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은 아침.


중국집 '미룡'은 점심시간을 앞두고 한창 바쁜 시간이다.


그런 가운데, 어젯밤, 동료인 창부 페르마로부터 소개받은 신인 아르바이트──.


대마인 창부 센쥬가 수줍은 얼굴로 점원들 앞에 서 있다.


슌타오 "음! 제법 잘 어울리는데, 센쥬!"

슌타오 "넌 되게 우수하다고 페르마가 말했으니 기대할게!"

센쥬 "그, 그렇지 않지만......그래도 나름 열심히 할게. 잘 부탁해, 슌타오 씨."

센쥬 (이런 '평범한' 모습......어쩐지 창부 일을 할 때보다 부끄러워.)



부끄러운 듯 몸을 움츠린 앞치마 차림의 센쥬가 점장 대리인 슌타오에게 고개를 숙인다.


(슌타오는 미룡의 외동딸로 현재는 점장 대리로 일하고 있다)


어젯밤──.


페르마로부터 임시 일자리로 미룡을 소개받은 센쥬는 고민 끝에 이를 맡았다.


어둠의 세계에서 살아가며, 수많은 피로 더러워진 자신에게 '평범'한 일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그대로 빈껍데기처럼 변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조금 기죽으면서도 센쥬는 이렇게 미룡의 신인 아르바이트로 일하게 된 것이다.


센쥬 (일을 시작한 이상, 폐만은 끼치지 않도록......)


슌타오에 머리를 숙이며 그런 생각을 한다.


친어머니의 눈 밖에 나, 창부로서도 쓸모없다는 낙인이 찍힌 자신.


설령 익숙치 않은 일이라도, 이번이야말로, 하는 이상 확실히──.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면서 센쥬는 '선배' 아르바이트 2명에게 얼굴을 돌린다.


센쥬 "그쪽의 두 분도 잘 부탁드려요. 음......"

슌타오 "아아. 선배라고 한들 얘네도 신인이니까 반말해도 돼."

슌타오 "개 같은 녀석이 하즈키이고 강시 같은 녀석이 샤오레이야."


슌타오가 대충 아르바이트 두 사람을 소개한다. 그러자 그 두 사람은 그런 소개에 분개한 듯,



하즈키 "개가 아니에요! 정말이지 슌타오 씨는 항상 실례라니까......그러니까, 센쥬 씨?"

하즈키 "저는 자랑스러운 인구(人狗)족의 하즈키입니다. 개 취급하면 뿡뿡하니까 조심하세요!"

센쥬 "ㅇ, 어......? 알았어, 조심할게......"

센쥬 (ㄱ, 개......? 뭔가 이상한 애네......)


신참이 늘어난 것이 기쁜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말하는 개 같은 소녀.


하지만 개 취급을 받는 건 단호히 거절하는 것 같다.


그녀는 인구족의 하즈키.


인구족은 마계의 소수부족으로, 하즈키는 어떤 사정 때문에 이 요미하라에 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명.



샤오레이 "그래그래, 센센. 너도 우수한 것 같지만 이 가게의 다음 간판 아가씨는 나야!"

샤오레이 "이긴 척 하면, 갸흥! 해버릴 테니까! 조심하도록 해."

센쥬 "아, 응, 조심할게......?"

센쥬 (ㄱ, 강시......? 라고 할까, 센센이라는 건 나......?)


강시......가 아니라 오니족 소녀가 수수께끼의 대항심을 불태우며 센쥬에게 말한다.


그녀는 샤오레이.


머리의 뿔에서 알 수 있듯이 오니족 소녀인데, 이쪽도 어떤 사정으로 강력한 부적이 이마에 붙여져, 강시처럼 제한된 움직임 밖에 낼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슌타오 "이 녀석들 두 다 힘은 강하지만, 일은 못 써먹을 정도니까."

슌타오 "우리 가게는 엄청 냉정하니, 그런 녀석은 폐품 취급할 거야! 너도 힘내, 센쥬!"

하즈키 "에─. 전 폐품이 아니에요! 슌타오 씨가 너무한 거라구요!"

샤오레이 "맞아. 슌타오는 너무 엄격해."

슌타오 "뭐어? 그러니까 우리 가게는 엄격하다고 말하잖아! 일단 너희들은 접시를 깨뜨리지 않는 것부터 제대로 해!"

하즈키&샤오레이 "부─, 부─."


센쥬 (엄격하지, 않은 것 같은데......?)


엄하다고 아우성치는 슌타오와 아르바이트 두 사람을 보며 센쥬는 생각한다.


박봉 취급할 뿐, 해고하거나 급료를 삭감당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다는 것은, 오히려 꽤 미지근한 직장인게......?


센쥬 (어쨌든......폐만은 끼치지 않도록 힘내자.)


결의를 다지는 센쥬였다.


오전 9시 45분.


11시 개점을 앞두고 점심시간 영업 준비가 한창이다.


센쥬 "그래......하즈키는 일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요미하라에 왔구나."

하즈키 "그런 거에요. 제 동료들이 잔뜩 당했으니까요."


탁탁탁 시원하게 식칼을 사용하면서 하즈키가 대답한다.


두 사람은 현재 만두와 볶음을 위한 야채 손질에 한창이다.


하즈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조금 쿨해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즈키 "동료의 복수를 완수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믿지 않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 그런 하드보일드한 면이 있으니까요."

센쥬 "그, 그래......"

센쥬 (그리 말하는 것 치고는 굉장히 친절한데......)


옆에서 신세 타령을 들으면서 센쥬는 마음 속으로 딴죽을 걸었다.


천성이 솔직하고 착한 아이일 테지.


입으로는 하드보일드라고 말하면서 하즈키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친절하게 일을 가르쳐 준다.


어딜 봐도 쿨한 면은 없다.


센쥬 "그래서, 요미하라에서 용병 생활을 하고 있었구나. 이 가게에서 일하게 된 사정은?"

하즈키 "네. 잠시 동안 나가족의 카지노에서 경비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하즈키 "카지노가 요미하라에서도 유명한 깡패 놈들에게 습격을 당해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어요."

센쥬 "저런......"


센쥬가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그런 지독한 녀석들도 있는 모양이다.


하즈키 "뭐, 그렇지만! 그 덕분에 이 가게에서 일하게 되었으니까, 결과 올라잇이라고도 생각해요!"

하즈키 "이 가게, 월급은 그럭저럭입니다만, 식사는 맛있거든요. 그게 참......츄르릅♪"

하즈키 "아, 아차!? 저라는 사람이, 그만 개처럼 침을 질질......죄송합니다, 못본 걸로 해주세요......"

센쥬 "아, 응, 괜찮아......"

센쥬 (뭐랄까......귀엽네, 얘......)


꼬리를 둥글게 말며 반성하는 표정의 하즈키.


어떻게 보아도 그냥 착한 아이였다.


오전 10시 30분.


야채 손질을 마친 센쥬는 강시 소녀 샤오레이를 도우러 갔다.


샤오레이 "그럼 개점 준비를 해야겠네. 의자를 내려놓고 테이블을 번쩍번쩍하게 만들자!"

센쥬 "응, 알았어......그보다, 너 굉장히 재주가 좋구나."


함께 개점 준비를 하면서 센쥬는 감탄했다.


부적의 주문 탓에 강시 같은 움직임 밖에 할 수 없는 샤오레이지만, 그런 몸의 제한도 익숙한 거겠지.


바닥 청소를 위해 테이블에 올려져 있던 의자를 덥썩 잡아, 눈 깜짝할 사이에 가게를 개점 상태로 되돌린다.


샤오레이 "응? 이 정도는 여유야. 이래 보여도 나는 간판 아가씨를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

센쥬 "가, 간판 아가씨......?"


그러고 보니 이 아이는 아까도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샤오레이 "그래. 간판 아가씨란, 가게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점원에게 주어지는 영예로운 칭호......"

샤오레이 "예전에 나의 사부는 말했었지. 『샤오레이여, 기왕 시작한다면, 무엇이든지 제일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라고."

샤오레이 "그래서 나는 이 가게에서도 제일이 되어, 간판 아가씨 자리를 따낼 거야!"

센쥬 "그, 그래, 그런 목표가 있었구나......"


깡총깡총 뛰며 씩씩하게 말하는 샤오레이를 센쥬는 눈부시게 바라본다.


센쥬 (이쪽 애도 참 착하구나.)


하즈키와 똑같다.


듣자하니 샤오레이는 이마에 봉인 부적이 붙은 일로 일족으로부터 추방되어, 그 저주를 풀 때까지 돌아오는 게 허락되지 않는 것 같다.


하즈키도 샤오레이도 그런......각각의 무거운 사정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낙심하는 기색 없이 밝고 건강하게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있으면, 그저 우울해 하고만 있던 자신이 몹시 미숙한 아이 같은......그런 한심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샤오레이 "뭐, 그런 거니까. 센센도 간판 아가씨 자리를 넘본다면 나만큼 잘하도록 해."

샤오레이 "봐, 이렇게──하잇! 호! 하얏!"

센쥬 "!!? 앗, 잠깐 너, 위험하게......"


후배 아르바이트에게 본보기를 보일 생각인가, 아니면 그냥 우쭐해진 것인가.


샤오레이가 곡예처럼 여러 개의 의자를 손에 들고 단숨에 일을 해치우려고 했다.


그러다가 청소한 가게 바닥에 주르륵 미끄러진다.


그러면 당연히──.


콰당!!


샤오레이 "아야. 실패."

하즈키 "캬웅캬웅!! 뭔가요 지금의 소리!!? 놀라서 접시 깨트렸어요!"

슌타오 "뭐───? 너희들 또야, 이 폐품들이───!!"

센쥬 "아, 아아......모두, 진정해......"


난리가 난 점내──어찌해야 할지 몰라, 센쥬는 허둥지둥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오전 11시. 미룡 개점.


야단법석을 떨면서도 준비가 완료되어 가게 문을 연다.


센쥬의 아르바이트 첫날, 그 시작이다.


요미하라 주민

"안녕. 슌타오짱, 가게 문 열었어?"

"아─ 배고파."


슌타오 "아! 어서오세요! 다들 잘 왔어. 배불리 먹고 가라구."


요미하라 주민

"역시 항쟁 전에는 이 집의 라멘을 먹어줘야 해."

"네! 그렇습니다 누님!"


요미하라 주민

"오늘은 집중했더니 피곤하네. 점심은 진한 게 먹고 싶어."

"후후. 나는 뭘로 할까?"


요미하라 주민

"ㅂ, 밥, 배고파......"

"나, 훈탕면, 빨리......"


센쥬 "어, 어서오세요!"


과연 요미하라 굴지의 인기 가게.


오픈과 동시에 '미룡'에는 수많은 요미하라 주민들이 몰려든다.


첫날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센쥬도 앓는 소리 내지 못하고 바쁘게 일하게 됐다.


샤오레이 "와─. 오늘은 유난히 손님이 많네. 오늘은 힘들 것 같아."

하즈키 "바라는 바예요! 자, 힘내죠 센쥬 씨, 우선 저쪽 테이블부터!"

센쥬 "응, 주문 받아올게......!"

센쥬 (저, 정말로 바빠......하지만 어쩐지 신기한 기분이 들어.)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 채 일하면서 어느새 센쥬은 살짝 웃고 있었다.


손님의 주문을 받아 음식을 나르고, 또 다 먹은 그릇을 치우고 설거지를 한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바쁘게, 그저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그 때문일까, 쭉 그녀의 가슴에 응어리 져 있던 게 조금 풀린 것 같다──.


와장창!!


깡패 "억!!? 어이!! 뭐하자는 거야 이 썩을 점원이!!? 잠깐 기다려!

센쥬 "엣? 아......"


느닷없이 호통에 센쥬는 움찔했다.


목소리의 주인은 거리의 깡패 같은 거구의 하이오크.


센쥬가 뒤를 지나갈 때 이 남자가 갑자기 의자를 밀었다.


그 순간 그녀가 나르던 수프가 조금 흘러 남자의 옷에 떨어지고 만 것이다.


부하 "히히힛. 저질렀구만, 아줌마. 형님의 소중한 재킷을 더럽히다니."

부하 "이 재킷은 형님이 학교를 나온 것을 기념해서 어머니가 선물해 준 것──."

부하 "즉 금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단벌 옷이라고!"

깡패 "그래그래. 그 무렵의 나는 성실하고 부지런히 일해서──잠깐, 그런 옛날 일을 꺼내지 말라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하이오크들이 창백해진 센쥬를 에워싼다.


깡패 "어쨌든, 이 몸의 옷을 더럽힌 이상, 그에 걸맞는 '성의'라는 것을 보여줘야겠지......?"


히죽히죽 웃던 하이오크가 경직된 센쥬의 팔을 강하게 쥔다.


평소 협박이나 폭력에 익숙해 있는지, 그 움직임에는 망설임이 없다.


센쥬 "읏......저, 저기......죄송합니다......!"

센쥬 "더럽혀진 옷은, 즉시 빨래하고......그리고, 벼, 변상도......"

깡패 "히히힛, 그게 아니라고? '금과도 바꿀 수 없어' 라고 방금 전에 말했잖아?"

센쥬 "!!? 뭐, 무슨......"


센쥬의 몸이 떨렸다.


값을 매기듯 하이오크의 억센 팔이 그녀의 뺨을 감쌌다.


깡패 "뭐, 여기서 하라는 건 아니고, 잠깐 밖에 나가서 얘기 좀 하지......"

깡패 "넌 좀 나이가 있는 것 같지만, 이 정도 상판이면, 그럭저럭 '성의'로 충분──."

슌타오 "아춋──!!! 적당히 해라 이 변태 돼지 오크!"


투쾅!!


깡패 "부히익!"

센쥬 "!? 슈, 슌타오 씨......?"


갑작스런 일이었다.


주방에서 날아온 슌타오가 일격에 깡패를 날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부하들

"앗, 형님!!!

"무슨 짓거리를......우와아악! 이쪽에도!?"


하즈키&샤오레이

"가르르릉, 가게에서 난폭한 짓을 하면 안돼요!"

"센센을 놔!"


부하들

"으각!?"

"히이이이잇!!!!"


마찬가지로 주방에서 달려온 아르바이트 동료, 하즈키와 샤오레이.


퍽, 뚜둑 하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깡패들을 때려눕힌다.


깡패 "이, 이 자식들......!!? 우리는 손님이야. 게다가 피해자라고! 이런 짓을 하고, 간단히 끝날 줄 알아!?"

슌타오 "흥!! 확실히 우리 가게 사람이 실수한 것 같은데, 그쪽도 선을 넘으려 했잖아!"


촥!!! 하고 슌타오가 깡패들의 테이블에 지폐를 내쳤다.


슌타오 "세탁비와 보상비다!! 이거 들고 얼른 가게 밖으로 나가!!"

슌타오 "이쪽도 오랜 세월 동안 요미하라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거야! 깡패들의 협박 따위는 안 통하거든!"

슌타오 "이래도 돌아가지 않겠다면, 제대로 상대해 주겠어!"


하즈키&샤오레이

"악당퇴치, 주먹이 울어."

"가르르르......!"


깡패 "큿......"


서로 조금 노려본 뒤, 불쾌한 듯 혀를 차며 깡패들이 일어선다.


깡패 "두고 봐라, 계집, 가만 안 둘 테니까......가자!"

부하들

"네, 넷!"


슌타오 "흥! 언제든지 와라!"


광포하게 얼굴을 찡그리며 깡패들이 문을 나섰다.


점내는 잠깐의 정적, 이윽고──.


요미하라 주민 "갸하하하하!! 슌타짱, 여전히 용감한걸~."

요미하라 주민 "그 큰소리가 듣고 싶어서 이 가게에 다니고 있는 거야."


지금의 소동에 대해 손님들이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한다.


요미하라 중심가에 있는 이 미룡에서는 이런 소동도 일상다반사로 여겨진다.


슌타오 "모두, 식사 중에 소란 피워서 미안해! 사과의 의미로 행인두부(杏仁豆腐)를 내올 테니까 사양말고 먹어 줘!"


요미하라 주민

"오! 역시 슌타오짱!"

"역시 간판 아가씨!"


요미하라 주민들이 환호한다.


센쥬 "......"


그런 가게 안을 센쥬는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요미하라 큰길


깡패 "칫, 그 계집애......절대 용서 못해......"


방금 '미룡'에서 날뛰던 하이오크 깡패들이다.


중얼중얼 거리며 남자는 썰렁한 뒷골목으로 나아간다.


요미하라 골목길.


큰길의 불빛도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 누군가가 조용히 서 있다.


??? "결과는 어때, 흔들기가 통한 것 같아?"

양아치 "아니, 어려울 것 같아요. 이전 녀석들에게 통했지만."

깡패 "아무래도 위세 좋은 놈들을 새로 고용한 것 같아서."

??? "흐음. 그런가......"


누군가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다.


사욕과 본능으로 날뛰던 하이오크들이었지만 사실은 여기 있는 어떤 사람의 지시로 움직였던 것 같다.


??? "......뭐, 상관없어. 어차피 흔들기는 흔들기일 뿐."

??? "놈들을 몰아넣을 수단은, 이미 충분히 갖추어져 있으니까."


오후 4시 10분. 쉬는 시간.


약간의 불상사도 있었지만 무사히 점심 영업이 끝나 미룡은 저녁 장사를 위한 준비 시간에 들어선다.


하지만, 그 작업을 하기 전에 점원들에게는 절품인 식사를 제공.


하즈키 "하후하훗! 와아앙, 앙카케 새우 볶음밥 맛있어! 저, 이거 엄청 좋아해요!"

샤오레이 "최고야! 와구와구. 오늘은 잔뜩 일했으니까 몇 잔이라도 더 들이킬 수 있을 것 같아."


슌타오 "아─, 진짜. 너희들, 조금은 사양하라고."

슌타오 "뭐, 밥 정도는 얼마든지 더 먹어도 상관 없지만."


어쩔 수 없네~ 라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어딘가 기쁜 듯한 슌타오.


가게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 주는 것은 이래저래 나쁘지 않은 기분일 것이다.


그런 슌타오가 센쥬를 바라보며 말했다.


슌타오 "센쥬도 배불리 먹어. 분명 밤에도 바빠질 거야."

센쥬 "ㄴ, 네. 감사합니다. 엄청 맛있어요."


탱글탱글한 새우 볶음밥을 입으로 옮기며 센쥬는 미소짓는다.


하즈키가 흥분했던 것처로 확실히 미룡의 밥은 일품이었다.


센쥬 "그리고......아까 일도 죄송합니다, 그런 실수를 해 가게에 폐를......"


미안한 듯 센쥬가 말하자 슌타오가 고개를 갸웃하며 이쪽을 본다.


슌타오 "아까? 무슨 말이야?"

센쥬 "아까 전, 제가 손님의 옷을 더럽혔는데......감싸주셨던 일이요."


폐를 끼치지 말자──그렇게 조심하고 있었는데, 그런 큰 실수를 해 버렸다.


그것이 센쥬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었다.


슌타오 "아, 그거 말이구나! 별 거 아니야, 그런 것 쯤은."

센쥬 "네? 별 거......"


이번에는 센쥬가 의아하단 표정을 짓는다.


슌타오 "애당초 첫날이면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는 법이야."

슌타오 "나는 일에 엄격하지만. 이미 지난 실수에 대해 나중에 이러쿵저러쿵 따지지 않아."

슌타오 "뭐, 저 녀석들처럼 엉망진창이 아니라면 말이지!"


하즈키&샤오레이

"하후하후. 밥이 맛있어요!"

"맛있어."


라며, 슌타오가 행복한 듯 새우볶음밥을 퍼넣는 하즈키와 샤오레이를 본다.


입으로는 틱틱거리지만 둘을 보는 눈빛은 친근하다.


슌타오 "그러니까 센쥬도 너무 세세한 건 신경 쓰지 마."

슌타오 "우리 가게에서 일해주는 사람은 모두 동료야. 그렇다면 감싸는 게 당연하지."

센쥬 "......"


'그 사람'이라면 뭐라고 말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무능한 부하를 용서하지 않고 불필요하다 여겨지면 친딸마저 잘라내는 그녀라면.


슌타오 "게다가...... 애당초 저건 네 잘못이 아닐지도 몰라."

슌타오 "그렇다면 더더욱 센쥬를 나무라거나 하는 건 말이 안돼지."


언제나 쾌활하던 슌타오가 돌연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센쥬 ".......? 그건 무슨 의미......?"

슌타오 "얼마 전부터 우리 가게를 이상한 녀석들이 눈독을 들여서."

슌타오 "아마 오늘 그 깡패들도──."


그때 갑자기 드르륵하고 가게 문이 열렸다.



네이스 "......쉬는 동안에 실례. '예의 건'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점주를 불러주겠어?"


***


센쥬 (......!? 저건, 분명 '서리의 오니신' 쪽인......)


그 얼굴은 낯이 익었다.


어머니──하토리 세이슈의 측근으로 이가와 장로중을 지휘할 당시 센쥬는 여러 세력의 정보를 수집했다.


그 안에는 이 여자의 얼굴도 있었다.


이름은 네이스.


'서리의 오니신'이라 불리는 고위 오니족들에 의해 결성된, 마계 마피아 '귀곡鬼哭'의 고위 간부.


가련한 소녀 같은 외모지만 가공할 힘을 지닌 괴물이다.


슌타오 "......네이스! 너, 이 시간에 뭐하러 온 거야!"

네이스 "흥. 그러니까 점주와 할 얘기가 있다니까? 부재 중인가?"

슌타오 "......아버지는 지금 안 계셔. 할아버지와 함께 아는 사람한테 돈을 빌리러 갔어."

네이스 "호오호오. 부재 중인가. '도망쳤다'는 것이로군."

슌타오 "읏! 말을 똑바로 들어 바보야, 돈을 마련하러 간다고 했잖아!?"


센쥬 (돈을, 마련......?)


네이스와 슌타오의 거래는 위험한 기색으로 가득하다.


분명 예삿 일이 아니다.


센쥬 "......무슨 일이 있었는지, 두 사람은, 알고 있어......?"

하즈키&샤오레이

"아아. 그건......"

"무......"


센쥬가 옆의 두 사람에게 속삭인다.


그러자 험악한 얼굴로 네이스를 노려보고 있는 하즈키와 샤오레이가.


하즈키 "저 녀석, 나쁜 놈이에요. 이 집의 영감님......"

하즈키 "슌타오 씨의 할아버지가 속았어요......"

센쥬 "............?"


이들의 사연은 이랬다.


한 달쯤 전의 일이다.


「미룡」의 전 오너, 지금은 은거하고 있는 슌타오의 조부에게, 오랜 친구가 찾아왔다.


그 친구는 지금은 영락했지만 예전에는 슌타오의 할아버지와 솜씨를 겨룬 굉장한 요리사였다.


한바탕 옛정을 떠올린 후, 친구는 슌타오의 할아버지에게 원조를 청했다.


한번 더 자신의 가게를 갖고 싶다.


오랜 시간 동안 인생을 낭비했지만 이대로 끝내기 싫다고.


착한 슌타오의 할아버지는 그런 친구의 말을 믿고 몇 가지 서류에 서명을 했다.


얼마 후 친구는 요미하라에서 사라졌고 대신 대금 상환을 내세우며  귀곡의 갱들이 미룡에 나타났다.


하즈키 "전에 일하던 카지노 지인에게 물었어요."

하즈키 "그 친구라는 사람, '귀곡'이 운영하는 도박판에서 돈을 크게 잃어, 어쩔 도리가 없었나 봐요."

하즈키 "그래서......"


놈들 좋을대로 이용당해, 옛 친구까지 배신하게 됐다.


센쥬 (마음에 안 들어, 마치 '그 사람'의 수법 같아.)


타인의 선의나 추억을 비웃으며 도구로 이용한다.


전에는 그 비정함을 동경했다.


그러나 지금은 혐오 밖에 느끼지 않는다.


슌타오 "어쨌든 지금 너희가 발을 들일 이유는 없어!"

슌타오 "지불 기한은 일주일 앞이니까!"

슌타오 "그때 쯤이면 꼭, 아빠와 할아버지가 돈을 가져올 거야."

슌타오 "그러면 너희들 같은 녀석들과도 영원히 안녕이다!"

네이스 "호오? 일주일 뒤......그건 이상한데."

네이스 "여기 수중에 있는 증서는 기한이 '오늘'로 되어 있는데."

슌타오 "뭐어!!!?"


유쾌한 듯 눈을 가늘게 뜬 네이스가 주머니에서 증서를 꺼냈다.


네이스 "여기. 잘 보라고."

네이스 "오늘, 이 날까지 지불하지 못하면 담보로 가게의 권리 일부를 양도한다. 또박또박 그렇게 적혀 있어."

슌타오 "그, 그런 게──."


슌타오가 깜짝 놀라 눈을 부릅 뜬다.


확실히, 증서에는 네이스의 말대로 기록되어 있다.


센쥬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서류를 개찬했군, 이렇게 몰아넣기 위해서......)


기한을 앞당겨 상대를 치명적인 상황에 몰아넣다.


서류를 가져온 친구가 한통속이라면 그런 개찬도 용이할 것이다.


네이스 "그런데 주인이 없어서 돈을 지불할 용의가 없다. 그러면 이쪽이 할 일은 한 가지 뿐."

네이스 "권리서는 안쪽에 있나? 미안하지만, 멋대로 올라갈──."

센쥬 "......그 돈, 내가 낼게.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네이스 "뭐?"

슌타오 "센쥬......!"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말하고 센쥬는 앞으로 나왔다.


겨우 반나절만 일했을 뿐인 가게다.


관여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센쥬 "네이스, 단말기를 넘겨. 네 계좌, 집, 귀곡이 사용하는 계좌를 표기해서."

네이스 "흐음. 센쥬......인가. 재밌군──."


살짝 눈을 찡그린 네이스가 단말기에 계좌번호를 표시했다.


그리고 센쥬가 그쪽에 자신의 돈을 송금한다.


지난 몇 달 동안 창부로서, 계속 일만 했다.


쓸데가 없어 쌓여있던 그 돈을 모두 내민 것이다.


네이스 "호오호오. 이건 꽤 크군. 계약금으로는 충분......하지만, 아직 완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네이스 "너의 의협심에는 감탄했지만, 이 정도로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센쥬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센쥬가 네이스에게 몸을 기대며 다른 사람이 들리지 않게 귀띔했다.


돈이 모자라면 다른 방법을 쓸 뿐이다.


센쥬 "너희들 '귀곡'이 왜 이런 작은 가게에 손을 댔는지 의아했는데......"

센쥬 "......이제야 깨달았어, 진짜 목적은 '문'이구나."

네이스 "......!"


네이스의 표정이 바뀐다.


미룡은 요미하라 중심가에 있는 중국집이다.


그 중심가를 따라 곧장 안쪽까지 가면 요미하라와 마계를 잇는 '문'이 있다.


범죄결사 노마드가 관리하는 마계의 문.


거기에 어떤 목적이 있어, 그 발판으로 '귀곡'은 미룡의 터전을 노리고 있었다.


센쥬 "오니족 남자들이 '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어."

센쥬 "......창부 앞에서, 남자는 방심하는 법이니까."

나이스 "쯧. 못난 놈들......"


네이스가 분한 듯이 혀를 찬다.


센쥬가 창녀로 일할 때 몇 안 되는 단골이 오니족 남자들이었다.


흠씬 두들겨 맞으면서, 센쥬는 그때 오니족들이 나누던 대화 몇 가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센쥬 "당신들이 '마계의 문'에 손을 대려고 하는 것."

센쥬 "그걸......'문'을 관리하는 노마드가 알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센쥬 "너희들은 지금, 노마드와 정면으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

네이스 "......나를 협박하는 거냐. 조용히 넘기고 싶으면 손을 떼라고."


네이스의 눈에 위험한 빛이 깃든다.


이래선 '귀곡'을 내쫓을 수 있어도, 원한을 사 언젠가 어떠한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


하지만 센쥬는 그에 대한 대책도 있었다.


센쥬 "아니, 이건 협상이야."

센쥬 "마계의......너희들 서리의 오니신이 사는 땅에는 '요루의 마초(魔草)'라는 희귀한 식물이 자라지."

센쥬 "만약 이쪽에 손을 떼준다면, 그걸 이 가게에서 사 줄게. 아마 꽤 쓸모 있을 거야."

네이스 "뭐야.....?"


두툼한 빙설로 뒤덮인 불모의 대지.


그곳이 서리의 오니신 일족이 사는 마계의 땅이다.


그곳에서 일반적인 작물은 싹이 트지 않고, 요루의 마초라 불리는 특수한 식물만이 자란다.


이 마초에는 강한 환혹과 독 성분이 있어 금제품으로 거래가 금지되어 있었다.


센쥬 "조금이지만, 독에 대한 지식이 있어."

센쥬 "요루의 마초는 분명 위험한 식물. 그래도 올바르게 처리하면 무해해."

센쥬 "그렇게 하면 거래도 불법이 아닐 것이고, 무엇보다 아주 맛있는 재료가 될 거야."

센쥬 "특히 구근(球根) 부분이 맛있어. 인간계의 고급 식재료──트러플 같은 좋은 풍미가 생기지."

센쥬 "이걸 사들여 요리하면, 가게에는 새로운 명물이 생기고, 당신들에게도 이익이 간다......"

네이스 "흐음......?"


꿈틀하고 네이스의 눈썹이 움직였다.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상대방에게도 이익을 주고 양보해야 한다.


그것이 이가와 장로중의 간부로서 오랫동안 외부 교섭을 맡아온 센쥬의 지혜였다.


센쥬 "너희 서리의 오니신 일족은 마초의 거래가 금지되면서 곤궁했고, 그 탓에 '귀곡'이 생겼다면서."

센쥬 "이건, 그 마초를 다시 당당히 팔 기회이기도 해."


요미하라의 유명한 맛집 미룡에서 마초를 이용한 음식이 알려지면 다른 가게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그 음식을 찾게 될 것이다.


당연히, 마초를 독점 판매하는 '귀곡'에는 다대한 이익이 굴러 들어온다.


센쥬 "당신들의 목적이 무엇이든, 노마드와 싸울 생각이라면 앞으로도 돈이 잔뜩 필요해......"

센쥬 "이 작은 가게에 집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조직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네이스 "후후후후......과연과연. 공존공영이란 말인가."

네이스 "마음에 든다. 그 생각은 우리 '귀곡'의 이념에도 들어맞는다."

센쥬 "!!? 그럼──."


센쥬의 목소리에 열이 차오른다.


네이스 "이가와 센쥬. 10년 전 어둠의 세계에서 이름을 날렸던 독술사였던가."

네이스 "그런 네가 말한다면 마초의 건도 얼렁뚱땅 넘기는 건 아니겠지."

센쥬 "......독을 빼는 방법은 데이터로 해서 보내줄게. 그쪽에서도 시도해 보도록 해."


네이스는 '귀곡'의 고위 간부.


그러니 이가와 장로중 간부였던 센쥬의 정보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네이스 "......좋아. 오늘은 이만 물러나지, 슌타오."

네이스 "그리고 훗날, 저 여자의 말대로 마초를 식재료로 팔 수 있을 것 같으면 이 증서도 파기하겠어."


하고, 네이스가 증서──미룡을 궁지에 몰아넣었던 서류를 팔랑팔랑 손으로 흔들어 보인다.


슌타오 "뭐엇!? 그럼, 우리 가게에서 손을 뗀다는 거야!!?"

네이스 "......지금 있는 거 없는 거 다 퍼뜨리면 우리도 좀 곤란해져서 말이야."

네이스 "뭐어, 사이좋게 지내자구. 서로 이익이 있는 동안에는 말이야."


유쾌한 듯 눈을 찡그린 귀곡의 소녀 간부가 미룡에서 떠나갔다.


센쥬 (다행이다......완전한 해결은 아니지만......)


그 등을 배웅하며 센쥬가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마초 건에 대해서는 도박이었다.


독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방이 그걸 믿지 않는다면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운 좋게도 네이스가 센쥬의 과거나 능력을 알고 있던 것으로, 어떻게든 교섭이 성립되었다.


그리고 그런 안도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센쥬 뿐만이 아니었다.


슌타오 오오오오──!!? 굉장한데 센쥬! 우리 가게는 살아난 거야!!?"

슌타오 "마초라든가 뭔지 잘 모르게 되었지만!!"

센쥬 "아, 미안해 슌타오 씨, 식재료를 산다든가, 가게 일을 마음대로 결정해버려서......"


센쥬가 초연히 말하자 만면에 웃음을 띄운 슌타오가 달려들었다.


슌타오 "바보야, 그런 건 신경쓰지 마! 너, 우리 가게를 위해서, 돈까지 내주고──."

슌타오 "꼭 갚을게! 고마워! 고마워!! 정말 고마워~~!!"

하즈키&샤오레이

"그, 그래요 센쥬 씨!! 어쩐지 저까지 감동 먹었어요!"

"나도 깜짝 놀랐어!"


센쥬 "ㅇ, 아, 아니......"


흥분한 얼굴로 둘러 싸오는 세 사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센쥬는 난처한 듯 미소를 지었다.


............


시각은 심야.


저녁 영업이 끝나가면서 손님이 뜸해진 미룡에 페르마가 찾아왔다.


페르마 "후후후훗! 굉장한데, 센쥬짱. 알바 첫날부터 재밌게 되었잖아~."

페르마 "그 서리의 오니신의 일족에게 싸움을 건다니, 후훗, 좀처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슌타오 "정말이야~. 나도 깜짝 놀라서 지릴 뻔했어!"

하즈키 "저는 계속 끙끙 거리는 정도가 한계였어요. 반성합니다."

샤오레이 "센센, 역시 대단한 거물이군. 나와 간판 아가씨를 다투기에 적합한......"

센쥬 "아, 아니, 그런, 내가 멋대로 행동해서......"

센쥬 "오늘은 어떻게 잘 풀렸지만, 만약에 그렇지 않았다면......"


슌타오 일행의 열렬한 찬사에 앞치마에서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센쥬가 난처한 듯 중얼거린다.


슌타오 "아하하. 센쥬, 이전에도 말했지만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아도 돼.'

센쥬 ".........?"

슌타오 '그걸로 안 좋게 풀리면 그때는 그때 생각하면 되고, 그런 것보다──."

슌타오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센쥬가 우리 가게를 위해 애써준 것. 나는 그게 제일 마음에 들어."

슌타오 "이제 너도 훌륭한, 우리의 동료가 되었구나!"

센쥬 "슌타오 씨......"


셍긋 웃던 슌타오가 센쥬의 등을 툭 치며 일어선다.


슌타오 "뭐, 그러니깐 오늘 밤은 잔뜩 먹고 푹 쉬어."

슌타오 "내일도 분명 바빠질 거야. 기대할게, 센쥬!

하즈키&샤오레이

"우후후, 같이 힘내죠. 센쥬 씨!"

"내일도 활발하게 일하자구."


문을 닫을 준비가 되어 있겠지.


환하게 웃던 세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주방으로 돌아갔다.


페르마 "......왜 그래, 센쥬짱. 아직도, 그런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센쥬 "아니, 그건......"


아직 고개를 떨군 센쥬에게 페르마가 온화하게 묻는다.


센쥬 "이 가게 사람들은 정말 너무 좋은 사람들이라서......그러니까."


그렇기 때문에, 괴로워지는 것이다, 라고 센쥬는 중얼거린다.


센쥬 "나는......사리사욕으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외도야."


그리고 친엄마에게 버림받은, 살아있을 가치가 없는 어리석은 여자.


센쥬 "그런 내가, 저렇게 착한 사람들과, 이렇게 웃고 떠들어 댈 자격은......"


'동료'라고 불릴 자격이 있을 리 없다.


페르마 "흐음......? 하지만 말이야, 센쥬짱."

페르마 "아까 그 슌타오가 말했던 것처럼......그런 일은, 신경 안 써도 되지 않아?"

센쥬 "어......?"


센쥬가 고개를 들자 페르마가 잔잔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페르마 "확실히, 너는 용서받지 못할 일을 저지른 것 같고, 그걸 원망할 사람도 잔뜩 있겠지."

페르마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야."

페르마 "모두가 너를 미워해야 하는 건 아니지."

페르마 "적어도 나와, 이 가게 애들은 널 좋아하고 아끼고 싶어 해."

페르마 "네가, 너 자신을 얼마나 싫어하더라도 말이야?"

센쥬 "......"


약간의 침묵.


이윽고 센쥬는 쥐어짜는 듯한 가느다란 목소리로,


센쥬 "......나는, 살아있어도 되는 걸까......?"

페르마 "살아야 죗값을 치르지. 나는 그렇게 생각해."