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시 요미하라


그것은 도쿄의 지하 300m에 위치한, 지상의 법과 질서에서 분리된 배덕의 거리다.


최심부에 마계로 통하는 '마계의 문'이 있기에, 이 거리에는 마족이나 오니 등 이형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활보하고, 또 지상에서 온 외도, 무법자들이 각각 조직을 만들어 세력을 다투고 있다.


이들 어둠의 조직이 사고파는 것은 실로 다양하다.


노예, 마약, 병기, 희귀한 동식물.......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들 전부 '위법'이라는 것 정도.


지상의 법으로부터 분리된 어둠의 거리이기 때문에 손에 넣을 수 있는 희귀한 물건들.


그런 이형의 상품 중에서도 특히 방대한 부를 낳는 것이, '창부'다.


지하도시 요미하라 어느 호텔의 한 방.


남자 1 "......아아. 물론 알고 있지, 네 말대로 녀석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진행하고 있어."

남자 1 "지금은 15% 정도려나, '문' 주변이면, 역시 놈들의 가드도 단단하니까."

남자 1 "뭐,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계획대로 신중하게 하면──."

남자 2 "무슨 소리야 형제!? 언제까지 이야기만 할 거냐고!! 이제 휴식이라면 충분할 텐데!"

남자 3 "그래! 이쪽은 이제 질렸어! 너무 오래 끌면, 형제 없이 시작할 거야!?"

남자 1 "크크, 좀 기다려 봐 형제들. 이건 중요한 이야기니까......게다가 시간은 충분히 있어."

남자 1 "조금만 더 참으면, 나중에 잔뜩 즐길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며 흉악한 미소를 보이는 것은, 속이 꽉 차 터질 것 같은 거구와 근육을 지닌 오니족 남자다.


그의 시선의 끝에는 '형제'──같은 거구의 오니족 남자들이 있다.


그들은 모두 알몸이었다.


온몸의 피부에 땀이 맺혀, 거기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김으로 실내가 달아오를 정도.


그 정도로 격렬한 '행위'가, 이 방에서 행해졌다는 것이다.


어둠의 거리 요미하라만의 처참한 행위.


굴강한 오니족 남자들의 일방적인 유린.


그것을 받아들인 것은 힘없이 죽은 듯 침대에 나뒹구는 한 창부였다.



창부 "..........................."


창부는 상처투성이였다.


그녀를 산 오니족 남자들은 비뚤어진 성벽을 가지고 있었다.


단순히 창부와 행위를 하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게 하는 것을 선호한다.


때리고, 발로 걷어차고, 망가뜨리면서 하는 행위.


막강한 오니족 남자들의 폭력이다.


그걸 고작 창부 하나가 감당해 낼 수 있을 리 없다.


침대에 나뒹구는 그녀의 얼굴은 심하게 부어올라, 온몸은 멍 투성이──.


호흡조차 약해져 곧 끊어질 것처럼, 심한 꼴이다.


......그러나, 그런데도, 그녀는 전혀 저항하지 않았다.


창부 (기왕이면 이대로──.)


죽여줘도 상관없는데.


가냘픈 호흡을 내쉬며 창부는 그런 생각을 한다.


그의 이름은 이가와 센쥬.


이가와 장로중의 필두 하토리 세이슈의 딸.


몇달 전, 이가와 장로중의 간부로서 오차의 대마인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무도한 여닌자였다.


............


두 시간 후.


호텔에서의 '일'을 끝낸 창부──이가와 센쥬는, 아픈 몸을 감싸면서 어둠의 거리의 뒷골목을 걷고 있다.


센쥬 "................"

센쥬 (오늘도......피곤하네, 걷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이 끝날 때까지 2시간 정도.


센쥬는 오니족 남자들에게 잔뜩 괴롭혀져, 얼굴과 온몸이 퉁퉁 부어올라 절뚝거린다.


하지만 그런 몸의 아픔도, 센쥬는 어딘가 남의 일처럼 여겼다.


자포자기.


아무 느낌도 없고, 아무 생각도 없다.


그저 운명을 받아들여 흐름 따라 떠내려 갈 뿐──그녀는, 그런 죽은 사람 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센쥬 "............"


계기는, 수개월 전 오차마을에서의 싸움이다.


그녀가 속해 있던 이가와 장로중이 오차의 대마인에게 패한 것.


아니, 그 이상으로 그녀의 마음을 부순 것은.......


센쥬 (그 사람에게......어머니께, 버림패로 여겨진 것......)


센쥬는 그의 어머니이자 장로중 필두인 하토리 세이슈의 명으로 오차를 침공했다.


내조──前 이가와 장로중의 잔당이나, 동맹인 미연 특무기관 G의 부대도 함께였던 총력전.


그러나 그 침공 자체가 세이슈의 음모였다.


옛 싸움에서 잘려나간 센쥬의 팔.


그곳에 설치된 의수에 미연의 비밀시설로부터 빼앗은 소형 전술핵이 내장되어 있었던 것이다.


기폭 트리거는 센쥬 자신의 죽음.


하토리 세이슈는 부하나 친딸마저 이용해 오차를 불태우는 것을 노려, 이 무도한 함정을 만들었다.......


센쥬 "..........."


그런 싸움이 끝난 후.


항복한 그녀는 미연의 전술핵 회수 건과 미네 후네코 = 하토리 세이슈의 흉계 입증에 협력하여 면죄 받았고, 오차 추방의 처분만을 받았다.


그것은 조카딸인 오차 대마인의 우두머리 이가와 아사기의 온정.


아사기는 오차 밖에 조용히 살 수 있는 저택을 마련해 주겠다고 제안하였는데, 센쥬는 이를 고사하고 홀로서기를 택했다.


무도한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다 스스로도 무도해져 많은 피를 흘렸다.


그 결과 그녀가 손에 넣은 것은, 너무도 가혹한 어머니의 배신.......


그런 자신이 비참하고 어리석게 여겨져, 그녀는 도망치듯 오차를 떠났다.


그리고 어둠의 거리 요미하라로.


스스로 자신을 벌하듯이, '무엇이든 하는' 최하층의 창부가 되어 살기 시작한 것이다.


무장난민 "어, 어이, 거기 여자! 가진 돈 다 놔두고 가!!!"

센쥬 "...........?"


얼빠진 표정의 센쥬가 고개를 들다.


뒷골목 끝을 가로막는 앙상한 남자들이 그녀에게 무기를 겨누고 있었다.


***


무장난민 "빠, 빨리 내놔!!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리겠어!!"

센쥬 "너희들......"

센쥬 (호텔에서부터 따라붙었다......? 일의 끝나기를 노린 거로군.)


센쥬는 담담하게 생각했다.


오늘 센쥬는 손님이 쓰고 있는 호텔에 파견돼 일하러 갔다.


싸구려 창관에서는 흔한 서비스이며, 그런 창부의 왕래에 호위를 붙여주는 일도 없다.


그것을 노린 것이다.


연약한 창녀 하나라면 자신들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요미하라는 약육강식의 거리.


약한 자가 더 약한 자를 덮치는 것은 일상적인 광경이다.


센쥬 "......안돼. 내 몫이라면 다 주겠지만, 가게에 줄 몫은 내어줄 수 없어."


센쥬가 고개를 살며시 가로저으면 그녀를 둘러싼 자들이 격앙된다.


무장난민 "뭐라고!!? 네, 네년......!"

무장난민 "잔말 말고!! 다 내놓으라고!"


퍽!!!


센쥬 "으윽......"


하복부를 얻어맞아 숙인다.


그런 센쥬를 깡마른 사내들이 사정없이 후려친다.


센쥬가 마음만 먹으면 이런 자들은 순식간에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센쥬에게 싸울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단지 몸을 웅크리고 남자들의 구타를 받아들일 뿐이다.


그런 때......



??? "잠깐잠깐! 센쥬짱, 귀가가 늦는다고 생각하면, 역시 이런 상황에 휘말린 거야?"


무장난민

"뭐야!?"

"누, 누구냐 네 녀석!!"


센쥬 "......페르마."

페르마 "안녕♪ 조금만 기다려줘. 지금, 이 바보들을 조용히 시켜줄 테니♪"

페르마 "푸후────우."


무장난민

"히잇!!?

"뭐, 뭐야 이건!!!?"


갑자기 뒷골목에 나타난 여자가 담뱃대에서 길게 연기를 뿜어냈다.


그러자 그것은 의사를 가진 것처럼 센쥬를 덮친 무장난민들에게 달라붙어


무장 난민

"으, 으으......뭐야 갑자기 졸음이......"

"아, 머리가, 깨질 것 같아......"


털썩!!


페르마 "아하하! 잘 자라고! 내 친구를 덮친 벌로 정기도 좀 빨아줬는데."

페르마 "뭐, 죽을 정도는 아니니까. 앞으로는 사람을 골라가며 덮치도록 해♪"

센쥬 "......적당히 해. 그들도 좋아서 그런 게 아니니까."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면서 센쥬가 비틀비틀 일어선다.


센쥬를 도운 여자는 페르마.


교회의 시스터와 같은 후드를 걸치고 있으면서 가슴과 허리는 대담하게 드러낸 요염한 모습.


센쥬의 창녀 동료이자 취미와 실익을 겸해 창관에서 일하고 있다는 쾌활한 성격의 괴짜 서큐버스다.


센쥬 "어쨌든 고마워 페르마. 덕분에 살았어."

페르마 "천만에. 하지만 너, 조금도 '고맙다'던가 '덕분에 살았다'라던가 생각하지 않는 얼굴인데?"

페르마 "혹시, 녀석들한테 두들겨 맞아......이대로 죽고 싶다, 라고 생각했어?"

센쥬 "......그렇지 않아, 별로 죽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페르마 "흐응, 그래? 하지만 '죽어도 상관없어'라고 생각하는 얼굴이야."

센쥬 "......"


이런이런, 하고 페르마가 한숨을 내쉰다.


창녀 동료들 가운데에서도 언니 뻘인 페르마는 오래 전부터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 센쥬를 여러가지로 신경 쓰고 있었다.


페르마 "뭐, 이런 답답한 뒷골목에서 얘기를 해봤자 소용없지."

페르마 "너도 일하느라 배가 고플 테고, 밥이나 먹으러 갈까♪"


요미하라 큰길.


많은 사람, 그리고 마족이 당연하다는 듯 오가는 요미하라의 중심가이다.


센쥬과 페르마는 그런 지저분한 거리의 한 모퉁이에 있는 작은 중국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중국집 미룡味龍.


저렴하면서도 정통 중국요리를 맛 볼 수 있어 요미하라 주민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친 슌타오 "네, 어서오세요~......어라, 페르마잖아! 또 와줬구나, 셰셰(謝謝)!"

페르마 "응. 사흘에 한 번은 이곳의 만두를 먹어야 힘이 나니까♪ 그나저나 오늘 밤도 바쁜 모양이네~."


페르마가 가게를 둘러보며 말한다.


'미룡'은 요미하라 내에서도 손꼽히는 가게다.


지상에서는 심야에 해당하는 이 시간에도 가게 안은 많은 인파로 붐빈다.


슌타오 "신경 써줘서 감사. 그래도 오늘은 다른 날보다 더 힘들어."

슌타오 "최근 갑자기 세 명이나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서, 대타로 두 명을 뽑았는데 둘 다 폐품이지 뭐야!"

페르마 "어머어머♪"

센쥬 "......"


부지런히 일하면서 미룡의 간판 아가시 친 슌타오가 대답한다.


그리고 페르마와 슌타오가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쨍그랑!!!


???

"이 자식! 또 그릇을 깨트렸겠다!"

"꺄웅꺄웅! 이번에는 제가 아니에요!"


가게 안쪽에서 신인 아르바이트인 듯한 두 사람이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슌타오 "진짜! 너희들 후려갈긴다! 페르마, 주문은 언제나 하는 걸로 하면 될까? 금방 가져올게."

페르마 "응, 고마워♪ 이쪽과 합쳐서 2인분. 그리고 물론 술도 포함."

슌타오 "알았어, 맡겨둬! 정말......그렇다 치더라도──."

슌타오 "그쪽의 폐품들! 또 접시를 깨뜨리면 내 필살 쿵후로 혼내줄 거야!"


슌타오가 주방으로 사라진다.


페르마 "후후훗. 여전히 떠들썩하고 좋네. 이 가게──넌 와봤어?"

센쥬 "아니, 처음이야."

센쥬 "나는......평소에는 창관에서 나오지 않고, 오늘처럼 '출장'할 때도, 어디에 들르지 않고 곧장 돌아가니까."

페르마 "뭐어~?? 안돼 센쥬짱, 그런 병든 할머니 같은 지루한 생활을 하고 있으면."

페르마 "알겠어? 인생은 즐거운 거야.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삶을 구가해야지!"

센쥬 "......그래, 신경쓸게, 고마워 페르마......"

페르마 "하아. 이런이런......"


힘없이 미소 짓는 센쥬에게 페르마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그런 센쥬의 상처투성이가 된 얼굴을 쳐다보고.


페르마 "센쥬, 너......또 손님한테 맞았어?"

센쥬 "......"


센쥬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센쥬가 창부로 일하기 시작한지도 몇 달이 지났다.


그녀가 갓 창부가 되었을 때는 타고난 미모, 그리고 전 대마인이라는 경력 때문에 고급 업소에서도 손님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인기였다.


그러나 그런 인기도 곧 식어, 최하층 창부로 전락했다.


그녀가 늘 자포자기하고 허무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리석은 자신을 벌하고, 깎아내리고, 비웃기 위해 창녀가 됐다.


그런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객에게 전해지지 않을 수 없다.


'손님을 즐겁게 해주자'라는 의식이 희박한 그녀에게 지명은 오지 않게 되었고......다만 항상 순종적이고 고지식할 정도로 무저항이었기 때문에 '그런 창부'로 보이게 되었고, 지금은 창부를 괴롭히는 것에 집착하는 변태나, 대마인에 원한을 가진 자들 밖에 지명해 오지 않게 되었다는──.


그런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페르마 "네 사정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솔직히, 그런 방식은 응원할 수 없어."

센쥬 "......"


정면에 앉은 페르마가 그녀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한다.


몽마인 페르마에게 남자와 뒹구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고 창부라는 직업도 자랑스럽다.


그러니까, 언제나 자포자기이며, 자신을 괴롭히듯 일을 계속하는 센쥬를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라고──.


페르마 "알겠어, 센쥬짱?"

페르마 "창관에 오는 손님들은 고달픈 현실을 잊고 하룻밤 꿈을 꾸기 위해 우리에게 오는 거야."

페르마 "우리 창부는 그걸 있는 힘껏 접대하는 직업인데."

페르마 "그런 창부인 네가 누구보다도 현실에 사로잡혀 있어. 그래서는 손님도 즐기지 못해."

페르마 "그래서 너를 지목하는 손님은 그렇게 여자를 때리는 걸 좋아하는 무리들 뿐이야."

페르마 "넌, 그걸로 괜찮아......?"

센쥬 "......그건, 미안해. 가게에 폐를 끼쳤어."

페르마 "정말! 가게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니까."

센쥬 "......"


후우~, 다시 한 번 깊이 한숨을 내쉬는 페르마.


역시 자학적인 센쥬와는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하지만, 거기서, 페르마는 킥 하고 밝게 미소지었다.


페르마 "뭐,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당분간 창부 일은 휴식."

페르마 "그런 상처투성이 얼굴로는 손님 앞에 내놓을 수 없잖아."

센쥬 "그건......"


센쥬가 곤혹스러운 듯 우물거린다.


오늘 '일'에서 오니족 남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탓에, 센쥬의 얼굴이나 몸에는 몇 개인가 큰 멍이 들어 있다.


확실히 이래서는 손님을 받지 못 할 것이다.


센쥬 "그치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다니, 그럴수는......"


그런 짓을 하면, 더욱 더 자신은 못써먹을 게 된다.


그렇게 우울해하는 센쥬에게 페르마가 장난스레 웃으며.


페르마 "아하하!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그런 너를 위해 다른 일자리를 알아봤지."

페르마 "어차피 하고 싶어서 창부 일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

페르마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 일하는 게, 기분전환도 되고 좋지 않겠어?"

센쥬 "다른 일......?"

페르마 "그래! 마침 새로운 알바를 구하고 있는 가게가 근처에 있거든. 슌타오?"

슌타오 "......응? 페르마! 혹시 그쪽 여자가?!"

슌타오 "네가 소개해 준다던 초우수 신인 아르바이트!"

센쥬 "에......?"


중국집 미룡의 간판 아가씨 슌타오가 밝게 웃으며 센쥬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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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마 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