엘리자베스 "싫다, 그런 의도가 아니야. 언니보다 먼저 손님이 찾아왔었어. 곤란하네. 어떻게 할까──."


엘리자베스는 몹시 당황했지만,


철컥.


기척이 있던 문 너머에서, 본 적 없는 여자가 나왔다.



키리하라 준코 "실례했습니다. 엿들으려던 건 아니었습니다만, 대마인 키리하라 준코라고 합니다."

준코 "마녀탐정 안네로제 바쥬라 씨."

엘리자베스 "맞아, 대마인이야. 마침 이 애도 그 건으로 나를 찾아왔어."

엘리자베스 "오차로부터의 부탁은 나도 거절할 수 없어서. 언니에게 숨기려 한 건 아니었지만, 미안해."


엘리자베스는 허둥지둥 변명한다.


안네로제 "헤에, 대마인이라."

미치코 "뭔가 재밌어졌잖아."


트렁크인 채로 스툴에 놓고 있던 미치코가 말했다.


그것은 안네로제도 동감이었지만,


준코 "가방이 말했다?"


준코는 놀라고 있었다.


미치코 "트렁크거든!"


안네로제도 이해할 수 없지만, 거기는 양보할 수 없는 포인트라는 듯,


미치코 "가방이 아니라 트렁크! 틀리지 마!"


미치코는 단호하게 정정하고 난 후, 트렁크에서 메이드 모습으로 바뀌었다.


준코 "무슨?!"


말하는 트렁크가 이어서 메이드로.

준코는 어안이 벙벙한 듯 하다.


안네로제 "또 멋대로 나오고......"

미치코 "트렁크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걸. 이미 말했으니 됐지 뭐."


미치코는 태연하다.

이제 설명하기 귀찮아져,


안네로제 "우리 집 메이드, 미치코야. 시시콜콜한 건 신경쓰지마."

준코 "아, 네......"


준코는 아연실색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안네로제 옆에 앉았다.


엘리자베스 "준코짱, 뭐 마실래?"

준코 "그럼, 같은 걸로 부탁드려요."


준코가 잔을 기울이기를 기다렸다가 안네로제는 입을 열었다.


안네로제 "그래서, 내 앞에 나왔다는 건 이 건에 대해 정보를 공유할 생각이 있다는 건가?"

준코 "네, 저도 아스트라이오스를 쫓고 있습니다만, 미연에서 그를 구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안네로제 "구출?"

준코 "그 전에, 미연은 안네로제 씨에게 그에 대해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안네로제 "초능력 너무 강화되어 탈주. 폭주할 위험이 있으니 확보해달라. 그 정도야."

안네로제 "물론 믿지는 않아. 그 뒤치다꺼리를 하기 위해 여기 온 거지."


안네로제는 어깨를 으쓱했다.


준코 "그런 거였나요."


준코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준코 "확실히 그는 폭주의 위험이 있지만, 그것은 거듭된 강화 때문에 자아가 붕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네로제 "자아가 붕괴. 그렇네. 자신에 대해 스스로도 확신이 없는 것 같더라."


아까 아스트라이오스의 모습이 생각난 안네로제가 말했다.


준코 "그는 사라져가는 자아 속에서 자신을 되찾으려고 미연을 탈주해 아미다하라에 왔어요."

준코 "하지만, 미연은 그것을 역으로 이용해, 이 마을에서 최종 테스트를 시작하려 하고 있어요."

안네로제 "최종 테스트?"

준코 "아미다하라의 강자를 상대로 한 실전 형식의 테스트입니다."


준코는 그렇게 말하고 안네로제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안네로제 "하하. 내가 그 상대로 뽑힌 거구나."

준코 "아마도."

안네로제 "그럴 줄 알았어."

미치코 "최저야!"

엘리자베스 "언니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 배짱도 좋네. 다 같이 자살 지원일까?"


미치코와 엘리자베스가 말한다.


안네로제 "미연 놈들을 어떻게 하든 우선 아스트라이오스 쪽이네."

준코 "가능하다면 미연보다 앞서 그를 구출하고 싶지만, 출현 장소를 몰라서......"

미치코 "알 리가 없지. 텔레포트로 뛰어다니고 있는 걸."

엘리자베스 "그래서 나한테 온 거야. 그 아스트라이오스라는 아이를 찾을 방법이 없냐고."

엘리자베스 "뭐 있기는 하지만......"


드물게 주저하는 듯한 엘리자베스에게 안네로제가 직감적으로 물었다.


안네로제 "설마 아이슈를 소개할 생각이야?"

엘리자베스 "역시 안 되겠지?"

안네로제 "난 별로 상관없는데, 그 녀석 탓에 대마인에게 원한을 사겠다면 하지 그래?"

엘리자베스 "그건 봐줬으면 하는데......"


엘리자베스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준코 "그 아이슈 씨라는 사람은?"

안네로제 "점쟁이. 실력은 확실해. 아미다하라에서 제일이라고 말해도 좋아."

안네로제 "하지만 마음에 드는 상대 한정으로 점을 쳐. 그 방법은 상대방과 누워서 체액을 섞는 것."

안네로제 "그런 상대를 쾌락에 쩔여 펫으로 만들어, 점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질 정도로 자신의 포로로 만드는 것이 취미."

안네로제 "어때? 해볼래?"

준코 "아, 그런 사람이군요......"


준코는 쓴웃음을 지었다.


준코 "저도 대마인이라 필요하다면 그런 타입의 상대도 하지만, 즐겨하고 싶지는 않아요."

안네로제 "그렇지? 그래서, 예의 아스트라이오스가 출현하는 장소 말인데, 이런 걸 넘겨받았어."


안네로제는 예의 초능력 레이더를 꺼냈다.


안네로제 "아스트라이오스가 초능력을 사용하려는 전조를 미리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라든가, 수상쩍은 소리를 하던데."

준코 "그런 게?"


준코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다.


안네로제 "형편이 너무 좋지. 그래도 아까 나오기 전에, 일단 삐삐 울리긴 했어."

엘리자베스 "언니, 그것 좀 보여줄래?"

안네로제 "여기."


엘리자베스는 레이더를 받아들고 카운터 안쪽의 술장을 휙 뒤로 돌려 본업인 정보상으로서의 콘솔을 열었다.


엘리자베스 "어디, 어떤 물건일까나?"


비파괴 검사기에 레이더를 넣고 능숙한 투로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엘리자베스 "초능력 탐지라는 등, 그런 거창한 기능은 없어."

엘리자베스 "단순한 통신장치와 표시장치 뿐. 흔한 스마트폰과 별반 다르지 않아."

안네로제 "그럼 녀석들이 내게 거짓말을 한 거구나. 여기서 테스트를 한다고? 얕보고 자빠졌어."

미치코 "그런 거 빨리 부숴버려."


안네로제 "모처럼 알려준 거니까, 일단은 갖고 있을 거야. 삐삐 시끄럽지만 말이야."

준코 "미리 장소를 알려준다는 것은, 미연은 그의 출현 장소를 파악하고 있다는 걸까요?"

엘리자베스 "그렇기보다 미연의 지시로 그 아이가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닐까?"


엘리자베스는 콘솔을 작동하면서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그 애가 날뛰었다고 생각되는 시각에 마을 전역에 묘한 전파가 퍼지고 있어."

엘리자베스 "이건 아마 테스트 명령이겠지. 그걸 뇌에 박힌 무언가로 수신시키고 있는 거야."

엘리자베스 "어쩌면 미연을 탈주했다는 것도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었을지 몰라. 불쌍하게도."

미치코 "진짜 최악이야!"

안네로제 "그 녀석들이 할 법한 짓이네."

준코 "그럴수가, 너무해."


준코는 대마인답게 정직한 정의감에 분노의 표정을 짓고 있다.


안네로제의 스탠스와는 다르지만 사람으로서 호감이 가는 태도이다.


안네로제 "그래서 넌 어떻게 할 거야? 그 애가 자의적으로 움직이는지도 애매해졌는데."

준코 "그를 오차에서 보호하고 싶습니다.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준코는 단호하게 말했다.


안네로제 "나도 미연의 모르모트가 될 생각은 없고, 아직 선금을 받지 못했으니 상관없지만......"

안네로제 "이 일, 대마인인 네가 바라는 것처럼 끝나지는 않을 것 같아."

준코 "무슨 말씀이신가요?"


이미 아스트라이오스와 두 번 만났고, 이 거리의 주민으로서 어렴풋한 예감이 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말해도 소용없다.


안네로제 "뭐 됐어. 일단 그와 접촉하는 게 우선이야."

안네로제 "나와 싸우고자 한다면 조만간 또 나오겠지."

미치코 "찾는 수고를 덜어서 좋잖아."

안네로제 "그래. 너도 나랑 같이 갈래?"


다시 트렁크로 변한 미치코를 들고 안네로제는 준코에게 물었다.


준코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로써 안네로제는 대마인 준코와 동행하게 됐다.


수다를 좋아하는 미치코는 트렁크인 채 계속해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미치코 "있잖아있잖아, 너 그 길다란 검을 가지고 있다는 건 역시 검사인 거지?"

준코 "네."

미치코 "그런데 어쩐지 대마인 같지 않은 모습이네. 그 장비 굉장히 택티컬하잖아."

준코 "이것은 미연으로부터 제공받은 장비에요. 평소에도 오차와의 기술협력을 위해 미연의 연구소에 가곤 했으니까요."


그 말을 듣고 안네로제가 대화에 끼어들다.


안네로제 "그 흐름에서 아스트라이오스의 비밀을 알았다는 거야?"

준코 "네."

안네로제 "아스트라이오스를 미연으로부터 구한다는 것은 즉, 녀석들로부터 빼앗는 거지? 입장이 곤란해지지 않아?"

준코 "제가 관련된 곳과는 부서가 다르고."

준코 "마음 같아서는 경쟁 부서 측인 아스트라이오스의 데이터를 얻고 싶다네요."

준코 "만약 자신들의 위협이 된다면 연구 자체를 망쳐버리고 싶다고."

준코 "하지만 같은 미연끼리 대놓고 싸울 수는 없기에......"

안네로제 "대마인이 마음대로 움직이도록 내버려둔다는 거네."


안네로제가 뒤를 이어 말하자 준코는 킥 웃었다.


준코 "그런 느낌이에요. 저도 공식적으로 여기 없는 걸로 되어 있고요."

쥰코 "그런 미연 내부의 분쟁을 이용해, 지금까지도 몇 명인가 오차에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대마인으로서는 정상적인 대응이에요."

안네로제 "그렇구나."


안네로제는 이해했지만 미치코에게는 어려운 듯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미치코 "왠지 잘 모르겠어. 이 세계란 너무 복잡해."

안네로제 "그래서 재밌는 거야."

준코 "이 세계......?"


두 사람의 말에 준코는 의아하단 표정이 된다.


준코 "미치코 씨는......마족이죠?"


미치코는 의외인 목소리로


미치코 "그럴 리 없잖아. 나는 악마야. 안네로제와 계약한 악마."

준코 "악마......"

안네로제 "쉽게 말하면 이차원의 존재야."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자신의 비밀을 나불거리는 미치코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안네로제가 덧붙였다.


준코 "즉, 요미하라의 나사라 씨와 같은 건가요?"

미치코 "뭐야, 걔랑 아는 사이야? 그래, 나와는 차원도 존재의미도 다르지만. 인간이나 마족보다 그 녀석이 내게 더 가까운 존재지."


라는 등 이야기하고 있는데, 주위의 기척이 갑자기 변했다.


세 사람은 곧 그것을 알아챘다.


미치코 "뭔가 싫은 느낌."

안네로제 "이 부근에서 날 덮칠 바보는 없을 텐데."

준코 "그럼 저를 노리는 걸까요?"

안네로제 "모르겠네. 이 사이비 레이더는 감감 무소식이고. 도대체 누구지?"


안네로제가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자, 네발 달린 드론 무리가 길 앞뒤를 가로막듯 나타났다.



목이 없는 사슴 같은 형태에 묘하게 긴 다리를 조금씩 움직이며 걷는 모습은 섬뜩하기 짝이 없다.


미치코 "으악, 징그러!"

안네로제 "척 봐도 미연의 장난감이네."

준코 "저건 스태그. 민간 군사회사의 드론 병기입니다."


준코는 양손에 든 큰 칼을 쥐었다.


안네로제 "그럼 어느 정도인지 볼까."


안네로제는 미치코로부터 금강야차를 건네받아,


미치코 "안네로제. 나도 싸울래. 저 녀석들 마음에 안 들어!"


미치코도 메이드 모습으로 돌아와 스커트 안쪽에 감춘 도끼를 양손에 쥐었다.


찰칵찰칵찰칵찰칵!!


듣기 싫은 발소리를 내며 스태그의 무리가 3명에 육박해 왔다.


***


준코 "미연의 드론이라는 건 아무래도 제 손님인 것 같네요."

준코 "아스트라이오스를 구하려는 걸 눈치챘을 수도 있어요."


쥰코의 몸에 미세한 뇌광이 달리고, 그것이 양손에서 큰 칼로 전해져 간다.


쥰코 "스태그는 재빨리 움직이며, 전기를 두르고 태클을 걸어옵니다. 조심하세요."


준코는 두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먼저 과감히 스태그에게 돌진했다.


스태그는 확실히 재빠른 움직임으로, 준코에게 차례차례로 몸을 부딪혔지만,


준코 "뇌둔의 술!!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앗!!


준코는 그것을 웃도는 준민한 몸놀림으로 스태그의 무리 한복판에 뛰어들더니,


준코 "폴 썬더!!"


도신에 커다란 전류를 감아, 번개 그 자체로 화한 듯 빛나는 칼날을 스태그의 일체에 내리쳤다.


파직파직파직파직!!


준코를 중심으로 무시무시한 뇌성이 울려 퍼졌다.


곧바로 베인 일체로부터 뇌격이 주위로 순식간에 퍼져나가, 복수의 스태그가 차례차례 폭발해 간다.


재빠르고 전기를 발한다는 적을 그보다 더 빠른 움직임과 더 큰 전력으로 섬멸한다.


재미있는 실력자다.


안네로제 "얌전한 얼굴을 한 주제에 힘으로 밀어붙이는 타입? 마음에 들어."


안네로제도 스태그의 돌진을 피하고 금강야차를 아무렇게나 휘둘러 쓰러뜨린다.


상대는 악을 먹을 수도 없는 그저 기계.


미치코 "나도 간다! 이야아아아앗!!"


미치코도 양손의 도끼를 닥치는 대로 집어던져 분쇄하고 있다.


저 도끼는 치마 안에서 얼마든지 나오는 것이다.


그때였다.


삐삐삐삐!!


그 사이비 레이더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안네로제 "!!!!"


출현 장소는 또 이곳이다.


안네로제를 상대로 실전 테스트를 하려는 것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안네로제 "아스트라이오스가 온다!!"

준코 "읏!!"


아스트라이오스 "아아아아아아아앗!!"


세 사람과 스태그의 무리를 사이에 두고, 대로에 가까운 길 한가운데에 아스트라이오스가 출현했다.


아스트라이오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앗!!"


아까 사라졌을 때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고통스러운 듯이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안네로제 "온화하게 얘기할 수 있는 느낌은 아닌 것 같아. 미안하지만 조금 얌전하게 만들어줄게!"

준코 "어쩔 수 없네요!"


안네로제는 방해되는 스태그를 뚫고 아스트라이오스를 상대하려 했지만,


아스트라이오스 "아아아아아앗!!"


봉!!


안네로제 "뭣?"


아스트라이오스가 공격한 것은 테스트 상대인 안네로제가 아니라 바로 근처에 있던 스태그였다.


하지만 그 위력은 놀라울 정도로 약하다.

스태그의 장갑 일부가 떨어져 나갔을 뿐이다.


스태그

「――――――」

「――――――」

「――――――」


공격받은 스태그는 아스트라이오스를 적으로 인식하고 다른 기체와 함께 반격하기 시작했다.


파지익! 파직파직파직!!


아스트라이오스 "으극......크으윽......크으으......으으으으아아앗!!"


아스트라이오스는 스태그에 둘러싸여 전기충격에 몸부림 치고 있다.


초능력으로 막으려 하는 것 같지만, 사라져가는 자아에 시달리고 있는 탓인지, 제대로 힘을 내지 못하고 궁지에 빠졌다.


아스트라이오스 "으으으......으......안네......로제......"

안네로제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에이잇, 걸리적 거려!!"


영문을 모른 채 안네로제는 아스트라이오스 주위에 있던 스태그들을 휩쓸어 버렸다.


아스트라이오스 "으윽......"

안네로제 "야! 정신 차려!"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릴 뻔한 아스트라이오스의 손을 덥석 잡는다.


최강의 초능력자라는 표어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그 손은 가냘프다.


준코 "안네로제 씨! 당신은 그 애를 데리고 도망쳐요! 이대로 가면 위험해요!"

미치코 "여기는 우리에게 맡기고 가! 안네로제!!"


쥰코와 미치코가 스태그의 무리로부터 두 사람을 보호하듯 가로막았다.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다.


안네로제 "알았어, 부탁할게!"


안네로제는 아스트라이오스의 손을 잡아끌어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안네로제 "이쪽이야! 서둘러!!"

아스트라이오스 "우......으......"


아스트라이오스를 잡아 끌듯 안네로제는 큰길까지 나왔지만,


안네로제 "이 애, 이렇게나......일단 할머니한테라도 데려가야지."

아스트라이오스 "하......할머니......?"


아스트라이오스의 눈이 미약하게 빛나고 있다.


뭔가 능력을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안네로제 "아스트라이오스?"


안네로제는 그를 돌아보려다가,


안네로제 "읏!!"


갑작스런 마녀의 직감으로 허공에 칼을 휘둘렀다.


키이이이이이이이이잉!!


그 끄트머리서 무언가를 막은 불꽃이 튄다.


안네로제 "야마다 타로! 네 녀석!!"


그것도 감으로 단정짓고 외치자, 야마다가 광학미채를 풀고 모습을 나타냈다.


아까랑 모습이 다르다.

손발에서 예리한 블레이드가 뻗어 있다.


지금의 일격도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게다가 살의를 조금도 느끼지 않았다.


가공할 실력자다.


야마다 "안네로제 씨, 곤란해요. 그와 손 잡고 도피행각 같은 것을 해서는. 의뢰한 일을 부탁합니다."

안네로제 "일은 무슨. 나는 너희들의 모르모트가 될 생각은 없어."

야마다 "그럴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습니다. 그와 제대로 싸워준다면 약속대로 보수는 내어주겠습니다."

야마다 "자, 아스트라이오스, 이 마을 제일의 타겟이 거기에 있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싸우세요."


야마다는 그렇게 말하고는 품 속에서 리모콘 같은 것을 꺼내어, 꾹 스위치를 눌렀다.


아스트라이오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앗!!"


아스트라이오스가 절규한다.


아스트라이오스 시......싫어......나는......더 이상......힘을 쓰고 싶지 않아......싸우고 싶지 않아......"


저 리모컨은 아스트라이오스에게 싸우라 명령하기 위한 것이겠지.


하지만 그는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안네로제도 싸울 의지는 없었다.


안네로제 "이 애를 보아하니, 일단 너를 먼저 죽이는 게 좋을 것 같네."

야마다 "당신과 적대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안네로제 "나한테는 있어!"


안네로제는 야마다에게 덤벼들려 했지만,


아스트라이오스 "......읏!"


그녀의 팔을 아스트라이오스가 강하게 잡았다.


안네로제 "!?"

아스트라이오스 "아아아아아아아앗!!"


그리고 다음 순간, 안네로제는 아스트라이오스와 함께 그곳에서 사라졌다.


야마다 "텔레포트 했습니까? 지금 미래예지를 쓰고 있었군요. 도대체 어떤 미래가 보였을까요?"


미연의 에이전트인 야마다는 두 사람이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즐거운 듯이 중얼거렸다.




안네로제 "여기는......할머니네 가게?"


정신이 번쩍 들자 그곳은 마법당 앞이었다.


안네로제가 아스트라이오스를 데려가려던 곳이다.


그 생각을 읽고, 혹은 예지하여 그녀를 텔레포트하게 한 것일까.


아스트라이오스 "으으......"


아스트라이오스는 기진맥진한 듯 축 늘어져 있다.


그녀가 부축해 주려 하자 두 사람이 온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가게 문이 열렸다。



노이 "뭐야? 이상한 낌새가 나서 나와 보니, 안 아가씨 아닌가."

노이 "그것도 꽤나 어린 아가랑 같이. 혹시 애인이라도 소개시켜 주러 온 거니?"

안네로제 "할머니, 농담은 그만해. 지금 그럴 때가 아니거든."

노이 "홋홋홋, 또 이상하게 얽힌 것 같군. 자, 들어오렴."


노이 이즈레인. 아미다하라 최강의 마술사.


안네로제가 가장 의지하는 할머니가 두 사람을 가게에 맞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