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 오차 마을.



케일리 마이어스 "그래그래! 그런 느낌으로 무라사키 선생님이 투쾅! 하고 혼내줘서 굉장했어!"

코우카와 아스카 "예상 이상의 대규모 침공이었던 것 같네. 보고 고마워, 케일리."


흠흠, 고개를 끄덕이며 교복 차림의 소녀가 말한다.


그녀는 코우카와 아스카.


미연 DSO에 소속된, 전직 대마인 사이보그 소녀이다.


한편 눈을 반짝이며 말하고 있는 갈색 피부의 소녀는 케일리 마이어스.


그녀도 아스카와 마찬가지로 미연 DSO 소속의 에이전트이며, 과학의 힘으로 만들어진 '인공(人工) 대마인'.


현재는 인법의 제어를 배우기 위해 대마인의 본거지인 오차 마을에 연수를 와 있다.


아스카 "그래도, 최소한의 피해로 끝나서 다행이네. 자칫 잘못했으면 대형참사가 났을 거고."

케일리 "정말이야. 투콰앙! 하고 모두 날아갈 뻔했다니까!"


두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일전에 있었던 오차 결전이다.


미네 후나코인 하토리 세이슈의 흉계로, 이가와 장로중을 이끌던 이가와 센쥬가 오차를 괴멸시키기 위해 침공했다.


오차와 동맹 관계에 있는 DSO로서도 간과할 수 없는 대사건이었다.


거기서 DSO를 지휘하는 '마담'──가면의 대마인으로부터 명을 받아, 사건의 상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아스카는 오차를 찾았다.


......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공적인 이유'.


오늘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시원시원한 듯하면서도 의외로 순진한 소녀인 아스카에게는 또 하나, 오차에 찾아온 중대한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아스카 "응. 대충 사건의 개요는 알았어. 수고했어, 케일리. 마담도 기뻐할 거야."

케일리 "그래!? 하지만 싸움에서는 그렇게까지 활약할 수 없었거든. 나도 더 강해져야겠지."

아스카 "후후, 그래. 그에 관해서는 앞으로 네 노력에 달려있지♪ ......그래서, 화제를 바꾸겠는데."

아스카 "케일리, 오늘......'녀석'의 일정, 알고 있어......?"

케일리 "헤? 녀석? 누구를 말하는 거야?"


어리둥절하단 표정을 짓는 케일리.


당연하다.


넌지시 이야기를 진행시키려다 보니 분명히 말투가 이상해져 있는 아스카였다.


아스카 "아, 아니, 누구라니, 그건......? 있잖아, 언제나 『이런이런』 같은 말을 하며 의욕이 없어 보이는......"

아스카 "아, 하지만, 실제로 뭔가 할 때는 의외로 확실히, 이쪽의 의도를 이해해 준다고나 할까......"

케일리 "응......?"

아스카 "아──정말! 후우마 말이야! 너도 알잖아!? 그 게으른 남자 말이야!"


케일리 "앗! 후우마를 말하는 거였구나. 그러고 보니 그 녀석, 자주 『이런이런』 이라며 말하고 있었지!"

케일리 "아스카는 잘 보고 있었구나!"

아스카 "뭐, 뭐어? 무슨 소리야, 우연히 머리에 떠올랐을 뿐, 잘 보고 있었다 거나 그런 건 전혀──."

아스카 "그건 그렇고, 그 녀석 오늘은 뭐하고 있어!?"

아스카 "학원에는 없는 것 같은데, 저택에 있어?"


케일리 "아, 후우마는, 그러고 보니 무슨 일이 있었던가?"

케일리 "분명 헤비코랑 시시카노스케랑 임무하러 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스카 "뭐? 오차에 없어?!"


멍─하고 가볍게 충격을 받는 아스카.


거듭 말하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


사실 아스카는 케일리의 보고를 들으러 오차에 온 김에


아스카 (후우마의 얼굴이라도 보고 갈까~? 그리고 잘하면 그대로 파티를 연다든가~♪)


하고 은근히 기대하며 설레고 있었는데, 그 기대가 엇나가 멍해져 버린 것이었다.


그때.



클리어 로벨 "할짝할짝......"

아스카 "꺅!?"


이나게야 앞


아이스를 손에 든 소녀가 물끄러미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케일리 "앗! 클리어! 안녕! 또 아이스크림 먹고 있구나!"

클리어 "케일리. 안녕."


소녀가 꾸벅 귀엽게 고개 숙인다.


아스카 (아, 그러고 보니, 이 아이는......)


아스카도 전에 만난 적이 있다.


뇌격의 대마인 미즈키 유키카제의 집에서 살고 있다는 여자아이.


오차에 살고있는 케일리와 친구가 된 것 같다.


아스카 "그러니까, 안녕 클리어. 나를 기억하니?"

클리어 "응. 안녕. 언니, 적."

케일리 "적이야? 아스카 적이었어?"

아스카 "아앗!? 아, 아니거든! 이 애,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황급히 아스카가 둘러댄다.


클리어는 후우마 코타로를 엄청 좋아해, 그에게 다가가는 여성을 바짝 경계하는 듯했다.


아스카 "이, 아니, 있잖아 클리어? 아니야, 난 그 녀석을 친구로 밖에 생각 안 해......"

케일리 "어? 그치만 아스카, 오늘 후우마를 보러 온 거 아니야? 일부러 크리스마스에."

아스카 "케, 케일리!?"

클리어 "지──......"


여자아이의 눈이 날카롭게 빛난다.


할짝할짝 아이스크림을 핥으면서 상당한 박력이었다.


그때.


삐삐삐삐......


케일리 "어, 무슨 소리야? 클리어 머리의 그거, 번쩍번쩍 빛이 나."

클리어 "......앗, 잠깐만 기다려. 네, 여기 클리어. 유키카제?"

아스카&케일리 "그거 전화였어!?"


눈을 동그랗게 뜨는 아스카와 케일리.


머리의 수수께끼의 장치를 뚝 분리한 클리어가, 누군가와 대화하기 시작했다.


미즈키 유키카제 『앗. 연결됐다! 그보다 어디에 있는 거야 클리어! 또 이나게야?』

유키카제 『저녁식사 전에 아이스크림 먹으면 안 된다고 항상 말했잖아?』

클리어 "안 먹었어. 날름날름."

유키카제 『먹고 있잖아! 엄청 날름거리고 있잖아!?』

유키카제 『......아니, 뭐 그건 상관없지만, 이쪽은 파티 준비 다 됐으니까, 빨리 돌아와.』

유키카제 『또 딴길로 빙 돌아오지 말 것! 그리고 이상한 아저씨가 말을 걸어도 따라가지 말 것!』

클리어 "응."


클리어는 아이스크림을 할짝할짝 핥으면서 장치를 향해 말하고 있다.


케일리 "전화상대는 유키카제 같네."

아스카 "그보다 그 애, 의외로 잘 돌봐주네......"


언니인 척 하는 말투로 이것저것 주의를 주는 목소리가 장치에서 흘러나온다.


클리어도 유키카제를 잘 따르는 듯, 그것을 순순히 듣고 있다.


케일리 "그렇지~. 유키카제, 누구에게나 엄청 친절하니까. 나도 인법의 팁 같은 거 자주 배우러 가고!"

케일리 "아, 하지만......후우마에게만은, 조금 대응이 적당한 느낌이 든달가."

케일리 "사이가 안 좋은 느낌은 아닌데. 신기하네."

아스카 "응?"


그 사람만 다르다──.


그 말은, 그건 그것대로 뭔가 의미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역시, '지금'의 그녀도, 저쪽 세계의 그녀와 마찬가지로......


클리어 "네. 할 얘기가 있대."

아스카 "어? 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클리어가 장치(전화)를 건네준다.


뭐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받으면


유키카제 『여보세요─! 코우카와 아스카지? 나는 저번에 같이 모의전을 했던 미즈키 유키카제!』

유키카제 『그래서, 할 얘기라는 건──왠지 나, 아스카와는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같아서 말이야!』

유키카제 『그러니까, 우리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 할려는데 어때? 너도 오지 않을래?』

아스카 "어......?


――――――。


비슷한 시각.


겨울 방학이라 인적이 드문 체육관.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검객들의 새된 목소리가 울린다.



아키야마 린코 "그러면 사양하지 않고 가겠습니다 선배, 일도류 선풍旋風!"

코우즈키 사나 "크크크! 아아, 얼마든지 와라!"


키이이잉!!!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속도와 몸놀림이었다.


두 개의 그림자가 교차하면서 주고받은 시합용 칼이 맑은 소리를 울린다.


아키야마 린코와 코우즈키 사나.


함께 일도류를 배운 대마인 검사 두 사람이 격렬하게 자신의 기술을 부딪치고, 그리고 그 모습을 역시 같은 일도류 검사의 대마인, 시시무라 코로와 시시가미 지사이가 신묘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 날은 일도류 검사들의 월말 항례인 지속 연습의 날.


그들은 이렇게 정기적으로 모여 검을 교환함으로써 한층 더 검술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시시가미 지사이 "이건......굉장하네요. '선풍'의 2연에 '낙엽', 그리고 '역풍'까지......"

지사이 "단숨에 이 연계를 이어가는 린코 선배도 대단합니다만, 그것을 망설임 없이 받아내는 사나 선배도 탁월하네요."

지사이 "이렇게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합니다......"

사촌코로 "(응. 지사이의 말대로야. 둘 다 엄청 강해.)"


언제나 싱글벙글하고 있는 코로지만, 역시 연습 중이라 그런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덧붙여 코로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작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일도류 검객들은 판별할 수 있는 것 같다.


코로 "(하지만, 지사이짱.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 신경 쓰이는 게 있어......)"

지사이 "네? 무슨 문제라도......?"


살짝 놀라는 지사이


자신의 눈에는, 두 선배의 모습에는 "훌륭하다"는 감상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선배의 눈에는 뭔가 다른 것이 보이는 것일까.


코로 "(응......그치만 오늘은 1년에 한 번 뿐인 크리스마스잖아?)"

코로 "(여자라면, 달리 하고 싶은 게 있지 않을까─하고♪)

지사이 "아, 아아......그런 이야기였군요."


지사이는 살짝 김이 빠졌다.


하긴 오늘은 크리스마스.


거리에는 들뜬 캐럴송이 흐르고,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젊은 남녀가 사랑을 속삭이곤 하는 날.


그런 날에 여자 넷이서, 체육관에 틀어박혀 검술 연습이라는 것은 너무 젊은이답지 않다.


정취가 너무 없다.


지사이 "그렇다고 해도......저는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지사이 "애당초 크리스마스라는 행사에 관심도 없고요."

코로 "(에? 그럼 지사이짱,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 생각한 남자 같은 건 없어......?)"

코로 "(딱히 연인이 아니라 친구라도.)"

지사이 "치, 친구인가요......? 뭐, 그렇다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코로 "(정말! 누구누구? 나도 아는 사람!?)"


싱글벙글하며 코로가 다가오다.


아무래도 아까의 진지한 얼굴은 연애 이야기를 위한 전조였던 것 같다.


지사이 "아와와와......아니, 저에 대해서는......그것보다, 그런 이야기라면 선배들 쪽이 더 궁금합니다만......!"

코로 "(응? 선배들?)"

지사이 "예, 예에......특히 사나 선배는, 들뜨는 이야기 하나 없이, 매달 저희와의 연습에 얼굴을 내밀어 주어서......"

지사이 "저래서는 언제까지나 이성과의 만남이......"

코로 "(아─. 확실히......! 그건 나도 궁금했어!)"

코로 "(사나 씨, 난 인기 많거든─하고 자주 자랑하는데, 사실은 늦깎이 순정이라든가......)"


사나 "어이 너희들!!!? 아까부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린코 ! 선배! 기세가 흐트러졌습니다! 빈틈!!"

사나 "읏!!?"


카키이잉!!!!


지사이 "아......"

코로 "(어머어머♪ 한 판, 거기까지!)"


코로가 시합의 결판을 고한다.


두 사람의 걸즈 토크를 듣고 동요한 사나가, 그 빈틈을 찌른 린코에게 한 판 빼앗기고 말았다.


린코 "──실례했습니다. 다치신 데 없나요, 사나 선배?"


목례한 린코가 엉덩방아를 찧은 사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사나 "아─. 이쪽은 괜찮아. 그나저나 린코, 너 또 강해졌구나?"

사나 "정말이지, 내가 선배 티를 낼 수 있는 것도 여기까지인가."


어쩔 수 없다며 쓴웃음을 짓는 사나.


아키야마 린코는 원래 탁월한 검사였지만 임무와 전투로 많은 경험을 쌓은 탓일까.


그 기술은 최근 더욱 날카로워진 듯했다.


린코 "아뇨 사나 선배, 그렇지 않아요."


그러나 린코는 잔잔하게 웃으며 고개를 흔든다.


린코 "지금 한 판은 우연히 빈틈을 잡았을 뿐. 말하자면 요행 같은 것──."

린코 "저도 몇 번이나 몰아 넣어졌고, 자칫 잘못했으면 경기 결과가 딴판이 되었을 겁니다."

사나 "흐음?"

린코 "게다가──애당초 선배는, 주둔의 술을 사용하지 않으셨으니."

린코 "그래서 한 판 따냈다고, 선배를 넘어섰다는 말은 도저히 못하겠군요. 앞으로도 많은 지도 부탁드립니다."


무인다운 깊은 일례.


그것을 보고 사나가 훗 하고 웃었다.


사나 "아하핫! 너, 인법 안 쓴 건 피차일반일 텐데. 여전히 선배 체면을 잘 챙겨주는 녀석이야!"


이런이런, 너무 우수한 후배를 둬도 큰일이라니까──라고 사나가 내심 쓴웃음을 짓는다.


따라잡히지 않게 이쪽도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하니까.


사나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다음은 너희들이다. 코로, 지사이!"

사나 "연습 중에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긴──설렁설렁 하면 잔뜩 혼내줄 테다!"

지사이 "네, 네엣!"

코로 "(우후후. 알았어요♪)"


린코와 사나와 교체해, 칼을 든 코로와 지사이가 대치한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


검객 대마인들은 이날도 즐겁고도 고된 단련에 힘쓰는 것이었다.


――――――。


그 무렵.


요미하라・탐정 사무소


여기에도, 1년에 한 번 뿐인 이벤트에 마음이 들뜬 사람들이 있다.



나사라 "두근두근. 크리스마스 기대된다. 낯선 노인이 밤중에 집에 들어오는 기이한 풍습."

미리암 "아니,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산타를 수상한 사람처럼 말하지 마."

프랜시스 "아하하! 잘됐네 나사라, 선물 기대되는구만~."

프랜시스 "어쩌면 산타 할아버지가 엄청 좋은 걸 갖다 줄지도 몰라~. 힐끔, 힐끔."



클론 아사기 "으윽......프랜시스, 너무 나사라가 기대하게 만들지는 마."

클론 아사기 "산타 할아버지도 의외로 돈이 없어 고생하고......있을지도 모르니까."


힐끔힐끔 즐거운 듯이 시선을 보내오는 식객 오니 갸루에 난처한 듯 미소짓는 클론 아사기.


오늘은 크리스마스.


탐정단도 파티를 열 예정이며, 완전히 '어머니' 취급인 클론 아사기가, 모두를 위해 특제 크리스마스 요리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클론 아사기 (정말이지 특별요리에 선물, 섣달에도 지출이 있는데......하지만 이건 이것대로 즐겁네.)


음식을 준비하면서 클론 아사기는 그런 생각을 했다.


최강의 대마인의 클론으로서 태어나, 어둠의 거리에서 고독하게 살아온 그녀에게 있어서, 지금처럼 동료들과의 떠들썩한 나날은, 매우 즐겁고 소중한 것이라 생각되는 것이다.


클론 아사기 ".....그래서, 미리암. 슬슬 요리도 다 되어 가는데, 아키로부터 연락은?"


라며, 클론 아사기가 묻는다.


현재 이 사무실에 있는 사람은 탐정 클론 아사기.


자칭 대마녀 미리암.


설레는 얼굴로 크리스마스 모자를 쓰고 있는 이계의 소녀 나사라.


그리고 전직 갱이었던 오니 갸루, 프랜시스 4명.


언제나 얹혀사는 식객 중 한 명인 후우마 아키가 없었다.


(또한 오늘 파티는 그녀들의 친구인 암살자 유리도 올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런 일로 아쉽게 불참하게 되었다.)


미리암 "전혀. 그 바보 녀석, 아직까지 아무 연락도 안 오고 있어."

미리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아까부터 계속 연락하고 있는데......"


미리암은 요미하라 주민들이 애용하는, 지하에서도 사용 가능한 개조 스마트폰을 툭툭 두드린다.

그러자,


삐삐삐삐......


클론 아사기 "아......"

미리암 "응?"

나사라 "아키, 덜렁쇠."

프랜시스 "아하하! 아키, 깜빡해버렸구나~."


미리암의 폰에 반응하며, 사무실 소파에서 벨소리가 울린다.


아무래도 아키는 스마트폰을 잊고 외출한 것 같다.


클론 아사기 "음. 곤란한데......오늘 저녁까지는 돌아오겠다 했지만......"


아키가 사무실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어제 아침이다.


"파티까지는 돌아올게!"라며 훌쩍 나갔는데, 그 시간이 다 되어가도 소식이 없다.


도대체 뭘하고 있는 걸까?


하고 모두들 애태우는 판에.


탓탓탓! 쾅!



메리 "저, 저기......!! 갑자기 죄송합니다. 여러분, 엄청 중대한 일이......!"

미리암 "메리? 뭐야, 네 녀석. 그 파렴치한 꼴은."

나사라 "순록 언니, 굉장히 귀여워."


뛰어들어온 것은 요미하라 뒷골목에서 주술 가게를 운영하는 마족 소녀 메리.


매우 당황한 얼굴로, 그리고 어쩐지 노출이 많은 루돌프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메리 "아악!? 아, 아니에요......이 의상은, 저의 취미 같은 것이 아니라......"

메리 "마을 회장 씨가 억지로 어린이회 이벤트로 이걸 입으라고......아우, 너무 뚫어져라 보지 말아주세요......"


부끄러운 듯이 몸을 움츠리는 메리.

하지만, 곧바로 휙 이쪽을 향해 돌아서.


메리 "그것보다 여러분, 아키 씨가!"

메리 "그 어린이회의 이벤트에서, 그......엄청 중대한 일을......"

클론 아사기 "!!?"

미리암 "어린이회!? 그 녀석, 드디어 사고쳤나!!?"


우당탕!!


정색을 한 일동이 일제히 일어섰다.




요미하라 슬럼.


메리의 보고를 듣고 현장으로 서두르는 일동의 귀에 분명 뭔가 심상치 않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

"우와──!! 누나 굉장해! 크다!"

"나, 이런 거 본 적 없어!"



후우마 아키 "와하하핫! 그렇겠지 꼬마들!"

아키 "누나의 '이거', 엄청 굵고 늠름하지!?"


클론 아사기 "아, 아키!? 당신, 아이들에게 무슨 음란한 말을......어? 이건......?"

나사라 "??? 큰 나무, 반짝반짝해."

미리암 "앗, 이거. 혹시, 크리스마스 트리인가?"

프랜시스 "와아앗! 뭔가 멋진데, 위쪽은 눈까지 덮었어!"


달려온 일동이 슬럼 광장으로 들어서며 멍하니 걸음을 멈춘다.


슬럼의 광장──요미하라 어린이회의 크리스마스 이벤트 회장으로 변한 그곳에, 엄청 거대한 나무, 예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우람하게 꽂혀 있었다.


아이들

"아키 누나 고마워!"

"진짜 눈이라는 게 굉장해!"


아키 "핫핫, 신경쓰지 마! 사이좋게 즐기라구! 그런데, 어라? 모두들, 왔었구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아키가 사무소 일행을 발견하고 다가온다.


아키 "이야~. 연락이 늦어서 미안. 폰을 깜빡하긴 했는데, 중간에 돌아갈 수도 없어서."

클론 아사기 "그건 괜찮은데......아키 당신, 이건 어떻게 된 일이야?"

아키 "아, 이 트리?"

아키 "잠깐 오차에 볼일이 있어서. 내친김에 아는 사람한테 딱 좋은 나무를 얻어왔지."

아키 "오차 뒷산에, 눈이 잘 쌓인 전나무가 있길래, 어린이회 행사용으로 가져왔어."

클론 아사기 "그, 그래......"

미리암 "너, 가볍게 말하는데, 이 큰 걸 지상에서......?"

나사라 "굉장. 아키, 장사."

프랜시스 "으응. 이걸 나르는 건 우리 오니족들도 꽤 힘든데."


어처구니 없다는 듯한 표정의 일동.


지상에서 이 거대한 트리를 운반해 오는 것은 어지간한 일이 아니다.


과연 후우마 아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바라는 마음은 남달랐다.


클론 아사기 "어? 잠깐만, 그럼 메리가 말하던 중대한 일이라는 건......"

메리 "하아하아......겨우 따라잡았네요. 여러분, 걸음이 너무 빨라서......"


숨을 헐떡이며 간신히 메리가 쫓아온다.


메리 "그런데......왜 그러세요, 여러분?"

메리 "저는 『아키 씨가 엄청 굉장한 일을 했다』고 말씀드리려 했는데......"

메리 "모두들, 갑자기 정색을 하고 달려가 버려서......"

클론 아사기 "앗. 그런 거였나......"


너무 속단해 버렸다.


아키의 평소 언동 탓에 일동은 「드디어 사고친 건가!」라고 착각해 버렸던 것이다.


이것도 평소의 행실 탓이란 거겠지.


(뭐, 그렇다고 해도 평소의 아키도, 딱히 그렇게까지 수상한 언동은 하지 않았지만.)



코우사카 시즈루 "어머, 탐정 일행도 온 거야? 올해도 케이크 고마워."

기네비어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클론 아사기 "어머? 시즈루. 기네비어"


대마인이면서 바의 여주인, 코우사카 시즈루와 아르바이트생인 기네비어가 다가왔다.


이 슬럼의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요미하라 어린이회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사실 마을 회장이기도 한 시즈루의 발안.


또, 이 이벤트에서 아이들에게 주고 있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요리를 잘하는 클론 아사기에 시즈루가 발주해 만든 것이다.


시즈루 "탐정 씨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호평이었어. 다들 맛있다고! 그렇지?"


아이들

"응! 짱이야!"

'탐정 누나 고마워~."


나사라 "이해한다. 아사기의 과자 맛있다. 절제한 달콤함이 엄청 좋다."

클론 아사기 "후후후, 나야말로 고마워. 기쁘해줘서 나도 기뻐."


아이들의 솔직한 감사에 클론 아사기가 수줍은 듯 미소를 짓는다.


요리나 과자는 취미로 만들고 있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이렇게 좋아해 주면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미리암 "음~ 그런 거라면......어이, 다들 어때?"

미리암 "아키도, 탐정의 케이크도 호평이야. 모처럼이니 우리도 이쪽 이벤트에 섞여 볼까?"

시즈루 "어머, 그래주겠어? 분명 아이들도 좋아할 거야♪"

프랜시스 "찬성~!! 파티는 사람이 많을수록 즐겁지!"

나사라 "다 같이 시끌벅적. 크리스마스의 묘미?"


클론 아사기 "그렇네......그럼 우리도 참여할게."

클론 아사기 "원래 요리도 많이 했고, 사무실에서 가져왔으니까, 괜찮다면 다 같이 먹자♪"


아이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이리하여 탐정단은 어린이회 이벤트에 섞여 들어갔다.




한편――。


그런 떠들썩한 광장의 광경을 뒤에서 바라보는 수상한 그림자가 있었다。



오보로 "......"

오보냥이 "보오~."


범죄결사 노마드의 대간부 오보로와, 그녀가 기르는 고양이인 오보냥이였다.


자신도 가난한 스트리트 칠드런 출신이라, 예전부터 슬럼의 아이들을 은근히 챙겼고, 오늘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골라 이 슬럼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오보로 (젠장, 뭐하는 거야 저 녀석들! 저 녀석들이 있었다면 내가 나갈 수 없잖아!?)


표독스럽게 혀를 찬다.


그렇다, 저기 있는 사람들 중에는 노마드의 적인 대마인도 섞여 있다.


거기에 자신이 태연스레 얼굴을 내밀 수 있을 리 없지 않은가(게다가 이런 꼴로.)


오보냥이 "보? 오보오~?"

오보로 "......뭐야? 신경쓰지 말고 건네주면 된다고? 핫!! 어이가 없네!!"

오보로 "그러다가 놈들에게 얕보이면 어떻게 할 건데. 이 오보로 님이 가볍게 보여선 안돼!

오보냥이 "보오~."


악의 간부는 체면이 중요해, 섣불리 선행을 할 수 없는 게 괴로운 점이다.


오보로 "이렇게 된 이상, 꼬맹이들한테 몰래 선물을 주러 가는 수 밖에! 따라와!"

오보냥이 "오보오~."


대마인들의 눈을 피해, 오보로 산타가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


조금 시간이 흘러, 그날 밤.


도쿄·신新 미나토 구


어느 고층 건물의 식전 회장.


오늘은 크리스마스.


세간에서는 파티니 뭐니 즐겁게 떠들고 있는 녀석들이 많이 있는 반면, 평소와 다름없이 하찮은 일에 휘말려 있는 자(나)도 있는 법이라......


나 "아니, 무리라고 말했잖아! 지금, 우리들 임무 중이라고!"

사나다 호무라 『아앙~? 임무~? 이런 크리스마스까지 임무라든가, 너, 그런 인생으로 즐거운 거냐?』

나 "아니, 그 말만은 하지 말아줘......"


스스로도 좀 의문이 드니까.


호무라 『그나저나 왜 반말이야! 선배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너!』

나 "뭐, 이제와서? 그건 옛날에 호무라가 반말해도 좋다고......"

호무라 『하여튼 간에! 이전 싸움의 뒤풀이다! 너도 이쪽으로 마시러 와!』

호무라 『아무래도 무리라면, 어쩔 수 없지! 우리가 술을 들고, 너희 쪽에 놀러──.』

나 "오, 오지 말아주세요! 이쪽은 성실히 임무 중이니까요!"

나 "어쨌든 끊습니다! 수고하세요, 그럼 나중에 또!"

호무라 『앗! 너──.』


삑.


이야기 도중이지만 나는 억지로 통화를 중단했다.


통화 상대는 사나다 호무라......씨.


오차 대마인·화둔중 3번대 필두.


호무라 씨는 현재, 이 빌딩 인근 주점에서 화둔중 동료들과 술판을 벌이고 있다.


뭔가 하니 지난번 오차 결전의 뒤풀이 겸 망년회라고 하는 것 같아서,


일단 그 싸움에 참가했고, 또 오늘 우연히 임무로 신 미나토 구에 와있던 나에게도, "너도 와!"라고 권유받았던 것이다.


나 (이런이런. 그야 나도, 놀러갈 수 있다면 가고 싶지만......)


나는 하아~ 하고 한숨을 쉬며 스마트폰을 넣는다.


그랬더니 그런 내 기분을 꿰뚫어 본 듯, 인컴에서 동료들의 목소리가.



우에하라 시카노스케 『어이어이, 후우마~! 임무 중에 술 마시러 간다니, 너무 풀어진 거 아니야~?』

아이슈 헤비코 『그래, 후우마짱! 크리스마스지만 임무는 임무.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야지!』

나 "오, 오우. 알고 있거든. 그렇다고나 할까, 너희들. 오늘은 의욕이 넘치는구만."


독립 유격대의 동료인 헤비코와 시카노스케다.


두 사람은 SP(경호원)로서 각각의 담당지에 위치해 있다.


시카노스케 『헤헷! 그거야 뭐! 나, 이런 SP물의 액션 드라마 같은 거 엄청 좋아하니까!』


번뜩! 하고 시카노스케가 SP풍의 선글라스를 빛낸다.


헤비코 『으흐흐. 헤비코는 말이지. 이런 셀럽들의 파티, 보는 것만으로도 두근두근 해버려♪』


행사장에 모이는 신사숙녀를 보며 헤비코가 눈을 반짝이고 있다.


나 "아니, 너희들도 엄청 풀어졌잖아."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기분인 건 나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 "저기, 죄송합니다 유리 씨......이런 느낌이지만, 해야 할 때는 제대로 하니까요."

유리 『후후. 네, 괜찮아요♪ 여러분은 신뢰하고 있으니까요.』



경비팀의 리더이며, 이벤트용으로 화려한 분장을 한 유리 씨가 잔잔하게 미소 짓는다.


그녀는, 나의 아르바이트처의 단골이며, 또 나의 친척인 아키 누나의 친구이기도 한 어둠의 거리의 암살자.


왜 이런 크리스마스 밤에 유리 씨와 우리가 같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냐면...




3일 전. 오차학원


이가와 아사기 "너희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다름이 아니라, 산타클로스의 습격으로부터 어떤 사람을 보호해줬으면 하는 거야."

나 "네?"

시카노스케 "산타의 습격?"

헤비코 "사, 산타 할아버지는 그런 위험한 설정이었던가요.....?"


아사기 "후후. 그래, 너희들이 당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

아사기 "산타클로스──정확히는, '그렇게 불리고 있는 암살자'지."


아사기 선생님이 우리에게 설명하기를, 암살자 산타클로스.


녀석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만 나타난다는 기괴한 암살자다.


마魔의 힘으로 장난감을 자유자재로 조종해, 또 그것을 병기화함으로써 가공할 파괴를 일으킨다.


그 위협의 크기로 보아, 몇 년 전부터 오차가 마크하고 있던 위험 범죄자였다.


아사기 "그 '산타클로스'가 올해도 움직이는 것 같아."


오차의 정보망에 산타클로스의 움직임이 걸렸다.


녀석의 올해 표적은 신항구를 거점으로 하고 있는 어떤 실업가.


그 사업가는 크리스마스 당일 대규모 파티를 계획하고 있는데, 산타클로스가 아마 그곳을 습격해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래서 파티장에 잠입해 호위를 하는 것이 이번 우리의 임무인 것 같다.


나 "그 사업가가 오차에 호위를 의뢰해 왔나요?"


내가 묻자 아사기 선생님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사기 "그 반대야. 이쪽에서 경호에 협조하겠다고 제의했지."



암살자 산타클로스의 이번 표적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워렌 상회의 대표, 청년 실업가 앤디 워렌.


오차가 암살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그에게 컨택을 취했는데, 그 쪽에서도 이미 산타클로스와 관련된 정보를 얻었고, 그에 대항하기 위한 호위팀을 편성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사기 "우리로서는 파티 개최 자체를 자제할 것을 제안했는데."


아사기 선생님이 어깨를 으쓱한다.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 날에만 일하는 기묘한 암살자다.


그러니 파티 날짜를 늦추면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아사기 선생님은 그렇게 제안했지만 그것도 기각된 모양이다.


나 "악당의 세계는 체면이 중요, 라는 느낌일까요?"

아사기 "맞아, 그렇게 된 거야."


워렌 상회는 이 바닥에도 깊이 발을 들여놓은 어둠의 상인이다.


그러니 암살이 두려워 도망쳤다는 소문이 돌면 거래처로부터 얕보인다.


앞으로의 장사에도 지장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엄중한 경비를 세워, 파티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아사기 "그래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경비에 참여하게 되었어."


저쪽의 의사가 확고하다는 것을 안 아사기 선생님은, "그렇다면"하고,


대마인을 경비 팀에 넣어주도록 교섭해──.


그런 사정으로 우리 독립 유격대가 파견되게 되었다.


아사기 "미안해. 크리스마스 날이고 너희도 예정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아사기 선생님이 우리를 걱정하듯 말했다.


역시 아사기 선생님도 크리스마스에 학생들을 부려먹는 건 망설여지는 듯 하다.


시카노스케 "괜찮아요, 아사기 선생님! 정의를 위해서라면 추석도 설도 없다고 하니까요!"

헤비코 "우후후. 그렇지 시카노스케짱♪ 게다가 크리스마스에 일하는 벌충으로──."

헤비코 "헤비코, 임무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후우마짱에게 선물을 사달라고 할 예정이에요!"

나 "어, 어이, 잠깐만 왜 내가 벌충을......?"


크리스마스에 일하는 건 내 탓이 아닐 텐데.


나 "아니, 뭐......확실히, 아사기 선생님도 이렇게 일하고 계시니까, 저희가 임무에 불평할 수는 없겠죠."


요전의 오차 습격 건이니 뭐니 해서, 아사기 선생님도 여느 때 이상으로 분주하다.


당연히 크리스마스도, 설도 없는 상태다.


아사기 "맞아......나도, 이번 크리스마스는 밤에도 일을......"

나 "아사기 선생님?"


아사기 선생님이 먼눈을 하고 있었다.


아사기 "그렇다기 보다, 최근 10년 간, 설날도 크리스마스도 대체로 임무만......"

아사기 "후후, 하지만 괜찮아, 그런 것도 조만간 익숙해질 거야......딱히 외롭다거나 하지 않는걸, 후후후."

우리들 "네, 네에......"


왠지 잘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하는 우리였다.




나 (그리고──)

나 (그 워렌 상회가 준비한 경비팀의 리더가 유리 씨였다.)


유리 『그럼 여러분, 다시 위치 확인을 하겠습니다.』

유리 『적은 언제 어디서 침입할지 모릅니다. 주의해주세요.』


경비 SP들

『네.』

『알겠습니다.』


섹시한 스태프 차림을 한 유리 씨가 회장에 들어서면서 경비팀에 지시를 내린다.


그녀는 『눈雪의 마창魔娼』으로 불리며 어둠의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굉장한 암살자.


워렌 상회 대표인 사업가 앤디 워렌은 암살자의 생각은 암살자가 가장 잘 알 거라는 이유로 그녀에게 이번 호위를 의뢰한 것 같다.


유리 『......어떻습니까? 후우마 씨의 눈으로 볼때, 현재 인원배치에 뭔가 문제는?』


하고, 인컴의 개인통신으로 유리 씨가 말을 걸어왔다.


나 "그렇네요......만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보기에는 어디에도 구멍은 없어요."

나 "제가 경비를 지휘하더라도 같은 배치로 할 것 같아요."


나는 경비 배치를 확인하면서 대답한다.


유리 씨는 상당한 아수라장을 넘어서 왔을 것이다.


SP들에게 내려지는 그녀의 지시는 모두 정확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나도 솜씨를 볼까, 하는 정도의 기분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유리 씨의 이 건실한 일처리에 몰래 혀를 내둘렀다.


유리 『감사합니다. 후우마 씨가 그렇게 말해주신다면, 제 판단에 자신이 생기네요.』

나 "앗. 아니, 그런 건.....저 같은 건 단순한 학생인데......"


내가 조금 수줍어하면서 말을 더듬자 인컴 저편에서 상냥하게 미소짓는 기색.


유리 『아뇨, 후우마 씨가 우수한 지휘관이라는 것은, 아키 씨로부터 듣고 있으니까요♪』

나 "아, 아키 누나가......"


유리 씨와 나의 공통분모인 아키 누나, 후우마 아키.


그 털털한 성격으로 보아 있는 일 없는 일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떠들어댔을 것이다.


유리 『아키 씨, 후우마 씨가 엄청 자랑스러운 듯.』

유리 『그 녀석은 똑똑해! 착해! 장래에는 미연의 대통령이 될 거야!』

유리 『......라든가, 후후♪ 취하더니 굉장히 즐거운 듯이 그렇게 말했어요.』

나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아키 누나......"


일본 뛰어넘어 미연의 대통령이라니.


제 식구 감싸기도 분수가 있지.


나 "아, 아니, 그런 건 주정뱅이 특유의 헛소리니까,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유리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유리 『후우마 씨의 활약에 관한 소문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어요.』

유리 『아키 씨의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그런 정보로도 저는 당신의 판단을 신뢰합니다.』

나 "가, 감사합니다......"


유리 씨는 암살자 뿐만 아니라 정보상으로도 뒷세계에서 유명하다.


그 정보망으로 지금까지의 나의 임무나 활동을 훑어보고, 그 덕에 신뢰해 준다면, 두말할 나위도 없이 매우 기쁜 일이다.


나 "그래도, 조금 안심했어요. 저, 유리 씨에게......피해지고 있다 생각했거든요."

유리 『네......?』


인컴 저편에서 유리 씨의 당황한 듯한 목소리.


나 "아니, 시즈루 선생님의 바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의 이야기에요."


평소 누구에게나 온화하게 대하는 유리 씨.


그렇지만 어쩐지, 나에 대해서만, 어딘가 거리가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혹시 나, 미움받고 있나?』라고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오늘 이렇게 친근하게 얘기해 준 걸 보면 아무래도 그건 내 기분 탓이었던 것 같다.


유리 『그, 그렇죠. 후우마 씨를 피하는 일은 없습니다. 기분 탓일 거에요......』

나 "? 그런가요......"


유리 씨의 살짝 굳은 목소리.


그것을 듣고 내 뇌리에 뭔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나 "유리 씨, 하나 더 괜찮을까요......?"

나 "이전부터, 조금 신경이 쓰였습니다만──."


그렇게 내가 입을 열려고 했을 때였다.


경비 SP 『──유리 님, 왔습니다! 암살자의 습격입니다!!』


콰아아아아앙!!!!


나 "!!!?"


절박한 SP의 목소리와 함께 행사장에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 『―――――』


손님

"꺄아아아아아아악!!!!"

"뭐야 저건!? 로봇인가!?"


투다다다다다다다!!!


허물어진 벽을 넘어, 총성과 함께 괴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대형 소총을 든 괴이한 병사 집단이다.


나 (저, 저건 로봇인가!?)

나 (아니, 그건 그렇고, 이상하게 장갑이 경박한 것 같은데......)


손님들이 소리친 것처럼 로봇이나 드론병처럼 보인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다.


시카노스케 『아──앗!!! 후우마, 저거 '가소담'이야!"

시카노스케 『이번 시즌부터 신 시리즈로 절찬 방영 중인, 기갑병사 가소담 트리플 엑스의 슈퍼 파이널 이클립스!』


인컴에서 시카노스케의 흥분된 목소리.


나 "뭐? 무슨──잠깐, 설마 프라모델인 거야!?"

??? 『―――――』


시카노스케의 외침에 나도 눈치첸다.


저것은 로봇도, 드론병도 아닌 '프라모델이 병기화한 것'.


산타클로스의 마력으로 출현한 장난감 병정──아닌 프라모델 병정이다.


그 군단이 라이플에서 총탄을 쏘며 회장을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손님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도망쳐! 이쪽으로 온다아아아!!'


헤비코 "어쩌지 후우마짱!? 셀럽 씨들이 말려들어!"

나 "아아, 어쨌든 움직이자!! 유리 씨!"

유리 『네! 여러분, 손님들을 보호하면서 요격에 임해 주세요!』


경비 SP들 『옛!!』


유리 씨의 지시 아래, 우리와 경비 SP가 프라모델 병정의 진군을 막으려 움직인다.


하지만 그때──.


경비 SP 『유리 님! 습격입니다! VIP용 통로에도 대량의 장난감 군단이──.』

유리 "앗!!?"


타앙!! 타앙!!


인컴에서 들리는 격렬한 총성, 그리고 폭음.


VIP용 통로 부근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다.


유리 『이건......곤란하네요. 아마 저쪽의 습격이 진짜 목적.』

나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유리 씨의 중얼거림에 나도 동의한다.


아마 이 프라모델 병정은 양동일 것이다.


회장이 혼란스러워져, 타겟인 앤디·워렌이 세이프룸에 대피하려고 하는 것을, 다른 출입구로 침입한 산타클로스가 덮친다──그것이 진짜 목적.


유리 『──알겠습니다! 저는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유리 『경비의 절반은 저와 함께! 나머지는 이 자리에서, 적의 요격과 손님들의 피난을!』


나 "저도 갈게요, 유리 씨! 헤비코, 시카노스케, 회장을 부탁해!"

헤비코&시카노스케 『알았어!』


우리는 짧게 말을 주고받고 각자 행동을 개시했다.




회장 안쪽, VIP용 통로.


경호 SP "이, 이쪽으로! 도망가세요, 앤디 님!"

앤디 워렌 "크윽!! 미, 미안하다──"


그것은 몹시 팬시하고 화사한, 마치 악몽 속 같은 광경이었다.



산타클로스 "홋호호♪ 착한 아이들에겐, 해피 메리 크리스마스!!"


타앙! 타앙!!!


경비 SP

"꺄악!!"

"크윽!!?"


뚱뚱하게 살찐 몸에 붉은 의상, 덥수룩한 수염.


정말 이미지 그대로의 산타클로스 차림의 노인이, 상냥하고 선량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구경 개조 샷건을 마구 갈겨대고, 사업가 앤디 워렌을 호위하는 SP들을 차례로 날려버리며 피바다에 가라앉히고 있다.


게다가──.


???

『쿠마──앗!』

『쿠맛! 쿠맛! 쿠맛!』


서걱!! 서걱서걱!!


경비 SP

"가아아아앗!!?"

"이, 이 자식들......까불고 자빠졌어!!"


안면을 갈가리 찢긴 SP가 고통에 신음한다.


그들에게 덤벼든 것은 아기자기한 곰인형.


그러나 그것들은 스스로 의사를 가진 것처럼 움직여 이쪽으로 달려들더니, 날카로운 손톱과 송곳니로 매우 간단히 인간의 몸을 베어간다.


산타클로스의 마력으로 병기화한 인형 병정들.


그 인형 군대가 산타클로스의 지시에 따라, 저항하려는 SP들을 가볍게 썰어 죽이고 있다.


산타클로스 "홋호호!! 즐거운 크리스마스♪"


타앙! 타앙!!!


경비 SP

"아악!!"

"큭! 크으으......"


앤디 "빌어먹을......이 내가, 이런 바보 같은 암살자에게......"


튀긴 SP들의 피와 자신의 식은땀으로 얼굴을 적신 앤디가 낮게 신음한다.


오산이었다.


고액의 자금을 사용해 유능한 경비 SP를 대량으로 긁어 모았다.


그들로 하여금 자기 주변을 지키게 하고 만반의 체제를 갖추었을 터였다.


그러나 그 경비망도, 이 제정신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암살자에게 아주 간단히 무너졌다.


앤디 (큭! 그, 그녀는......유리 씨는 도대체 무엇을......!?)


그녀가 여기에 와 주지 않으면, 일부러 큰 돈을 들인 의미가.


산타클로스 "홋호호♪ 착한 아이로 있던 모두에게, 선물이다아."


흐뭇하게 미소 지은 산타클로스가 선물 보따리를 풀어헤쳐, 그 커다란 주머니에서 로켓 발사기를 꺼냈다.


앤디 "헉!!?"

경비 SP "애, 앤디 님!!"


안색이 창백해지는 앤디.


거대한 포신이 이쪽을 향해, 똑바로 겨누어진다.


도망갈 곳은 없다──.


퍼어어어어어어어어엉!!!


산타클로스 "홋~호호호!! 메리 크리스마스~~스!!! .......................오야?"


산타클로스가 고개를 갸웃한다.


로켓 발사기의 포신에 한 개의 쿠나이가 박혀 있다.


그 약간의 충격에 조준이 빗나가고 포탄은 크게 빗나가 작렬했다.


유리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앤디 씨. 나머지는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나 "──정말이지. 이번 적도, 여간내기가 아니로구만."


회장에서 달려온 유리 씨와 나──후우마 코타로가, 괴물 산타클로스와 대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