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침략자 브레인 플레이어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다른 차원의 미래 세계.


하지만 절대라고 여겨졌던 그 지배에도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단 한 명의 대마인에 의해 지상을 완전히 얼려져 있던 그들의 수도 브레인 시티는, 초과학을 구사한 열렬한 복구 작업을 비웃듯이, 변덕스럽게 나타난 대마인들에 의해 간단하게 풀어졌다.


각지의 지배 에리어도 차례차례 빼앗겨, 이제는 시티의 지하에 있는 브레인 코어가 최후의 보루가 되려 하고 있다.



그 최심부에는 브레인 플레이어를 통솔하는 여왕의 궁전이 있다.


인류의 진입을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될 이들의 성역이다.


그 회랑을 말없이 걸어가는 자가 두 명.


네르갈 "......"


한 명은 네르갈


여왕 마우저의 심복.

기계 생명체들을 통솔하는 장군이다.


다곤 "......"


또 다른 하나는 다곤


궁중 마술사인 그(혹은 그녀)도 여왕의 심복이었다.


장군 네르갈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마술사 다곤의 표정은 불분명하지만 어딘가 들떠 있는 듯했다.



두 사람은 말 없이 궁전 내 『자연공원』에 발을 들여놓았다.


기계에 둘러싸인 그 방에는 지하이면서 광활한 녹지가 펼쳐져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영상이 아니다.

물질을 분자 레벨로 제어해, 문자 그대로 만들어 낸 자연이다.


햇빛이나 비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방해되는 동물이나 곤충도 없는 완벽한 자연


그곳에 그들의 주인인 여왕 마우저가 있었다.



마우저 "......"


마우저는 다가온 두 부하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네르갈 "......"

다곤 "......"


두 심복은 그녀에게 무릎을 꿇었다.


다곤 "위대하신 여왕 폐하께 보고 드립니다."

마우저 "뭐지?"

다곤 "저희들의 보물, 테셀락이 파괴된 중대 사건에 대해 흥미로운 발견이 있었습니다."

다곤 "테셀락이 파괴된 것은 여기가 아닌 다른 차원에서 일어난 일로 판명되었습니다."

다곤 "게다가 '저항세력'이 차원이동을 하며 과거에서 파괴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마우저 "호오. 하등생물들에게 그만한 과학기술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는데."

다곤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여왕 폐하."

다곤 "저항세력이 차원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희 브레인 플레이어의 기술 협력이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 강력히 추정합니다."

다곤 "이건 낭패로군요! 오호호오호호호!

네르갈 "다곤! 뭘 웃고 자빠진 거냐!"


마우저 "됐어, 계속해라."

다곤 "저희의 시공 연장선상으로부터 분리된 '과거'가 창조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테셀락의 파괴에 기인한 것."

다곤 "게다가, 그 후 여러 차례 '분리된 과거 세계'와 '저항세력'이 서로 연락하며 행동하는 모습도."

다곤 "그리고 '저항세력'의 공세 뒤에는 '분리된 과거 세계'에 존재하는 한 인간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마우저 "인간이라고?"

다곤 "오호호호. 보시지요."



다곤은 의아한 여왕의 눈 앞에 그 남자의 영상을 출현시켰다.


다곤 "그러니, 여왕 폐하, '저항세력'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 인간의 말살을 제안하겠습니다."

네르갈 "불손하구나, 다곤!"

마우저 "그 방법은?"


마우저는 손을 들어 네르갈을 진정시키면서도 별로 흥미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다곤 "최근에 사로잡은 하등생물을 모델로 자객을 제작했습니다."

다곤 "그것을 '분리된 과거 세계'에 보내면 어떨까 하고. 오호호오호호호."

네르가르 "또 악취미를."


장군은 꺼림칙한 듯 중얼거리지만 궁정 마술사는 개의치 않고, 


다곤 "여왕 폐하, 어떠십니까?"

마우저 "이 인간이 테셀락 파괴에 관련되어 있다면 사형이 타당하겠지."

마우저 "하지만 테셀락이 없어져 차원이동을 위한 에너지는 귀중한 것이 되었다. 한 번에 죽여라."

다곤 "분부대로."


다곤은 희희낙락하며 거대한 머리를 숙인다.


반면 마우저는 따로 걱정이 있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마우저 "그것보다 누가 '저항세력'에 힘을 실어준 것인지."

마우저 "수족인 하등생물을 처단한다고 해서 본보기가 되지 않을 것이다."

네르갈 "여왕 폐하, 아룁오기 황송하오나 하등 생물들에게 협력한 분은......"


거구의 기계 생명체 장군은 거기서 말을 잇지 못했다.


마우저 "선대 여왕, 나의 언니의 짓이라 말하고 싶은 것이냐?"

네르갈 "......예."

마우저 "마계인지 뭔지에 틀어박힌 여우 년이."


브레인 플레이어의 여왕은 표독스럽게 중얼거렸다.




새해의 오차마을──.


아주 평온한 설날이었다.


갑자기 멧돼지 서수가 되거나, 고양이 마신이 이세계에서 건너 오려 하거나, 마계의 소를 찾는 처지가 되지 않고, 아주 평온한 새해가 찾아오고, 세뱃돈도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새해 첫 목욕을 즐기고 있다.


나 "흥~흐흥, 흥흥흥~~♪"


콧노래를 부르면서, 목욕탕에서 나오면 여유롭게 참배라도 갈까 생각하고 있는데,


드르르륵!!


나 "응?"


갑자기 목욕탕 문이 열렸다.



유키카제 & 클리어 & 까마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나 "뭐, 뭐야!?"


나타난 것은 유키카제, 클리어, 까마귀 세 사람이었다.


미즈키 유키카제 "뭐하는 거야, 후우마!"

나 "뭐하냐니, 보다시피 목욕 중인데. 그 꼴은 뭐야?"


순간, 나들이옷인가 싶었지만, 미니스커트에 팔랑팔랑 멋을 뽐내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


유키카제 "아이돌 의상이야!"

나 "아이돌 의상?"


새해 벽두부터 무슨 소리야.


유키카제 "자, 가자! 어서 옷 입어! 뭘 새해부터 발가벗고 있는 거야!"


멋대로 목욕탕에 들어온 유키카제는 내게서 눈을 돌리며 멋대로 말한다.


클리어 "후우마, 옷, 빨리."

까마귀 "......! ......!"


클리어와 까마귀도 나를 재촉한다.

덧붙여 두 사람은 나를 보고 있었다.


나 "간다니 어디로!? 약속이라도 했던가?"

유키카제 "안 했어. 어차피 한가할 테니 데리러 온 거야."

나 "뭐!?"

유키카제 "자! 가자!"

클리어 "가자."

까마귀 "......! ......!"

나 "잠깐, 기다려!? 와아아앗!?"


영문도 모른 채, 나는 목욕탕에서 끌려나간다.


알게 된 것은, 아무래도 평온한 설날은 지금부터 끝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즈모 츠루 "주인님, 츠루이옵니다."

츠루 "일년지계는 설날에 있다고 합니다. 즉 오늘이야말로 츠루가 주인님의 승은을 받기에 적합한 날."

츠루 "일단 등을 씻겨드리고, 그 후 성심성의껏 전속 메이드로서의 역할을 다하려 합니다."

츠루 "실례합니다, 주인님."


드르륵──.


츠루 "앗, 실수. 타월이......"


스르륵.


츠루 "죄송해요. 주인님. 갑자기 이런 상스러운 모습을──어? 없어?"

츠루 "주인님? 주인님!? 츠루를 두고 어디 가신 건가요? 주인님───!"




나 "네가 아이돌이라니......"

유키카제 "뭐야? 할 말 있어?"

클리어 "유키카제 아이돌, 귀여워. 잘 어울려."

까마귀 "......♪ ......♪"

나 "뭐, 비교적 잘 어울리는 건 인정해. 그 아이돌 의상도."

유키카제 "흐흥, 그렇지?"


목욕탕에서 끌려나온 나는 옷을 입고, 설날의 오차마을을 함께 걸으면서, 이 상황에 이른 경위를 듣고 있었다.


차세대 대마인 에이스 유키카제의 비밀 중 하나로 게이머 Y-kaze X 활동이 있다.


나와 사쿠라, 헤비코, 시카노스케 등 한정된 멤버 밖에 모르는 일이지만, FPS계에 혜성과 같이 나타난 슈팅스타로 헤드샷률은 경이의 98%.


수많은 게임대회를 제패한 인기 게임 스트리머이기도 하다.


항상 가면으로 가리고 있지만, 가면 너머로도 알 수 있는 미소녀 티에 아이돌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오늘, 무려 그 아이돌 방면에서의 이벤트가 있다고 한다.


나 "아이돌이라는 건, 노래 같은 걸 부른다는 거야?"

유키카제 "뭐 그렇지."


유키카제는 자랑하듯 말한다.


나 "언제부터 노래 같은 걸 하고 있던 거야."

유키카제 "사무소에서 노래하라 시끄러우니까 어쩔 수 없는걸."

나 "사무소? 너 사무소에 들어가냐?!"

유키카제 "응. ●▲■ 사무소."

나 "그거 유명 여배우가 있는 회사잖아!?"

유키카제 "잘 알고 있네."


나 "그럼 아사기 선생님도 네가 아이돌 활동 하는 걸──."

유키카제 "당연히 알고 계시지. 역시 이런 건 침묵할 수 없는걸."

나 "잘도 허락해주셨구나."

유키카제 "아사기 선생님, 그런 점에 너그러우시니까. 대마인 이외의 삶의 방법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진지하게 임하래."

나 "아아, 그럴만 하지."


연초부터 연이어 밝혀지는 뜻밖의 사실에 나는 당황할 따름이다.


유키카제 "어쨌든 난 오늘 바쁘니까 이벤트 동안 클리어랑 까마귀는 맡길게."

클리어 "맡길게."

까마귀 "......! ......!"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클리어와 까마귀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 "그건 알겠다만, 왜 오차에서 아이돌 차림인 거야?"

유키카제 "이상해? 나들이옷 이미지 의상인데. 설날에 어울리지 않아?"

나 "뭐 그건 그렇지만."


처음에 나들이옷이라 착각한 것처럼 설날 같은 분위기가 있다.


나 "얼굴은 어떻게 할 거야? 설마 맨 얼굴로? 그건 안 될 텐데."

유키카제 "설마 맨 얼굴이겠어. 이걸 봐."


유키카제는 마스크를 꺼내 얼굴에 붙였다.


유키카제 "이렇게 무대에 설 거니까 괜찮아."


유키카제는 피식 웃으며 아이돌처럼 포즈를 취해 보였다.



유키카제 "올해도 당신의 하트에 밧큐웅♪"


까마귀와 클리어는 손뼉을 치고 있지만 왠지 기분 나쁜 예감이 들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유키카제 "아, 무슨 촬영하고 있네."

나 "그러게."


이벤트는 물론 도쿄에서 열린다.


우리들이 오차역에 도착하자, 역 앞에는 미연 사람이라 생각되는 집단이 촬영을 하고 있었다.


유키카제 "우와, 저 사람 차림 좀 봐."


네가 할 말이냐, 라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은, 굉장한 차림새의 여성이었다.


나들이옷에, 손에는 라이플, 허리에는 칼, 게다가 옷자락을 마음껏 벌리고 다리를 드러내는 등.


설날이라기보다 전장에 불쑥 나타난 오이란 같다.


나 "어라......?"

유키카제 "왜 그래?"

나 "혹시 그 여자인가......"

유키카제 "뭐야? 또 아는 사이야?"


유키카제가 나를 째릿 쳐다본다.


나 "또는 뭐냐."

클리어 "후우마, 누구야?"

까마귀 "......!"


클리어랑 까마귀도 째려보고 있으면,



코우즈키 사나 "여어,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촬영 스태프에 섞여 있던 코우즈키 사나 선배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정월부터 대마인 슈트를 입고 있다.

아무래도 임무 중인 것 같다.


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건 무슨 촬영이래요?"

사나 "미연 육군용 PR 영상이래."

나 "PR영상?"

사나 "대마인과 미연 육군이 협력한다는 것을 주로 일반 병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라더군."

나 "헤에."

사나 "지금까지 우리 대마인은 미연방 국방부 계열의 DSO와 연이 깊었지?"

나 "그렇네요. 케일리가 오차로 연수를 오기도 하고."

사나 "그러다가 지난번 하토리 세이슈 건으로 미연 육군과도 이래저래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된 거야."

나 "결과적으로는 말이죠. 붙잡힌 저를 구하기 위해 아미다하라에서 전투가 벌어지기도 하고."


그때 갑자기 유키카제가 끼어들었다.


유키카제 "아, 그거! 들어주세요, 사나 선배!"

유키카제 "이 녀석, 그런 힘든 시기에, 자기가 붙잡혀 있었던 걸, 저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었어요!"

사나 "헤에, 그래?"

유키카제 "정말, 믿을 수 없다니까!"

나 "또 그 소리냐......"

유키카제 "당연하지. 나, 다 끝난 다음에 듣고, 에──뭐야 그거라고 생각했었어."


그 건에 대해서는 유키카제 뿐만 아니라 헤비코에게도 단단히 혼이 났다.


슬슬 용서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나 "그러니까 그건 너에게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서 그런 거라고 했잖아."

나 "그때는 오차를 지키는데 전념하길 바랬으니까."

나 "클리어도 있고. 그땐 힘들었지?"

클리어 "적이 엄청 많이 와서, 힘들었어."

까마귀 "......! ......!"

유키카제 "그건 알고 있지만. 부우우우우~~~~."


유키카제는 뺨을 불룩 부풀렸다.


나 "그만 화내. 반성하니까."

유키카제 "싫어. 네 반성은 믿을 수 없어."

나 "그러기냐......"


우리들의 대화에 사나 선배는 웃으면서,


사나 "너희들 정월부터 싸우지 말라고, 나도 후우마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았어."

사나 "어쨌든 대마인과 미연 육군의 협력은 마계 대책에 필수적이라는 게 미연 육군 수뇌부의 의사란 거야."

사나 "하지만 미연 육군 내, 특히 일반 병사는 아직도 대마인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놈들이 많아."

나 "그렇네요. 저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괴물을 보는 눈빛으로 쳐다 보았어요."


사나 "그렇지? 그래서 대마인을 이해하기 위해 저런 홍보 영상을 촬영하는 거지."

사나 "아사기 선생님도 그래서 미연 육군 내 편견을 조금이라도 고칠 수 있다면 협조하겠다 하고."

사나 "나는 그 호위야. 뭐, 저 사람들과 오차 주민 사이의 조정역이란 거지."

사나 "예를 들면, 오차에서 제일 큰 저택에는 함부로 발을 들이지 말라든가."

유키카제 "그거 저희 집 얘기에요?"

사나 "위험하잖아?"

나 "멋대로 유키카제의 집에 침입이라도 하면 큰일나지."

유키카제 "확실히 할아버지는 엄청 위험하긴 해."


사나 선배의 농담(은 아니지만)에 유키카제는 시큰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나 "여하튼 오차마을을 방문한 미연 군인이 여러 대마인을 만난다는 설정인 것 같아."

나 "저 사람, 미라벨 벨 소위 맞죠?"

사나 "뭐야, 또 네 지인이야?"

나 "사나 선배도 그런 말 하는 건가요......"

유키카제 "봐. 역시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니까."


사나 선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유키카제는 다시 입을 삐죽거리지만,


나 "있잖냐, 지인이라면 지인이겠지만, 지난번에 나를 체포한 사람이라고."

사나 "그럼 지인이 맞네."

유키카제 "뭐야, 그런 거였어, 후후후♪"


이번에는 사나 선배가 어이없다는 표정이 되어, 유키카제는 짐짓 웃었다.


나 "저 사람은 왜 기모노에요?"

사나 "감독 희망이란다. 옷 매무새는 엉망이지만."

유키카제 "그건 그렇네요."

사나 "저쪽 친구들한테는 받은 거겠지. 그런데 유키카제, 너 그 꼴은 또 뭐냐?"

유키카제 "아, 이거요? 아이돌 의상이에요. 지금부터 도쿄에서 이벤트가 있거든요."

사나 "앙? 그건 또 무슨 농담이야?"

나 "아뇨, 정말인가 봐요. 저도 아까 알았는데, 대마인도 하면서 아이돌도 한다던가."

유키카제 "게이머 Y-kaze X짱으로서의 아이돌 활동이지만요."

사나 "진짜냐, 굉장한데."


라는 등 이야기하고 있으면, 촬영 스탭의 한 사람, 감독인 듯한 인물이 유키카제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감독님 "안냥하세요, 잠꽌 괜찬을까여?"

유키카제 "네, 왜요? You can use English, Please."


유키카제는 유창한 영어로 대응했다.

과연 학년 톱 클래스 우등생이다.


아무래도 유키카제의 의상이 마음에 들어 촬영에 응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 같다.


사나 "그러고보니 잊고 있었네. 클리어, 까마귀. 여기 세뱃돈."

클리어 "감사합니다."

까마귀 "......♪ ......♪"


사나 선배가 클리어와 까마귀에게 세뱃돈을 준다.


이런 불의의 세뱃돈에 대비해서 제대로 봉투를 준비하고 있다니, 역시 어른이다.


다만 내 건 없는 모양이다.

뭐, 그렇겠지.


덧붙여 「세뱃돈 정도는 줘」라고 유키카제에게 재촉받았기 때문에 나도 두 사람에게 세뱃돈을 주었다.


그 내용물은 내가 받은 세뱃돈에서 뺀 것이지만.



미라벨 "후우마 코타로 아닌가?"


이번에는 미라벨이 다가왔다.


미라벨 "무사했나 보군. 네가 어떻게 되었는지 나도 신경 썼었지. 지금부터는──."

나 "잠깐만요. 설날이니까요."


나는 미라벨을 말을 잠깐 끊고, 일단 정해진 인사를 한다.


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미라벨 "아, 응, 그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미라벨도 기모노 차림이 익숙치 않은 듯 나에게 인사를 했다.


미라벨 "그때는 미안했다. 내가 기지에서 떠나는 바람에 너를 해치려는 무리들이 멋대로 날뛰었다더군."

나 "아니, 오히려 당신이 그때 거기 없어서 다행이었어요."

미라벨 "그건 네 구출 부대에 나도 당했을 거란 거냐? 꽤 얕잡아 보였군."


미라벨은 농담조로 말했다.


나 "아뇨아뇨. 굉장한 능력을 가진 당신이 없어졌기 때문에, 저도 편하게 빠져나갔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도 농담조로 대답했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만약 그때 그녀가 기지를 지키고 있었다면 구출 부대는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잠깐의 교류이긴 했지만, 그녀를 죽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도 분명하다.


미라벨 "이 녀석이. 뭐 됐어. 서로 살아 있어서 다행인 거지.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치자."

나 "그렇네요."

미라벨 "그런데 어때? 이 차림은? 이런 건 처음 입어보는데, 네가 보기에 이상하지 않나?"


미라벨은 역전의 군인답지 않게 불안한 표정으로 물어왔다.


사실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걸 입밖에 낼 만큼 촌스럽지는 않다.


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홍보영상 힘내세요."

미라벨 "그래, 고마워. 오차에는 당분간 머물 예정인데."

미라벨 "너만 괜찮다면, 네가 쉬는 날이라도 마을을 안내해 주었으면 좋겠군."

나 "네, 기꺼이."


유키카제 "후우마! 이 감독님이 나도 PR 영상에 나와달래. 이벤트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유키카제 "뭐야 저 두 사람? 어쩐지 사이가 좋은 것 같지 않아?"

클리어 "그런 것 같아."

까마귀 "......!"

사나 "정말이지, 저 녀석은."


그때였다.


나 "!?"


촬영 스태프를 제외한 우리들 전원이 긴장했다.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것 같은 위화감을 느꼈던 것이다.


뭔가 온다. 뭐지?


유키카제 "저기!"


유키카제가 '그것'을 가리킨다.


공간의 뒤틀림.


허공에 뜬 게이트다.



거기서부터 차례로 나타나는 오징어와 물고기 괴물.

카나로아와 시르다.


나 "촬영 아니지?"

유키카제 "당연하지!"

클리어 "비정상 에너지 감지. 위험."

까마귀 "......!"

사나 "한 마리 더 나온다!"

미라벨 "뭐야 저건?"


게이트에서 번개가 치며 무릎을 꿇은 자세의 인간형 로봇이 나타나 벌떡 일어선다.


나 "토라지로?"


놀이공원에 있는 로봇 같은 눈에 커다란 머리가 웃긴 구조이지만, 도쿄킹덤 '수왕회'의 워타이거, 토라지로를 엄청 닮았다.


유키카제 "어차피 후우마의 문제인 거지?"

나 "아니아니 절대 아니거든!"


어쩐지 그런 것 같기도 했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전력을 다해 부정한다.



메카지로 "나는 메카지로! 후우마를 말살하러 왔다!"

나 "아......"


네에, 내 문제 확정.


유키카제 "봐. 역시 그럴 줄 알았어."

클리어 "언제나의 일. 주눅 들지 마."

까마귀 "......! ......!"

사나 "어차피 그럴 줄 알았지. 뭐, 신경쓰지 마."

미라벨 "너는 저런 인식으로 괜찮은 거냐."

나 "뭔가 죄송합니다......"


촬영 스태프 Wowwww!! Real Terminator!!"


나는 풀이 죽지만, 촬영 스탭은 리얼한 전투씬을 찍을 수 있다고 환성을 지르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갑자기 나타난 뭔지 모를 자객과 설날부터 싸우는 처지가 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